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동무!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습네까?”“나이가 드니 쪼그라들었지! 잘 지냈는가!”제3차 남북농민통일대회가 2007년이었으니 기약 없이 끝나버린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 10년 전 일이 됐다. 다시 만나면 몰라볼 줄 알았지, 이렇게 대번에 알아볼 줄 알았나. 안 그래도 별 생각 없이 따라온 정동진에서 운 좋게 북측 응원단을 만나 우리는 하나라고 외쳐대는 통에 코끝이 찡했는데 주책없이 눈물이라도 흐를까 애를 먹었다.‘설봉호’의 갑판 위에서 가까워지는 북쪽 땅을 처음 바라본 게 2001년 7월 17일이다. ‘정말 내가 금단의 땅을 넘은 것인가?’ 무더운 여름날의 뭉클함은 도무지 잊을 수가 없다. 엄연히 다른 나라를 방문한 것이지만 음식도 입에 잘 맞고 처음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춘천에선 지금 감자심기가 한창이다. 농가에 따라선 큰 일이 끝나고도 남았을 시점이지만, 이달 중순 봄비치고는 꽤 길게 내린 비 탓에 파종은 이제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우두동의 한 감자밭에선 앳된 청년들이 2인 1조로 짝지어 일명 ‘찍개’라 불리는, 삽 두 개가 빨래집게처럼 붙어있는 특수 모종삽으로 씨감자를 심고 있었다. 한명이 찍개로 비닐을 뚫고 땅을 찍으면, 나머지 한 명이 두 삽 사이의 구멍으로 씨감자를 넣어 파종을 마치는 식이다. 본래 ‘찍개’는 특수한 기후를 가진 산간 지방의 고랭지에서만 주로 사용하고, 일반적인 노지에서는 감자를 더욱 깊게 심기 위해 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감자가 수분에 노출 돼 썩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모처럼 포근해진 아침날씨인데 단잠 깨운 주인을 원망이라도 하듯 트랙터가 툴툴거리며 하우스 안을 누빈다. 논산시 가야곡면 이택현씨의 하우스에선 이른 아침부터 흙먼지가 날린다.이 하우스로 말할 것 같으면 지금까지 줄곧 벼 육묘장으로만 써온 공간이다. 못자리 후 땅을 놀리는 게 아까워 지난해부터 여기에 밭작물을 심기 시작했다. 겨우내 남아있던 무밭이 갈아엎어지고, 올해는 고추 모종이 자리를 잡을 예정이다.요즘은 농사가 몹시도 얄궂다. 재작년, 수확한 쌀의 절반을 가을에 출하하고 절반은 가격이 오를 때를 대비해 남겨뒀었는데 그만 된통 폭락을 맞아버렸다. 작년엔 어땠나. 재작년의 아픔을 교훈삼아 가을에 몽땅 출하했더니 출하하고 나서 가격이 쑥쑥 오른 것이다. 설상가상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달 8일 경북도내 몇몇 지역을 뒤덮어버린 눈은 농업시설에 적잖은 피해를 입혔다. 겨울이 지나고 땅이 녹으며 연약해진 지반에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까지 내렸기 때문이다.경북 상주시 화동면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신현호(56)씨도 당시 내린 눈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다. 신씨는 “눈이 쌓인 것을 알아차린 새벽녘, 집 가까운 밭 2,000평의 비가림 시설은 이미 무너진 상태였고 나무 역시 손조차 쓸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다른 밭 사정을 살피려고 식구들과 미끄러지면서도 꽁꽁 얼은 언덕을 넘었다. 기특하게 버티고 있던 시설의 망과 비닐을 칼로 찢어냈고 얼음물이 쏟아져 다들 흠뻑 젖었다. 덜덜 떨면서도 큰 피해는 면할 수 있어 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춥지도 덥지도 않은 3월의 날씨. 벌써부터 논밭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는 농민형제들이 많다. 하지만 죽어라 일해도 쌀값은 오르지 않고 20년 전 쌀값과 똑같다. 고추, 배추, 양파 심어 재미 좀 볼까하면 여지없이 수입해서 가격을 떨어뜨린다. 그래도 어쩌겠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농사짓는 것 말고 또 뭐가 있는가.”지난달 27일 전북 정읍천변 어린이축구장에서 열린 정읍농민 영농발대식에서 박하담 정읍시농민회 사무국장의 발언이다. 박 국장은 “오늘은 논일 제껴두고, 밭일일랑 걱정 말고 허리띠 풀고 막걸리 한 잔 하면서 풍년농사를 기원하자. 또 우리 농업의 문제를 고민하고 어떻게 풀어나갈지 큰 힘을 모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기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설치와 직불제 중심 농정예산 구축의 과제는 겨우 열 달 만에 좌초 위기에 빠졌다. 이에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가 농민을 투명인간 취급한다는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정의 목표와 방향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면서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기구 설치와 농업예산 편성시 직불제 비중 확대를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당선 뒤 열 달이 지난 현재 이 공약은 문재인정부 농정에서 자취조차 찾기 어려운 상태다.최근엔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부터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농어업비서관실 선임 행정관까지 모두 사퇴하며 초유의 농정 컨트롤타워 공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에서 시계가 멈춘 모습이다. 농식품부가 적폐청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전 정부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힐난이 쏟아지고 있다. 농정 적폐청산에 나설 과감한 행동이 필요한 시기다.최근 농정개혁위원회 전국 순회 공청회 기획단계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농식품부 관료들의 간섭으로 일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관계자는 “공청회 발제로 경쟁력 중심의 농정적폐를 추려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농정 문제를 중심으로 준비했는데 농식품부가 반대했다”면서 “미래지향적이어야지 왜 과거에 집착하냐, 적폐라는 단어를 안쓰면 안되냐, 이명박·박근혜를 너무 강조하지 않았으면 한다, 발제가 너무 세다 온갖 얘기를
[한국농정신문 편집국]국민들은 광장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다. 엄동의 추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결국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했다. 3개월여 동안 진행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역시 국민의 뜻과 다르지 않았다.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그리고 2개월 후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2016년 말부터 2017년 5월 9일까지 진행된 일련의 사태는 우리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근혜의 탄핵은 외형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서 출발했지만, 그간 켜켜이 쌓여진 우리 사회의 적폐가 ‘박근혜’라는 상징을 통해 드러났으며 국민들은 그것을 청산하라고 촛불을 들었다.우리가 문재인정부를 촛불혁명정부라 부르는 이유다. 따라서 적폐청산이 문재인정부에게 부여된 제1의 과제다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지난달 25일 충북에서 ‘협치와 소통’의 첫 발을 뗀 농정개혁위원회(위원장 정현찬, 농개위) 전국 공청회는 기존 농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농민들의 실망만 키워가고 있다. 여기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사퇴로 농개위는 단일 위원장 체제로 전환되기까지 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개최 예정이었던 전남 공청회가 돌연 취소됐다. AI로 일정이 지연된 경기와 기상악화로 취소된 제주에 이어 세 번째로 공청회가 무산되자 장관 부재로 농개위의 동력이 상실된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다행히 26일 강원 공청회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불안은 잠시 가라앉은 듯 보인다. 고작 5회를 진행하는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청회였지만, 인정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정권이 바뀌고 농산물 도매시장에도 바야흐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십수년간 쳇바퀴 논의에 그쳤던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이제야 점차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시장도매인제는 경매제를 고수하다 정체돼버린 도매시장에 자극과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하지만 개혁의 바람이 부는 건 아직 가락시장 뿐이다. 국내 농산물 도매시장의 대명사격인데다 그동안 개설자가 꾸준히 개혁을 고민해 왔던 곳이기 때문이다. 전국 30여개의 여타 도매시장들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이런 가운데 홀연 대전 도매시장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대전광역시(시장 권한대행 이재곤)는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로부터 도매시장 관리에 대한 지적을 받은 뒤 조례·조례시행규칙 개정을 통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산물 도매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으며 대외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 내 경쟁요소 제한에 있다. 도입 초기엔 거래질서 확립과 농가 판로확보에 혁혁한 역할을 했던 경매제지만, 도매법인의 독과점적 지위와 지나치게 안정적인 수익구조는 차츰 도매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자리잡았다.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매시장이라면 소수의 도매법인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중앙도매시장의 경우 수익규모는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농민이나 농협, 일부 중도매인들이 불안정한 소득에 고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농업분야의 자본이 도매법인에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안정적인 고수익이 보장되는 한 도매시장 발
농산물 거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거래의 효율성을 높여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 보호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1985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개장을 시작으로 2018년 현재까지 총 32개의 공영도매시장이 운영 중에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생산 청과물 중 60.6%가 도매시장을 경유하여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다는 점에서 도매시장은 여전히 국내 농산물 유통의 가장 중요한 중심축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현재의 도매시장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보호라는 당초의 건립 취지에 충실하기보다 오히려 개별 유통주체의 이익을 위한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 도매시장의 주요 유통주체인 도매시장법인은 농업인으로부터 농산물의 판매를 위탁받아 경매 또는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중도매인에게 판매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2017년 초, ‘먹고 살기 위해 도매법인에 제출할 출하 단가와 수량을 조작했다’는 쪽파중도매인들의 양심선언이 있었다. 상장 상태에서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위탁 거래를 맡고 있는 광주쪽파중도매인들 얘기다. 이에 쪽파를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해달라는 출하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도매법인과 관리주체 광주광역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전국에서 거래되는 쪽파 물량 대부분은 경매를 거치지 않고 중도매인의 손에서 거래된다.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쪽파의 특성상 출하자에서 소비자로 물량을 직접 넘기기 위해 위탁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광주에서 쪽파는 상장예외 거래품목이 아니다. 즉 거래는 중도매인이 하지만 거래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농업에 대한 정의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농민 및 전문가들은 사회적농업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누군가는 그 정의의 범위를 좁히자고 하고, 또 누군가는 정의의 폭을 넓게 만들어가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적농업이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고,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데는 대부분이 동의한다.우선, 사회적농업의 정의를 넓게 가져가잔 측은 사회적농업이 단순히 ‘취약계층 대상 복지’의 수준을 넘어, 범사회적인 지속가능성 확보와 각 구성원 간 결합에 대한 고민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농업을 단순히 복지적 관점, 경제적 이윤 창출 관점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최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농식품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도 사회적농업 관련 정책을 준비 중이다. 아직 사회적농업에 대한 논의와 정의 마련이 덜 된 상황에서, 정부의 향후 사회적농업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주목된다.정부는 이미 지난해 7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에서부터 2018년에 사회적농업 시범사업을 실시함과 동시에, 이와 관련된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식품부는 지난달 28일 사회적농업 지원사업 대상자 공모를 시작했다. 현재 농식품부가 지원하고자 하는 유형은 교육·돌봄·고용 등 세 가지 분야인데, 모두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중심 내용이다.다만 농식품부는 이 세 가지 유형을 혼합했거나 그 이외의 형
[홍기원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삶의질정책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현재로선 국내 유일의 사회적농업 연구자로 꼽힌다. 유럽연합이 사회적농업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각국에 법률 정비를 권고한 데 주목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안식년인데도 충남 홍성을 찾아 이 지역의 사회적농업 실천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회적농업, 정의를 내린다면?농업활동을 통해 사회통합을 추구할 때 사회적농업이라 부르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에 평균 이하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배제됐다’고 설명한다. 이들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려 사회 안에서 섞여 살아가도록 하는 게 사회통합이다.사회통합은 사회복지제도를 통해 국가가 하는 방법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충남 홍성군 장곡면 도산리엔 개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새로운 개념의 두 협동조합 농장이 마주하고 있다. 한편엔 ‘젊음 빼면 시체’인 귀농 희망자들이 모여 유기농 쌈채소류를 재배하는 젊은 협업농장이 자리잡고 있다. 다른 편엔 지역의 만성정신질환자들이 허브와 꽃을 재배하는 행복농장이 있다. 두 농장은 사회적농업이란 개념이 알려지기 전, 이 마을에 터를 만들고 새로운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젊은협업농장은 2011년 자본도 경험도 없는 젊은이들이 농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고안해낸 농장이다. 이곳엔 귀농·귀촌을 희망하거나 일정기간 동안 농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아 생산활동을 직접 하며 온 몸으로 농업을 배우고 있다. 현재는 9명이 함께 하우스 8동에서 적상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우린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오더니 ‘이것이 사회적농업’이라고 하더라.”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구에 따라 수십조원에서 수백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농업은 그 가치에 맞먹는 대중적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들쑥날쑥한 농산물 가격과 먹거리 불안 때문에 농업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농업은 갈팡질팡하는 정부정책에 휩쓸려 중심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생산성 대신 안전성을 택하라고 권하다가 뒤돌아서면 시장개방에 맞서 생산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농민들을 채근했다. 농업의 순기능은 시장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라는 독촉에 휩쓸리다보니 껍데기만 남은 명분이 되고 말았다.우리나라는 농업을 근간으로 한 깊은 역사를 갖고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일반 서민이 봤을 때 은행 융자가 힘든데 저 사람들은 귀농 이유만으로 정부가 손쉽게 융자해준다는 추측이 생겼다. (부정수급이) 한 건이라도 터지면 뻥튀기돼서 전체가 매도되고. 뭇매를 맞는 것이다. 그렇게 퍼지면서 ‘귀농인 지원해도 되나’, ‘또 농촌에서 그럴 줄 알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지난달 29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한 하우스에서 만난 귀농 12년차 금창영(48)씨의 목소리다. 정부의 귀농·귀촌 정책지원자금 부정수급 보도를 바라보는 현장 귀농인들의 우려는 심각했다.하우스 주인인 귀농 10년차 우진미(52)씨는 “부정수급자가 100명중에 1명인데 이를 부각시켰다면 문제”라며 “귀농에 실패한 사례라면 융자금을 반납하면 되는데 사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귀농·귀촌지원금이 이른바 ‘먹튀’의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자체 감사 결과를 통해 귀농인 대상 지원사업의 실태가 세상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 초 관련내용이 TV 뉴스로 다시 한 번 뿌려지며, 여론 속에서 악한 귀농인은 이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물론 정말 부정한 의도로 지원을 받은 사례가 확인됐다. 그러나 보고된 모든 사례를 의도된 행동, 고의적 부정으로 여겨야할지는 고민이 조금 더 필요한 문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융자금 지원의 경우를 보자. 예를 들어 영농을 조건으로 저리 대출을 받은 귀농인이 영농을 통한 정착에는 실패했지만 다른 업종을 택하거나 다른 농촌으로 이주해 계속 버티며 살아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