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희옥이와 학업에 몰두하다 밖에 나서자 송진사네 대문 앞에 필상이 서 있었다. 병호가 아는 체를 하였다.“어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방구석에 누워 있댔자 별 수 있나?”그러며 곁에 선 희옥이에게 필상은,“이이가 그이인가보이.”하고 반가워하였다. 정여립의 용마 무덤을 보고 금산사를 다녀온 후 그는 자주 병호를 찾았는데 이야기 끝에 희옥이에 관한 말이 나왔었던 것이다. 하지만 희옥이는 필상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 어벙한 눈으로 쳐다보았다.“거야마을에 사는 사돈 형님이야.”병호의 소개에 희옥이가 냉큼 허리를 굽혔
내 나이 스물하나 꽃다운 나이에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보니깐깐한 홀시어머니와 시누이 다섯옆집 이웃에 시댁 어르신들왜이리 식구가 많고 일도 많은지 시집살이를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텨왔는지 눈물이 난다.왜 그렇게 시집살이를 시켰은지가족을 위해 살아온 내인생 가엽고 힘들었지만참고 잘살아왔다고 생각한다.지금 나는 행복하다나는 배우고 싶었던 한글공부를 시작해서더 더욱 행복하고 설렌다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올줄 몰랐다.나의 전성시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
전 서울대병원장이었던 한만청(89)씨는 생존율 5%라는 말기암 진단을 받고도 회복한 사람입니다. 그는 50대였던 1998년도에 간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여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다 치료된 줄 알았으나, 희망도 잠시, 곧바로 폐로 전이되어 생존율 5% 미만의 말기암 선고를 받습니다. 그러나 암을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한만청씨가 암 투병을 하면서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않는다, 또한 갑자기 등장한 의학 신기술 등에도 현혹되지 않는다, 오로지 ‘현대의학’만을 신뢰하고 암을 치
남산공원의 여러 시설 중에서 일요일이 되면 새벽부터 장사진을 이루는 곳이 있었다. 시립 남산도서관이었다. 일요일마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고, 주로 중고등학생들의 시험 기간이 낀 일요일이면 예외 없이 열람석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학생들은 도서관에 가서 무슨 특별한 자료를 열람하거나, 책을 대출받아 읽는 경우는 드물었다. 고등학생들의 책가방에는 교과서와 노트, 혹은 나 따위의 참고서가 들어 있었다. 그들은 ‘도서’가 필요해서 도서관에 간 것이 아니었다. 다만 앉을 ‘자리’가 필요해서 몰려
농촌특화형 성평등 전문강사들의 모임에서 대호농기계 홈페이지에 실린 광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2018년 5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에서 호칭, 성적인 은어들,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여성모델의 포즈 등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대호농기계의 광고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농기계를 남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기며 여성농민들을 배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역행한다며 광고 중단을 요구했던 기억이 났습니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성명서가 발표된 후 열흘 만에 대호농기계에서는 “농기계의 기능을 부각시키기 위해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한 것은 불찰이었다. 여성을 성적 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Q : 맛있는 밥맛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쌀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A :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쌀은 외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보관해야 품질 변화가 적습니다. 쌀을 저장할 때 온도가 높으면 쌀에 포함된 지방이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해 산도가 올라가고 냄새가 나고 밥맛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저장온도에 따른 쌀 품질 변화를 살펴본 농진청 실험에서는 4℃에서 보관한 쌀이 밥맛과 신선도, 색 변화가 가장 적어 품질이 가장 오래 지속됐습니다. 밥맛은 밥의 윤기로 밥맛을 측정하는
병호는 스승이 내준 제술(製術)을 짓기 위해 경서와 사서를 뒤적였다. 제술은 경서와 사서를 바탕으로 시와 부(賦), 표(表) 등을 짓는 과정이며 식년시나 별시에서도 치르는 시험이었다. 스승은 강회나 백일장을 포함해 초시와 복시까지 겨냥하고 병호를 훈련하는 중이었다. 시제를 찾아 책장을 넘기는데 묵직한 소리가 들렸다.“책만 뒤적여서야 공부가 이루어지는가?”창옷 입은 사내가 안을 굽어보는 중이었다. 훤칠한 키에 얼굴은 길고 볕에 그슬린 그를 병호는 한눈에 알아보았다. 일족의 어떤 참서가 벼슬을 사 세도를 부릴 적에 절골 제각에서 재떨이
더 이상 아프지 말고 살아요.지난번에 당신과 함께 소이산다녀와서 너무 좋았어요.맛있는 아이스크림도 사주셔서감사했어요.매일 공부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시는 당신이 최고예요.감사해요 여보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다한증 환자입니다.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나는 국소 다한증과 전신에서 땀이 나는 전신 다한증이 있습니다. 보통은 손이나 발, 겨드랑이 등 특정 부위에서만 땀이 나는 국소 다한증이 많습니다. 다한증은 다른 질환 없이 생기는 일차성 다한증과 특정 질환의 결과로 생기는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뉩니다. 이차성 다한증의 경우는 선천성 질환, 내분비 질환, 대사성 질환, 심혈관계 질환, 신경계 질환, 약물 남용, 척수 손상, 당뇨 등으로 인하여 생길 수
가족 단위로 공원에 올라 식물원을 관람하고, 연인끼리 케이블카에 올라타 공중을 나는 짜릿한 체험을 하고, 친구와 전망대에 올라 시가지를 조망하고…. 하지만 남산이 늘 그렇게 건전한 휴식처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자, 서울 시내 야경 관광할 사람 버스에 타세요! 두 사람만 더 타면 떠납니다! 기가 막힌 서울 밤 풍경 구경 갈 사람 얼른 타세요! 에이, 그냥 출발해야겠다. 자, 출발합시다, 오라이!초저녁, 화신백화점 앞 등의 종로통이나 광화문 부근에서는 서울의 밤 풍경을 구경시켜준다는 관광회사의 버스들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이곳저
가을 끝 무렵에는 농민들의 나들이가 잦습니다. 농사철에 밀렸던 각종 행사가 물밀듯이 밀려오기 때문입니다. 농촌인구가 줄었다고 단체나 모임이 준 것은 아니죠. 활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어지지는 않았으니, 어떻게 해서든 책임을 맡은 간부들은 맡은 역할을 해내려고 애를 씁니다. 덕분에 문턱이 꽤 높았던 단체들이 문을 활짝 열고서는, 가는 사람은 붙잡고 오는 사람은 대환영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 사람이 여러 단체에 중복으로 활동을 할 수밖에 없고, 단체활동도 품앗이로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역사회가 움직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자료 국립축산과학원]Q. 가축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겨울철의 축사 관리 방법이 궁금합니다.A : 축사 내부의 보온 유지를 위해 장시간 밀폐된 환경에서 환기량마저 줄어들면 가축의 호흡기 질병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겨울철에는 전열 기구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화재 발생 위험이 커지고, 폭설로 인한 축사 붕괴도 우려되므로 미리 축사 관리에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무창형 돈·계사의 경우, 입기구 날개의 틈새를 좁게 하여 들어오는 공기의 속도를 높이고 차가운 공기가 시설 내부의 상층부 따뜻한 공기와 섞일 수 있도록
얼마 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큰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곳 영동지역에서 좀 먼 곳이었지만 고속버스를 두 번 바꿔 타면서 너댓 시간이나 걸려 참석했다. 모처럼 세미나 발제가 있기도 했지만, 자주 뵐 수 없었던 많은 전국의 농민들과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 볼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1박 2일 동안 정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그런데 한 가지,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일이 있었다. 서울에서 회사를 정년 퇴임하고 1년 전 귀촌·귀농한 A씨, 그리고 평생 농업경제학을 전공하고 은퇴한 후 서울에 거주하는 학자 출신의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Q. 너무 갑자기 추워졌어요. 날씨를 종잡을 수 없네요!A : 올해 11월 날씨가 좀 당황스럽습니다. 11월인데도 일일 최고 기온이 20℃를 넘는 날들이 잦아 거리엔 반팔 옷을 입은 사람이 눈에 띌 정도였는데, 하루이틀 새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올해 11월~내년 1월까지 기상 전망)’에서 11월의 이상고온 일수 확률과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확률을 각각 40%라고 밝혔지만, 체감상으론 이상고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올겨울 날씨는 어떨까요? 11월
아마조꽃 붓꽃 후리지아꽃백일홍꽃 나 꽃 많아요꽃을 보고 있으면 생각나고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남편이 먼저 가신 지 37년이됐어요 보고 싶은 사람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10여 년도 더 전의 일입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건강을 생각해 배드민턴을 시작했습니다. 동호회 활동의 백미는 운동 그 자체에도 있지만 이어지는 뒤풀이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배드민턴에 조금 익숙해지자 아니나 다를까 운동 후 맥주를 곁들이는 시간도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광주 출신 동년배가 이런저런 이야기 중 “기관총 소리에 잠 못 들어봤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광주민중항쟁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경상도 출신인 저로서는 직접 겪은 일이 아니었기에 ‘이 양반이 우리 나이에 자다가 무
남산의 ‘서울타워’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일절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통제했는데, 전망대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도 마찬가지였다. 팔각정 부근에서도, 주요 건물이나 특히 청와대가 내려다보인다 해서, 시내 쪽을 향해서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못하게 막아섰다.-여기는 통제구역이니까 저 아래 분수대 쪽에 내려가서 실컷 찍으세요!경비원이 카메라를 가리면서 ‘사진 찍으려면 분수대 쪽으로 가보라’며 돌려세우는데, 그렇지 않아도 식물원 앞 분수대는 관광객들에게 사진 촬영지로 이미 각광을 받고 있었다.“분수대 앞 광장에 가면요, 공원관리소로부터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다. 일주일 내내 김장하는 집에 불려 다니다가 몸살 날 것 같다는 후배가 얘기한다. ‘언니, 김장하는데 나이에 따라 급이 있는 것 알아?’라며 본인이 보고 겪은 일을 얘기해 준다.60~70대 어머님들은 아직까지는 정정하게 김장을 해낼 수 있어서 본인들끼리 품앗이를 해서 김장을 한다고 한다. 오히려 도와드린다고 하면, 그만큼 대접을 해야 하니 완곡히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연세 이상의 할머니들은 거동도 불편하시고 같이 일을 해도 한사람 몫을 해내기가 어려우니 그 품앗이에 낄 수가 없다.그래도 도시에 있는 자
인간의 고갱이를 묻는 스승의 질문에 희옥이가 기어드는 소리로 말하였다.“인이 아닐지요.”“허면 인은 무엇이냐?”“맹자는 측은지심을 인의 단서라 하였습니다. 어린아이가 물에 빠지면 뛰어들어 건져내는 마음이니 말 그대로 어질다는 뜻이 아닐지요.”“인은 고갱이요, 본성이다. 그러니 인은 인간의 씨앗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짐승에겐 없고 풀에게도 없으며 인간에게만 있는 인간의 중심이 곧 인이다. 인으로 하여 예가 바르게 드러나면 천하를 다스리게 되며 마땅히 군자가 도달하려는 바일 것이다. 이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그를 위하여 학이며 습을
사흘 후 뭍으로 가는 배가 뜬다 하여 필상은 선두포에 나왔다. 배는 군선인데 전투를 기록하고 장졸들의 공적을 기재한 장계를 전하기 위해 양헌수가 띄운 것이었다. 집에서 인사를 나누었건만 다금발이가 나올 것 같아 필상이 뒤를 돌아보자 녀석이 인파를 뚫고 나타났다.“선비님 이거요.”그가 보자기에 싸인 수발총을 내밀었다.“나중에 작은 서방님께는 선비님이 훔쳐갔다고 할게요. 이건 선비님 물건이에요.”필상이 총을 건네받았다.“돌아가거든 꿩 사냥이나 다녀야겠다.”“전라도 금구라고 하였지요?”“수류면 거야마을이다.”곧 배가 출발한다 하여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