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오리농가는 축사시설현대화가 가장 늦게 시작됐다. 하우스 형태의 노후화된 축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현대화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탓에 다수의 오리농가들은 현대화를 하면서 계사를 짓고 있다. 빚을 갚기에 오리사육은 수익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전북 정읍시 소성면에서 오리를 사육하던 김철(57)씨는 지난해 4월 출하를 끝으로 오리축사를 헐고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해 사업비 중 30%를 지원받아 현대화사업을 시작했다. 1만1,000평에 계사를 짓는데 17억원이 들었고 보조금을 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최근년간 안정세였던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면서 한돈농가들도 향후 판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생산성이 낮아 가격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규모농가들부터 타격을 받게 될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한돈농가들 사이에서 뚜렷한 양극화가 생긴 이유 중 하나로는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이 꼽히고 있다.경남 합천군에서 만난 한 한돈농가는 현대화사업 초기인 2010년에 이 사업을 신청했다. 그는 “합천지역에서 최초로 현대화사업을 받았을 것이다. 이후에도 각종 시설개선사업을 받거나 자비로 투자하면서 사육두수는 2,00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계란 산지가격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잉생산이 원인이지만 해결은 난망하다. 농가들 사이에선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이 ‘독이 든 사과’였다는 개탄이 흘러나오고 있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산란계 사육규모는 총 6,169만마리(사육농가 1,535가구)였다. 그러나 지난해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7,474만마리(사육농가 1,007가구)에 달한다. 농가수가 3분의 1 남짓 줄었는데 사육 마릿수는 1,300만마리 가량 늘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현재 산란계 사육규모를 통계청 조사보다 더 많은 8,000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로 농축산물 시장이 개방됐다. 당시 정부는 농업계의 극렬한 반대에 수입개방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농업에 대해서는 영세한 경영규모와 낮은 생산성 탓에 국제적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가 내려졌고 이후 농정은 규모화·전업화,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형태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서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는 농정의 필수 요소처럼 자리 잡았다.축산부문에서는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 아래 육계·양돈을 중심으로 규모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전북 김제시와 경북 상주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은 2,232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확정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예산 대부분이 기반 조성 및 핵심시설 건축 공사 등에 사용돼 추후 운영·관리 등의 재원이 어떻게 구성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전북 김제의 경우 전체 사업 예산 907억원 중 국비가 543억원 정도로 약 60%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전라북도와 김제시가 약 6:4 비율로 투입할 예정이다. 김제시에 따르면 사업비 대부분이 시설 및 단지 건설비용으로 소요될 전망이며 추후 운영·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민 반대에도 눈 하나 깜짝 않던 불굴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예산 삭감에 이은 사업계획의 수정, 농민과 지역 주민 등의 반대가 지속된 까닭으로 짐작되고 있으나 당초 부지 선정 계획부터 잘못됐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 농식품부)는 지난해 4월 스마트팜 종합 대책을 마련하며 2022년까지 총 80ha 규모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4개소 조성을 공포했다. 이미 1차 공모를 통해 전라북도 김제시와 경상북도 상주시가 지난해 8월 대상지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의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 1차 공모 때 준비한 예정지를 그대로 2차 공모에 제출한 강원도(춘천)와 충청북도(제천)는 지역 농민들의 반대가 격렬했음에도 불구하고,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한 채 결국 공모를 강행했다. 그러나 아예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상남도의 사례를 보면 그나마 당당한 입장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차 공모에 참여하는 경상남도의 후보지로 선정된 밀양에서는 공무원들의 독단과 농민들의 무관심이 겹쳐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지금은 생산시설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한 때다. 가격 안정 대책도 없이 생산시설만 늘리면 중소 농민은 가격 폭락으로 다 죽는다. 청년 창업농을 위한 전문 교육기관이 필요하면 한국농수산대학 시설을 보강하면 된다. 실증단지는 농촌진흥청과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그냥 건설기업에게 예산을 몰아주자는 심산이 아니면 이렇게 (수천억원씩 들여) 할 수가 없다.”(전국농민회총연맹, 지난 7일 스마트팜 혁신밸리 2차 공모 중지 및 사업 전면 폐기 촉구 기자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친환경무상급식 운동을 시작으로 이제는 푸드플랜 수립까지 적극 추진되고 있다. 학교급식을 포함한 푸드플랜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먹거리복지를 구현하는 의미가 있다.그러면 친환경무상급식의 현재 문제점을 무엇일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공급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얼굴있는 관계’ 등의 구호가 지금은 어떤지 되돌아봐야 한다. 학교급식법 개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학교급식과 관련한 법적인 체계도 미흡해 지역별로 실태가 들쑥날쑥하다.인천시 친환경쌀 학교급식 공급 현황을 사례로 들겠다. 인천지역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학교급식 eaT시스템은 학교·업체 간 유착, 편법적인 수의계약, 부당한 지명경쟁계약 등을 구조적으로 차단했다. 또, 급식에 대한 정보수집과 식재료 이력관리는 물론 업체간 입찰 담합, 품질·등급 속이기, 문어발식 부정 경영 등 학교나 일반 소비자는 알 수 없는 지능범죄까지 적발했다.eaT시스템의 거래규모는 2010년 36억원에서 지난해 2조6,919억으로 늘어나 초기대비 748배 증가했고 이용학교 수도 2010년 119개교에서 지난해 1만448개교로 88배 늘어났다. 전국 학교의 89%가 eaT시스템을 이용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학교급식 식재료 조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초점은 중앙정부의 책임강화에 맞춰져 있다. 학교급식의 공공성을 높이고 각종 제도를 개선하려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지난달 25일 서울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 주관으로 ‘학교급식 개선과 친환경로컬푸드 공공급식 확대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선 황주홍 위원장과 김현권·박주현 의원, 보건복지위원회에선 정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급식 공공조달은 ‘사회적 경제’ 성격서울시 친환경급식의 성과에 대해 지난해 백서로 정리한 바 있다. 그 작업을 하며 느낀 소회는, 첫째로 공공조달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공공조달을 통한 공공성 강화는 사회적 경제를 통해 가능하지 시장경제 방식으론 불가능하다. 그리고 세계적인 학교급식 추세도 사회적 경제를 키워드로 삼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물론 aT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럼에도 eaT 활용과 관련해 ‘전자조달’ 성격에서 한 발짝도 못 나아가고 있다는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공공급식 확대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99.9%가 학교급식을 제공 중이다. 각지의 기초지자체에선 학교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만 해도 ‘무상급식은 사회주의 급식’이라 매도하던 보수야당 정치인들마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확대 공약을 내걸었다.그러나 친환경 공공급식이 양적·질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여전히 숙제가 많다는 게 농민과 먹거리운동진영의 입장이다.현재 각 광역·기초지자체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듯 농산물 가격이 연쇄적으로 폭락하고 있다. 배추·무·양배추에 이어 대파·시금치·애호박까지 겨울철 대표 농산물들이 전부 폭락했다. 배추와 양배추·시금치는 특히 심각해 평년대비 반토막 이하의 가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햇조생 수확을 앞둔 양파 가격도 처참한 수준이며, 뒤이어 나올 마늘까지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재난적인 폭락사태지만 정부의 대응은 오히려 느긋해 보인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폭락 해결에 나서기보다 산지에 자구적 역할을 더 많이 요구하고, 이를 지켜본 뒤에야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동시다발적 농산물 폭락 사태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의 대응은 올해도 소극적이다. 산지에 수급조절 책임을 대거 부여하고 정부 정책은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산지에선 자연히 불만과 불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농식품부의 수급대책은 보통 채소가격안정제 물량으로 시작한다. 올 겨울 배추·무 폭락에 대한 농식품부 초동대책은 채소가격안정제 물량 출하정지 1만7,000톤(배추 1만톤·무 7,000톤)과 수매비축 7,000톤(배추 3,000톤·무 4,000톤)이었다.반면 산지엔 정부 대책물량보다 더 많은 2만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자식같이 기른 작물을 폐기하는 농민들은 가격하락의 원인 중 하나로 국내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되는 수입 물량을 꼽았다. 농민 대부분은 정확하게 알 순 없으나 수입 물량을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산지폐기는 하지 않아도 될 거라 예측했다.최근 산지폐기가 진행 중인 배추의 경우 지난해 83톤이 수입됐으며, 이는 2017년 287.8톤에 비해 약 71% 감소한 수치다. 이에 배추만을 놓고 따지자면 수입량이 국내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준인 지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배추를 주재료로 가공한 김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가격 대폭락으로 월동배추 산지폐기가 한창이던 지난 18일 전남 해남군에선 트랙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달큰한 배추향이 맴돌았다. 농민들은 속이 알차게 들길 바라며 끈으로 일일이 동여맨 배추를 풀어 헤쳤고 트랙터를 몰아 밭으로 향했다. 겨우내 자식처럼 키운 배추가 기계에 스러지고 갈리는 동안 농민들은 수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폭락한 가격과 요원한 정부 대책을 그저 원망할 따름이었다.약 20년간 해남 산이면에서 배추를 재배중인 농민 박명근(51)씨는 이날 1,000평의 산지폐기를 진행했다.박씨는 “막상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이 있다. 남들이 ‘인생의 황혼기’라고 함부로 재단하는 그 나이대에, 할머니들은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할머니들은 왜 지금 한글을 배우게 됐는가. 그리고 배우면서 어떤 보람을 느낄까. 경남 거창군과 경북 칠곡군에서 문해학교를 다니는 할머니들을 만났다.글 배워 손주한테 문자 보내는 보람경남 거창군 웅양면에 사는 유학임 할머니(77). 그는 지난달 14일 생애 처음으로 상장을 받았다. 거창 하성단노을 생활문화센터의 문해학교 수업과정을 마친 데 따른 수료증이었다.“동네 사람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경상북도 칠곡군 소화자 할머니의 시 ‘시가 뭐고?’)‘시골 할매’들이 시를 썼다. 평생 글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일제의 한글 사용 금지정책 때문에, 해방 이후엔 ‘여자가 글 배워서 뭐하냐’는 봉건적 농촌 분위기 때문에 한글을 배울 수 없었다. 곧바로 가족을 도와 농사를 지어야 했다. 시집가고 나선 자식들을 낳고 가족 뒷바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한글공부에 빠진 농촌지역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영화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칠곡군 약목면에 사는 일곱 할머니들은 평균나이 86세로 배움이 쉽지 않은 시대와 환경을 지난 뒤에야 글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은 이 할머니들의 삶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연출은 , 로 알려진 김재환 감독이 맡았다. 사진 단유필름 제공 칠곡지역의 한글교실 할머니들을 어떻게 알게 됐나?한 팟캐스트에서 이 할머니들이 쓴 시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때 이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