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초록색도, 빨간색도 한 점 없다. 아직도 물기가 남아있는 고추밭엔 누렇게 말라 죽은 고추가 바닥에 깔린 흙빛과 섞여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벼는 살았지만 고추는 죽었다. 삼면이 논으로 둘러싸인 전남 영광 박영란씨의 고추밭은, 파릇파릇한 벼들 때문에 더욱 황량해 보였다.4월 중순에 심어 아침저녁으로 덮어주고 영양제를 줘 가며 4개월을 넘게 돌봤지만 남은 것은 없다. 전남에 세 차례 쏟아부은 집중호우. 이미 2차 호우 때 박씨의 고추밭은 100% 피해를 입었다. 1,200평의 밭에서 단 한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농업재해 국가책임제 도입! 섬진강댐 방류 수해참사 국가배상!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 전면 개정!’ 전남 농민 대표자 합동 기자회견이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당사 앞에서 진행됐다(사진).기자회견엔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영암 금정 대봉감 작목회 등의 농업단체와 주요 대표자가 참석했다.전남 농민 대표자들은 기자회견에서 “겨울 고온 피해, 냉해, 장마 피해, 집중호우 피해, 태풍 피해 등 농민들은 힘겨운 자연재해와 연이어 싸우고 있는 중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코로나19와 자연재해로 극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 처지를 타개할 농정과 예산확대를 국회에 촉구하는 자리가 어렵게 성사됐다. 코로나19로 시시각각 국회 상황이 변하면서 날짜와 시간을 변경한 끝에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산림비전센터 국제회의실에서 농민단체와 이개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비로소 마주했다. 농민의길·농축산연합회·축산단체연합회·농업인단체연합회 등은 ‘농민공동행동(38개 농민단체)’으로 결집해 한목소리를 냈고, 이개호 위원장도 적극 나서겠다고 확약했다.이날 농민공동행동측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최근 집중호우로 잃어버린 소들은 귀표를 통해 다시 원래 주인에 돌아갈 수 있었다. 국내에서 사육하는 소의 귀에는 고유 이력번호가 표시된 귀표가 붙어있어 해당 농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는 지난달 30일 설명자료를 통해 폭우로 잃어버린 소를 귀표를 확인해 되찾은 사례를 소개했다. 경남 합천군 율곡면 소재 축사에서 지난 폭우로 잃어버린 소는 20여일 만에 발견돼 화제가 됐다.또 다른 율곡면 소재 축사에서 떠내려간 소는 90㎞ 떨어진 경남 창원시 대산면 낙동강 둔치에서 10여일 만에
정부부처 간 책임 미루기에 이번 수해와 관련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수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명확히 이번 수해의 책임을 가려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지고 다목적댐을 넘어 근본적인 수해 예방 시스템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지난달 31일 섬진강유역 수해 피해 지역 주민대표들은 서울 국회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주민대표들은 각 시군별로 1인시위를 하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수해 재발방지 및 실질적인 피해보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같은날 감사원을 찾아 수자원공사에 대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농가경제 자료 분석결과 과수·채소·벼·축산 등 모든 품목의 농업소득이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농가경제 역시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업정책과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농가소득 증진에 맞춰야 하는 이유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은 지난달 24일 ‘2019년 농가경제 실태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9 농가경제 자료를 보다 세밀히 분석해, 농업과 농촌의 경제실태를 진단할 수 있는 근거와 개선점을 제시하고 있다.2019년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광주시농민회 회원들이 지난 2일 다시 광주광역시의회 앞에 모여 규탄대회를 열었다(사진).광주시농민회가 지난 7월 이정환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9월 임시회에서는 농민수당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지난 2일 열린 임시회의 산업건설위원회에 상정된 22개의 안건 중 그 어디에서도 농민수당 조례안을 찾아볼 수 없어서다.광주시농민회는 이날 광주시의회 앞에서 “안건에 없는 건 농민수당에 대한 심의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지역 농민들에 대한 홀대와 무시”라며 “8월 한낮의 폭염,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1일부터 2주 넘게 지속된 호우에 전국이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38명, 실종 4명, 부상 8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이재민은 5,551세대 9,834명에 달한다. 시설피해의 경우 4만9,321건으로 잠정 확인됐는데, 공공시설 1만8,566건과 사유시설 3만755건으로 추산될 정도다. 아울러 농업분야 피해는 침수 2만7,633ha와 낙과 308ha, 유실·매몰 1,340ha로 파악됐다.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농협 경제지주가 지난 1일부터 ‘2020년 쌀 수확기 종합상황실’ 운영에 돌입했다.농협 경제지주는 지난 1일 서울시 중구 본관에서 ‘2020년 쌀 수확기 종합상황실’ 현판식을 열고 12월 말(잠정)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사진).농협 경제지주는 종합상황실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산지농협(시·군농정지원단)-지역본부 상황실-본부 종합상황실’로 이어지는 양방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실시간 정보 취합과 공유를 통해 올해 쌀 수확기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농협 경제지주는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정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경기 부천에 사는 김정희씨는 지난 2일 시장에 장을 보러 가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밥상물가 비상’ 기사에 큰 지출을 각오하고 집을 나섰는데, 생각보다 너무 저렴한 채소 가격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지난달 상순까지 이어진 장마와 집중호우는 농촌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다. 벼·과수·채소 할 것 없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소비자 물가체감도가 높은 채소류의 가격이 일시 상승했던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애당초 밥상물가를 운운할 상황은 아니었다. 시기상 마늘·양파는 이미 수확이 끝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건고추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함에 따라 정부 비축물량 방출에 관한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비축물량 방출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지만, 농민들은 농가 소득보전과 장기적 수급위기 대비를 위해 방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건고추 가격은 유례없이 긴 장마와 7월 말~8월 초 집중호우를 계기로 급격한 오름세를 탔다. 직접적인 침수·유실 피해도 있지만 그보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진 병해가 원인이다. 7월까지만 해도 600g당 9,000원대였던 도매가격이 지난달 상순 이후 1만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8월 초부터 보름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침수뿐만 아니라 산사태 피해도 다수 발생했다. 산사태는 농지의 매몰이나 유실을 불러와 농민들의 복구 부담이 훨씬 가중된다.그런데 이와 같은 산사태 피해지역 가운데 일부에선 피해의 성격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에 가깝다며 보상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이어지고 있다.오이 주산지인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는 그런 지역들 가운데 하나다. 월림리는 마을 뒤에 위치한 500m 높이 산지에서 쏟아져 내린 토사로 많은 주택과 농지를 잃었다.이곳 피해 농민들은 이번 산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축산업계에서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은 지난 20일 대전시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중앙회 차원에서 집중호우 피해 농가 돕기 성금을 모금하기로 결정했다. 한우협회는 이달까지 모은 모금을 특별재난지역 등 집중호우 피해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한우협회가 조사한 한우농가 피해 현황을 보면 축사파손 및 침수, 퇴비사 파손 등 피해건수는 176건에 달하며 총 1,385마리의 한우가 폐사 또는 실종된 걸로 집계됐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집중호우로 피해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호우피해 축산농가의 피해상황과 경영안정 지원방안을 밝혔다.농식품부에 따르면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축산분야에선 19일 기준 한우 1,200마리, 돼지 6,900마리, 육계 149만4,000마리, 산란계 15만마리, 오리 25만8,000마리가 폐사되고 벌통 1만군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폐사 비중은 전체 사육마릿수에 비교하면 0.03%(한우)에서 2.8%(오리) 수준이다.농식품부는 가축재해보험에 가입한 피해 축산농가는 손해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보험금을 신속하게 지급하고 미가입 축산농가는 행정안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이개호, 농해수위) 결산심사 전체회의에서 부실한 현행 농업재해대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여·야 간 질타가 쏟아졌다.이날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산림청·농촌진흥청 등 관계부처의 2019년 결산보고를 받은 위원 대다수는 아열대성으로 변화하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재해 복구비를 현실화하고 재해보험을 확대·개선하는 한편 노후저수지와 댐 관리 체계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들은 이를 위해 몇 배 이상의 예산 확충이 필요하다며 관계부처에
한국판 뉴딜=재난 자본주의?국가적 재난 상황은 기업(자본)이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캐나다 저널리스트 나오미 클라인은 이를 재난 자본주의라고 했다. 재난 자본주의란 전쟁이나 자연재해 같은 사회적·자연적 재난 등의 위기상황 이후, 자본의 지배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나오미 클라인은 충격적인 사회적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이용해 지배세력을 위한 체제를 더욱 공공히 했던 남미와 동유럽, 남아프리카와 러시아, 이라크, 아시아 등의 사례를 통해 재난 자본주의를 설명하고 있다.또 코로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전라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가 현장 농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개선안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전달했다. 전남도는 기상이변에 따라 자연재해가 매년 일상화됐으며 이에 대비해 농가가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도록 농작물재해보험 제도개선 사항 12건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전남도에 따르면 농작물재해보험은 태풍, 집중호우 등의 재해 발생 시 농가가 유일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보험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농가 보상기준을 매년 하향하는 실정이다.특히 올해는 사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제8호 태풍 ‘바비’의 한반도 북상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달 초 집중호우에 의한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의 한 시설하우스에서 지난 25일 경찰들이 하우스 철골 해체 작업을 하고 있다. 약 2,400평에 달하는 하우스에서 오이를 재배해온 농민은 “아직 복구 작업도 끝나지 않았는데 태풍까지 올라온다고 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집중호우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작업이 한창이다. 설치해놓은 야생멧돼지 울타리와 포획틀을 점검하고 접경지역 하천을 따라 확산되는 부유물을 조기에 제거하는 게 관건이다.ASF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집중호우 이후 ASF가 확산되지 않도록 △야생멧돼지 울타리·매몰지·포획틀 점검 △하천 주변·도로 일제 소독 △농장단위 방역조치 △하천 부유물 제거를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발생건수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경기·강원 북부 7개 시·군에서 총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간장협회(위원장 우춘홍·고은정)가 광복절을 맞아 산분해간장 추방 캠페인을 진행한다.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분해하고 탄산수소나트륨으로 중화해 각종 조미료·색소·방부제를 첨가한 화학조미료다. 외관만 간장과 비슷할 뿐 맛에서도 차이가 있으며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이라는 간장의 기본적인 정체성에조차 부합하지 않는다.국내 대규모 제조업체들은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혼합하는 방식(식품유형상 ‘혼합간장’)으로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데, 산분해간장의 혼합비율은 대개 70~90%대에 이른다.산분해간장의 기원은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