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농산물을 생산해 도시 소비자에게 먹거리를 공급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바로 농민이다.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중요한 것 3가지만 뽑으라고 한다면 농민들은 단연 땅과 농업기술과 사람이라고 얘기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사람은 농업기술을 수년에서 수 십년 동안 습득한 농민을 뜻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농업기술을 습득한 농민의 숫자가 줄어 현재 200만명 정도로 보고 있고 그마저도 나이가 많은 연로하신 농민들의 숫자가 많다. 우리나라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적정인구는 500만명 정도라고 얘기를 하는데 현
사람은 누군가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다.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성인이 된 청년에게도 돌봄은 큰 힘이 된다. 누구에게나 돌봄은 따뜻한 관계를 형성시켜준다. 우리 사회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돌봄과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 너무나 많다. 특히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로 타인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와 단절될 가능성이 높은 장애인의 경우 더욱더 절대적이다. 치유농업, 돌봄농업은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막막해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우리 사회에 대표적인
요즘 충북·경북·강원도의 넓은 면적에 우박이 쏟아져 농작물 피해가 극심하다. 봄에는 4만4,000ha를 훌쩍 넘는 면적에 냉해가 발생했다. 올해는 엘니뇨 현상까지 더해져 기후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아 밀을 키워야 하는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카오후카 댐까지 폭파돼 자연재해에 인재까지 겹친 상황이라 먹거리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의 농업과 농민이 처한 상황을 보면 한숨만 나올 뿐이다.곡물자급률이 18.5%로 급락했는데, 농업생산비는 26
2000년 제1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여성농민의 권익보호, 삶의 질 향상 등의 목적 아래 다양한 시책들이 발굴되고 시행돼 왔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과거보다 진전된 정책은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하나둘씩 들쳐내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이 중심에는 바로 자신들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오랜 세월 싸워온 여성농민의 투쟁이 있었다. 투쟁으로 쟁취한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여성농민 행복바우처’다.여성농민 행복바우처는 농촌사회에서, 가정에서 수많은 역할을 담당하면서도 지금까지 제대로 대우받지
2021년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투기 사건 이후 정부와 여당은 ‘농지법’ 개정에 온 힘을 쏟았다. 농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농지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모습도 보였다.당시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지관리 개선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국회의원들의 경쟁적 농지법 개정안도 수그러들었다. 정부가 제시한 선에서 농지법은 개정됐고, 지난해 8월 18일부터 시행 중이다.법이 개정되면서 몇 가지 유의미한 변화도 있다. 개정된 농지법에 따라 정부는 농지위원회 심의제도와 농지 임대차 신고제
올해도 절반이 지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예산이다.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2회, 제3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논의 중인 추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내년 본예산 규모다. 2024년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현장의 요구를 전하기 위해 각 지역 농민단체들은 한발 앞서 대응하고 있다.많은 지자체에서는 국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신규사업 발굴에 혈안이 돼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 역시 각 중앙부처를 방문하며 지역구 사업을 정부 예산에
전국 농가의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매년 발표된다. 지난달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농가경제조사가 그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농업소득이 1,000만원도 안 되는 949만원이었다. 한 달 월급도 아니고 1년 동안 농사지어 번 돈이 그야말로 대폭락한 것이다.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며 연봉 6,000만~ 7,000만원을 받는 사람들도 연봉이 줄어든다면 힘들 텐데, 1,200만원 하던 농업소득이 900만원대로 떨어졌으니 농민들의 삶이 어떨지 가늠이 된다. 얼마나 팍팍할 것인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더 큰 문제는 20
정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규제 완화, 기업 규제 완화 등 지난 1년간 대대적으로 규제를 풀었다. 어느 집단을 위해 규제를 풀고자 하는지 그 방향성도 명확하다. 자본이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를 더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농지 투기를 부추기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더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발맞춰 지자체에서는 농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그린벨트의 중요성은 온데간데없이 개발사업에 전폭 지원할지 모른다. 반면 생존을 위해 투쟁하
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은 GMO 쥬키니호박이 8년 동안 우리 식탁에 올랐고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는 되레 축소·은폐하기 급급했다. 먹거리 불안 문제를 정부가 부추긴 셈이다.GMO 쥬키니호박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검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GMO 종자를 걸러낼 의지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이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추진할 예정이거나 협상을 시작해 놓은 상태다. 이미 96.1% 관세
봄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5월의 서울 아스팔트 위에는 지역에서 상경한 양파, 마늘 농민들로 가득 찼다. 농민들은 정부의 수입의존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 일 년 중 가장 바쁘다는 성출하기를 앞두고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에 대한 예고는 9개월 동안 피땀 흘린 농민들의 노고를 짓밟는 것과 마찬가지다.며칠만 있으면 전국의 신선한 햇양파가 시장으로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작황이 좋지 않은 지역도 있지만 TRQ를 증량해서 들여와야 할 만큼 국내 양파 생산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양파 수입 확대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나흘 뒤인 15일엔 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남서남부채소농협(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의 양파 생산자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햇양파 적정 수매가로 20kg 한 망 기준 2만원을 요구하고 있다.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은 양파 20kg 한 망을 1만6,000원에 수매했지만 정부는 양파 수매가를 높게 주는 농협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를
생존을 위해 가장 안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먹거리다. 현대는 소득양극화와 함께 먹거리양극화도 심화돼 먹거리가 기본권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 관련된 법안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인「먹거리기본법안」두 건이 지난달 국회에 발의됐다. 지난 4월 10일(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25일(강은미 정의당 의원)에도 먹거리기본법안이 발의됐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먹거리운동진영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관련 조직들과 함께 논의하며 기본법안을 다듬어왔다. 국회 입법안에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튼튼한 농업‧활기찬 농촌‧잘사는 농민’을 상징 문구로 직불금 5조원 확보 등 10가지 농정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농정 행보는 비료 지원 예산 삭감이었다. 물가폭등으로 비료값·기름값·인건비 등 생산비가 폭등한 상황에 농민을 사지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쌀값은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는데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한 농민들의 외침도 철저히 무시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자동시장격리법안마저 거부하면서 취임 1년의 시간이 흘렀다.대통령은 농
본격적인 농번기에 들어선 농촌은 농사가 시작돼 바쁜 농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해 시름하는 농민들도 많다. 바로 농작물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들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발생한 이상기후로 농작물 재해가 빈번하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응이 더욱 어려운 이상기후는 농업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보호망은 부족한 실정이다.이번에는 특히 경남 진주지역의 배, 복숭아, 자두, 매실, 감, 키위, 감자, 노지고추 등 많은 종류의 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판단한 피해율은
왜 정부는 농민들의 생산비 보장 요구를 늘 거부할까. 고된 노동으로 국가 식량계획을 실제 수행하는 고귀한 임무를 농민들이 담당하고 있건만 국가는 이를 전혀 공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지난달 24일, 전국의 농민 대표자 100여명이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농업 포기·농업 말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거부하는’ 대회를 열었다.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양곡관리법이지만, 농민들은 이것을 농업 포기 선언이자 농업 말살 선언으로 규정하고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에 대한 선전 포고로 받아들였다.지난 2022년 농가소득과 농업
겨울철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대표적인 과일은 제주도의 새콤달콤한 만감류이다. 육지가 꽁꽁 얼어붙어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겨울철에 제주도에서 자라난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의 월동채소는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하지만 제주에서 육지까지 운송돼오는 과정에 과도한 추가비용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국민은 잘 알지 못한다.섬(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제주의 농어민들은 추가배송비용을 지불하는 부당함에 처해있다. 추가적인 운송비의 부담은 농어민에게도 큰 부담이지만 결국에는 소비자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진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다. 봄에 꽃이 피는 자연의 현상도 남녘부터 차츰 북상하는 게 아니고 뒤죽박죽이다. 이달 초 전남 고흥에서 벚꽃이 피었다 지고 서울에는 벚꽃이 한창인데 충남 예산의 벚꽃은 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요즘 한창인 철쭉이나 연산홍이 심긴 화단을 봐도 꽃이 핀 것도 있고 안 핀 것도 있다. 모든 꽃이 제각각 피고 진다. 관상용 꽃인 경우라면 그나마 덜 당황스러운데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의 개화기는 농민들을 노심초사하게 한다. 꽃이 너무 일찍 피어 열매가 맺히기도 전에 냉해를 입고 곧 꽃이 떨어져 버리는
미승인 GMO쥬키니호박 종자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논의와 대응을 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관리체계 실패에 대한 사과나 책임자 문책은커녕 피해자인 농민과 가공생산판매처를 마치 적발하고 있는 듯 언론을 호도해 불안감만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얼마 전 개최된 소비자, 농민 피해 대책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미흡한 관리체계와 무책임을 지탄하면서 피해자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GMO쥬키니호박 종자 유통문제는 정부를 믿고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작성한 2023년 국가별 무역 장벽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이 한층 강화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농업과 생명공학 관련 규제 완화를 언급하며 유전자조작체(GMO)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또한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미국산 농산물의 ‘해외접근 수단’을 늘리려고 한다. 위생·검역(SPS) 조치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상대국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 정부의 역할은 통상전략을 확고히 세워
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첫 번째 계획이다. 산업부문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하향 조절한 계획으로 현 정부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대폭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출발부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021년 9월 24일 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정의하는 ‘탄소중립’은 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