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0일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의 다랭이 밭에서 아내가 메주콩을 파종하자 괭이를 든 남편이 뒤따르며 고랑을 갈무리 하고 있다. 남편은 “시금치 수확이 끝난 뒤 후작으로 콩을 심고 있다”며 “내일 비 예보가 있어 평소보다 일찍 서둘러 심은 편”이라고 말했다.
수인선 협궤 철로의 총연장은 52킬로미터였다. 협궤열차의 역들을 수원을 기점으로 짚어보면 ‘수원-고색-어천-야목-사리-일리-고잔-원곡-군자-달월-소래-남동-송도-용현-남인천’ 등으로 이어진다. 기차역마다 승객들이 가지고 타는 물품들이 달랐다. 야목역은 조그만 간이역이었으나 농산물을 팔러 인천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몰려서 이용객이 가장 많았다. 보릿자루나 콩자루 등을 가지고 타는 경우 화물운임을 따로 내야 했다. “곡식 자루를 갖고 타면 당연히 화물표를 따로 끊어야 되거든. 그런데 그거 몇 푼 안 내겠다고 보따리를 치마 속에 숨기는 아주머니들이 있어요. 차장이 그걸 모르나? 다 알지. 그렇다고 여자의 치마폭을 들출 수는 없어서 한바탕 실랑이가 벌어지고…허허, 참, 볼만 했어요.”
귀농·귀촌 3년차인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2년 정도 경험이 있으니 올해 해야 할 1년치 농사 및 농촌살이 계획을 월별로 대강 정리해 보는 것도 의미 있으리라 생각된다. 정부나 우리 사회의 농업·농촌·농민 홀대는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 섰고 농업계의 현안이라 할 수 있는 헌법 개정 문제, 직불금 및 기본소득 문제, 친환경 인증제도 개편, 한-미 FTA 개정 협상, 농협 개혁 등 시급한 현안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현장의 농민입장에서는 금년도 농사를 어떻게 지을 것인가, 농촌생활은 어떻게 할 것인가가 코앞에 닥친 일일 수밖에 없다.당장 1월 중순에는 농막을 하나 갖다 놓을 예정이다. 6평 미만의 컨테이너나 이동식 주택을 농막으로 신고만 하면 농지에 갖다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 작은집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백로 즈음 지나서 심었제. 수확 시작한 지는 좀 됐고. 비닐에 담아 놓으면 장사꾼이 와서 가져가. 시세는 별로여. (뒤에 보이는) 저 비닐봉지(4kg)가 5,000원이여. 얼마 안 돼. 그래도 이 동네가 시금치로 알아주는 고장이라 상인들이 많이 와. 맛도 좋고 품질도 좋으니께. 시금치만 40년이여. 눈 내린다더니 바람이 매섭게 불구만. 바람이 많이 불면 아무래도 손발이 시려. 일이 더 힘들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19일 충남 예산군 신암면 탄중리의 한 시설하우스에서 이병우씨와 여성농민들이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이씨는 “파종 후 일정 정도 시간동안 노지에서 키우다가 비닐을 덮는다”며 “비닐값이 더 들긴 하지만 시금치의 맛과 품질만큼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언제 한 번 놀러온다더니 왜 이렇게 안 와? 많이 바빠?”정확히 1년 전 취재 차 방문 뒤 1년 만에 다시 한재형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 부회장 댁을 방문했다. 한 부회장 댁은 기자와 같은 남양주시에 있다. 한 부회장은 작년 커버스토리 취재 뒤 기자에게 “집도 가깝고 하니 종종 우리 농장 놀러오시라”고 했었다.그럼에도 지난 1년간 한 번도 못 갔다. 한 부회장은 친환경농업 관련 일정 때 인사드릴 때마다 맨 위와 같이 말했다. 그럴 때마다 “찾아뵙고 싶은데 어째 항상 바쁘네요”라며 죄송스러움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지난달 27일, 기자농활 명목으로 1년 만에 한 회장 댁을 방문했다.모처럼 방문했지만, 사실 일은 많이 못 도와
지난 해 12월 황교안 국무총리 당시 종자산업법 일부 개정 법률이 공포되어, 올해 12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목할 부분은 종자산업법 일부 개정 법률에서 ‘종자’ 항목을 모두 ‘종자 및 묘’로 수정하고 있다는 것이다.종자산업법에서 ‘종자’란 증식용 또는 재배용으로 쓰이는 씨앗, 버섯 종균, 묘목, 포자 또는 영양체인 잎·줄기·뿌리 등을 말하고, ‘묘’란 재배용으로 쓰이는 씨앗을 발아시킨 어린식물체와 그 어린식물체를 서로 접목시킨 것을 말한다. 즉, 통상 모와 묘가 혼용되어 쓰이기 때문에 종자산업법의 대상은 옮겨 심는 어린 풀과 나무 씨앗의 발아체 및 영양체라고 파악할 수 있다.당시 정부가 밝힌 개정 이유는 “종전에 종자업에 대해서만 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하도록 하던 것을 묘를 기르
며칠 전 작목반 나들이가 있었습니다. 매년 나다니던 것을 격년으로 바꿔서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김치 담고 안주시키고 간식봉지 싸고 무엇보다 사람 챙기는 부담이 확 줄었으니까요. 이제 대부분 추수가 끝났으니 마음이 가벼운 즈음에 타지로 나들이 가는 즐거움은 확실히 농민들만이 느끼는 여유인 듯합니다. 남도까지 덮친 가을을 만끽하며 말입지요.초창기에는 작목의 특성에 맞게 시금치나 마늘 주산지에 다녔는데 지금은 다닐 만큼 다닌지라 호기심을 채워줄 마땅한 선진지(?)가 없어서 농업관련 전시장을 찾기도 합니다. 역시나 빠질 수 없는 곳이 농기계 박람회장입니다.올해는 김제 벽골제에서 한다하니 남도의 바닷바람을 몰고 신이 내린 지평선의 고장으로 다랑논지기들이 가게 된 것입니다. 톤백 나락을 실은 트럭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도시화·산업화 추세 속에서 일본 역시 농촌 고령화 문제를 피해갈 수 없었지만, 일본 고령 농민들이 처한 상황은 우리나라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현실성 있는 가격보전장치와 연금제도 등으로 고령농의 소득저하 자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일본 기후현 최북단에 위치한 히다시는 인구 2만5,000명의 작은 도시다. 해발고도 200~1,000m의 지리적 환경을 바탕으로 비육우·시금치·토마토 세 가지 농업이 집중적으로 발달해 있다. 전체 농업가구는 2015년 기준 1,623호인데, 평균연령이 70세인데다 신규취농 가구수가 매년 한 자릿수를 맴돌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있다. 하지만 정책은 상당히 느긋한 분위기다. 이마무라 야스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히다시 고지대의 서늘한 기후는 시금치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히다 시금치는 시 전체 농업생산액의 16.5%를 차지하는 대표작물로,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전국구 명산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 정부의 가격지지 및 연금정책을 통해 보장받고 있는 고령 시금치농가 지쿠야마 가즈오씨의 소득은, 우리나라 농민들의 놀라움과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히다에서 시금치 농사를 45년째 전업으로 하고 있다. 규모는 70a(약 2,100평)다. 정부 지원으로 수확기, 저장고, 포장시설 등을 갖추고 연간 3.6kg 박스 1만개를 출하한다. 평균단가는 박스당 2,300~2,400엔이다. 올해 70세이고 아내, 아들 부부와 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여인홍, aT)는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이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aT는 전국 19개 지역 18개 전통시장과 27개 대형유통업체에서 추석 차례상에 사용하는 38가지 주요 식재료 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지난 20일 기준 평균 총 구입비용은 전통시장이 21만7,000원, 대형유통업체가 30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각각 3.4%, 2.6% 줄어든 비용이다. 품목별로는 배추·시금치·밤·쇠고기 등이 생육호전과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고, 지난해 두류 품목의 작황부진으로 두부·녹두 가격은 상승했다.한편 대형유통업체의 추석선물세트 조사 결과 쇠고기·굴비 등 고가 선물의 5만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북 김제 출신인 신임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농고를 졸업한 뒤 9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취임 후 농민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사업계획부터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담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신임 라 청장. 취임 두 달 째, 여전히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라 청장은 바쁜 와중에도 현장을 중심으로 속도감있게 일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 15일 라 청장을 직접 만나 취임 일성과 기관 운영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3년 이후 첫 내부 출신 농촌진흥청장이다. 취임 소감 및 각오는?작년 연말 농촌진흥청 차장에서 퇴임한 후 6개월 간 학계와 산업체, 농민 등을 만나며 농업과 농촌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나라 안팎이 바야흐로 ‘살충제 달걀’ 사태와 E형 ‘간염 소세지’ 사태로 난리라도 난 듯 시끄럽다. 이와 같은 농업 및 먹거리 대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사건이다. 인체와 환경생태계에 위해(危害)한 이윤극대화의 생산(제조) 및 유통과정에서 농약의 과다 사용·남용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화학제품 농약과 화학비료에 기반한 공장식 산업농법에 기인한다. 예견된 먹거리 대란(大亂)일찍이 로마제국의 농업이 망한 것도 그리고 영국의 농업이 쇠퇴한 것도, 모두 ‘자본적 경영’, 그놈의 돈과 이윤이 먼저인 대규모 경영방식이 ‘주범’이었다. 오늘날의 우리나라 농·축산업 역시 그놈의 돈과 이윤을 더 크게 많이 내려다 생명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뭄에 이어 이번엔 폭우다. ‘적당’이란 걸 모르는 날씨에 농작물 작황도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오이·수박 주산지인 충청과 전북지역에 비 피해가 집중돼 이들 작물의 출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에 따르면 오이·수박 성출하기를 맞은 천안·진천·익산 등의 지역이 이달 들어 집중호우로 인한 작물 피해를 입었다. 천안 아우내 지역에선 오이 시설하우스 200여동(7월 출하면적의 약 15%에 해당)이 침수됐고 진천에서도 오이·수박 시설하우스의 4%가 침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에선 7월 중순 이후 출하 예정인 수박 시설하우스 면적의 약 70%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침수된 하우스의 작물은 피해 정도에 따라 출하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할 것으로 조사됐
지난번에 40대 농민의 유무가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측도라고 스스로 규정해 보았습니다. 게다가 40대 여성농민은 가부장적인 농촌문화 탓에 더더욱 생활하기가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간혹 귀농자들 중에서도 부부가 같이 농사를 짓는 경우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농업기반이 덜 갖춰진 탓에 부부가 전업할 규모의 농사가 안 되는 까닭도 있고 또는 당장의 현금 유동성을 위해 한쪽은 다른 부업으로 소득을 창출하려는 까닭이겠지요. 또 귀촌을 꿈꾸는 출향민들도 귀촌을 선언한지는 좀 됐지만 서둘러 감행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봅니다. 내막을 들어보면 십중팔구 아내가 선뜻 결심하지 못하는 까닭이 대부분입니다. 눈에 보이는 시골생활의 낭만과 여유와 달리 현실은 갑갑하고 막막하고 답답한 것이 많다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8일 전남 무안군 청계면 청계리의 한 시금치밭에서 김몽용씨 부부가 시금치를 수확하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으로 농산물을 출하한다는 김씨는 “시금치 가격이 2만원까지만 나와도 살 만할 것 같은데 요샌 한 상자(10kg)에 1만1,500원 수준”이라며 “인건비만 건져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정월대보름도 지나고, 할망이 데려오는 비바람 따라 한 해 날씨가 점쳐지는 2월 초하루도 지났으니 이제 슬슬 농사를 시작하는 때입니다. 이곳 남도는 겨울이라고 죄다 말라붙지 않습니다. 논밭에 마늘, 시금치, 양파 등 겨울채소도 있고 간혹 생명력 있는 풀들도 퇴색하기는 해도 풀빛을 가지고 있어서 겨울이라 해도 윗동네하고는 다르지요. 동네에서 제일 안쪽에 자리한 우리 집은 겨울 한철에는 비교적 조용한데, 이맘 때 쯤 부터 좀 시끄러워집니다. 집 위쪽에 있는 논밭에 거름을 내고 가느라고 경운기나 트랙터가 주인장 따라 부산해지기 때문이지요. 부지런한 농민들은 벌써 봄 감자를 심었습니다.이미 작년 가을에 계산이 끝났을 것입니다. 농민들은 계절의 코앞에서 농사 계산을 하지는 않으니까요. 씨앗준비부터 퇴비
[나현균(한의사, 김제더불어사는협동조합 대표)]봄나물로 잘 알려진 달래는 그 향긋한 내음이 그야말로 봄의 전령사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이다 마지막에 달래를 넣고 살짝 덧 끓이면 그 그윽한 향 내음이 코 끝을 통해 식탁 가득 넘쳐나며 입맛을 절로 돋는 것을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을 것입니다.또한 싱싱한 달래를 생으로 다져 간장을 넣어 만든 달래장을 무나 콩나물밥에 한 술 넣고 쓱쓱 비며 한 입 가득 넣으면, 그 순간 그 그윽한 향과 함께 입 안 가득 어우러지는 맛의 품격은 우리를 일거에 행복의 나라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이런 향이 주는 안정감 때문인지 달래는 신경이 예민해져서 오는 불면증 치료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치 그 향긋한 내음을 통해 우리를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박근혜 탄핵 정국에서 쌀값은 30년 전으로 폭락했고 AI 조류독감 사태 속에 농심은 타들어가고만 있다. 농심과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설 대목을 앞둔 당진 재래시장을 지난 25일 찾았다.점심때부터 날씨가 풀리면서 제수용품 등 명절상차림용품 구매인파와 구경인파가 뒤엉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당진시 우두동에서 시금치와 쪽파를 외발수레에 싣고나와 팔고 있는 인씨 할머니는 “수입농산물 때문에 점점 물건팔기가 어렵다”며 “아들이 직접 하우스에서 기른 진짜 국내산만 팔고 있다”고 했다. 인근 아파트에 산다는 주부 김진숙씨는 “대형마트보다 싸기도 하고 흥정만 잘하면 값도 깎고 덤도 얻을 수 있어 재래시장을 자주 이용한다”고 밝혔다.장구경을 나왔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오는 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시(시장 박원순)에서 ‘2017 함께서울 친환경농장 가꾸기’ 참여시민을 모집해, 4월부터 11월까지 유기농 체험농장을 운영할 예정이다.함께서울 친환경농장은 경기도 팔당 상수원의 수질 보호 및 시민들의 친환경 농사 체험 증진을 위해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사업으로, 서울시민들이 팔당 상수원 지역에서 합성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경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친환경 주말농장이다.운영장소는 팔당 상수원지역에 해당되는 경기도 남양주시 2개 농장, 광주시 5개 농장, 양평군 3개 농장과, 서울 서부권역인 경기도 고양시 3개 농장이다. 재배기간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로, 재배 가능 품목은 상추·쑥갓·열무·배추·시금치·알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