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은 GMO 쥬키니호박이 8년 동안 우리 식탁에 올랐고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는 되레 축소·은폐하기 급급했다. 먹거리 불안 문제를 정부가 부추긴 셈이다.GMO 쥬키니호박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검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GMO 종자를 걸러낼 의지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이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추진할 예정이거나 협상을 시작해 놓은 상태다. 이미 96.1% 관세
봄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5월의 서울 아스팔트 위에는 지역에서 상경한 양파, 마늘 농민들로 가득 찼다. 농민들은 정부의 수입의존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 일 년 중 가장 바쁘다는 성출하기를 앞두고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에 대한 예고는 9개월 동안 피땀 흘린 농민들의 노고를 짓밟는 것과 마찬가지다.며칠만 있으면 전국의 신선한 햇양파가 시장으로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작황이 좋지 않은 지역도 있지만 TRQ를 증량해서 들여와야 할 만큼 국내 양파 생산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양파 수입 확대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나흘 뒤인 15일엔 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남서남부채소농협(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의 양파 생산자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햇양파 적정 수매가로 20kg 한 망 기준 2만원을 요구하고 있다.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은 양파 20kg 한 망을 1만6,000원에 수매했지만 정부는 양파 수매가를 높게 주는 농협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를
생존을 위해 가장 안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먹거리다. 현대는 소득양극화와 함께 먹거리양극화도 심화돼 먹거리가 기본권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 관련된 법안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인「먹거리기본법안」두 건이 지난달 국회에 발의됐다. 지난 4월 10일(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25일(강은미 정의당 의원)에도 먹거리기본법안이 발의됐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먹거리운동진영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관련 조직들과 함께 논의하며 기본법안을 다듬어왔다. 국회 입법안에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튼튼한 농업‧활기찬 농촌‧잘사는 농민’을 상징 문구로 직불금 5조원 확보 등 10가지 농정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농정 행보는 비료 지원 예산 삭감이었다. 물가폭등으로 비료값·기름값·인건비 등 생산비가 폭등한 상황에 농민을 사지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쌀값은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는데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한 농민들의 외침도 철저히 무시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자동시장격리법안마저 거부하면서 취임 1년의 시간이 흘렀다.대통령은 농
본격적인 농번기에 들어선 농촌은 농사가 시작돼 바쁜 농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해 시름하는 농민들도 많다. 바로 농작물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들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발생한 이상기후로 농작물 재해가 빈번하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응이 더욱 어려운 이상기후는 농업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보호망은 부족한 실정이다.이번에는 특히 경남 진주지역의 배, 복숭아, 자두, 매실, 감, 키위, 감자, 노지고추 등 많은 종류의 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판단한 피해율은
왜 정부는 농민들의 생산비 보장 요구를 늘 거부할까. 고된 노동으로 국가 식량계획을 실제 수행하는 고귀한 임무를 농민들이 담당하고 있건만 국가는 이를 전혀 공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지난달 24일, 전국의 농민 대표자 100여명이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농업 포기·농업 말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거부하는’ 대회를 열었다.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양곡관리법이지만, 농민들은 이것을 농업 포기 선언이자 농업 말살 선언으로 규정하고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에 대한 선전 포고로 받아들였다.지난 2022년 농가소득과 농업
겨울철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대표적인 과일은 제주도의 새콤달콤한 만감류이다. 육지가 꽁꽁 얼어붙어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겨울철에 제주도에서 자라난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의 월동채소는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하지만 제주에서 육지까지 운송돼오는 과정에 과도한 추가비용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국민은 잘 알지 못한다.섬(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제주의 농어민들은 추가배송비용을 지불하는 부당함에 처해있다. 추가적인 운송비의 부담은 농어민에게도 큰 부담이지만 결국에는 소비자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진
이상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다. 봄에 꽃이 피는 자연의 현상도 남녘부터 차츰 북상하는 게 아니고 뒤죽박죽이다. 이달 초 전남 고흥에서 벚꽃이 피었다 지고 서울에는 벚꽃이 한창인데 충남 예산의 벚꽃은 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요즘 한창인 철쭉이나 연산홍이 심긴 화단을 봐도 꽃이 핀 것도 있고 안 핀 것도 있다. 모든 꽃이 제각각 피고 진다. 관상용 꽃인 경우라면 그나마 덜 당황스러운데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수의 개화기는 농민들을 노심초사하게 한다. 꽃이 너무 일찍 피어 열매가 맺히기도 전에 냉해를 입고 곧 꽃이 떨어져 버리는
미승인 GMO쥬키니호박 종자가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정부에 투명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며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많은 논의와 대응을 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관리체계 실패에 대한 사과나 책임자 문책은커녕 피해자인 농민과 가공생산판매처를 마치 적발하고 있는 듯 언론을 호도해 불안감만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얼마 전 개최된 소비자, 농민 피해 대책 간담회에서는 정부의 미흡한 관리체계와 무책임을 지탄하면서 피해자를 위한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GMO쥬키니호박 종자 유통문제는 정부를 믿고
미국의 통상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작성한 2023년 국가별 무역 장벽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통상압력이 한층 강화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농업과 생명공학 관련 규제 완화를 언급하며 유전자조작체(GMO) 수입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또한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미국산 농산물의 ‘해외접근 수단’을 늘리려고 한다. 위생·검역(SPS) 조치와 같은 비관세 장벽을 허물어 상대국을 공략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럴 때 우리 정부의 역할은 통상전략을 확고히 세워
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첫 번째 계획이다. 산업부문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하향 조절한 계획으로 현 정부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대폭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출발부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021년 9월 24일 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정의하는 ‘탄소중립’은 대기
쌀자급률이 2021년 기준 84.6%고, 2022년 예상 쌀자급률은 82.5%에 불과하다.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2022년 기준 44.4%에서 2027년엔 55.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식량자급률을 11.1%p나 올리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식량작물을 심는 면적이 늘어나야 한다. 벼를 심는 면적을 줄여서 콩·밀·가루쌀을 심는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지만 이는 경지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둘째, 같은 면적이라면 수확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이것도 불가능한 게 정부의 계획이 다수확보다 미질이
서울시가 자치구의 공공급식센터를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통폐합하려던 계획을 올해 7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한다는 것인데 산지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잠시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개편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간다면 먹거리 양극화와 공공급식 사각지대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거꾸로 가려는 먹거리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학교급식에서 공공급식으로 먹거리 정의를 확대해 가는 방향은 지난 몇 년간 농업, 먹거리 진영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도시민과 농촌의 상생으로 먹거리 체계
얼마 전 국내에서 GMO 쥬키니호박이 유통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무려 8년이란 시간 동안 승인도 받지 않은 종자가 불법적으로 유통된 것이다. 일명 돼지호박이라 불리는 쥬키니호박 종자가 그 긴 시간 국내에서 활개치고 다녔고, 정부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먹거리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키웠다. 종자는 국가의 중요한 식물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협하는 수입 종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됐다.피해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가 판매금지와 회수 조치를
농민들은 올해 1년 영농계획을 세우면서 희망은커녕 절망에 숨죽이고 있다. 농민들에게 쉽고 편한 시절이 딱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리 어렵다해도 요즘처럼 벼랑 끝에 놓인 듯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힘들어도 미래가 밝으면 버틸 수 있지만, 다가오는 시간이 더 암울하다는 점이다.참외 한 박스에 10만원이라는데, 농촌엔 수확할 참외가 없다. 청양고추 한 상자도 14만원에 거래되는데 농민들 손엔 남는 게 없다. 농촌의 서글픈 현실이다.지난달 25일, 1년 농사를 시작하는 농민들이 바쁜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서울행 버
정부가 미등록 외국인노동자 합동단속에 나서 농가일손 부족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농민 파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법무부는 경찰청·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해양경찰청 등 5개 부처가 함께 ‘불법 체류 외국인’ 상습고용업체, 불법입국·취업알선자 등을 범정부 차원으로 합동단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단속은 분기별 1회, 즉 1년에 4번 정례적으로 실시한다. 특히 합동단속 시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적발된 불법 체류 외국인은 강제 퇴거·입국 금지하는 등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단속과정에서 외국
완연한 봄이 오면서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손길도 더욱 분주해졌다. 이제 날이 갈수록 더욱 바빠지는 농번기가 시작됐고 제주지역에서는 조생양파 수확이 한창이다. 하지만 최근 평택세관에서 수입양파의 과적, 밀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양파 재배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정부대전청사 앞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지난해까지 낮았던 양파가격이 조금씩 오르면서 한동안 줄었던 양파 TRQ 물량도 2022년 급격히 증가했다. 국내 양파가격 상승을 억제시키기 위해 정부가 수입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업자들의 불법 수
농촌을 생각하면 넓은 농지와 푸르른 산이 먼저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맡았던 땔감을 태우던 시골 냄새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리운 냄새로 기억난다. 농촌이라는 공간이 주는 경관의 가치는 심미적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휴양적 기능을 내포하며 도시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갖는다. 하지만 현재 농촌은 도시에서 떠넘겨진 유해·기피시설들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망가지고 있다. 농촌주민을 위한 사회서비스 구축과는 별개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주거공간을 훼손하는 개발사업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때문이다. 난개발의 전형적인 모습을 전국 농촌지역 곳
김진표 국회의장이 또 한 번 양곡관리법 중재안을 내놨다. 자동시장격리 발동요건을 9% 초과생산이나 15% 가격하락으로 수정하고, ‘3~9% 초과생산 또는 5~15% 가격하락 시 국회가 정부에 매입을 권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3~5% 초과생산 또는 5~8% 가격하락을 발동요건으로 했던 첫 번째 중재안보다 더 후퇴한 내용이다.2021년산 쌀값은 통계작성 45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했다. 당시 전년 대비 초과생산량은 7.5%였고 늦은 시장격리, 역공매 최저가 입찰 방식까지 겹쳐 쌀값이 곤두박질쳤다.농민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