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군대 급식 문제가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격리된 장병의 식단이 SNS에 공개되면서 군대를 보낸 부모들이 격앙됐고, 군비증강으로 무기의 현대화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병력을 좌우하는 병사들의 먹거리를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장병뿐만 아니라 초급장교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가 입대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의 식사를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국방부는 군인의 먹거리 복지를 군대 급식 시스템 개선, 조리인력 보강, 기본 급식비 인상 등의 측
30대 후반까지 도시에서 살면서 계절은 그저 덥고, 춥고가 반복되고 거기에 맞게 옷을 갈아입는 정도의 의미가 있었고 생활 속의 변화는 거의 없었다. 쳇바퀴 돌 듯 사는 삶은 계절과는 별개였고, 가끔 저녁에 친구들과 술 한 잔하는 걸로 위안을 찾을 뿐 참 허한 삶이었다.여러 고민 끝에 귀농을 하고 시골에 와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계절의 변화였다. 봄·여름·가을·겨울마다 피고 지는 것도 다르고, 할 일도 다 달랐다. 드디어 철을 알게 된 것이다.온갖 생명들이 움트는 봄에는 씨앗을 뿌리지만 뿌리지 않아도 절로 올라오는 봄나물이 지천이고
지난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농정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묻는 질의에 송 후보자는 정황근 전 장관 청문회 당시와 똑같은 서면 답변서를 제출했다. 정황근 장관의 농정철학을 확실히 이어가겠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잘못 보낸 문서인지 심지어 띄어쓰기 오류조차 똑같았다.거기에 한술 더 떠 ‘농가소득 안정이 제1과제’라면서도 농산물가격보장제 도입에 반대했고, 쌀값이 폭락해 정부가 약속한 20만원 선조차 무너졌음에도 ‘쌀값은 시장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농식품부는 곧 공공비축
다사다난했던 2023년도 이제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생산비 폭등, 농축산물 가격 폭락, 그리고 기후위기로 빈번해진 농업재해의 문제까지 다양한 악재로 인해 유난히 힘들었던 해였다. 2024년 새해는 작은 희망이라도 찾을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한 가지 기대해 본다면, 농업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어쩌면 산적해 있는 농업 문제의 대안을 모색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이 생기는, 바로 선거철이기 때문이다.내년 4월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얼마 전, 때아닌 많은 겨울
45년 만에 최대치로 떨어진 쌀값 폭락에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외침이 거세졌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제1호 거부권을 행사했고, 농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다.올 한 해 고물가·고금리로 민생이 파탄났고 농민들 또한 생산비 폭등과 기후재난으로 더 큰 고통을 겪어냈지만, 윤석열정권은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고물가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시키기 바빴다. 게다가 수확기 무관세·저율관세할당(TRQ) 수입으로 농산물 가격까지 폭락시키며 농민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이에 농민들은 더이상 윤석열정권을 가만둘 수가 없다고 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달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차별 섭외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이다. 8년 전부터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준비해온 ‘선거 재수생’들과 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달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주차별 섭외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이다. 출생은 충남 서천. 학업과 임관은 경기 남부, 지금은 강원 횡성
본격적인 선거철이다. 21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나라의 새로운 일꾼을 선출할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와 있다. 매번 국회의원 선거마다 반복되는 상황이라 이제 놀랍지도 않지만, 선거구 획정은 아직도 깜깜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지라 정치 신인들은 나름 준비한 일정대로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상태이고, 기존 현역 의원들은 여론조사 추이를 지켜보면서 저울질하고 있다.이번 선거구 획정에 관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안이 며칠 전에 발표된 뒤, 농민들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을 보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11월 30일부터 12월 12일까지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28번째인 당사국총회는 각국의 정상, 국제기구, 정부 관계자, 전문가, 산업계 등 7만여명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다. 전 세계적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하는 이번 회의에서 지금까지는 주요하게 논의하지 않았던 식량, 농업부분에 대한 의미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반면 최종 합의안에 대한 논란도 많다.먼저 농업분야 의의를 찾는다면, COP28에
광역지자체 최초로 전라북도에서 필수농자재지원조례가 통과됐다. 지난 13일 열린 전북도의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9명은 ‘필수농자재지원조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해 주목받고 있다.필수농자재지원조례는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 사이에 숨통을 틔워보자는 농민들의 절박한 요구에서 출발했다.농사를 짓는 데 꼭 필요한 농자재값 폭등세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11월 오미화·박형대 전라남도의원이 주최한 생산비 폭등과 농가경제 대책을 논의하는 긴급현안 토론회에서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스마트팜 농가가 하소연을 했다. 6,400평 유리온실 스마트
어느 매체에 실린 탈북민의 고향 이야기를 읽었다. 강냉이에 얽힌 사연이었다. 1990년대를 회상하며 글쓴이는 “그 당시 우리에겐 쌀값이 아닌 장마당 강냉이값이 살아가는 모든 지표의 기준”이었다고 표현했다. “굶지 않으려면, 아니 죽지 않으려면 강냉이가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고난의 행군 시기, 처참했던 북한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글이었다. 필자의 글을 통해 그가 2000년대 중반 탈북했음을 알 수 있었다. 때문에 그는 지금도 “가끔 북한 소식을 듣는 기회가 되면 쌀값보다는 강냉이값을 묻는다”고 말했다. 그에게 강냉이는 여전히
법은 누군가의 욕망을 반영한다. 법에 등재된 권리는, 특정한 욕망의 실현을 보장하겠다는 국가 권력의 선언이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을 보장한 것이 헌법상의 행복추구권이다. 억압당하지 않은 채 거주하고 말하고 사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을 보장한 것이 갖가지 자유권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이가 동의하는 욕망에 바탕을 둔 ‘기본권’을 보장하는 법만 있는 게 아니다. 한 가지 대상을 두고 사람들의 욕망이 서로 부딪히는 상황에서 법을 만들거나 바꾸거나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 문제가 자주 생긴다. 입법자는 어떤 이유로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