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지를 갈아엎기 위해 투입된 포크레인과 농민들 사이 팽팽한 긴장감이 내리쬐는 햇빛보다도 매서웠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인근에서 보리를 수확하던 농민들은 트랙터와 트럭으로 포크레인 길목을 막아섰고, 한 시간 정도 대치 상황이 지속된 후에야 해남희망에너지(주) 관계자가 현장에 나타났다. 농민들은 굳은 얼굴로 관계자들과 마주섰지만, 그들 입에선 한 마디의 말조차 기대할 수 없었다.간척지에서 보낸 수십 년의 세월이 일순간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울분을 토해냈다. 하지만 역시 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 애지중지 농사지어온 땅을 송두리째 빼앗길 처지에 놓인 농민들이 있다. 땅 주인의 대리인과 매년 농지임대차 계약을 맺어 왔고 그렇게 농사짓기를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저농약 농지는 무농약으로, 무농약 농지는 유기농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강산도 변한다는 시간동안 농민들의 손으로 일궈낸 값진 성과는 좋은 품질의 유기농 쌀로, 합당한 수준의 가격으로 인정받았다. 판로 또한 안정적이었다.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발전 사업 추진 소식에 농지 소유주는 임차 농민들에게 경작 금지를 알리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이 지난 11일 ‘토지공개념에 기초한 농지관리 제도 개선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경자유전 원칙의 현대적 의의를 찾고 토지공개념의 관점에서 농지 공공성과 공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농지관리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김홍상 농경연 원장은 “문재인정부가 토지공개념 내용이 규정된 헌법 개정(안)을 2018년 국회에 발의했고 그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 왔지만 대부분 부동산 대책의 일환이었다”며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 및 농지가격 급등 등의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당연한 의무마저 방기한 국회, 낙제점도 줄 수 없다.농민 대표할 전농 조직 후보, 4.15 총선으로 국회 입성시키겠다.”양정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농민 편에 설 국회의원 한 명 없다는 게 얼마나 절박한지 이미 경험했다.농업과 농촌·농민 의제를 실현시킬 농민 후보를 당선시키자.”유화영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여야를 떠나 정부 눈치 보지 않고 농민을 대변해야 진짜 농민 국회의원이다.농민 이름 팔아 출세하려는 국회의원을 뽑아선 안 된다.”정학철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 “농업·농촌·농민에 무관심한 국회의원은 필요없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는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과 당·청 주요인사, 농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용노동부, 환경부와 함께 ‘2020 업무계획’을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업무보고 공통주제는 ‘국민과 함께하는 더 좋은 일자리’였다. 농식품부는 일자리를 키워드로 한 청년농민 창업지원과 스마트농업 확산, 민간투자 활성화 계획을 보고했고, 공익직불제 안착을 부처 핵심과제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장은 ‘여전히 소통 없는 정책’이 반복될 것이라는 비판과 ‘더 관료화 됐다’는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지난 9일 열린 제374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친환경농업육성법, 농지법 등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관 법률안이 무더기 통과됐다. 농업관련 주요 법률안을 정리한다. 학교·유치원도 친환경농산물 우선 구매╽친환경육성법 일부개정미래 세대의 건강과 친환경농산물 판로 확대 두 측면에 모두 도움을 주는 법안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친환경농산물 인증품 우선구매를 요청할 수 있는 기관이 현행 공공기관과 농어업단체에서 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까지 확대됐다. 또 다양한 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감사원이 지난해 4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공정관행 및 규제 점검’ 결과,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 공사)가 용역계약업체에 대한 부당요구 및 부담전가, 공정경쟁 저해 등의 불공정관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감사 공개문에 따르면 공사는 안전진단용역을 수행하면서 과업내용과 무관한 스마트기준점(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으로 측량좌표의 기준점을 확인할 수 있는 표지석) 설치 및 저수지 시설물 제초작업 등을 요구해 공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 약 5억원을 계약업체에 전가했다.공사는 지난 2015년부터 2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촌에서 땅을 터전삼아 농사짓고 문화를 향유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는 예로부터 ‘농민’이라 불러왔다. 하지만 오늘날 국가는 이들 농민을 ‘농업이라는 산업에 종사하는 주체’라는 사무적인 관점에서 ‘농업인’, ‘농업경영체’라 칭하고 있다.농업인은 농민과 온전히 같지 않다. 그저 농사지으며 살아가기만 해선 안되고, 법률에 따라 △1,000㎡(300평) 이상을 경작하거나 △연간 120만원 이상의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연간 90일 이상을 농업에 종사해야 농업인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다.실제 농사짓는 농민이라면 번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사실은 지난 1년을 ‘멘탈붕괴’ 속에 보냈다. 막내동생을 시작으로 5개월 사이 형제 셋을 잃고 나니 슬픔과 충격에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한편으로 이제 내 차례구나…, 그런 생각도 자연스레 들었다.”그래서 김 장관은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명예직함도 모두 정리하고 글 쓰는 일에도 손을 딱 뗐다. 다른 모든 활동은 정리했지만 13년째 옥상에서 하는 ‘쿠바식’ 상자텃밭농사만큼은 여전히 집중하고 있다. 외부 직함은 버렸으나, 도시농부 이름만은 가장 나중까지 지키고 싶기 때문이었다.“내 신산한 마음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충남 당진시농민회가 정부의 쌀 감산 정책으로 인해 당진낙농협동조합(당진낙협)에 임대한 간척농지의 경작권 반환을 요구하며 당진시청 앞에서 지난해 12월 9일부터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사진).특히 농민들은 농성 16일째인 지난해 12월 24일 김홍장 당진시장과 김춘기 농림축산식품부 간척지농업과장을 각각 항의 방문하고 타 용도 전환에 따른 경작농지 부족으로 실업자가 될 위기라며 당진낙협 조사료단지로 조성 중인 대호간척농지와 석문간척농지의 경작권 반환을 요구했다.당진시농민회는 김 시장을 만나 “당진낙협이 50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 공사) 농지은행이 고율의 이자·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는 지난 2일자 본지 보도에 공사가 즉각 반박했다.공사 측 설명자료에 따르면 임대수탁사업의 수수료 5%는 농지은행에 토지를 위탁한 농지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것이며, 정부 재원 투입 없이 운영되는 사업의 특성상 공사는 해당 수수료를 사업 운영비로 충당하고 있다. 임차농민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으므로 농민을 상대로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공사가 임대수탁사업 대상자로 선정하는 농지의 소유자는 고령·질병 등의 이유로 영농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최근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 공사) 농지은행 사업에 대한 지역 농민들의 문제 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번엔 농지은행을 통해 농지를 임차할 경우 임차료가 지역 통상 수준을 훨씬 웃돈다는 지적이다.전북 군산에서 20년간 친환경 벼를 재배한 김석호(48)씨는 “그간 160만원을 내고 빌리던 농지였는데 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이 매입하고 나서부터 임차료가 192만2,000원으로 올랐다”며 “군산지사에선 관행 임대료를 기준으로 삼는다는데 해당 농지는 이모작이 가능하지도 않고, 습답이라 농사짓기 좋은 여건도 아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국농어촌공사(사장 김인식, 공사)가 부채 농가의 경영회생을 목적으로 추진 중인 ‘경영회생지원사업’과 여러 농지은행 사업이 사실상 고리대금업자의 이자놀이와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다시금 제기됐다.지난 10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종회 무소속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공사는 지난 2014년 이후 농지은행 임대수탁사업으로만 수수료 244억9,000여만원을 챙겼다. 임대수탁사업의 경우 임대차가 허용된 농지 또는 자경이 불가능한 농지를 농가로부터 공사가 임대수탁 받아 임차농민과 연결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이날 토론회는 ‘기본권으로서의 농민권리, 한국사회에서의 의미’라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헌법에 농업조항 신설, 국가 책무 명시해야한 교수는 농민권리선언이 실천되는 매개로 ‘헌법’을 주목했다. 문재인정부 개헌 논의 과정에서 농민헌법에도 깊이 관여했던 한 교수는 “최근의 시대적 흐름이라 할 수 있는 농업의 다기능성에 대한 인식, 식량안보 혹은 식량주권의 이념에 대해 헌법적 관심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농민은 정치·경제적 주체는커녕 동원의 대상이나 교화, 수탈의 대상으로만 몰려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충남 당진시 우강면에서 쌀소득보전직불금(직불금) 부정수급 사례가 발생해 농민들의 성토가 들끓고 있다.A사례는 농지 소유주 강모씨가 멀쩡하게 경작하고 있는 농지를 마을 이장 이모씨가 주민 홍모씨와 공모해 임대한 것으로 서류를 위조, 3년간 직불금을 부정수급한 사건이다. 이를 파악한 당진시가 지난 7월 22일 고발 조치했고 인근 농민들이 B사례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B사례는 이장 이씨가 외지인인 농지 주인으로부터 농지를 위탁받아 마을 주민에 재임대를 주고 직불금은 본인이 수령했다는 의혹이다.지난달 28일 신
[한국농정신문 박경철·장수지·장희수 기자]지난달 27일 국회 의원회관엔 청년농민들의 절절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목소리가 흘러넘쳤다. 청년농업인연합회와 황주홍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이 주최하고 이 주관한 ‘청년농업인정책, 현장의 목소리를 담다’ 토론회를 통해서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청년농민의 목소리를 지면에 옮긴다. 농업정책, 대농 위주에서 벗어나야최근 친환경 인증을 신청했다. 974㎡, 300평이 조금 안 되는 규모다. 심사는 무사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감독관님께서
올 여름, 청년농업인연합회는 청년농민들이 바라는 농정을 주제로 수기 공모전을 열고 우수한 수기들을 시상했습니다. 대산농촌재단이 후원하고, 은 수기 심사에 참여했습니다. 은 지난달 31일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을 포함, 수상작 4편을 매주 지면에 담습니다.청년농민 현윤정(강원 홍천)부모님이 계시는 강원도 홍천 서면 모곡리로 귀농을 결심하고 내려온 지 만 3년째이다. 나는 농민으로 살기로 결정하면서 친환경 농업을 하는 소농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땅을 살리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농촌 생활, 농업이야
우리 농정이 길을 찾아야 한다. 농산물시장의 완전개방과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가격은 품목을 바꿔가며 폭락을 거듭하고 있고, 농가의 실질소득은 감소해 농가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곡물자급률은 23.4%까지 떨어졌고 농업인력 고령화율은 42.5%로 늘어났다.농지는 절반 이상이 비농업인의 손에 들어가 있고, 비농업인의 직불금 불법수령과 함께 임차농은 투명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정권교체로 국정방향은 바뀌었지만, 농정방향과 농민의 삶은 과거와 다를 바 없다는 탄식이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새 정부가 출범한 지 2년이 지난 마당에, 농정철학
오늘날 대표적 농업문제라고 하면 농산물 수입개방과 농산물 가격문제를 꼽을 것이다. 1995년 WTO 출범 이후 본격화된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농업은 지난 20여 년 동안 강력한 구조조정을 당해왔다. 농산물 개방과 맞물려 농지문제 또한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다.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은 지난 20여 년 동안 훼손될 대로 훼손됐다. 예외적으로 인정되던 비농민의 농지소유는 점점 더 확대되는 방향으로 농지법은 누더기가 됐고 농지를 둘러싼 불법과 편법 더욱 난무해졌다. 이제 경자유전이 사문화됐으니 폐지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닻을 올렸다. 현판식에 이어 최근 각 분과위원 구성을 확정하면서 마침내 농업개혁을 논의할 판이 깔린 것이다.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여태껏 제자리걸음만 걸어왔던 공익형 직불제 도입 또한 추진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우리 농업은 개방농정과 산업화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극심한 쇠락의 늪에 빠졌다. 농가당 평균 농업소득이 연간 1,000만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직불제 개편은 농산물 가격지지와 함께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문제는 직불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