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쌀값안정과 수급대책은 정책질의 ‘0순위’로 꼽히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쌀값폭락은 농민에겐 재난”이라며 쌀값 해결의 골든타임을 올해로 지목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최근 5년간 수확기 쌀값을 보면 농민들의 ‘아스팔트 농사’는 당연한 분노였다. 9월 산지쌀값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더욱 확연하다. 2013년엔 17만5,089원이던 80kg 쌀 한가마 가격은 2014년엔 17만748원, 2015년엔 16만801원 그리고 지난해인 2016년엔 14만3,112원 줄곧 내리막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엔 13만원 마지노선마저 무너져 12만9,421원으로 시작해 9월 15일 현재 13만2,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문재인정부 첫 국정감사가 오는 12일부터 31일까지 4주간 열린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켜켜이 쌓인 ‘적폐’를 국회를 통해 걷어내는 첫 시험대가 된다는 점에서 촛불시민들이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노동계는 최근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해 노동자들이 반발했던 ‘양대지침’을 공식 폐기한다고 밝혀 훈풍이 불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공정인사 지침, 취업규칙 지침 등 양대 지침 폐기 방침을 통해 노동분야 적폐 근절에 성큼 앞장섰다.MBC·KBS 양대 방송사도 방송 정상화와 낙하산 인사 근절 등 언론적폐 근절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총파업을 진행 중이다. 사회 곳곳이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 달성을 위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백남기 농민은 보성지역에서도 깊은 신망을 얻고 있었다. 그를 아는 지역민들은 한결같이 ‘겸손하고 검소했으며 합리적인데다 자신의 이익을 뒤로 하는 사람’이라고 그를 기억했다.웅치 들녘에서 만난 한 농민(60)은 “백남기 농민이 이장을 할 때 나는 왕초마을에서 영농회장을 맡아 만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장은 봉사직인데 백남기 이장이 잘 보여줬다”라며 “나도 그가 쓰러진 뒤 2번 서울에 올라갔다. 같은 농민으로 정말 참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남기 농민과 먼 친척뻘인 임용식(65)씨는 어릴적부터 그와 왕래했다. 임씨는 “남기 형은 전학을 많이 다녔는데 항상 부춘마을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남기 형은 대학교를 다닌 뒤에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전남 보성군 웅치면 유산1리 부춘마을. 고 백남기 농민의 고향이자 1982년 귀향한 뒤 약 33년 동안 삶의 터전이었던 곳이다. 백남기 농민이 애착을 갖고 지켰던 부춘마을 밀밭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보성읍에서 웅치면소재지로 들어서는 길 옆엔 웅치초등학교가 있다. 백남기 농민은 잠깐 고향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경찰 공무원인 부친을 따라 자주 이사를 가야 했던 걸로 알려졌다. 1929년 개교한 웅치초는 지난 3월 보성남초등학교로 통폐합되며 폐교됐다. 지난 20일 찾은 웅치초교는 닫힌 교문 뒤로 수풀만 무성했다.면소재지로 진입하지 않고 중산리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유산1리로 진입하는 길이다. 이 길로 보성강을 건너면 왕초마을이 나온다. 유산1리
[한국농정신문] 2016년 9월 25일, 백남기 농민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셨습니다.억울한 죽음 앞에 농민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경찰의 시신 탈취를 막기 위해 영안실 앞을 지켜야 했습니다.암담했고 힘든 나날이었습니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사과하고 몇가지 인권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촛불혁명으로 이뤄낸 것이며, 그 촛불혁명은 백남기 농민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박근혜정부의 폭정에 시달린 국민들은 백남기 농민을 지키기 위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모여들었고, 국민적 힘은 촛불광장으로 번져갔으며 마침내 11월~12월 촛불혁명을 탄생시켰습니다.백남기 농민의 삶과 정신이 양심있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국가폭력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지난 19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공권력 집행에 대한 과거 정부의 과오를 인정함으로써 드디어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대책이 수립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군사정권이 물러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표면적으로는 집회·시위에 대한 자유의 범위가 넓어졌으나, 정치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민중집회를 탄압하는 기조는 지난 7일 사드 추가 반입 과정에서 보이듯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국가의 그러한 태도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 바로 국가폭력 불처벌의 역사다.지난 2005년 참여정부 당시 농산물 시장 개방에 항거하다 목숨을 잃은 고 전용철·홍덕표 농민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도시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감소로 향후 수십 년 내 소멸될 위기에 처해있다. 사람들은 떠나고, 아이는 태어나지 않는다. 원인은 따로 있지 않다. 그들의 근간이자 일터인 농촌과 들녘이 노동의 대가를 돌려주지 못하는,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손대지 않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고 백남기 농민을 비롯해 수많은 농민이 떠나간 보성의 들녘. 그곳에 남은 이들의 한숨과 무기력함을 통해 그가 자리를 박차고 상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되새겨본다. 쌀의 재배면적과 생산량, 농촌의 수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 지역은 공교롭게도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소멸 위기에 처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최근 연구 ‘한국의 지방소멸 2’에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A지역축협은 지역 하나로마트에 축산물을 공급하려고 갔다가 현실의 벽을 느꼈다. 고정매대에 자리를 지정받고자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행사매대에서만 판매가 가능하고 이마저도 판매금액의 20%를 수수료로 내야한다는 조건이었다. 공공연하게 들어왔던 ‘하나로마트에 가면 장사꾼 취급을 받는다’, ‘중앙회에서 줄을 잘 서지 않으면 입점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고 한다.또 자체 비료공장에서 만든 비료를 지역농협에서 우선적으로 사용해줄 것을 건의했다가 거절당했다. 공정거래법에 위반되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의구심이 들 만한 대목이다. 농협사료를 계통구매하고 사용량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고 갑질이 아닌가. 더 파고들고 싶었으나 부딪혀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지난 8월 농협의 전관예우 논란이 일었을 때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본인의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면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제2의 동학혁명을 준비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나 전국한우협회 회원농가들이 농협중앙회의 적폐청산을 외치며 서울로 상경하고 있다. 김홍길 회장에게 농협중앙회에 어떤 변화를 왜 요구하고 있는지 물었다. 농협중앙회의 변화를 한우협회가 앞장서서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여태껏 미뤄왔기 때문에 우리 농업과 농협이 이렇게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농협의 적폐청산을 주장하고 집회를 준비하면서 굉장한 압박과 통제를 받았다. 그렇지만 죽어가는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서야한다고 생각했고
“시작부터 잘못됐다.”농협과 축협이 통합된 지 17년이 지났지만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17년 동안 축협은 농협 조직에서 소외감만 쌓아왔다. 지난해 11월 전국 축산인들이 축산특례의 존치를 요구하기 위해 상경했던 것도, 지난 12일부터 전국한우협회 회원들이 서울 서대문 농협중앙회 앞에서 ‘농협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 것도 그 소외감이 뿌리다.축산농가를 위해 경제사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지역축협과 품목축협은 농협경제지주의 안심축산, 자회사 목우촌 그리고 지역농협과도 사업영역을 두고 경쟁에 여념이 없고 도시형축협은 신용사업에 집중하며 축산을 영위하지 않는 도시 조합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사이에서 축산농가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전달되지 못한 채 허공을 맴돌고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역축협 조합원이 1,600~1,700명 정도 되는데 축산농가는 20%도 안 된다. 기존에 축산 하시던 연세 많은 분들이야 어쩔 수 없지만, 무자격조합원을 그대로 두고 경제사업은 뒷전인 채 신용사업만 하니 그 피해가 고스란히 축산농가에 돌아올 수밖에 없다.”경남의 한 지역축협 조합원의 하소연이다. 지난 2015년 3월 치러진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전후로 불거진 무자격조합원 문제가 여전하다는 목소리다.농림축산식품부는 당시 그해 10월까지 “일선조합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지역별·품목별 조합의 특성을 반영한 조합원 기준을 구체화하고, 현행의 조합원 수에 따른 조합 설립인가 기준에 판매사업 규모, 관할구역 규모, 약정조합원 수 등을 추가해 차별 적용하는 방안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전국한우협회가 농협 적폐 청산에 두 팔을 걷었다. 한우협회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앞 집회를 시작으로 7일간 1차 릴레이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농민대회엔 전북의 한우 농민들이 황소까지 이끌고 참가했다. 농협 적폐를 청산하지 않으면 한우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참가자들은 주요 관계자들의 발언 중간 중간 “농민 피 빨아먹는 도둑놈들”, “농협 해체하라”, “회장 나와라”라고 소리치며 성난 농심을 격하게 표출했다. 또한 지역축협을 통해 농민들의 집회불참을 시도한 정황까지 드러나며 주요 관계자의 발언 수위가 더욱 격해졌다.정윤섭 한우협회 전북도지회장은 대회사에서 “농민은 굶어죽는데 농민 생각은 눈곱만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업은 생태·환경·문화·먹거리 등 인간 삶의 근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농업의 쇠락은 농업과 연결된 이 모든 요소들의 쇠락을 초래하며, 종국엔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하지만 철저히 산업화되고 도시화된 현대사회의 기준에서 농업이란 ‘후진적’이고 ‘비효율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분야일 뿐이다. 입으로는 모두가 농업의 중요성에 공감한다지만, 중요도에 걸맞은 대접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자체가 결국 산업화와 도시화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이 그렇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우리는 하나의 원칙을 세워야 한다. 확고부동하고 영향력 있는 원칙이 세워진다면, 우리가
개헌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적지 않은 농민들이 여의도를 찾았다. 토론을 경청하는 농민들의 눈빛은 오히려 종전 어느 토론회보다도 반짝이고 진지했다. “지역 순회 토론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좀 내 달라”는 김관영 의원의 부탁에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농민들이 광주전남 토론회에 갔는데 인원제한이 있다고 들여보내 주지도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농민권리 신장과 헌법개정’ 토론회는 개헌에 대한 농민들의 열기를 소화할 또 하나의 커다란 분출구로서 마련됐다. 의원들의 기조발표와 해외인사들의 사례발표, 그리고 현장성과 전문성을 두루 선보인 종합토론까지. 개헌 논의를 앞두고 농업계에 중요한 체크포인트가 될 이날의 토론을 지상중계한다. 주최는 이개호·위성곤(이상 더불어민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600명 모일 뻔한 걸 200명으로 줄인 거다.”지난달 30일 전라남도 무안군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우리밀 재고해소와 식량자급률 확대를 위한 대정부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최성호 구례 우리밀가공공장 대표가 한 말이다. 오전 11시 기자회견이 시작하기 30분 전부터 전남도청 앞은 200명 남짓한 농민들 및 우리밀 단체 관계자들이 모였다. 원래 600명이 모이려 했다는 건, 우리밀 정책에 있어 손 놓은 정부에 대한 농민의 분노가 그만큼 크단 의미였다.기자회견을 위해 모인 농민들은 각자 하나씩 흰색 손 피켓을 들었다. 피켓엔 다음과 같은 구호들이 적혀 있었다.‘우리밀 자급률 제고를 위한 주정과 군납정책 즉각 시행하라!’‘주정원료 1만톤은 우리밀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우리밀 재배 농민들은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쌀값 폭락으로 어려운 농촌 현실을 탈피하고자 우리밀 재배란 대안을 선택했건만, 이젠 밀 수매마저 안 되는 상황이다. 1만5,000톤의 우리밀 재고는 여전히 각지의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밀 농가들의 수입원마저 끊길지도 모르고, 더 나아가 겨우 버티고 있는 우리밀 농업 근간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현 상황은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정부는 2020년 우리밀 자급률 목표를 5.1%로 상정한 뒤, 생산성이 높단 이유로 농민들에게 백중밀 품종을 적극 권장하고 보급했다. 해당 품종에 대한 시장 수요 및 품종의 맛과 질 등에 대한 구체적 분석은 결여됐다. 그 결과 농민들은 백중밀 생산에 적극 나서 자급률을 높였지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한국의 밀 농업을 사람의 건강 상태로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가쁜 숨만 몰아쉬는 중환자 상태다. 1950년대 미국의 원조경제로 미국산 잉여 밀이 대거 들어오는 과정에서 국내 밀 생산기반은 1차 타격을 입었다. 이미 이 때부터 거의 99% 수준의 수입 밀이 국내 밀 시장을 잠식했다.한동안은 정부의 밀 수매로 근근이 버텼지만, 그마저도 1984년 전두환 정권의 전격적인 밀 수매 중단조치로 2차 타격을 입었다. 이때 국내 밀 자급률은 0.2%. 사실상 전멸 직전 수준이었다.우리밀의 ‘사망 선고’를 막기 위해 앞장선 건 정부가 아니라 농민들이었다. 농민들은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우리밀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다. 2004년엔 우리밀을 전문적으로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농식품부에 따르면 2년(2016·2017) 연속 우리밀 생산량이 3만8,000톤을 기록하면서, 우리밀 재고 1만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우리밀농협을 비롯한 생산자측은 정부의 주선으로 ‘한국주류협회’와 주정용사용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생산자측은 20kg에 수매가인 4만2,000원을, 주류협회는 주정용 보리계약재배가격인 3만9,000원을 제시하고 있다. 물량도 5,000톤과 1만톤이 줄다리기 중인데, 핵심 관건은 주정용 가격차이인 3,000원에 있다.농식품부 식량산업과는 예산문제로 차액지원은 어렵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우리밀세상을여는사람들’ 송동흠 운영위원장은 “우리밀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가 우리밀의 생산지속성, 맥류산업 안정을 위해 1만톤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정부가 우리밀 자급률 목표를 5.1%로 세웠으나 구호에 그치고 있어 우리밀을 심을수록 농가 고충이 늘어나고 있다. 자급률 목표에 걸맞는 정책 부재가 우리밀 증산을 가로막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실제 농식품부 식량산업과에서는 “자급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재고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적정생산이 필요한 때”라고 엉뚱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고무줄 자급률, 10% 높였다 5.1% 낮췄다농림축산식품부가 우리밀 자급률 향상에 정책적 관심을 모은 배경엔 2007년, 2008년 세계적인 곡물파동이 있다. 세계적인 흉년이 들자 수입하는 곡물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에 의존했던 곡물 자급률에 경각심이 발동했다.2008년 정부는 당시 1%에 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