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값이 폭락했다. 대파 값의 폭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평균 2년에 한 번씩은 대파 밭을 갈아엎었다. 올해 역시 대파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설 이전 kg 당 2,000원을 호가하던 대파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까지 1,500원 내외로 완만한 내림세를 탔다.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일시에 하락했고 급기야 kg 당 100원이라는 초유의 가격에 경락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대파의 가격폭락은 그동안 좋은 품질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받아왔던 전남 신안의 대파마저도 경락가 450원이라는 기록적 상황에 이르렀다.농민들에 따르면 대파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임·수수료·하역비 등에 800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을 좋게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가운데 ‘토지공개념’을 명문화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사회주의 제도라며 거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토지공개념이 사회주의제도라는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사회주의는 토지의 사적 소유를 허용하지 않고 협동적 소유 혹은 전인민적 소유 등과 같은 형태의 공동 소유를 일반적인 원칙으로 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적 소유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사회주의 제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이다.다만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매매, 개발, 전용 등을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이 토지 소유자에게 불로소득으로 귀속되는 것을 일정하게 규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즉, 토지의 사적 소유로 인한 불평등의 문제 등 자본주의의 병폐를 다소
작년 8월 우리는 달걀 대란 사태를 맞았다. 달걀에서 검출되면 안 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를 보면 달걀에 포함된 살충제 성분이 미미하기 때문에 실제 인체에 해를 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다고 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충제 달걀문제가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것은 식품안전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크고 작은 사고를 겪으면서 ‘안전’의 중요성과 평소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적인 것이 있다. 바로 GMO 표시제 문제다.GMO 농산물의 안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안전하다고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GMO 피해라 여겨지는 사례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G
봄이 오면서 농민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사실 요즘 농사는 계절 구분 없이 일 년 내내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든 농민이 본격적인 농사로 몸과 마음이 가장 바빠지는 때가 이맘때쯤이다.그리고 농사 시작과 더불어 무엇을 심어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농민의 고민도 한층 더 깊어진다. 힘들게 일해서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기가 너무 어렵고, 품목별로 돌아가면서 가격폭락이 주기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 때문에 올해 무엇을 심어야할지 쉽사리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때로는 운에 맡기는 심정으로 혹은 때로는 마치 베팅하듯이 작목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도 농산물의 가격문제 때문이다.임금이 노동자의 노동의 가치를 의미하듯이 농민의 노동의 가치는 농산물 가격으로 실현된다. 농민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는 농민권리선언 채택을 위해 2013년부터 논의를 지속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그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4차 실무그룹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 오는 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5차 실무그룹회의에서 표결이 예상되고 있다.유엔 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들의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해 ‘아동권리선언’, ‘여성권리선언’ 등과 같은 다양한 인권선언을 채택해 왔다. 이번엔 농민들의 권리 보장에 나섰다.그러나 유엔 농민권리선언에 포함된 농민들의 식량주권·토지에 대한 권리·종자에 대한 권리 등이 자본과 기업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미국을 대표로 하는 반대파들 때문에 농민권리선언 채택에 난항을 겪어왔다.한국 정부 역시 종자·토지·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국
농민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헌법(안) 가운데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관한 조항을 신설한 것과 토지공개념을 명시한 조항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은 농민헌법운동본부를 중심으로 모든 농민과 농업계 전체가 한 목소리로 요구한 사항이었다. 정부가 이 요구를 받아들여 헌법(안)에 명문화함으로써 농민이 수행하는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보상을 해야 하는 헌법적 근거가 마련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이를 바탕으로 직접지불제도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보상을 신규로 도입하거나 혹은 기존의 제도를 확대하는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리고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은 기존 경자유전
취임 8개월 만에 문재인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인 김영록 장관이 사퇴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선거 출마 목적에서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헌신짝처럼 내버린 무책임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욕심을 위해 장관자리를 내버린 사람이나 이를 허용한 대통령이나 그 책임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이번 김영록 장관의 돌연 사퇴로 인해 농민들이 갖는 실망과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농민들은 촛불혁명정부라 할 문재인정부의 출범으로 농정개혁 또한 혁명적으로 이뤄져 농민들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정권이 바뀌어도 나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정권교체가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권이 바뀌고 촛불혁명정부가 들어와도 농정의 변화는 없고, 농정개혁을 책임진 장관은 더 좋은 자리를
지난 14일 기어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사표를 냈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8개월 만에 전라남도 지사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졌다.이 뿐 아니다. 대통령비서실 신정훈 농어업비서관 역시 전라남도 지사 출마를 위해 지난 9일 사표를 제출했고 그 보다 앞서 대통령비서실 농어업비서관실 이재수 선임행정관은 춘천시장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고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해 임명한 농정의 핵심적 정무직 공무원 셋이 모두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자진 사퇴를 한 것이다.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다렸다는 듯 사퇴서를 내는 바람에 농정공백은 시작됐고 농정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있다. 특히 농정의 수장으로 농업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취임한 김영록 장관의 사표
국민의 세금으로 정부가 만든 전국 32개 공영 도매시장은 법률에 명시된 바와 같이 생산자 농민과 소비자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과연 공영 도매시장은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익 보다는 유통업체의 돈벌이를 우선하고 있는 것이 공영 도매시장의 현 주소이다.공영 도매시장 돈벌이의 정점에는 도매시장법인이 있다. 정부에 의해 한번 지정되고 나면 도매시장법인은 웬만해서는 퇴출당하지 않고 독과점 지위를 누리며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 그리고 독과점 도매시장법인을 정점으로 해 수직적 피라미드와 같은 위계구조가 공영 도매시장에 견고하게 뿌리내리고 있다.그러다보니 독과점 지위를 이용한 도매시장법인의 ‘갑질’
문재인정부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는 적폐청산이다. 적폐란 글자 그대로 오랫동안 켜켜이 쌓인 폐해를 걷어내고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각 부처에 위원회를 설치하고 적폐청산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김영록 장관과 한국가톨릭농민회 정현찬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는 농정개혁위원회를 만들어 농업계 적폐청산에 나섰다.농정개혁위가 만들어지고 7개월간 수십 차례의 회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아직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과는커녕 애초의 적폐청산이라는 목표는 사라지고 단순히 의견수렴 기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이에 정현찬 공동대표가 농촌현장 토론회를 제안했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9일 충북 청주를 시작으로 광역단위를 순회하며 지역
지난 3월 6일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지속가능한 학교·공공급식과 도농상생 정책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올해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쌀 생산조정제로 콩, 유채 등 대체작물로 재배하고, 그것을 원료로 해 가공한 전통 장류, 유채유 등을 서울시 학교, 어린이집 등과 같은 공공급식시설에 식재료로 공급하기 위해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이와 같이 생산조정제와 공공급식을 직접 연계하는 방식은 그동안 농민단체와 급식운동 진영이 꾸준히 주장해 왔던 것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받아들여 실현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본지도 이러한 방안을 수차례 제안한 바 있다.그런데 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 사안에 대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번에 서울시와 농식품부가 체결한 업무협약을
농민들의 생산비 부담을 덜어주고 농가소득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각종 농자재에 세금을 면제해 주거나 농업용 전기 할인 등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그런데 축산계열화가 확대되면서 농민들이 받아야 할 혜택을 계열회사가 차지하는 사례가 횡행하고 있다. 면세유 문제가 그렇다. 육계사육농가가 받아야 할 면세유 혜택이 사실상 계열업체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육계 계열업체 중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모 업체는 축산계열화 사업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대기업이 면세유 혜택을 보고 있다면 수긍할 수 있을까. 그런데 현실에선 이미 수년간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현재의 수직계열화 구조상 계열업체는 농가와의 계약에 의해 가축, 사료, 약품 등 기자재를 공급한다. 농가의 역할은 노동력과 축사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