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릉 따르릉… 아침 일찍 걸려온 전화 한 통.“엄마! 이번달 용돈 언제 줄꺼야? 핸폰 회사에서도 문자왔어.”“알았다.”아이들에게서 오는 전화의 90%는 돈 달라는 전화다. 식탁 위엔 밀린 우편물이 가득하다. 종류도 다양하다. 한숨 쉬고 앉아 있을 여유가 없다. 무엇을 심어야 괜찮아질까 스마트폰을 열어 이리저리 검색해본다.남편에게 “며칠이라도 노가다 뛰면 어때? 그래도 여자보다 남자 일당이 훨씬 많잖아.”“…이번엔 괜찮을 거야.”평생 농사꾼 남편 말수가 적어졌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그리고 올해도 씨앗을 뿌리며 모종을 심으며 늘 했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동네 젊은 사람이 들깨 심는다고 일 좀 해달라는데 안 할 수가 있어야지. 이거 심는 것도 다 때가 있는데. 날 덥다고 미룰 수도 없잖어. 그래도 시원할 때 하려고 아침 6시 반에 나왔어. 친구랑 둘이서 왔는데 이제 다 심어가. 우리야 잘 심어주면 되지만 앞으로 관리하는 게 일이지. 젊은 사람이 고생하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폭염과 가뭄이 장기화되며 밭작물을 키우는 농가의 고충이 늘어가는 가운데 지난 7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의 한 들깨밭에서 우비를 입은 송일례(87) 할머니가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며 작물을 살피고 있다.
점차 숨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더워지지만 조금만 더 하면 하던 일은 끝맺음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밭골에서 낫질을 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남편의 전화번호가 뜬다. 안 받아도 왜 전화했는지 알겠다. “날이 뜨거우니 집으로 얼른 들어오라”는 말일 것이다.그럴 만도 하다. 며칠 전 밭에 물을 대려고 애 쓰시던 동네 할아버지 한 분이 온열병으로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하셨다. 그러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믿고 며칠을 못 봐도 전화 한 번 하지 않던 부부간에도 각자의 일터에서 무사한지를 확인해야 할 정도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사상최악의 폭염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강원도 홍천은 공식적으로는 섭씨 41도의 전국 최고기온을 기록한 곳이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에 지난달 11일 이후로 꼬박 한 달 동안 비도 오지 않아 밭농사가 주를 이루는 홍천 농민들의 올해 농사는 말 그대로 망해버렸다.농협에 고추를 내고 발길을 돌리던 용영옥씨는 올해 노지 밭에 고추, 들깨, 옥수수, 흰 콩을 심었다. 용씨는 “다 말라죽었다. 올해 고추가 없어서 가격은 괜찮다는데 팔 게 없어서 문제다. 오늘 겨우 11kg 냈다”며 “깨랑 콩은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충남 당진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충남 서북부지역에 7월 한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고 40도에 이르는 불볕더위 속에 옥수수와 고추, 고구마, 들깨가 빨갛게 타죽고 있어서다.당진시 고대면 강관묵씨는 “3만여평의 밭을 임대해 옥수수를 심어서 2m가 넘게 잘 키웠지만 7월 가뭄으로 옥수수 한 자루 안 달리고 빨갛게 말라죽었다. 양수기로 관수를 해보려 했지만 넓은 면적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애꿎은 담배만 피워댔다.정미면 신시리의 농민들도 “시들어가는 고추밭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살리려하지만 이
휴대폰에서 유례없는 폭염으로 외부활동을 삼가라는 문자가 연일 울린다. 며칠 전 폭염경보 마을방송도 할 겸 복숭아 몇 개 들고 마을회관에 갔더니 70대의 젊은 할매들과 80대의 늙은 할매들이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요지는 마을회관에 하나 있는 에어컨 바람이 늙은 할매들 방으로 안 들어오니 바람방향을 바꿔야 된다는 것이었다. 1년 내 마을회관에서 오순도순 정겹게 밥을 해 먹는 의좋은 할매들이었는데 폭염이 기어이 이간질을 시키고 말았다.재난안전처의 문자대로 폭염으로 외부활동을 삼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농사꾼의 팔자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들깨를 심는 여성농민들 머리 위로 한여름 뙤약볕이 쏟아진다. 지난 16일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군업리의 한 들녘에서 김옥선(79, 왼쪽)·장은익(77) 할머니가 함께 들깨 모종을 심고 있다. 마을 청년 부탁에 밭일을 도우러 나온 김 할머니는 “심는 건 어렵지 않은 데 앞으로 물주는 게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좀 오더니만 아래 인삼밭으로 물이 넘쳤어. 남의 농사 망치겠다 싶어서. 장마도 오는데 미리 준비하는 겨. 물 넘치지 않게 두둑 하나 더 만들어서 들깨도 심고 하려고. 저 양반이 (두둑) 만들면 내가 이거(비닐) 씌우고. 쉬엄쉬엄 하니깐 그나마 둘이서 하지. 나이 들어서 이젠 농사도 얼마 못 져. 임대 주고 우리 먹을 거나 조금 하는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홍천농업고등학교(홍천농고)는 현재 강원도 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순수 농고’다.지난 2016년 미래농업선도고교로 지정된 홍천농고는 학생들을 원예와 축산자원으로 나눠 선발하고 현장 실습을 중심으로 한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첫해엔 국어·수학·영어·역사·예체능 등 기초과목을 가르치는 동시에 선택한 농업전공(원예·축산) 전반에 대한 기초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작년부터는 졸업 후 바로 영농에 뛰어들 수 있도록 창업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시켰다.1학년 때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던 기초과목 수업은 2학년이 되면 1
[유문철 단양군농민회 사무국장]과수 심은 거야 그냥 하면 되지만 올해 빈 밭과 논엔 뭘 심을까 고민하다 봄에 우울증까지 걸렸더랬죠. 근데 일철은 일철인가 봅니다. 빈 밭에 감자와 고추 심고, 모내기도 하고, 단양군농민회 통일경작 밭 1,000평 갈아 옥수수도 심고, 나머지 빈 밭에 심을 들깨 모종도 준비하고요. 다음 주엔 마늘 캐고 나서 날씨 봐서 비 소식에 맞춰 밭 갈아 메주콩 심을 궁리도 하죠. 새벽에는 날마다 서너 시간씩 예취기 메고 사과밭, 감밭, 오미자밭, 매실밭 3,000평 풀도 깎고요.오늘은 일요일이라고 오전에 감나무밭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애들이 쉬는 날이라고 와서 어제 심고 갔는데 좀 남았어. 두 고랑 정도 심으면 다 심어. 메주콩이여. 어제는 시원하더니 오늘은 뜨겁네. 날이 더워졌어. 다 심으면 들깨도 좀 하려고. 농사지은 지 한 65년 됐나. 애들은 이제 그만하라고 하는데 땅을 가만히 놀릴 수 있나. 아직은 괜찮은데 다리가 아파서 병이여. 무릎이 문제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4일 충북 괴산군 괴산읍 신기리의 고추밭에서 신영찬(81)씨 부부가 두둑을 만들어 비닐을 깔고 있다. 신씨는 “최근에 내린 비가 고추밭에서 넘쳐 인삼밭으로 흘러 내렸다”며 “비 넘치는 것도 막을 겸 들깨도 심을 겸해서 두둑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양파 밭을 애써 돌아간다. 동네 분들이 “양파 때문에 어째?” 라고 걱정을 한다. “많은 양이 아니어서 괜찮다”고 웃어 보이지만 마음 한 구석에 있는 눈물주머니가 새려고 한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동네에서 제일 좋다던 양파가 병에 걸려 잎이 새까맣게 말라 녹아내린다. 한 두 해 농사지은 것이 아니니 사실 이것쯤은 그냥 넘길 수 있다. 이보다 더 할 때도 많았다. 이 양파를 키우기 위해 작년 가을부터 들였던 남편과 나의 노동은 그냥 술 한 잔으로 잊어버릴 수 있다.그러나 가슴에 맺히는 것 한 가지가 있어서 좀 마음이 아프다. 볕이 몹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쌀 생산조정제 시행에 따른 타작물 재배 품목에는 조사료, 콩, 인삼, 들깨 순으로 재배의향이 집계됐다. 정부는 이들 품목에 대한 수급관리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조정제(논 타작물 재배지원 사업) 신청 결과 8일 기준 3만4,600ha가 참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쌀을 대신해 심는 품목별 면적을 분석한 결과 △조사료가 1만4,610ha로 가장 많고 △콩 8,955ha △인삼 933ha △들깨 667ha △옥수수 648ha △감자 575ha 순으로 나타났다. 마늘·참깨·양파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농진청)은 ‘2018 식량작물 종합 상담을 전국적으로 실시, 농업인에게 필요한 기술과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3월 강원도 인제군을 시작으로 오는 9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전국 18개 시‧군을 순회 방문해 9개 작목(벼‧보리‧감자‧고구마‧콩‧팥‧옥수수‧들깨‧잡곡)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실시되는 식량작물 종합 상담은 공통 관심 사항에 대한 공동 상담과 관심 분야별 전문적인 개별 상담, 방문 요청 농가에 대한 현장 상담으로 나눠 진행한다.개별 상담은 △품목별 재배관리 △토양관리 △병해충 방제 △가공‧유통 등 분야별 전문 상담사가 농업인과 일대일로 만나 진행한다. 현장 상담에서는 분야별 전문가 3~4명이 농가를 직접 방문
올해도 가뭄이 심하다.아침부터 밭을 둘러보니심어놓은 고구마, 콩, 땅콩,깨, 들깨들이 목이 말라 축 처져 있다이곳저곳 물을 퍼 부어 주다보니학교 갈 시간이다. 너희들 목마른 거 해결됐으니이제 80 평생 목이 말라학교에 가야겠다. 수많은 글자와 숫자가 보였으나고개를 숙이고 살았어요.팔십나이 넘어 새 세상을 만났어요.눈이 열리니 마음이 기쁘고 버스도 묻지 않고 타요.고개 들고 살피니 내 눈이 바빠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류갑희, 재단)이 밭작물 종자 7작물 16품종을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공급한다.재단에서 공급하는 종자는 전량 미소독 상태로 공급되며 대부분 2017년산이다. 종자를 필요로 하는 농가에서는 내달 2일까지 재배지 관할 지역의 농업기술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총 공급 물량은 41톤에 달하며, 신청된 종자는 3월 초부터 공급할 예정이다.재단은 △콩 △팥 △녹두 △조 △수수 △들깨 △참깨 7작물 중 특히 소개할 가치가 있는 품종으로 △선풍콩 △다유들깨 △아라리팥 △다현녹두 등 4가지를 꼽았다.‘선풍콩’은 장류 및 두부용으로 사용되는 콩으로 황색 대립종이다. 도복과 꼬투리 터짐에 강하며 기계화 재배가 용이한 신품종이다. 중남부 2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5일 이진모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전문지 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농업과학원이 농업의 첨단 과학기술 접목과 6차 산업화를 이끌어 가는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노력해 온 이 원장에게 2017년 농과원의 한 해 성과를 들어봤다. 2017년 주요 성과를 요약하자면?농업 R&D 중추기관으로 기술개발에 최선을 다했다. 연구개발 관련 사업을 관리하고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등 효율적으로 기관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8년에서 2027년까지 앞으로 추진할 분야별 중장기 연구개발 기술로드맵도 수립했다. 농업기계화 어떻게 추진됐는지?밭농업 기계화율 제고를 위해 농기계 개발에 앞장섰다. 감자의
하나로마트에 가면 “우리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다”, “신선한 수입과일이 있다”.어떤 것이 농협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것이며, 소비자의 발길을 유도하는 방안이 될까? 이번에야말로 하나로마트 수입농산물 판매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농민들과, 이에 질세라 보란 듯이 바나나 판매에 열을 올리는 농협이 충돌하고 있다.조합장 등 마트 관계자를 만나 어째 그렇게 바나나 못 팔아서 안달이냐 다그치면 “다문화 가정을 위한 거다”, “이 없는 노인들이 찾는다”, “촌 양반들 야유회 갈 때 많이 사간다”, “학교급식 간식메뉴다”, “마트는 구색을 갖춰야 한다” 등등 준비된 답변이 줄줄이 흘러나온다. 참 연구도 많이 했다. 그 연구정신이면 무엇을 못할까 싶다.그런데 이 문제는 도시를 낀, 상대적으로 대형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