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위원회에서는 농민권리선언 채택을 위해 2013년부터 논의를 지속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그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4차 실무그룹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 오는 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5차 실무그룹회의에서 표결이 예상되고 있다.유엔 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들의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해 ‘아동권리선언’, ‘여성권리선언’ 등과 같은 다양한 인권선언을 채택해 왔다. 이번엔 농민들의 권리 보장에 나섰다.그러나 유엔 농민권리선언에 포함된 농민들의 식량주권·토지에 대한 권리·종자에 대한 권리 등이 자본과 기업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미국을 대표로 하는 반대파들 때문에 농민권리선언 채택에 난항을 겪어왔다.한국 정부 역시 종자·토지·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국
농민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헌법(안) 가운데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관한 조항을 신설한 것과 토지공개념을 명시한 조항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은 농민헌법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농민과 농업계 전체가 한 목소리로 요구한 사항이었다. 정부가 이 요구를 받아들여 헌법(안)에 명문화함으로써 농민이 수행하는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해야 하는 헌법적 근거가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이를 바탕으로 직접지불제도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보상을 신규로 도입하거나 혹은 기존의 제도를 확대하는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리고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은 기존 경자유전
취임 8개월 만에 문재인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김영록 장관이 사퇴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선거 출마 목적에서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버린 무책임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장관자리를 내버린 사람이나 이를 허용한 대통령이나 그 책임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이번 김영록 장관의 돌연 사퇴로 인해 농민들이 갖는 실망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농민들은 촛불혁명정부라 할 문재인정부의 출범으로 농정개혁 또한 혁명적으로 이뤄져 농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정권이 바뀌어도 나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권교체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권이 바뀌고 촛불혁명정부가 들어와도 농정의 변화는 없고, 농정개혁을 책임진 장관은 더 좋은 자리를
지난 14일 기어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사표를 냈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개월 만에 전라남도 지사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졌다.이 뿐 아니다. 대통령비서실 신정훈 농어업비서관 역시 전라남도 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9일 사표를 제출했고 그 보다 앞서 대통령비서실 농어업비서관실 이재수 선임행정관은 춘천시장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고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해 임명한 농정의 핵심적 정무직 공무원 셋이 모두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자진 사퇴를 한 것이다.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다렸다는 듯 사퇴서를 내는 바람에 농정공백은 시작됐고 농정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 특히 농정의 수장으로 농업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취임한 김영록 장관의 사표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만든 전국 32개 공영 도매시장은 법률에 명시된 바와 같이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과연 공영 도매시장은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 보다는 유통업체의 돈벌이를 우선하고 있는 것이 공영 도매시장의 현 주소이다.공영 도매시장 돈벌이의 정점에는 도매시장법인이 있다. 정부에 의해 한번 지정되고 나면 도매시장법인은 웬만해서는 퇴출당하지 않고 독과점 지위를 누리며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 그리고 독과점 도매시장법인을 정점으로 해 수직적 피라미드와 같은 위계구조가 공영 도매시장에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그러다보니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도매시장법인의 ‘갑질’
문재인정부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는 적폐청산이다. 적폐란 글자 그대로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폐해를 걷어내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각 부처에 위원회를 설치하고 적폐청산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김영록 장관과 한국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는 농정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농업계 적폐청산에 나섰다.농정개혁위가 만들어지고 7개월간 수십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과는커녕 애초의 적폐청산이라는 목표는 사라지고 단순히 의견수렴 기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이에 정현찬 공동대표가 농촌현장 토론회를 제안했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9일 충북 청주를 시작으로 광역단위를 순회하며 지역
지난 3월 6일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지속가능한 학교·공공급식과 도농상생 정책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올해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쌀 생산조정제로 콩, 유채 등 대체작물로 재배하고, 그것을 원료로 해 가공한 전통 장류, 유채유 등을 서울시 학교, 어린이집 등과 같은 공공급식시설에 식재료로 공급하기 위해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이와 같이 생산조정제와 공공급식을 직접 연계하는 방식은 그동안 농민단체와 급식운동 진영이 꾸준히 주장해 왔던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받아들여 실현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본지도 이러한 방안을 수차례 제안한 바 있다.그런데 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 사안에 대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번에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체결한 업무협약을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고 농가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각종 농자재에 세금을 면제해 주거나 농업용 전기 할인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그런데 축산계열화가 확대되면서 농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계열회사가 차지하는 사례가 횡행하고 있다. 면세유 문제가 그렇다. 육계사육농가가 받아야 할 면세유 혜택이 사실상 계열업체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육계 계열업체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 업체는 축산계열화 사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대기업이 면세유 혜택을 보고 있다면 수긍할 수 있을까. 그런데 현실에선 이미 수년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현재의 수직계열화 구조상 계열업체는 농가와의 계약에 의해 가축, 사료, 약품 등 기자재를 공급한다. 농가의 역할은 노동력과 축사시설
귀농·귀촌의 십년대계를 새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보조금 및 지원금 위주로 이뤄져 왔던 귀농·귀촌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귀농·귀촌에 대한 도시민의 수요는 분명히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 수요는 농업과 농촌의 열악한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커다란 위험비용을 동반하고 있다.도시와 농촌의 소득격차, 적절한 일자리의 부족, 새로운 인력을 순수하게 흡수할 여력이 없는 농업의 상황, 도시와 농촌의 사회서비스 및 생활편의 환경의 격차 등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삶의 질 측면에서 수많은 비용을 감내할 수 있어야 귀농·귀촌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그리고 귀농·귀촌으로 감내해야 할 큰 비용의 일부를 다양한 형태의 보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북 간, 아니 북미 간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북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미국은 유엔을 앞세워 제재와 압박의 강도를 연일 높여왔다. 그뿐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서로에게 험한 말을 쏟아내며 벌이는 싸움은 실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 당사자인 우리에게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그러나 2018년이 시작되면서 북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 교류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국면이 열릴 희망의 빛이 보였다. 북은 우리 예상을 뛰어넘어 최고위급을 평창올림픽에 파견하면서 강력한 대화의 의지를 보였다.아울러 동행한 삼지연관현악단과 응원단은 우리 국민들의 환호 속에서 성공적인 공연과 응원활동을 벌였고, 평창올림픽
농민들로부터 적폐라고 지탄을 받는 관료주의가 모처럼 마련된 농정 협치의 기회를 무너뜨리고 있다.협치를 강조하는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도 작년 하반기부터 농정개혁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 관료와 농민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새 정부의 농정개혁 기조와 현장의 요구 사이에 접점을 찾아서 기존 농정의 문제점을 고치고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협치와 개혁의 마당이었다.농민들은 짧은 기간 내에 획기적인 변화나 커다란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농정에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 정도는 생길 것이라는 기대는 갖고 있었다.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의 농정개혁위원회 활동 결과는 농민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유발시키고 있다. 농정개혁위원회에 참여했던 농
정부가 새롭게 마련한 2018~2022년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그동안 농촌현장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새로운 과제들이 일부 추가되기는 했지만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농정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문재인정부의 농정기조 역시 역대 정부의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다.지금까지 역대 정부의 농정기조는 결과적으로 농민의 양극화를 확대하고, 농가의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농민의 양극화 및 빈곤화, 농업·농촌의 지속불가능 등은 지금까지의 농정기조가 초래한 구조적인 문제이며, 농정기조의 전환이 없다면 앞으로도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질 악순환의 고리로 묶여 있다.끊임없이 이어지는 개방 확대와 규모화를 강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