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값이 한참 폭락하던 지난 여름, 거창지역의 여성농민들 앞에 섰던 적이 있습니다. 농민수당 이야기를 하다가 인생이 운빨 아니냐고 했습니다. 가령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는 내 남편뿐인데 하필 원예작물도 과수농사도 아닌 좁은 농지에서 노동강도는 최고로 세고 부가가치는 참으로 낮은 마늘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러면서 밤낮 기온차가 많이 나서 명품사과를 생산하는 당신들은 남해 농민들보다는 훨씬 운빨있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며 웃었습니다. 그러니 그 모든 것을 운빨에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지역 간이나 산업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올해 정부의 양파·마늘 수급대책은 우리나라 농정사에 기록될 만한 쓰디쓴 패착이었다. 양파 24만8,000톤과 마늘 8만3,000톤이라는 엄청난 공급과잉이 발생했음에도 정부의 조치는 얼기설기했다. 수 차례에 나눈 정부 격리물량은 시장가격을 유도하기에 턱없이 부족했고 그나마도 골든타임을 놓쳐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파 폐기에 300억원, 마늘 수매에 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수확이 끝날 때까지 폭락된 가격을 단 100원도 지지해내지 못한 것이다.농민들이 골든타임 내 집중적인 격리 발표로 시장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재배 농민 스스로 권익을 대변하겠다’는 의지가 모여 전국단위 채소 작목별 농민조직이 출범했다. 전국단위로 구성된 양파·배추·마늘 등의 품목조직은 농민들이 직접 품목을 대표하는 주체적 성격을 담고 있어 여느 농민단체에 견줘도 대체 불가하다.지난 4월 15일 처음으로 품목조직 출범을 선포한 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양파협회)는 전남과 전북, 경남 3개 지역에 광역지부를 두고 있다. 전국적인 농민조직이지만 9월 기준 협회 회원은 1,000명 수준이다. 그럼에도 해당 작물을 재배하는 전국 농민이 모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19살. 대학 입학의 문턱에 선 나는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사람이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먹거리라는 생각에 농업을 전공으로 선택했다.졸업 후엔 농업 전문지 기자로 일을 시작했고,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최근 3년간 그 누구보다 적나라하게 농업을 체감 중이다.다소 구시대적 사고일 수 있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그간 나는 막연하게 농업·농촌이 영원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보고 경험한 바에 의하면 우리 농업·농촌은 그 어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암울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농업정책 전문가라는 점이 되레 비판의 잣대가 됐다. 의원들은 답변 내용에 ‘관료 타성’이 여전하다는 싫은 소리도 덧붙였다.마늘·양파 수급대책 ‘실패’ 책임 물어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양파·마늘값 폭락문제 대해 “지난해 말 이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양파 과잉 식재 통계를 발표했다. 올해 1월 농협에서 양파 과잉문제를 거론하면 산지폐기도 제안했다. 그런데 농식품부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이유를 물었다.김현수 후보자는 “양파는 조생종과 중만생종이 잇따라 수확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에 주요 채소류의 재배면적을 조절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마늘, 양파, 겨울무, 겨울양배추 등 전국에 있는 주요 채소류 주산지를 중심으로 재배면적 조절 협의회를 개최한다. 파종 전에 재배면적에 영향을 미쳐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인데 정부예산 투입 계획은 단 한 푼도 없다.적정 재배면적 수준을 조절하는 근거자료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차기 작형 재배의향면적 관측결과다. 농민이 이번에 이만큼 심을 생각이 있었더라도 생산량을 줄여야 하니 재배면적을 줄이라는 뜻이 된다. 생계를 위해 농사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무기질비료(화학비료)는 농업 생산성을 현재의 수준으로 올리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하지만 과다한 사용은 토양 황폐화와 환경오염을 일으킬 여지가 있어 적정량만 시비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농촌진흥청은 지난 1999년 작물별 시비기준을 발간한 이래 3차례의 개정을 거쳐 2017년 133개 작물별로 비료사용처방 기준을 정했다. 장용선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농업연구관은 “비료의 적정시비란 작물이 필요한 양만큼만 비료를 공급하는 걸 뜻한다. 토양의 양분 상태를 고려해 부족분만 비료로 보강하는 게 적합하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가 반복되는 수급불안을 완화시키고자 산지에 사전 재배면적 조절을 당부했지만 합당한 대책이 결여돼 농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올해산 폭락대책을 산지 책임으로 떠넘긴 데 이어 내년산 사전대책까지 반성 없이 똑같은 모습을 이어가려 한다는 지적이다.농식품부는 농협경제지주의 협조를 구해 최근 광역단위 주산지를 순회하며 ‘마늘·양파 적정 재배면적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심해지는 수급불안 양상을 감안할 때 내년엔 올해보다 10% 정도는 면적을 줄여야 수급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는 채소류 수급불안과 가격폭락이 만성화됨에 따라 올겨울~내년에 생산되는 주요 채소류를 대상으로 생산단계 이전부터 재배면적 조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8월은 제주도를 필두로 겨울작목의 파종과 정식이 차례로 시작되는 시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주요 채소류의 차기작형 재배의향면적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조생양파·겨울무·겨울배추·마늘 재배의향면적은 평년수준 이상이다.농경연은 재배면적을 5% 줄일 경우 겨울배추 3.5%, 겨울무 2.9%, 양파 5%, 마늘 4.1%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일본발(發) 경제제재 조치에 대일 수출시장이 주된 판로인 파프리카 농가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산 파프리카는 일본에 3만1,775톤이 수출됐으며 수출액은 약 9,182만달러(한화 약 1,115억원)였다. 물량 및 수출액 모두 전체 수출량의 99.5%를 넘었다.일본 입장에서도 한국은 파프리카의 주요 수입처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파프리카 수입 물량의 80%가 한국산이었다. 그 외엔 네덜란드와 뉴질랜드에서 한국 수입량의 부족분을 채웠다.국내 산지들로서
가락시장 대아청과 매각 사태가 사방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아청과의 그간 열악한 처우와 무책임한 매각결정, 상인출자법인이라는 정체성 포기에 중도매인들이 규탄 목소리를 높인 데 이어 출하자단체 또한 수익 환원을 요구하고 나섰다.자그마치 564억원. 연쇄적인 가격폭락으로 출하자와 중도매인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 시기에 대아청과 경영진들이 법인을 매각해 받은 돈이다. 길길이 날뛰는 출하자와 중도매인의 심정을 이해할 만하다.대아청과 이정수 대표는 최근 위로금조로 중도매인들에게 8억원, 대아청과 직원들에게 7억원을 지급해 갈등을 봉합
밤낮으로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 오듯 한다. 안 그래도 더워 죽겠는데 웬 열 받는 소리냐고 언짢아 할 소리를 이번 농사일기의 제목으로 뽑아보았다. 누가봐도 보복성 수출규제조치임이 뻔한데 아니라고 잡아떼고,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우기며, 역사적 진실을 망언으로 일삼는 작금의 아베정권의 행태를 접하면서 나는 아베가 옳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그 정도의 수준밖에 안 되는 자의 소행이기 때문이다. 만약 아베가 수준급의 지도자라면 그의 행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다수의 국민이 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태풍이 지나가고 더욱 극렬해진 태양이 내리쬐던 지난 7일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D농기계 대리점 앞에 농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연속된 농산물 가격폭락 속 답답함을 더한 지역 대리점의 수리비 부당청구를 규탄하며 본사 측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옥천군농민회(회장 김형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D농기계 옥천대리점에서 56마력 트랙터를 구매한 농민 이춘식씨는 지난 6월 해당 대리점을 통해 트랙터 수리를 요청했다. 트랙터는 충북지역본부로 넘어갔고 엔진과 몇몇 부품을 교환한 뒤 대리점에 이송됐다. 대리점 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가격폭락 농산물 최저생산비 보전하라’, ‘6cm 이상만 수매 웬 말인가 전량 수매하라’ 고령시장 상설무대 구조물에 2장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에 모인 농민들은 ‘마늘 전량 수매’가 적힌 머리띠를 동여맨 채 실질적인 가격폭락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지난달 29일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고령시장 상설무대에서 ‘농산물값 폭락 대책 촉구, 문재인정부 농정파탄 규탄 고령군 농민생산자대회’가 열렸다. 고령군 마늘양파생산자협회(준)와 전농 고령군농민회, (사)한국농업경영인 고령
우리 농정이 길을 찾아야 한다. 농산물시장의 완전개방과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가격은 품목을 바꿔가며 폭락을 거듭하고 있고, 농가의 실질소득은 감소해 농가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곡물자급률은 23.4%까지 떨어졌고 농업인력 고령화율은 42.5%로 늘어났다.농지는 절반 이상이 비농업인의 손에 들어가 있고, 비농업인의 직불금 불법수령과 함께 임차농은 투명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정권교체로 국정방향은 바뀌었지만, 농정방향과 농민의 삶은 과거와 다를 바 없다는 탄식이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새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난 마당에, 농정철학
[한국농정신문 조현경 기자]진주텃밭 금산점에서 지난달 27일 소비자조합원과 ‘양파 피클 100인 체험 및 양파 특판 행사’를 개최했다.진주텃밭은 올해 양파 가격폭락으로 생긴 지역생산자들의 시름을 일부라도 해소하기 위해 소비촉진 운동이자, 주말 가족단위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 행사를 마련했다.체험행사에는 소비자가족 50여명이 참석해 무료로 제공된 양파와 오이로 피클을 담가 각자 준비해온 통에 넣어 가정으로 가져갔다.‘명석한 양파’ 농장을 운영하는 강병성 생산자는 “진주가 양파 주산지가 아니다보니 지자체 지원도 턱없이 부족하고, 양파 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9일 오전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고령시장 상설무대에서 열린 ‘농산물값 폭락 대책 촉구, 문재인정부 농정파탄 규탄 고령군 농민생산자대회’에서 농민들이 마늘 전량 수매 및 가격폭락 농산물의 최저생산비 보장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대회에서 농민들은 “정부의 마늘 가격안정 추가 대책은 수급대책이라기보다는 마늘값 폭락의 책임을 농민과 농협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농가 보유 잔량에 대한 전면 수매가 실현되지 않으면 현재 마늘값 폭락 국면을 전환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추가 수급안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충남 서산시 농민인 박우열씨는 지난해 부석면에 있는 논 1.65㏊(5,000평)를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생산조정제)에 포함시켰다. 전작은 양파, 후작은 감자를 심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생산과잉 문제로 걱정이다. 박씨는 “지역농협에서 양파를 ㎏당 400원에 수매한다는데 감모율을 따지면 300원대로 봐야 한다. 그러나 ㎏당 200원대를 부르는 밭떼기 상인들보단 나은거다”라며 “계약재배에 묶여 후작으로 감자를 심긴 했는데 가격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지역에선 생산조정제가 마늘, 양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쌀 수확량이 수요량 보다 많아 가격폭락이 우려될 때 수요초과량에 대해 자동으로 시장격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은 직불제 개편과 함께 변동직불제 폐지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가운데 쌀값안정을 위한 가장 합리적 대안으로 자동시장격리제가 꼽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황주홍 위원장은 직불제 개편과 별개로 자동시장격리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지난 16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위원장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경대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농민이면서 도의원이기에 농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남다를 것 같다.벼농사 4만평, 밭농사 1만2,000평 짓고 있다. 농민단체 활동도 다양하게 했고. 늘 하는 말인데 땅에서도 농사지어 보고 아스팔트 농사도 지어 봤지만 ‘농정농사’가 제일 힘들다. 농정이란 농업에 관계된 모든 것들이 문제없이 잘 돌아가도록 철두철미하게 계획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의회 들어와서 좀 더 현장의 관점에서 예산이 편성되고 정책사업이 집행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소규모 농기계 보급사업이나 작업선별대 공급사업을 비롯해 올해 간편하게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