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노인 한 명이 세상을 뜨는 건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달리 말해 ‘역사’와 ‘전통’이 사라지는 일이라 볼 수 있다. ‘농촌소멸’ 이야기가 나오는 이 시대는, 5,000년 우리 농촌의 역사와 문화가 통째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의 시대이다.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남기고자 모인 농민들이 있다. 경상남도 거창군 웅양면 14개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온 농민들이 그들이다. 2016년 3월, 14개 마을 농민들은 “우리 동네를 알아보자”는 취지로 ‘하성(적화)마을역사연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 농민들은 고대부터 농업과 관련된 춤과 노래를 발전시켜왔다. 전통 춤 중엔 벼농사 과정의 쟁기질, 모내기 등 노동 과정을 형상화한 춤들이 많았다.벼농사 때 부르는 노동요도 있었다. 마을 사원의 승려는 농민들이 논에 들어갈 때, 쟁기질하는 물소의 이동에 맞춰 “오~ 암마(Amma)!”, “오~ 아포(Appo)!”라 ‘응원가’를 불렀다. 여기서 ‘오~’는 바다의 소리를, ‘암마’와 ‘아포’는 각각 어머니, 아버지를 뜻한다.마을 사람들은 집을 결코 외떨어져 짓지 않고 대가족마냥 모여서 집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전국적인 농민수당 도입 움직임과 공익형직불제 시행 등에 힘입어 최근 농업의 공익적 역할 및 다원적 기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 국제기구마다 차이는 있지만 농업과 농민, 농촌이 가진 공익적 역할 등에 대한 개념과 영역은 대개 비슷하게 구분된다. 특히 문화적 기능으로서의 문화유산 보호 및 전통문화계승, 문화 전승 등은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농업의 공익적 역할·기능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아울러 지난 2018년 12월 17일 유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 해 농사 시작을 알리는 영농발대식과 추수 전 풍년기원제, 대동놀이 등 농촌 지역사회서 치러지는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소리, ‘농악’이다.지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농악은 ‘공동체 의식과 농촌 사회 여흥 활동에서 유래한 대중적인 공연 예술 중 하나’로 정의된다. 그간의 산업화로 우리 농촌이 가진 농경사회 고유 모습은 퇴색되고 있지만 농악을 비롯한 우리 전통문화는 농민들에 의해,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에 의해 유지·보전, 계승되고 있다.특히 대부분의
[한국농정신문 한우준·박경철 기자]양파·마늘 생산농민들과 농림축산식품부가 가격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을 위해 손을 잡는다. 그 형태는 의무자조금이다. 기존의 농축산자조금 조직들이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두 주체는 과연 어떤 생각으로 자조금이란 해법을 내세우는지 들어봤다. “수입물량 관리·유통구조 개선에 목숨 걸겠다” -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 자율성 확보에 대해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직 차원에서 자조금 참여를 결정했다그간 마늘 관련 정책은 농민 의견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탁상행정으로 ‘이럴 것이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마늘·양파 의무자조금은 농민 주도형 수급정책 모델을 지향한다. 때문에 농민들도, 농식품부도 기존의 의무자조금들보다 훨씬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 핵심은 자율성·주체성 보장에 있으며 논의 초기부터 농민-농식품부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자조금의 자율성 화두는 일반적으론 기금 운용에 관한 것이다. 의무자조금엔 농가 거출금과 최대 1대1 비율의 정부 보조금이 투입된다. 때문에 자조금의 운용을 대의원들이 의결했다 하더라도 다시 농식품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는 자조금의 자율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의무자조금은 오랜 기간 축산의 전유물이었다. 2004년 양돈을 필두로 한우·우유·계란·닭고기·육우·오리 등 2015년까지 7개 축산 의무자조금이 출범했다. 원예품목의 시작은 축산의 마지막과 맞물렸다. 2015년 인삼을 시작으로 친환경·백합·참다래·배·파프리카·사과·감귤·콩나물·참외·절화·포도 등 지난해까지 12개 의무자조금이 조성됐다.이들 품목은 모두 축산·과수·시설채소다. 자조금을 거출할 확실한 거점이 있거나, 조직화가 양호하거나, 계통출하율이 높은 품목들이기 때문이다. 농가 수, 특히 중소농의 수가 많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성공적인 의무자조금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는 선경험자의 조언과 고충을 들어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다.자조금 협회 중 규모가 가장 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민경천 위원장은 “자조금이 잘 운용되기 위해선 자조금 목적에 맞는 사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농가들에게 용도를 잘 설명해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거출한 자조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면 농가는 이에 불만을 갖고 미납율이 높아진다는 것. 아울러 민 위원장은 “초기에 양파·마늘 의무자조금의 거출액이 적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소농이 사라지면 국가와 공동체도 망가진다. 소농을 배제하는 농정은 농민층을 양극화시킴으로서 절대 다수의 농민들을 가난하게 만든다. 농민들은 땅을 빼앗기며, 그 땅에서 자라던 토종작물도 사라지게 된다. 농업생산량도 감소하는 데다 오랫동안 유지된 지역공동체가 해체되며, 최악의 경우 농민들을 무법지대로 몰아넣는다.소농 배제 정책으로 공동체와 국가에 피해를 끼친 일부 사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특히 멕시코 사례는 ‘농업선진국’을 표방하며 개방농정으로 나아가는 한국의 반면교사가 될 만하다.‘소농 보전책’ 제 손으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금 우리 밥상 위의 주요 농산물은 거의 대부분 소농들이 만들어낸다. 특히 밭작물 재배의 경우 현재 영세한 규모로 농사짓는 고령농이 세상을 떠나거나 그 후계농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대가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소농이 밭작물 생산을 얼마나 책임지고 있는지 보기 위해 평균재배면적을 파악해 봤다. 통계청이 매년 진행하는 주요 밭작물 재배농가의 경지규모·판매금액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양파농가의 경우 전체 5만7,270농가 중 재배면적 2ha 미만인 농가가 4만3,200농가(전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선언(농민권리선언)은 지난 2018년 1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최종 채택됐다. 국제농민운동단체인 비아캄페시나가 2008년 공식적으로 명문화한지 10년 만에 거둔 성과다.이 선언이 가리키는 농민은 누구이며 권리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다 보면 결국 중소가족농 혹은 소농이 가진 다기능성과 맞닿게 된다. 소농은 많이 쓰이는 정의이지만 명확히 규정된 바는 없다. 선언이 지향하는 바를 우리 사회에 적용하는 것도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농민권리선언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해 12월 24일 영광군에서 만난 이승헌(42)씨는 아버지 농사를 물려받아 4년 전 귀농했다. 생각보다 벅찬 농촌생활이었지만 마을 어른들의 도움으로 차츰 적응해가는 중이다. 최근엔 농민회 대마면지회 사무장을 맡아 마을좌담회 준비와 소식지 편집에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청년소농이라 할 수 있는 그의 농사일기를 들어보자.귀농할 때 계획은?적게 벌고 자급자족하겠다는 생각으로 귀농을 오게 됐다. 그래서 사람들과 만남도 피하려 했는데 농촌생활이 그렇지 않더라. 농사를 지으려면 기계도 빌려야 하고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