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형은 거름으로 뭘 써요?”“유박을 쓰지.”“축분은 안써요? 유기물 생각하면 축분이 더 낫잖아.”“아이고 그걸 뭘로 펴. 유박은 트랙터에 다는 살포기로 하면 편하잖아. 유기물이야 계속 호밀 심어서 갈아 넣으면 그걸로 될 거고.”“그래요. 형네 동네 머시기가 그걸 모르고 축분을 살포기로 뿌리려다가 죽을 고생 했다면서요?”“그렇지. 축분은 기계가 막혀서 살포기로 안되지. 요왕씨는 뭘 쓰는데?”“나는 축분 써요. 요즘은 축분도 목록공시 되는 것들이 나오잖아요. 그리고 나야 한 작기에 삼백평 정도씩이니까 경운기나 화물차에 부려서 삽으
올 한해는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국가의 중요한 선거가 치러졌고 내년에는 농업계의 중요한 선거가 예정돼 있다. 바로 전국 농·축협 동시조합장 선거이다. 2023년 3월 개최일까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관련 법안들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농협 조합장 선거는 대표적인 ‘깜깜이 선거’로 알려져 있다. 선거에 누가 나오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고 누가 유권자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냥 잠자코 도장만 찍으라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현직
충남 홍성군에서 홍산마늘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 송출한 영상이 농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홍산마늘 영상이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담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민망해서 볼 수 없는 수준인 영상을 군의 예산으로 제작해 배포했다는 것도 실망스럽다. 거창하게 성평등 의식을 논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보면 불쾌감을 느낄만한 저질 영상이다. 결국 지역농산물을 홍보한다고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상이 되레 지역농산물에 먹칠하는 상황이 됐다.그런데 이 영상은 홍성군청의 예산으로 지난 2020년 12월에 제작됐고 유튜브 홍성군 공식
고추, 배추, 무 등 밭작물을 비롯한 과일 수확이나 과수원의 화분수정 작업 등은 단순노동을 투입해야 하는 고된 농작업이다. 기계화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이러한 분야는 경제성장으로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저임금의 3D 업종으로 전락했다. 물론 인건비도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고, 이로써 농산물가격도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급변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가격은 널뛰기 수준이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저소득층에게 생존권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식량가격의 급등으로 아사자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정부는 굶게
[한국농정신문 윤정원 기자] 지난달 23일 농협안성교육원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경기도연맹 창립 30주년 기념식’ 및 ‘우리농업 희망찾기 16회 경기농민전진대회’가 열렸다. 여주·평택·안성·김포·화성·포천·이천·연천 등 경기 각지의 농민과 가족 1,000여명이 참석했다.4시부터 시작한 명랑운동회에서 참가자들은 훌라후프 돌리기, 훌라후프 통과하기, 단체 줄넘기, 공 튕기기, 줄다리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게임을 통해 체력과 단합을 과시했다. 무선진공청소기, 오븐에어프라이어 등 푸짐한 경품이 제공됐으며, 평택시농민회가 최고의 단합
[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지난 23일 경남 통영시에서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저지 경남운동본부 주최로 ‘CPTPP 저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경남도민대회’가 열렸다.이날 이른 아침부터 경남 곳곳의 트럭이 고성군으로 집결했다. 170여명의 농민들이 110여대의 트럭을 몰고 경남도민대회에 차량행진으로 참여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고성군농업기술센터 앞에 모인 차량들은 통영시 동호항 이순신공원까지 ‘CPTPP 막아내고 식량주권 실현하자’라고 쓴 깃발을 달고 행진을 진행했다.이후는 이순신공원에서 CPTPP
인디언식으론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인 7월, 지리산의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며 무더위를 식혀 보았다. 하지만 지리산의 계곡들은 둘레길이든 자락길이든 숲길을 걸으며 땀 흘리고 난 다음에 만나야 더 짜릿하고 계곡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아흔아홉골 지리산엔 그만큼의 크고 작은 계곡들이 있어 지리산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록 역대급 가뭄이었지만 그래도 지리산의 계곡들은 결코 마르는 일은 없다. 계곡의 물은 쉼 없이 흘러 엄천강이 되고 경호강이 되고 덕천강이 되고 섬진강이 되어 바다로 바다로 향한다.올여름, 여
“아프리카 아니다. 라이베리아지.”피부가 검은 외국인노동자와 일을 하다가 ‘아프리카’라는 단어가 내 입에서 여러 번 나왔다.30세로 보였는데 45세이다. 아내는 50살이고 영국에서 회사 다닌다고.나이지리아 아니고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온 노동자이다.한국말, 영어, 몸짓으로 소통하며 일을 하였는데 손발이 마저 힘들지 않았다.페북 한다고 하여 친구가 되었다. 샴볼라 이력을 보니 서울내셔널유니버시티(서울대학교) 공부. (중략)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다고 허락받음.내 이름을 물어보길래 “이씨 아저씨다”….
안녕하세요. 길벗의 한의사 나영철입니다. 한의원이나 의료기관에 치료받으러 가보면 빨갛게 불이 나오는 적외선 치료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적외선 치료기는 어떤 원리로 우리 몸을 낫게 하고, 어떤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적외선 치료기는 단어 그대로 ‘적외선’을 활용하여 치료에 사용합니다. 빛은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엑스레이(X-ray) 등으로 나뉘는데요,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은 가시광선입니다. 즉,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적외선은 보이지는 않지만 열전달을 잘 하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물을 제작할 때 ‘로케이션 헌팅(location hunting)’이라는 말을 쓴다. 시나리오에 맞춤한 야외촬영 장소를 찾는 일이다. 그런 거창한 용어를 쓰지 않을 뿐, 용두산공원에 사진 찍으러 나온 관광객들이라고 해서 아무 데서나 사진을 촬영하지는 않는다. 더구나 공원 사진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기념사진을 찍는 바에.촬영장소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이 ‘꽃시계 앞’이었다는 사실이야 앞서도 언급했었는데, 나중에 인화된 사진을 받아든 사람들이 한 결 같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대목이 있다.-꽃이 암만 이쁘면 뭐 하노?
[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흙가슴 열고 일어서는 여성농민, 농민이다.” 힘차게 부르는 여성농민가가 기념식 마무리를 알렸다. 다 같이 일어서 흔드는 팔뚝질에 경남 여성농민들은 하나됨을 느꼈다.지난 20일 경남 거창군 거창문화원에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경남여농)이 주최한 경남여성농민한마당이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오전에는 거창의 Y자형 출렁다리 견학, 한방샴푸 만들기 등의 체험을 진행했고 오후부터 거창문화원에 모여 기념식과 극단 ‘잇다’의 공연을 관람했다.기념식의 시작은 전현옥 경남여농 회장의 대회사였다. 전 회장은 대회사
[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지난 20일 서울시 광진구 ‘공유공간 나눔’에서 서울 광진구와 강원 홍천군을 잇는 ‘행복나눔 농부장터’가 열렸다.장터에는 홍천 토종씨앗 채종포에서 수확한 수수쌀과 옥지기가지, 토종녹두, 토종바가지 등의 토종씨앗 농산물을 비롯해 새벽에 딴 옥수수와 오이, 토마토 등의 싱싱한 농산물, 홍천군 북방면 구만리 할머니들이 만든 장아찌와 콩물 등이 판매됐다.이 장터는 광진주민연대와 행복중심 광진생협이 2019년부터 홍천군여성농민회와 도농교류를 목적으로 만들어 운영되고 있으며, 장터를 중곡제일시장 입구(행복중심 광진생
여름이 시작될 무렵 폭염도 같이 시작되더니, 늘어지는 장마 덕에 살인적인 더위는 주춤합니다. 그 사이 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산불까지 나서, 생활 자체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연중 고른 날씨와 고른 강수량을 자랑하는 지역인만큼 모든 생활이 거기에 익숙해져 있겠지요. 심지어 에어컨이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라는데, 40도가 넘는 폭염에 어찌 견뎌내는지 먼 나라에서도 염려스럽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날씨는 4계절이 뚜렷하고, 계절따라 강수량의 차이가 커서 또 거기에 따른 삶의 방편들이 많습니다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고 사회적농업 활동을 하면서 불편해지는 마음을 마주하곤 한다.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그어지는 우리 사이의 선이 바로 그것이다.활동을 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우린 선한 얼굴을 한 강자이고, 대상이 되고 있는 주민들은 사회적 약자가 되어 차별받는 존재로 규정되는 상황이 왕왕 있다.우리사회 약자인 농촌에서 고령자나 장애인은 시혜의 대상임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로 정해졌고, 슬픈 현실은 이들을 대하는 행정뿐 아니라 당사자들마저도 본인이 얼마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인지를 증명해 보이려는 데 열심일 때가 많다는 거다.새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 중 하나가 바로 2020년 5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익직불제이다. 그러나 그중에서 선택형직불제는 단지 포장지만 바꿨다는 지적을 받으며 여전히 온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 농민을 중심으로 선택형직불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요구들이 명확해지면서 이제는 구체적 내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농사를 통해 공익적 가치를 실천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농민이다. 얼마 전 열린 국회토론회를 통해 다시 확인하게 된 것도 ‘농민의
다음달 중순 이후면 조생종 햅쌀이 나온다. 추석을 앞두고 본격적인 햅쌀 수확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농민들의 시름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45년 만에 최고의 내림세를 보이는 쌀값 때문이다.지난해 수확기 이후 쌀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5일 80kg 한 가마에 22만7,212원 하던 쌀값이 9개월 후인 지난 15일에는 17만7,660원으로 21.8% 하락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2차례에 걸쳐 27만톤을 시장격리했다. 그러나 시장격리가 쌀값 하락을 막지 못했다. 이는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오늘 아침 농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아랫동네 이웃과 옛 이장님을 우연히 마주쳤다. 집에서 10분 거리지만 차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이웃들과 길에서 마주치는 경우는 좀 드물다. 반가운 마음에 셋이서 차 시동을 끄고 30여분 동안 유쾌한 길거리 수다를 떨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수년간 애쓰는 교수님의 사과는 언제 나올 거냐며 걱정해 주셨다.속으로 환경과 생태를 살리고 안전한 유기농 사과를 생산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런 걸 심각하게 얘기할 분위기는 또 아니어서, 그냥 걱정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씀드렸다.그날 모처럼 비가
가짜 농민들이 주변에 많이 생기고, 가짜 농민들이 농업 보조금을 타거나 농업부분에서 걷어 들여야 하는 세금을 회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잔기술들을 쓰는 것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며, 한편으론 거의 변화하지 않는 농업정책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대통령이 바뀌면 정책이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기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중앙정부도 그러하고 지방정부도 그러하다.농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농민의 한 사람인 나는, 그저 생색으로 보이는 쥐꼬리만 한 보조금에도 관심이 없고 떼먹을 세금도 없으니 오로지 농산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