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선거 벽보는 선거가 치러지고 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전통적 선거운동방식이다. 지난해 3월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당시에도 전국의 농협마다 부착된 각 후보별 벽보는 농민조합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조합장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어땠을까?전국 어느 지역농협에서도 선거 벽보는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는 의무 규정이 없다고 하지만 농촌 현장과는 멀어진 채 깜깜이로 치러진 농협 회장 선거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농협 개혁 전문가들은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마무리된 지금이 직선제를 비롯해 농협 관련 선거제도를 개선할 적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간선제와 깜깜이 선거 등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까닭이다.농협 개혁 진영은 지난해 3월 치러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이후 위탁선거법 개정과 더불어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등을 촉구해왔다. 선거 이후 어김없이 돈 선거와 무자격조합원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진 데다 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제대로 치러야 한다는 요구에서다. 이 같은 요구에 대통령직속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이전과 마찬가지로 금품 및 향응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시에 ‘깜깜이 선거’도 여전했다. 투표권이 없어 제3자가 돼버린 조합원과 지역농협 조합장 소외 문제 등은 농협 회장 선거 제도 개선의 당위성을 부여한다.간선제인 농협 회장 선거는 후보자 입장에서 농업문제 해결방안보다 유권자인 대의원 조합장들의 입맛에 맞는 공약으로 표심을 얻는 것이 수월하다. 그러다 보니 모든 후보자들이 조합장만을 대상으로 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다. 자신이 회장이 되면 농협중앙회 자금을 통해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해 말 이뤄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오는 4월 15일 총선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농민들의 투표 참여도에 따라 농민 출신 국회의원들을 얼마나 당선시킬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그 동안의 지역구 의원 선출 중심 선거제는 거대양당 중심으로 흘러왔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당들이 의석을 기대할 수 있던 공간은 비례의석 47석이었다.그러나 기존 선거의 병렬식 비례의석 배분방법 또한 거대양당에게 유리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사상 최초로 2명의 농민 출신 비례의원(강기갑·현애자 의원)을 당선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20대 국회가 실망감만 가득 안은 채 임기를 마쳐가고 있다. 농민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했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활동기간 내내 ‘맹탕’이란 눈총을 받고 말았다.지난 2016년 4월 총선은 야권이 승리하며 ‘여소야대’의 20대 국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의 일방적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결과였다. 그 뒤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나며 촛불항쟁이 시작됐으며 국회는 이같은 민의에 따라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다음해인 2017년 5월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김영호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지난달 2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중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농민전략명부 후보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민중당은 비례명부 2번을 농민전략명부로 정한 바 있다. 민중당이 오는 총선에서 정당득표 3%를 획득할 시 당선이 유력한 순번이다. 오는 5일 전농 대의원대회에서 전농 후보로 확정을 앞두고 있는 김 전 의장을 만나 오늘날 농민 정치세력화가 필요한 이유를 들어봤다.현 농정의 문제는 무엇인가?최근 정부가 WTO에서 쌀 관세율 513%를 지켰다고 혹세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민의 정치세력화는 급진전되는 정세 변화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업·농민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농민들이 정치의 주인이 되자는 것이다. 농민의 손으로 만들고 운영하는 정권을 세우자는 것이다.’2003년 11월 4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채택된 농민정치세력화 방침은 이렇게 시작한다. 전농은 2000년 총선까지만 해도 정당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신중한 토론을 거쳐 민주노동당을 통한 농민정치세력화에 뜻을 모으게 됐다.이어 다음해인 2004년 총선에 6명의 농민후보가 출마해 2명의 농민 국회의원이 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업은 1차산업이다. 흙바닥에서 작물을 키워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생산적’인 활동인 농업을 기반으로 우리는 생활을 꾸리고 문화를 향유한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식생활과 식문화다. 그렇기에 우리는 농업을 통해 식량주권과 국민 먹거리 안전을 이야기한다.하지만 먹거리가 농업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먹거리지만, 농업 생산물은 우리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된다. 식용 작물의 부산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고, 애초에 식용 이외의 목적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경북 의성의 전통시장에는 대를 이어 100년을 영업하고 있는 솜틀집이 있다. 농민들이 수확한 목화를 가져오면, 100살 먹은 일제 기계가 ‘타르르르…’ 돌아가기 시작한다. 목화에서 씨를 발라내고 솜을 모으는 것이 조면기, 솜을 고르게 뭉쳐 모양을 잡는 것이 타면기다. 솜틀집 주인 양영섭씨가 조면기로 ‘목화를 안고’ 타면기로 ‘면을 타자’, 포슬포슬하게 각 잡힌 이불솜이 완성된다. 모든 게 신통방통한 광경이다.솜틀집이 100년을 꾸준히 영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에 드물잖게 목화를 심는 농가가 있기 때문이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 점점 따뜻해지는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재배가능한 아열대 작물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한 작물은 더 이상 음식으로만 쓰이지 않고 자연에 무해한 친환경 생활용품으로도 쓰인다. 바로 ‘공심채’다. ‘모닝글로리’라고도 불리는 공심채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먹는 국민 채소인 동시에, 빨대로서 유용하게 쓰인다.공심채(空心菜)는 이름대로 속이 비어있는 채소다. 공심채의 텅 빈 줄기엔 얇은 막이 있는데, 이를 긴 막대로 뚫어주면 튼튼한 빨대가 된다. 흔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도 공심채를 접할 수 있다. 홍창욱 공심채농업회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식용 호두나무와 가래(못 먹는 호두)나무 9속 63종이 북반구 온대·아열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전라남도 장흥에 식용 호두나무도 아니고 가래나무도 아닌 유일무이한 호두나무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다.주인공은 약 300년 전 우리나라 자생 수종인 가래나무와 외래 수종인 식용 호두나무가 자연교배돼 나타난 장흥 귀족호도나무다. 귀족호도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1속 1종 밖에 없으며 그 열매는 특이한 형태를 띄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장흥이 서로 다른 기후대(남부 해안지역은 온대성 기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경기 인천의 강화도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화문석이다.화문석의 한자는 꽃 화(花), 무늬 문(紋), 자리 석(席)으로 왕골(완초)을 이용해 꽃무늬 등을 넣어 손으로 직접 짠 돗자리다.강화도 화문석이 유명한 이유는 고려시대 왕실 진상품으로 알려져 있어서다. 1980년대엔 강화도에 화문석 장이 들어설 정도로 수요도 많고 생산량도 많았다. 집집마다 왕골을 직접 재배하고 화문석을 짜던 시절이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농가의 주요 부업으로 꼽힐 정도였다. 하지만 값싼 중국산 수입 돗자리가 범람하며 수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