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작년에 냉이 씨앗을 세 번이나 뿌렸어. 뿌리기만 하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쓸려가고 쓸려가고…. 고생했지. 9월 중순까지 뿌렸으니께. 요새 냉이값이 한 관(4kg)에 4만원인가. 값은 좋다는데 사람이 없어서 어차피 다 못 캐. 한없이 놔둘 수는 없고 이달 안에 감자도 들어가야 해서 좀 캐다가 접어야지. 겨우내 병원 다니느라 일을 거의 못 했어. 심어놓고 안 캘 수는 없고 몸만 안 아프면 많이 하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사과농사만 거의 40년 다 됐지. 이 밭은 다 부사여. 전정하는데 (원예)지도원이 나와서 조언을 해주니까 일이 쉬워. 농사를 오래 해도 전정할 땐 다 비슷비슷하거든. 또 수확량이랑 바로 연결되는 거라 판단하기도 쉽지 않고…. 혼자 하면 아무래도 (가지를) 많이 아끼게 돼서 일이 늦어지는데 지도원이 설명해주면서 같이 하니깐 도움이 많이 돼. 오늘은 우리 작목반 회원들도 함께라서 일이 더 빨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을에 농산물집하장이 있는데 거기서 매일 (시금치) 경매가 열려요. 중도매인들이 농협 직원들과 오는데 물건을 보고 가격을 매기면 몇 시간 후에 입금돼요. 멀리 가지 않고도 경매를 보니깐 편하죠. 보통 설 지난 후엔 가격이 좋지 않은데 올해는 좋아요. 10년 가까이 같이 일하시는 분들도 다들 값이 좋다고 하세요. 노지 시금치라 수확 전까지 하얀 부직포로 덮어 놓는데 이게 햇볕도 투과되고 서리 내린 후엔 수분도 공급해서 당도가 좋아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시금치) 좋은 건 다 팔았어. 끝물이여. 오늘 조합에 낸 건 4만4,000원(10kg) 받았지. 평년 같으면 값이 안 좋을 땐데 전체적으로 물량이 적으니까 괜찮게 받았어. 아직 좀 남아 있는데 오늘까지만 캐고 정리하려고. 최근에 비가 너무 안 와서 가물다 보니깐 병이 왔어. 누렇게 변한 게 다 그런거여. 비가 왔으면 더 잘 됐을긴데…. 좀 쉬었다가 밭 뚜드리려고(갈아엎으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게 원래 브로콜리 딸 때 쓰는 가방인데 (적채를) 이거 메고 자른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어. 작년에 비해 수확량이 많이 줄었지. 날씨 영향이 큰 것 같아. 수확 초기에 날씨가 따뜻해서 병이 좀 왔거든. 노랗게 변하는 게 열병인데 이 때문에 초기에 갈아엎은 밭이 많아. 정상을 100이라 하면 70정도 수확한다고 봐야지. 한 상자에 2만5,000원에서 3만원 정도 하니까 값은 괜찮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복숭아도 종류가 여러 가진데 보통 다들 알기 쉽게 백도랑 황도로 나누죠. 이 나무는 천중도로 백도 계열이에요. 당도가 높아서 맛이 더 좋다고 하죠. 부모님이 농사짓던 농장인데 이제 연세가 많으셔서 일을 거의 못 하시니까…. 한 200주 정도 돼요. 겨우내 가지를 치는 데 사람 쓰기도 그렇고 일도 많아서 일찍 시작했어요. 아직 비전문가라…. 다리를 좀 다쳐서 일단 손 닿는 데까지만 쳐 내는 중이에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꽃농사 한 30년 됐지. 이게 일이 보통 많은 게 아녀. 국화랑 후리지아(프리지아) 심었는데 겨울에도 놀 새가 없어. 거름 내고 풀약도 치고. 순 키워서 나오면 잘라서 다른 밭으로 또 옮겨 심어야 되고. 그렇게 키워야 국화가 돼. 정말 손이 많이 가. 지금은 얼면 안 되니까 비닐을 한 겹 더 씌우려고 준비하는겨. (비닐을) 2중, 3중으로 쳐야 얼지 않지. 난로를 놓으면 좋은데 돈이 많이 드니까. 이쁘게 핀 거 보려면 6월쯤 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예전엔 바다였어. 그니께 염해 때문에 농사를 지어야 해. 안 그럼 후작이 별로여. 감자농사를 짓고 파이프를 다 빼. 나락을 심어야 되니께. 파이프를 넣다 뺐다 하니까 시간이 좀 걸리제. 올해는 다른 때에 비해서 열흘가량 더 늦었어. 땅이 질어서. 비가 많이 왔거든. 어제 심고 풀약 주려고 나왔는데 저쪽 문을 닫아놓으니까 수증기가 많이 올라와. 지열 때문에 안은 따숩고 바깥은 차니까. (씨감자가) 두 줄씩 들어갔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날씨가 안 좋고 인력도 달리고…. (감자를) 한창 심어야 하는디 늦었어. 하우스 설치하고 비닐 씌우는 게 문제여. 오늘도 (비닐) 작업한다고 사람 맞춰 놨는디 바람이 많이 분다고 그냥 갔어. 밭도 잘 말려야 하는디 눈이라도 오면 질어서 못 심어. 바싹 안 말리면 감자가 썩어. 날씨가 하라고 해야지 계획대로 잘 안 돼. 이달(12월) 안엔 심어야지. 하우스 문이 열려 있는 데는 아직 다 못 심었다고 보믄 돼. 일이 안 끝난 사람이 많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춧대랑 콩대를 정리해야 봄에 일하기가 쉽지. 비닐도 이렇게 다 걷어줘야 추위에 벌레가 죽고 그래. 날이 좀 추워도 일을 마무리해놔야 깔끔하지. 폐비닐은 마을에 따로 모으는 데가 있어. 갖다 놓으면 수거업체가 가져가. 이 밭엔 먹을 거 위주로 심었고 농사는 열두 마지기 정도여. 여기가 고향이여. 이때껏 농사만 지었는데 이젠 힘들어서 꾀가 자꾸 나. 새해에 농사 잘 지으려고 갈무리하는 거라고 써. 이름까진 내지 말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이 지게도 다 내가 살을 붙여서 만들었어. 이거 만든 지가 30년 가까이 됐지. 한창 일할 땐 여기에 100kg도 거뜬히 싣곤 했어. 이젠 30kg도 쩔쩔매. 메주콩이랑 서리탠데 저 위가 비탈밭이라 탈곡기를 못 써. 사람만 겨우 다니는 길이라. 다 지게로 날라야 돼. 일주일 정도는 바짝 말려야 터는데 날을 봐야지. 날이 좋으면 일주일 안에 털고. 다음 주에 와 봐. 혼자서 털어야 하니까 며칠은 해야 끝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메주 좀 쑤려고 (콩을) 심었지. 남의 밭인데 좀 얻었어. 메주콩도 있고 서리태도 좀 심었는데 올해 농사가 잘 안됐어. 가을에 비가 하도 와서…. 도리깨로 열심히 치는데 양이 많지 않아. 오늘 다 털고 들어가야지. 김장 때 쓰려고 배추도 심었는데 다 무름병이 와 가지고 쓸만한 게 별로 없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한 4,000평 심어야 하는데 사람이 없어. 평소 같으면 20여명씩 달라붙어서 이삼일 만에 끝내는데 일주일째 심고 있으니…. 애먹고 있지. 정말 울고 싶을 정도라. 농산물값은 안 좋고 인건비는 비싸고 정말 농민들 죽을 지경이요. 농민들이 살려면 투자한 만큼 돈이 나와야 하는데 절대 그렇게 안 나와. 이래 갖고는 농민들 살길이 없어. 양파농사만 50년 넘었지만 힘들어요, 힘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많이 오면 곡식이 잘 안 돼. 날씨가 안 도와줘서 올해는 (파종이) 좀 늦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늦지 않게 들어가네. 인건비도 비싸고 쓸 사람도 없고 해서 그냥 혼자서 심어. 기계로 심으니까. 마늘 농사지은 지 오래됐지. 안동 방송국에서도 몇 번씩 왔어. 오늘 다는 못해도 (씨마늘) 꺼내 놓은 건 다 심으려고. 올핸 2,000평 가까이 심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배추농사만 30년인데 이렇게 병이 온 건 처음이여. 가을배추로 내려고 3,000평 정도 심었는데 거의 수확을 못 했지. 약을 쳐도 소용이 없어. 병이 오더니 (배추가) 순식간에 망가지더라고. 배추가 좋다고 밭떼기로 (거래)했는데 다 취소되고…. 올해 농사 끝났지 뭐. 근데 밭을 정리해야 내년에 다시 심으니까. 인건비라도 아끼려고 매일 나와서 조금씩 정리하는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주업은 나무 키우는 사람이었어. 농사지은 지 좀 됐지. 논농사도 먹을 만큼 짓고. 팥(농사)도 좀 있어. 이렇게 천을 쳐 놓고 타작하면 (들깨가) 여기저기 안 나가고 모으기 쉬워. 향이 구수하지. 참깨는 고소하고. 기름 짜면 우리도 먹고 팔기도 하고 그래. 몇 병이나 나올진 털어봐야 알지. 이걸 빨리 털고 끝내야 후작으로 마늘이랑 양파가 들어가. 그래서 요새 일이 바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협에서 문자가 왔어. 1등 6만2,000원, 2등 6만원인가. 근디 이렇게 병이 와 갖고 나락값을 좋게 받을 수 있을런가 몰러. 신동진(벼)이여. 비가 자주 오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고. (나락이) 쓰러져 갖고 병이 온 께. (돌아오는) 설 쇠면 팔십인디 여태까지 농사만 졌제. 평생 농사져 갖고 5남매 다 대학까지 가르치고…. 이제 우리 논은 얼마 안 돼. 다 아들 논이여. (콤바인) 들어가는 데만 좀 베려고 나왔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별로 따지도 못했는데 (고추에) 병이 와부렀어. 조금이라도 따서 건조기에 넣어놔야 먹지. 그냥 놔두면 다 썩어부러. 고춧대 뽑기 전에 쓸만한 게 있나 싶어서 나왔제. 보험회사에서 나오긴 했는데 (보상이) 얼마나 나올지는 몰러. 이렇게 다 죽었는데 보상 안 해주면 되겄어. 30만원도 주고 40만원도 주고 그래. 어설프게 죽으면 보상도 안 준다네. 근디 농사 잘해서 안 타 먹는 게 좋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다른 집보다 서리를 덜 맞아서 그나마 양이 나오는 편이라. 끝물이기도 하지만 다른 덴 가봐야 (오미자) 없어. 동로면에서만 40% 가까이 줄었다는데…. 서리 때문에 수확이 영 없어. 원래 이렇게 끝까지 달려야 되는데 한두 개씩 달린 게 다여. 따는 거 안 따는 거 다해서 한 6,000평 짓는데 반반씩 나눠서 키워. 지금까지 7톤 정도 땄지. 평년 같으면 10톤은 따야 정상이여. 30% 준거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호박고구마랑 꿀고구마 섞여 있어. 처음 (모종을) 심고 나서 하나가 잘 죽더라고. 근데 빈 밭을 그냥 놔둘 수 없으니까 다른 걸 더 심었지. 올해는 일 좀 할만하면 비가 오더니 가을비는 더 자주 와. 밭이 좀 말라야 좋은데 질어서 캐기도 힘들어. 어제도 밤늦도록 캐고 오늘도 새벽같이 나왔지. 직거래로 파는데 오늘 가지러 온다니 만들어놔야지. 10kg에 3만원. 그래도 품값, 박스값 빼면 얼마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