이 글의 제목으로 ‘경축순환 유기농업’이라는 용어를 달았다가 그냥 경축순환농업으로 바꾼 것부터 변명을 해야 하겠다. 지난 4,000년 동안 우리나라 농업은 농가에서 가축 몇 마리 키우며 다양한 작물을 복합 생산하던 소위 경축순환농업체제였다. 그러던 것이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경종농업과 축산농업은 마치 부부가 별거를 하듯 격리되고 말았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농정당국에서부터 농민단체, 심지어는 농심에서조차도 견고한 칸막이로 작용하고 있다.현재 우리나라 유기농산물 인증농가는 2만4,000여농가인데 비해 유기축산물 인증농가는 124농가
요즘 각 지자체별로 내년도 학교급식 식품비 인상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지원액 심의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상승하고 있는 식품비 비율보다 학교급식 식품비 인상이 턱없이 부족해 학부모들은 값싼 식재료 사용으로 학교급식의 질이 낮아질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학교급식은 2021년 기준 2만362개소에서 598만6,000명이 1일 1식 이상을 이용할 정도로 국민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예산 규모도 연간 2조7,386억원이나 되며 이 중 식품비는 1조6
지난달 27일 제21대 국회 7차 본회의가 개최됐다. 농업·농촌 공익기능 증진 직접지불제도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포함한 총 42건의 안건이 상정, 처리됐다. 여기에는 두 건의 FTA 비준동의안도 포함돼 있었다. 2019년 8월 협상타결됐던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2021년 2월 타결됐던 한-캄보디아의 FTA 비준동의안이다.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품목 위주로 추가개방을 해 농업에 개방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말과 함께 별다른 논쟁 없이 통과됐다.이미 협상이 타결돼 모든 것이 마무리된 상황이었지만 수입개방 이슈에 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투기를 계기로 농지가 사회적 뜨거운 관심을 받은 지 2년이 지났다. 그리고 각계에서 농지법 개정 논의가 전개됐고, 국회에서도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에는 본질을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개정에 그침으로써 투기 유인을 차단하는 장치는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오히려 농지취득자격증명의 발급에 있어서 농지위원회 제도를 만들어 비용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의 발급 시 농지위원회가 심의하도록 규정한 것이 개정농지법의 핵심이다. 농지위원회가 농지매수자의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 시 기재해야 하
현재 밥 한 공기(100g) 원가가 205원 정도다. 쌀값이 최대치로 폭락하기 전인, 약 두 달 전에도 고작 220원 정도였다. 쌀값이 비쌌던 해에도 밥 한 공기의 원가는 230원을 넘지 못했다.2018년 농민대회 때 ‘밥 한 공기 300원 보장’ 구호가 나왔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달성해 본적이 없다. 올해 물가가 5% 이상 오르고, 비료값은 3배, 인건비는 2배, 각종 농자재값도 두 배 이상 폭등했지만, 쌀값은 거꾸로 45년 만에 최대 폭락비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22% 이상 하락했다. 농협창고마다 구곡이 쌓여 있고, 지역농협
2022년 가을 추석 명절을 맞이하는 농민들의 인사말은 덕담이 아니었다. 농민들에게 이번 추석은 덕담이 오고 가는 명절이 아니었다. 분노에 찬 말들만이 오갔을 뿐이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 “무엇이든 준비해보자”는 말들뿐이었다.지난달 29일 전국농민대회를 치렀다. 하지만 농민들의 얘기는 방송에도 잘 다뤄지지 않았다.여기에 정부가 내년 예산을 세웠는데 수입하는 쌀에 대해서는 국제 쌀값 인상분과 환율로 인한 상승분이 반영돼 1,220억원의 예산 인상안이 적용됐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주식인 국내산 쌀 관련 예산에는 폭등한 생산비와
심하다. 공약들은 어찌하고,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표를 요청하던 선거 때와 사뭇 다르다.필자는 1990년부터 농사를 지었다. 어느 농사였건 작기를 시작할 때면 늘 희망을 가졌다. 직장인의 호봉이 해마다 올라가고 숙련되는 만큼 노동의 대가를 조금씩 더 받으리라 기대를 갖듯 농사짓는 나도 그러했다. 농업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했다.특히 농산물 시세의 흐름을 읽으며 엽채류, 과채류, 근채류와 곡물류의 순서로 가격 변동폭이 빨리 움직이는 것을 확실히 익혔다. 농촌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느 시기에 어떤 작물을 심을
새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대통령 업무보고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대통령의 농정철학과 농식품부 장관의 농정방침이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얼마 전 업무보고에서는 농민의 삶이나 친환경 축산 대책에 대한 내용을 찾기 어려웠지만, 대신 반려동물이 중요 정책 대상으로 다뤄졌다. 이례적이었다. 식량자급률을 현재 45%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한다고 했지만 아직도 여전히 대선공약 때처럼 선언적 수사에 머물러 있다. 예컨대, 식량자급률 50% 달성을 위해 농지확보는 현재 150여만ha 수준을 보전하겠다거나 그것이 가능하도록 17
이웃 농지에서 바람에 날려 농약성분이 검출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요인으로 친환경 인증이 취소되는 농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더욱이 잔류농약 검출 시 농민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는 입증도 농민 몫이고 인증취소에 따른 피해도 농민들이 떠안아야 한다. 자부심 가지고 친환경농업을 어렵게 실천하는 농민들에게 현행의 결과 중심 인증은 이처럼 농민들을 옥죄고 각종 비용상승에 따른 고통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친환경농업인증 제도가 결국 농민들에게 친환경농업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그동안 적지 않은 친환경 농민들은 과
제21대 국회는 후반기를 맞아 새롭게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한 국회는 위원회별로 첫 업무현황 보고를 받았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당면한 현안사항으로 농식품 물가관리와 쌀 시장 격리 등이 중점 보고됐다. 하락하는 쌀값에 대한 질의와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위원들의 발언이 보도됐지만 폭락하는 쌀값문제를 바라보는 정부와 농민들의 시각 차이를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국회에는 17개의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농해수위는 여야가 따로 없는 위원회라고 한다. 그만큼 농업에 대한 마음이 여야가 다르지 않다는
고추, 배추, 무 등 밭작물을 비롯한 과일 수확이나 과수원의 화분수정 작업 등은 단순노동을 투입해야 하는 고된 농작업이다. 기계화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이러한 분야는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저임금의 3D 업종으로 전락했다. 물론 인건비도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고, 이로써 농산물가격도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급변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은 널뛰기 수준이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저소득층에게 생존권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식량가격의 급등으로 아사자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굶게
가짜 농민들이 주변에 많이 생기고, 가짜 농민들이 농업 보조금을 타거나 농업부분에서 걷어 들여야 하는 세금을 회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잔기술들을 쓰는 것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한편으론 거의 변화하지 않는 농업정책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대통령이 바뀌면 정책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기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중앙정부도 그러하고 지방정부도 그러하다.농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농민의 한 사람인 나는, 그저 생색으로 보이는 쥐꼬리만 한 보조금에도 관심이 없고 떼먹을 세금도 없으니 오로지 농산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