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선선해지며 공중보건 사업으로 마을회관 경로당으로 출장 진료를 다니고 있습니다. ‘여기에 버스는 들어올까?’ 싶은 산골짜기 마을로 찾아가 진료를 하다 보니, 평소 거동이 불편하시고 교통편이 없어 읍내로 치료받으러 가지 못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한 마을당 여섯 번으로 진료가 정해져 있어 아쉬워하시기도 합니다. 저는 이 여섯 번의 진료 사업을 1주일에 2회씩 총 3주간 진행할 계획에 있습니다. 이렇게 사업 기간을 잡은 이유는 효과적인 침 치료 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아니더라도 많은 환자분들이 평소
2012년 에 발표된 논문 ‘마음을 바꾸게 하는 미생물’을 보면 우리 두뇌에서 일어나는 대표적 병인 우울증과 불안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바로 장내 세균총의 변화라고 합니다.이 논문에선 “우리 몸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깃들어 사는 약 50조개에 이르는 미생물들과의 철저한 공생관계로서 존재하는 생명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내 미생물이 두뇌와 소통하는 통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미주신경과 같은 신경회로를 통
손가락이 딸각거리면서 잘 펴지지 않는다면 방아쇠수지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흔히 탄발지라고도 부릅니다.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다가 계속 힘을 주면 어느 순간 ‘딸깍’ 하면서 손이 펴지는데요,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어느 순간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방아쇠수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초기에는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할 때 부드럽지 않고 약간 통증이 있거나 좀 덜그럭거리는 느낌 정도가 있습니다. 점점 증상이 심해지면 점차로 통증이 심해지고 손가락도 잘 펴지지 않게 됩니다.더 심해지면 혼자 힘으론 손가락을
2022년 올해 추석은 9월 10일로 예년보다 조금 이른 날입니다. 추석을 포함한 각종 전통을 챙기는 것이 점점 희석되고 있으나 그래도 추석은 추석입니다. 요즘은 추석 등 명절연휴를 이용해 가족여행을 준비하는 층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듯이 명절 풍속 또한 제례 위주에서 가족 모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철도공사에서는 벌써부터 추석맞이 열차표를 예매하기 시작했고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양한 추석상품을 광고하고 있습니다.추석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많이 있으나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중
우울증이란 단순히 우울한 상태의 반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신체에 극심한 통증이나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계속될 때 그 고통을 끝장내기 위해 사람들은 자살을 생각하듯, 우울증이란 바로 그러한 정신적으로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연속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흔히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건네지는, 마음을 굳게 먹고 가능한 한 즐거운 마음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그 마음먹기가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이 마음먹기의 어려움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요?
지난 시간에 이어 아토피의 원인 두 번째, 환경적인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아토피는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즉 아토피가 있더라도 항원, 즉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노출되지 않으면 아토피가 덜 생깁니다.알레르기 유발물질, 줄여서 항원(抗原)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항원은 보통 3가지 경로에서 우리 몸을 자극합니다. 첫째, 코와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오는 경로, 둘째, 피부를 거쳐 미세한 혈관들로 들어오는 경로, 셋째, 입과 식도, 위와 장을 거치는 경로입니다.먼저 폐와 피부를 자극하는 물질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항원들은 직접 피
아플 때 진통제를 먹으면 진통제를 먹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아프게 됩니다.지난 5월 11일 캐나다 맥길대 연구진은 아플 때 스테로이드나 비(非)스테로이드성 진통제(NSAID)를 복용하면 장기적으로 더 통증이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급성 요통 환자 98명을 관찰해보니 절반은 통증이 사라졌고 절반은 통증이 남아있었습니다. 왜 그런지 연구해 봤더니 염증의 초기 단계에서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가 조직손상을 수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초기에 아플 때 스테로이드나 소염진통제로 염증을 없애주면 이런 회복과정이 일
올여름 더위는 평년기온보다 더 높을 확률이 50%라고 합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해마다 여름 기온이 더 올라가니 찜통더위에 땀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질병이 줄어드는 것도 아닙니다.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고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의료기술이 발달해 평균수명은 늘어났지만 질병은 끝도 없고, 따라서 먹어야 할 약들도 늘어만 가는 추세입니다.질병도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약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약의 경우 간혹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 효과가 없다는데”라고
안녕하세요.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입니다.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에 치료받으러 가보면 빨갛게 불이 나오는 적외선 치료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적외선 치료기는 어떤 원리로 우리 몸을 낫게 하고, 어떤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적외선 치료기는 단어 그대로 ‘적외선’을 활용하여 치료에 사용합니다. 빛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엑스레이(X-ray) 등으로 나뉘는데요,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입니다. 즉,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적외선은 보이지는 않지만 열전달을 잘 하
독보다는 약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소금, 얼마나 먹어야 적정할까요?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은 하루 5g이지만 이러한 권장량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국 고혈압학회 회장이었던 데이비드 맥캐런(David A. McCarron) 박사는 2013년 자신의 논문에서 “소금 섭취는 뇌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책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같은 해 미국 국립의학학술연구원(NAM)에서도 “소금을 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여기서
지난 시간에 이어 아토피 피부염과 체질, 특히 사상체질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폐(肺)가 크고 간(肝)이 작은 체질을 태양인, 반대로 간이 크고 폐가 작은 체질을 태음인, 비(脾)가 크고 신(腎)이 작은 체질을 소양인, 반대로 신이 크고 비가 작은 체질을 소음인이라고 합니다.여기서 폐비간신(肺脾肝腎)은 실제 장기를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의 기운의 방향을 말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수많은 사람을 4가지로 다 나눌 수 있나”라고 묻는데 보통 힘의 방향을 4가지로 단순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폐가 크다는 것은 밖으로 뻗어
안녕하세요.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입니다. 건강 정보도 많아지고 영양 섭취도 충분해진 현대 사회이지만 여전히 정복하지 못한 질환 가운데 치매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총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임박함에 따라 치매를 우려하는 환자가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억력이 나빠지면 모두 치매일까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겪는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치매와 건망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건망증은 기억이 떠오르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한때 기억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