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막바지 가을걷이가 한창인 민간인통제구역의 들판,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내포리 ‘평화의 논’에서 꽹과리와 징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북과 장구 소리도 이어졌고, 잘 벼린 낫을 든 사람들이 벼를 베기 시작했다. 사물놀이 소리에 놀라 날아오른 기러기 떼가 벼 베는 사람들을 지나 북쪽으로 날아갔다.철원군농민회(회장 위재호)의 ‘2023년 통일쌀 벼베기’ 행사가 지난 7일 평화의 논에서 열렸다. 철책 너머 멀리 파란 하늘 아래 김일성 고지가 선명했고, 한 농민이 한 마디 했다.“새들도 가는데 우리만 못 가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지리산청학농협(조합장 오흥석)은 경남 하동군 횡천면·청암면 전체와 옥종면 일부를 관할하는 농협이다. 관할지역이 3개 면에 걸쳐 있어 제법 넓은 것 같아도, 막상 지도를 보면 사방이 빼곡이 산으로 둘러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원장 박성우, 농관원)이 추석 명절을 맞아 선물과 제수용품 중심으로 실시한 원산지 표시 일제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약 24일간 실시된 점검에선 위반업체 386개소(품목 461건)가 적발됐다.농관원은 이번 일제점검 동안 특별사법경찰관과 명예감시원을 투입해 선물로 제수용품 등 제조·가공업체, 통신판매업체, 농축산물 도·소매업체 등 2만1,133개소를 중점 점검했다. 점검 항목은 외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하거나 국내 유명지역 특산물로 속여 판매하는 행위 등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이 지난 5일 전라북도 부안군 상서면의 현장 실증 재배지에서 밀 이모작용 콩인 ‘선유2호’ 현장 평가회를 개최했다.농진청에 따르면 이번 현장 평가회는 밀·콩 이모작 재배에 적합하고 수량성 또한 우수한 선유2호 품종의 기계화 적응성을 개선하기 위한 밀식재배 시험 결과와 안정 생산을 위한 재배기술을 생산자인 농민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평가회에서는 선유2호 실증 농가의 재배 이력 설명과 현장 생육 평가, 실증시험 결과 설명 등이 진행됐다.이모작용 콩 선유2호는 기존의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 전농)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달 26일 주요 농정 현안에 대한 4대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국회가 이에 맞춰 농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요구안의 핵심은 △무분별한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중단 △쌀 생산 감축 식량정책 중단 및 쌀 TRQ 수입 폐기 △반복되는 농업재해 근본 대책 마련 △폭등한 농업생산비 지원 대책 마련이다. 농산물 수입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물가 대책으로 국산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생산비 급등과 농작물 재해까지 덮쳐 농업을 지속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무분별한 농산물 저율관세할당(TRQ) 운용으로 농민 피해가 커진다며 정부에 합리적 TRQ 운영과 물가대책을 촉구했다.경실련은 “정부는 지난 8월 31일 추석 민생대책을 발표하며 기도입된 양파 TRQ(관세 50$) 증량 9만톤 중 1만톤을 9월 중 도입하겠다면서 지난해 대비 낮은 양파 가격이 명절 수요 증가 등으로 상승하는 경우 정부 비축분 6,000톤을 추가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계획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9월 1일 ‘2023년 양파 2차 세계무역기구(WTO) TR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27일 양념채소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산 마늘 재배면적은 약 3.9% 감소, 양파는 약 6.1% 증가할 것으로 파악된다.관측센터에 따르면 먼저 2024년산 마늘 재배(의향)면적은 2만3,672ha로 2023년산 대비 3.9%, 평년 대비 3.7% 감소할 전망이다. 한지형 재배(의향)면적은 4,472ha로 지난해 대비 2.4% 줄고, 난지형은 1만9,200ha로 4.2% 감소할 것으로 파악된다. 농경연 관측센터는 최근 낮은 가격과 종구용 마늘의 부패율 증가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명목으로 계속 수입하는 농축산물이 우리 농업을 망치고 있다. 양파·마늘·대파·생강·콩·쌀 등 우리 논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 수입이 급증하면서 피해가 늘어나고 결국 농민들은 농사짓는 면적을 줄인다. 농민은 면적을 줄이고 국가는 지속적으로 농산물 수입을 늘린다면 그 나라의 농업기반은 무너지기 마련이고 수입대상 품목은 사라질 것이다. 외국의 사례에서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멕시코의 옥수수, 필리핀의 쌀이 대표적이다. 주식인 식량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사서 먹는 것이 저렴하고 물가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 나라들은 식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추석 명절 대목을 앞두고 정부가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수입 입찰공고를 강행했다. 내년도 양파 재배면적 증가가 예측되는 가운데 자발적으로 재배 감축에 나선 농민들의 노력과 대비되는 대목이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aT)가 지난 7일 공고한 바에 따르면 정부는 신선양파 TRQ 물량 1만톤을 입찰한다. 해당 물량은 오는 12월 8일까지 부산항을 통해 반입될 전망이다.지난 7월 정부가 물가 안정 명목으로 증량하기로 한 양파 TRQ 물량은 총 9만톤이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에 따르면 계획한 9만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는 지난 6~7월 집중호우 및 8월 태풍 카눈으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에 3,200억원의 복구비를 지급한다고 밝혔다.농식품부가 집계한 이번 호우·태풍 농업피해는 농작물 침수 7만1,000ha, 가축 폐사 96만9,000마리, 농경지 유실·매몰 1,400ha, 공공시설(저수지·용배수로 등) 856개소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농업피해 지원기준 상향·확대 방안’에 따라 복구 지원계획을 수립했으며 지난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를 의결했다.전체 복구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자료 농촌진흥청]Q. 양파 정식을 기계로 한 뒤로 병해가 오는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A. 양파 시들음병은 푸사리움 옥시스포룸(Fusarium oxys porum)이라는 곰팡이균에 의해 감염됩니다. 모종이 어린 9~10월, 혹은 생장이 주로 이뤄지는 4월 하순부터 나타나 저장 기간까지 피해를 줍니다. 시들음병에 걸린 양파는 잎이 노랗게 변하고, 자람 상태가 좋지 못하며 뿌리가 잘 발달하지 않아 쉽게 뽑힙니다.양파 정식을 기계로 하는 경우, 육묘판에 묻은 오염된 흙으로 인해 병이 지속해서 번질 수 있습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29일 ‘마늘·양파 경작신고 연계 재배면적 관리 시범사업 광역설명회’가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마지막 일정으로 치러졌다.설명회가 치러진 지역이 마늘 주산지인 까닭에 마늘 위주의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날 설명회에는 태안군뿐 아니라 인근 서산시, 청양군, 공주시 마늘재배 농민과 전국마늘생산자협회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의 ‘원예농산물 수급관리 고도화 방안’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담당자의 ‘경작신고연계 재배면적 관리 시범사업’ 설명으로 구성된 해당 설명회에선 향후 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이 31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앞에서 대규모 농민대회를 개최했다. 서민 물가를 핑계 삼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정부의 농산물 수입을 규탄하고, 반복·심화되는 이상기후 속 농업재해 직접 보상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가을장마 이후 무더운 날씨 속에도 생존권 사수를 위해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전국 1,000여명의 농민들은 움켜쥔 손팻말을 치켜든 채 저율관세 농산물 수입 저지와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농업 생산비 보장 등을 거듭 촉구했다.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내년 농업 예산안이 18조3,330억원 규모로 확정됐다. 국가 총 예산안(656조9,000억원)이 올해 대비 불과 2.8% 증가한 반면, 농업 예산의 증가율은 그 두 배인 5.6%에 이르러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농식품부)가 18년만에 국가 전체 예산 증가율을 상회한 농업 예산의 증가율을 자랑스레 내보이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직불금 규모를 5조원까지 확대하겠다던 현 정부 목표 대비 실제 관련 예산 증가율이 미미한 점을 두고 공약의 실제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현장 곳곳에서 가을배추 재배면적 폭증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생산자 요구를 떠안아 전라남도가 지난 25일 확정한 수급 선제 대책이 눈길을 끈다. 가을배추 주산지인 전남에서는 ‘모종 준비 전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책을 논의·확정·발표해야 한다’는 생산자 측 요구가 거셌는데, 지자체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전남도가 마련한 2023~2024년산 배추 수급 안정 대책은 ‘대체작목 전환 시범사업 지원’이 주요하다. 사업은 지난 2021년에서 2022년까지 배추를 재배했던 농지를 휴경하거나 대체작목인 유채·귀리 등
[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전국 최하위인 경남 농업소득을 올리려면 지금까지의 농업정책을 싹 갈아엎어야 한다!”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전농 부경연맹) 의장의 대회사가 경남도청 앞 4차선 도로에서 울려 퍼졌다.경남지역 농민단체들은 지난 22일 창원시 경남도청과 용지문화공원 간 대로변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진행했다. 경남 각지에서 온 120여명의 농민이 선포식에 모였다.이날 조병옥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2021년 대비 2022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폭우를 뚫고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달려온 1,000여명의 여성농민들이 ‘윤석열정권 퇴진’ 실현으로 현 정부의 농업·농민 말살정책도, 한반도 전쟁위기도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다졌다.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희, 전여농)은 지난 23일 서울시청 앞 도로에서 ‘농업말살 농민말살 윤석열정권 퇴진! 2023 전국여성농민대회’를 성사시켰다. 이번 여성농민대회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전국의 여성농민이 함께 모여 치른 대회였다.이날 농민들은 이 땅의 농업·농민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알리고자, 모두 비옷 위에 상복을
[한국농정신문 임순만·윤병구 기자] 강진군농민회는 지난 22일 전남 강진군 군동면 라천리에서 윤석열정부의 ‘쌀값 폭락 조장’, ‘무차별적인 농산물 수입’에 항의하기 위해 논콩 갈아엎기 투쟁을 진행했다.이우규 강진군농민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는말에서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쌀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방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40년 만의 쌀값 폭락과 농업 생산비 폭등으로 농민들의 생존권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수확기 직전에 공공비축미를 방출하는 것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소비자주권시민회의(공동대표 김호균·정혁진·몽산, 소비자주권)가 시판 고추장의 고춧가루 함량과 원산지 실태를 직접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주권은 시판되는 고추장 대다수의 고춧가루 함량이 10% 미만이며 그마저도 ‘중국산’이라고 일갈했다.소비자주권은 “고추장은 고춧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찹쌀과 메주 등을 섞어 만드는 장류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양념이다. 하지만 그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시판 제품 대다수가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있으며, ‘고추양념(고춧가루, 양파, 마늘, 정제소금 등을 다져 만
우리 마을에 산 지 꼭 15년째입니다. 하늘빛과 산그늘은 그대로인데, 속살은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품앗이로 심던 마늘은 양도 많이 줄었고, 품앗이 문화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빈 밭의 풀도 못 봐주던 그 부지런함은 어데로 가고, 예사로 밭고랑에 풀이 자랍니다. 당연하게도 그 무서운 풀을 감당할 몸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루 일하면 이틀은 병원에 다녀와야 하는 처지다보니 풀보다 몸을 챙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무엇보다 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날씨에 농사일을 할 수가 없다보니, 노동의 평준화가 이뤄진 것입니다. 농민 모두 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