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우리 농협, 넓게는 농업의 4년 명운을 가를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회장 연임제 이슈가 늘어지면서 선거판 상황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선 굵은 인물들이 하나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본지는 이번주부터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인물들을 한 주에 2명씩 만나 차례로 인터뷰를 진행한다. 섭외 및 게재 순서는 무순(기자 출장여건 및 대상자들과의 일정 조율을 고려)으로 한다.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은 지난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2021년 쌀값폭락을 불러온 정부의 실패한 양곡정책이 올해 다시 되풀이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3년 수확기 산지쌀값은 지난 10월 5일 20kg 기준 5만4,388원을 정점으로 연속 하락하고 있다. 매 순기마다 1,000원씩 낮아져 11월 25일엔 4만9,625원으로 8.7%(4,763원)나 하락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수확기 쌀값을 20만원(80kg)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쌀값 20만원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 쌀값이 바닥으로 폭락한 상황에서 최저가격으로 설정했다고 봐야 하는데 시장
작년 10월에 대산농촌재단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독일의 농업과 농촌 관련 전문가 3명을 초청해 연 심포지엄인데, 강사 중 한 사람인 요세프 히머는 유럽연합(EU)의 농업 정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독일 알고이라는 지역의 농업국 국장이기도 했던 그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첫머리에 “나는 공무원이지만 농민 편에서 일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농업 관료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이고 마음가짐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EU의 새로운 농업정책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의미 있는 성과들을 내고는 있지만, 품종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일품미는 농사에 큰 변수가 없고 소출도 어느 정도 나서 지역 농민들이
지난 7월 19일 극한 호우 피해를 입은 충남 공주·논산·부여·청양 지역에서는 127일이 지나서도 도지사가 약속한 재난지원금이 완전히 지급되지 않아 농민 원성이 이어지고 있다.수많은 기후재난으로 농민들은 올 한 해를 시름 속에 보냈다.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농민들은 이제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이라 표현한다. 이상고온, 급격한 기온 강하, 극한 호우, 극심한 가뭄, 봄철 동해, 골프공만 한 우박 등. 농민들의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이상기후는 재난으로 격상해 농민에게 다가오고 있으며 급기야 농사를 더 이상 짓기 어려운, 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참 편리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의 사고력과 노동력이 필요한 일들을 로봇이, 인공지능이 대체하고 있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편리한 삶으로 이끌었지만 과연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농촌현장에는 늘 사람이 부족하다. 고령화된 농민을 대신해 외국인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채운 지도 벌써 꽤 시간이 지났다. 일할 사람은 없고, 고된 노동을 요구하는 기존의 논·밭 등 노지농사는 비전이 없으니 스마트팜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주요 정책 줄기이다. 스마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11월이 너무 따뜻한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할 만큼 기온이 높았는데, 며칠 전 비가 내린 이후 날씨는 금새 겨울로 탈바꿈했다. 서울에서 살아가는 필자에게 날씨는 오늘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를 고민하고, 우산을 챙겨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하는 정도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다.하지만 농사를 짓는 농민에게 기후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확인해야 하는 대상이며, 작물의 상태를 보살피는데 중요한 필수 요인이다. 겨울이 따뜻하면 내년에 병해충이 늘어나 농사에도 큰 어려움이 생긴다는데,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기자는 올해 정부 ‘농업인의 날 기념식’을 취재하지 못했다. 대통령실과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업전문지를 일괄 배제한 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의 취재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럼피스킨 확산에도 불구하고 1,700명의 농업 관계자들을 불러 모았지만 유독 농업전문지 기자 20~30명의 입장만은 허락하지 않았다. 농민들을 위한 행사임에도 정작 농민들을 고정독자로 둔 농업전문지들엔 생생한 기사가 실릴 수 없게 됐다.화면을 통해 접한 대통령의 기념사는 최근의 처참한 농업 현장 상황을 전혀 보듬지 못했다. “쌀값을 20만원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집중
나주혁신도시에서 24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후배를 만났다. 7평 남짓한 빽빽한 매장은 한 사람만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좁디좁은 공간이다.“야, 엊그제 언니들이랑 다 서울농민대회에 올라왔는디 한번 올라오제 그랬냐” 하니까 “오빠~ 하루도 쉬도 못해요”라며 하소연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요즘 애들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고 한다. 어느 날은 새벽에 알바 직원이 근무할 때 젊은 청년 몇이 들어와 술이랑 사갔는데 며칠 뒤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미성년자 학생들한테 술을 팔았다고 신고가 들어왔는데요~.” “그럴 리 없는데요
농업생산의 주체인 여성농민은 농촌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농민으로서 씨앗을 보존하고 다양한 작물을 생산하는 일뿐만 아니라 농촌사회의 돌봄에도 늘 앞장서 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여성농민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지만 여성은 여전히 불평등과 차별적 대우를 받고 있다.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여성농민의 삶은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기후취약 계층의 삶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재난과 여성농민’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는 현시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은 너무나 중요한 시간이었다. 올해는 대다수의
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는 폐기물도 많아진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서는 각종 산업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이 다량 배출되고 기업들은 폐기물 처리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문제는 폐기물을 어디서 처리하느냐인데, 대체로 땅값이 싸고 인구밀도가 낮은 농촌이 폐기물 처리 대상지가 된다.폐기물 처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만큼 고소득으로 알려져 있다. 순소득율이 50~60%라니, 폐기물 처리장을 확보하기만 하면 돈방석에 앉는 건 시간문제인 셈이다. 그래서 업체 관계자들은 폐기물 처리장 후보 지역에 금품과 선물 등 적극적인 로비를 하고 사업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역사를 돌아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시의 국제정세, 내부 정치 환경, 지도자의 성향 및 철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대북정책이 추진됐고 남북관계에 변화를 가져왔다. 북한 역시 동일한 기준 속에서 대남정책을 추진해왔다.역사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유독 남북관계만큼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조금씩 앞으로 가는가 싶더니 다시 크게 후퇴하기도 한다. 올 한 해 남북관계 역시 크게 퇴보한 시간이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다.좋은 정책은 그냥 나오지 않는다. 정책 대상에
현행법상 농촌빈집은 ‘1년 이상 아무도 거주 또는 사용하지 않은 주택’을 말한다. 농촌빈집 문제는 사람이 살기 어려운 우리 농업·농촌의 현실을 보여주는 슬픈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2022년 말 기준, 농촌빈집은 6만6,024호에 달하는데, 이는 2018년 3만8,988호에 비해 70%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 1만6,310호(24.7%), 경북 1만3,886호(21.0%), 전북 9,904호(15.0%), 경남 9,106호(13.8%), 충남 3,901호(5.9%), 강원 3,886호(5.9%), 충북 3,446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온 한 아이가 본인 키 만한 현수막 뒤에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스트로보 빛이 반사된 까닭에 아이의 까만 눈동자가 더욱 선명하다. 현수막엔 ‘충청북도 농정예산 삭감 규탄 기자회견’이라고 적혀 있다.정치인들의 공약 이행과 정책 실현의 진정성을 판단하려면 예산의 반영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실로 돈이 향하는 곳에 정책이 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농업분야 대표 공약은 농민수당 100만원 지급이었다. 농민들은 이 약속을 믿었다. 그러나 올해 농민수당은 60만원이었다.매년 11월과 1
신문에 내년 상반기에 담배값을 올릴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났다. 세상은 원래부터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담배와 술은 분명 발암물질이다. 자국민의 건강을 유지해야 할 국가가 재정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술과 담배는 끊으면 된다.수시로 농산물가격이 비싸다는 기사와 생산비를 보장해달라는 농민의 이야기가 섞여 나온다. 한편으로는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본인들이 직접 나서 값싼 외국농산물을 수입해 전체 농산물가격을 낮추는 농림축산식품부를 보면 화가 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성산에서 월동무는 어떤 의미일까.‘성산 그 자체’다. 적정 재배면적만 유지된다면 월동무 만한 작목이 없다. 대량으로 짓다 보니 사람 손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안보 수사과는 지난 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사무실과 사무국장 집,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 사무처장 집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가보안법」 7조(이적 동조)와 9조(편의 제공) 위반 등이며, 국정원과 경찰청은 이들이 북한의 지령을 받아 선전 교육을 하고 농민회를 조직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이는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와 경제 파탄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 국면을 모면하고자 무고한 농민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누구의 손발을 묶고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대한 감사원 정기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고유업무인 정부비축사업 실태와 지원사업인 급식시스템 운용실태, 조직운영 분야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는데 이 중 정부비축사업 감사 결과에 대해 생산자단체가 문제를 제기했다. 복잡 다양한 요인으로 이뤄진 농산물 수급문제를 단편적으로만 접근해 감사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생산자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농산물 수급문제는 농민들에게는 농업소득과 밀접하게 연관된, 생존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며 그중에서도 비축사업은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수급에 중요한 비축사업 감사 결
내가 사는 경남 합천군은 어느새 온 들녘이 마늘·양파로 가득 차 있다. 1모작으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 보니 황금벌판으로 출렁이던 들녘은 하룻밤 사이 시퍼런 논으로 변해갔다. 때아닌 9월 장마로 시작 시기가 늦어지다 보니 마늘 심을 논들은 완전 전쟁터였다.주위에 마늘·양파농사를 많이 짓는 농가들은 대형 트랙터만 기본 두 대를 갖고 있다. 가격만 해도 억대가 넘는 고비용 농기계다.트랙터 한 대는 논을 가는 데 사용하고 또 한 대는 이랑 짓고 약 치고 피복 용도로 사용한다. 부착 농기계를 뺐다 끼웠다 안 해도 되기에 그만큼 농작업은 빨
사람에게 한 가지 음식만 계속 먹으라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밥도 먹고, 채소도 먹고, 고기도 먹어야 한다. 건강의 기본은 다양한 영양분을 다양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다.사과 꽃은 충매화이다. 화분 매개 곤충이 없으면 결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 식물로 같은 꽃이나 같은 그루의 다른 꽃 화분이 수분하여도 여러 가지 이유로 수정하지 않는다.그래서 옛날부터 사과밭에는 수분수(受粉樹)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러 품종을 혼식해 왔다. 이와 함께 벌과 곤충들이 공존하면서 수정을 도왔다. 그런데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