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렇게라도 (참)깨가 나온다는 게 기적이여. 비가 거의 매일 왔잖어. 말리기만 하는데도 20일 넘게 걸렸응게. 비닐로 덮어놨다가 해 뜨면 걷고 비 오면 다시 덮고. 엄청 애 먹었지. 주위를 봐도 이만큼 수확하는 데도 없어. 이 부락에서 태어나서 여태껏 농사지었어도 올해만큼 힘든 때가 별로 없었어. 조금이라도 털어야 비료나 퇴비값에 보탤 것 아녀. 들깨도 아직 밭에 있는데 나중에 해봐야 알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바깥양반은 하늘나라 가불고 혼자서 농사지어. 이제 힘이 부쳐서 많이 못 짓제. 들깨랑 콩이랑 해서 조금 심는 정도여. 요 밑에 밭은 남 줬고. 근데 들깨는 괜찮은데 콩이 문제여. 콩은 심을 때마다 까치가 와서 다 파먹네. 심으면 또 파먹고 아이고 골치여. 맨날 지키고 있을 수도 없고. 지금은 풀 매러 나왔어. (풀은) 잠깐 한 눈 팔면 금방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수해로 엉망이 된 현장들을 다닌다. 망연자실한 사람들을 찾아가 그 당연한 심정을 굳이 물어야 하는 처지부터가 난감한데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쉽지 않다. 다 젖은 참깨를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심폐소생술의 현장에서 나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망설여졌다. 들깨면 몰라도 참깨를 다루는 장면은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다.저 참깨에 들인 수고의 과정과 온전했을 때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내가 나랑 별 다를 바 없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전파해주고자 글을 쓰겠다고 거기에 서 있었다. 화제가 농사에서 정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연쇄적으로 전국 곳곳을 강타한 폭우로 올해는 농작물 재해규모가 여느 때보다도 큰 해로 남게 됐다. 특히 집중·집약재배를 하지 못해 보험가입률이 떨어지는 영세중소농들은 구제의 여지가 거의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농작물이 망가진 만큼 수입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길이 없어 보인다.경기도 안성시 동부 지역은 집중호우 초기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지역들 가운데 하나다. 지난 2일 시간당 100mm가 넘게 내린 폭우로 안성시의 농업을 담당하는 죽산면·일죽면·삼죽면의 피해가 심각했다. 청미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콩과 들깨를 심은 하우스로 순식간에 토사가 밀어닥쳤다. 들깨의 자취는 오간데 없이 사라졌고 하우스에 세워둔 40마력짜리 트랙터도 운전석 윗부분만 모습을 드러낸 채 토사에 완전히 파묻혔다. 야산과 이어진 대파밭은 물살에 휩쓸린 토사와 나뭇가지 등으로 쑥대밭이 됐다. 출하를 며칠 남기지 않은 대파였다.지난 2일 충북 제천 지역에 약 300mm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시간당 30~60mm에 달하는 강한 비였다. 폭우는 결국 산사태를 불러왔다. 산곡동 산으실마을 뒷산과 중산간에 위치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 (들깨)밭 길이만 100미터가 넘어. 이렇게 (비료) 두 고랑만 주고 나면 허리 아프고 땀나. 비 온다캐서 나왔는데 이것도 일이여. 참깨는 (수확)양이 얼마 안 돼서 덜 심었어. 들깨는 60kg로 세 포대는 나오거든. 작년엔 한 포대에 150만원 받았어. 우리 들깨가 기름이 많이 나온다고 달라는 분들이 있어서…. 사과농사도 같이 짓는데 작년엔 사과금(값)이 정말 없었어. 올해는 좀 괜찮아야 되는데 코로나도 그렇고 경기가 좋아야 사 먹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옥수수는 20일쯤 수확할건데 그 전에 미리 들깨 심는 거여. 이렇게 심어놔야 밭을 알차게 쓰지. 들깨로 이모작 하는 거여. 젊어서는 안 해본 게 없어. 방앗간도 해보고 목수도 해보고 이장도 해봤지. 농사야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사니깐 그게 좋은 거지. 나 혼자 부지런해선 돈이 안 돼. 기계화 되면서 정부에서 융자도 해주고 보조도 해주는데 결국 빚만 늘더라고. 농사지어서 기계에 다 들어가는 거여.”
3년여 전부터 거창군여성농민회 토종살림 회원들은 거창지역 마을 곳곳을 다니며 토종씨앗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 수고 덕에 자칫 사라질 수도 있었던 씨앗을 찾아내고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나 또한 로컬푸드 실무자들과 다품목·다품종 농가조직을 위해 마을 방문을 할 때 토종씨앗 조사사업에서 찾아낸 토종마늘, 들깨, 고구마, 감자가 있다는 정보를 참고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그중 작년 초봄에 들렸던 신원면 오례마을에서 삶은 고구마를 얻어먹었는데, 이 고구마가 최소한 40~50년 전부터 심고 순을 내어 이어져온
이번 주 꾸러미에 통마늘을 넣었다. 지난해보다 알이 굵다, 양파도 넣었다. 알이 작지만 단단하고 달다. 지난주엔 꽈리고추를 넣었다. 꽈리고추가 제법 큰데도 맵지도 않고 맵시도 좋다. 수확시기 농사짓는 재미가 있다.꾸러미에 넣는 농산물가격은 첫 수확한 농산물을 꾸러미에 넣을 때 공동체언니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정한다. 작황도 보고, 농협에 내서 나온 경매가격도 보고 시장에 나가 가격도 조사를 해서 언니들이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가격을 정한다. 그런데 올해는 농산물 가격 정하는 것이 어렵다.농협에 낸 꽈리고추 4kg 한 상자에 4,000
농촌이 쇠하고, 농민이 늙어가고 있음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나의 작은 일터 농장 주변에서 자주 뵙는 분들의 연령만 보아도 실감이 난다. 개두릅 농사짓는 어르신은 80대 초반이시고, 들깨농사 지으시는 어머니도 80이 넘으셨다. 전동차에 의지해 지내시는 분인데 나만 보면 ‘선상 하다가 뭐하러 농사지러 왔느냐’고 끌탕 하시는 분이다. 윗집 과수원 하시는 분은 70대 중반이시고, 옆집 고추농사 지으시는 분도 70대 초반이시다. 내가 60대 후반이니 이 골짜기에서는 아직 젊은층에 속한다. 이분들 대부분은 나를 포함하여 고령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전국적으로 장맛비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29일 경북 상주시 화남면 소곡리의 한 들깨밭에서 남도중(68)씨가 동료와 함께 비료를 주고 있다. 남씨는 “매년 기름이 잘 나온다며 들깨를 가져가는 분들이 있어 일할 만 하다”며 “모종 심은 지 5일 정도 됐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9일 충북 보은군 마로면 기대리의 한 옥수수밭에서 주달식(76)씨 부부가 옥수수대 사이마다 들깨 모종을 심고 있다. 주씨는 “옥수수는 내달 20일경에 수확할 예정”이라며 “들깨로 이모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좁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이지만 아랫녘과 윗녘 날씨가 확실히 차이가 나서 아랫녘은 농사도 웬만하면 이모작을 합니다. 벼를 수확한 논에 저온성 작물인 마늘과 양파, 밀과 보리를 심거나 조사료 풀을 키웁니다. 밭에도 별 가온 없이 월동채소인 배추, 시금치 등을 심어 겨울 밥상을 채웁니다. 또 이른 봄에 감자나 완두콩, 강낭콩을 키워내고는 곧장 고구마나 들깨, 녹두 등을 심어 농사 보람을 이어갑니다.이모작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몇 배의 품과 노력이 듭니다. 농사계획도 한 해 단위가 아닌, 두 해를 기본으로 계획해야 원활하게 돌아가게 되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외래 품종을 국산으로 대체하고 지역 맞춤형 품종 육성을 지원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농진청)이 지난해 생산한 12개 품목의 식량작물 147품종을 보급했다.농진청에 따르면 전국 116개 지역 지방 농촌진흥기관을 통해 올해 보급된 종자는 총 2만4,980kg으로, 벼 65품종 1만5,503kg과 11개 품목(콩·팥·참깨·들깨·땅콩·조·수수·기장·피·고구마·감자) 등의 밭작물 82품종 9,477kg이다. 이 중 최근 5년 이내 육성한 품종은 전체 보급량의 63.4%(쌀73.6%, 밭작물 46.6%)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박철웅, 재단)이 2020년 하계작물(벼·밭작물) 종자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0% 확대해 보급한다.올해 보급량은 지난해 12월 보급대상 종자 사전 수요조사를 비롯해 식량과학원 등의 품종 개발기관과의 종자생산협의회, 종자생산보급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대상작물은 △특수미 △콩 △팥 △녹두 △들깨 △참깨 △땅콩 △조 △수수 △기장 △사료용옥수수 등 총 11개 작물 83개 품종이며, 전체 보급량은 2,003톤에 달할 전망이다.재단은 새로 육성된 우수 신품종을 기반으로 수요
며칠 전 크로바 씨앗 파종을 끝으로 한 달여 동안 지속된 과수원 리모델링 작업이 일단 마무리 됐다. 그래서 그날은 오후 3시반경에 일을 마치고 농장을 떠나려 하는데, 강선리 아랫동네 사시면서 고추·들깨 농사를 매년 이곳에 올라와 지으시는 70대의 농민 내외분께서 “퇴근 하시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했더니 “이 동네 터줏대감이 벌써 퇴근하면 되느냐”하며 웃으셨다. 지나가는 인사말이었지만 터줏대감이라는 표현에 나는 순간 머뭇거리며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양양로뎀농원은 윗골이라 불리는 작은 야산 골짜기에 있는데, 먼 옛날에는 강선
벌써 5년 전이 됐다. 귀촌·귀농이라는 큰 변화 앞에 뭘 어떻게, 어디서부터 적응하며 정착해야 할지 사실 막막했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 떠난지 오래됐고 일가친척도 거의 없는 생소한 곳이었다. 특히 농사일에 관해서는 정말 하나도 모르는, 요샛말로 ‘1도 모르는’ 사람이 농사일을 하겠다고 나섰으니 모든 게 서투르고 힘들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서툴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서툴고 힘들기는 매한가지다.그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알프스 오토메 농사는 접기로 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소과 중심으로 수요가 이동한다고는 하나 아직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경북 상주에서 의성으로 접어드는 지방도로 들어서면, 도로와 마을 곳곳에 셀 수도 없이 걸린 대구경북권 통합신공항 유치 관련 현수막을 볼 수 있다. 현재 의성군과 군위군은 대구 북부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을 이전·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한 가지 신기한 것은, 이 현수막들이 제각기 서로 다른 시민단체나 마을의 이름으로 걸려있으면서도 그 양식이 통일돼 있다는 점이었다. 원래 알고 있던 의성군민 한 분에게 여쭤 본다. 여성농민 김윤미 씨는 “우리 면을 포함해서, 군내에 면 이름으로 유치결의대회를 하지 않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정도면 비탈진 것도 아니라요.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보다 더한 밭이 수두룩해. 여기가 홍천에서도 완전 오지라. 보통 무, 배추를 많이 심는데 난 들깨랑 콩 좀 심었지. 한 3,000평정도 될까. 저 앞은 다 무밭이라. 이런 밭에서 짐 옮길 땐 지게가 필수야. 늘 (함께) 했으니깐 이제 내 몸 같지, 뭐. 중심만 잘 잡으면 이런 길 내려가는 건 일도 아니야.”
이른 아침마다 나타나는 자욱한 안개 때문인지 운전을 해서 딸기하우스에 가는 것 자체가 고역인 나날이다. 어느덧 가을인 듯 싶더니 벌써 겨울문턱이다. 새벽녘 집을 나설 때마다 짙은 안개와 서리, 살얼음의 풍경이 돌림노래처럼 반복된다. 그런 날씨를 뒤로한 채 농민들은 수차례 태풍으로 쓰러진 벼를 겨우 일으키며 수확을 마쳤고 지금껏 미뤄뒀던 콩, 들깨 등의 갈무리와 김장 준비로 나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요즘 허리와 무릎이 말썽인 탓에 지난 부여군 농업인의 날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행사에 다녀온 아내의 말과 각종 기사를 보니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