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토론회를 빙자한 정권규탄대회를 연 것인가. 4대강 보 개방에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이 직접 토론회를 열고 사실과 과학에 근거한 정책방향을 제안하겠다고 했지만 막말과 선동으로 범벅된 채 끝났다.자유한국당은 지난 11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4대강 보 파괴 저지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농민과 주민, 전문가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전달하는 게 목적이었으나 그 내용은 표방한 목적과 달랐다.이날 토론회엔 자유한국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해 문재인정부 규탄에 열을 올렸다. 황교안 당 대표는 “잘못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자유한국당이 공주보 해체는 물론 수문개방마저 반대하는 주된 논리 중 하나가 ‘농업용수 부족’이다. 보 개방으로 인해 인근 농지의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사에 불편을 겪게 된다는 내용이다. 공주시 국회의원인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월 정부의 공주보 부분철거안 제시에 대해 “‘사람이 먼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현지 주민들의 의견을 개무시한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그럼 실제 현지 주민들의 의견은 어떨까? 정말로 자유한국당 주장대로 모든 농민들이 농업용수 부족에 시달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 11일 오후 2시 충남 공주시의 아트센터 고마에서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열렸다. 4대강 사업 당시 만들어진 공주보 처리 문제를 놓고 지역주민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자 만들어진 자리였다. 그러나 토론회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사회자가 토론회를 시작하려던 순간, 자유한국당 소속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이 일어나서 돌발발언을 했다.“이 토론회는 공주시민들의 의사를 제대로 묻지도 않고 시작했다. 시민들이 물이 부족해 농사를 못 짓고 있는데 토론회를 한단 말인가? 여기 계신 분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국산 바나나는 모두 무농약으로 재배한다. 제도(PLS)가 허용하는 농약이 없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수입산과의 가격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 외의 장점을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거리가 짧은 만큼 수입산처럼 내수용보다 이른 시기에 수확할 이유가 없고 방부·훈증처리를 거치지도 않는다. 안전하고 신선한 바나나를 공급한다는 자부심은 국내 바나나 농가들이 농사를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문제는 판로다. 국내에서 바나나가 생산된다는 걸 아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으며 그것이 무농약이라는 걸 아는 사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바나나는 수입과일의 대명사라 해도 좋을 만큼 국민들에게 친숙하고 소비기반이 확실한 품목이다. 농민들이 산발적으로 재배를 시도하고 있는 열대작목 가운데 가장 유리한 위치에 놓였다고 볼 수 있다. 작목이 집중되고 폭락이 일상화된 우리 농업에 대체작목의 하나로서 가능성을 갖고 있다.하지만 무턱대고 생산을 늘렸다간 농민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누울 자리 보지 않고 발 뻗은’ 어설픈 대체작목의 말로는 당장 최근의 아로니아 사태만 봐도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다.지금은 몇몇 농가가 생산을 시도하는 참이지만, 체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바나나는 현재 마음만 먹으면 쉽게 먹을 수 있는 맛 좋은 과일이다. 물론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바나나가 수입과일이라는 사실은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실천이 잘 안 되고 있긴 하지만, 농업지 기자의 직업윤리를 지키기 위해 그 매력적인 맛에도 불구하고 될 수 있으면 국산과일을 소비하려 한다.바나나가 수입과일이라는 건 젊은 세대에겐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사 주신 바나나를 까먹으면서 자연스레 옛날 얘기를 전해 듣곤 했다. 처음 등장했을 당시의 바나나는 소위 ‘부잣집’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자문 제주농업기술원]우리나라에서 바나나를 최초로 재배하기 시작한 건 지난 1981년이었다. 생산은 대부분 제주도에서 이뤄졌는데, 현재 세밀한 통계가 남아있진 않지만 대체로 폐작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1984년에 13.3ha에서 319톤을 생산하던 것이 1986년엔 167.6ha에서 3,316톤, 1989년엔 443ha에서 2만881톤으로 급증했다. 한편 통계청의 자료에는 지난 1987년을 기준으로 재배면적이 약 678ha에 달한 것으로 기록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에서 토종벌을 10년 이상 길러온 최종호씨. 그는 사라져가던 밀랍떡(밀떡) 복원의 1등공신 중 하나다.“원래 서울에서 학원 일을 했어요. 그러다가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해서 토종벌을 기르기로 결심했죠. 처음엔 충북 괴산에서 귀농 수업을 받고 난 뒤 전북 남원에서 벌통 150구를 구해 이곳 양평에서 토종벌 사육을 시작했습니다.”최씨와 밀랍떡의 첫 만남은 우연히 이뤄졌다. 2009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쌈짓길의 한 갤러리에서 최씨를 초청해 먹거리 관련 교류를 가졌는데, 그곳에서 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가장자리에 위치한 산골마을 산음리. 해발 480미터의 소리산 기슭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마을엔 자랑거리가 있으니, 이름하여 ‘밀랍떡’이다. 산음리 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이 밀랍떡을 접하며 살아왔다. 산음리에 50년째 살고 있는 이연순(77) 할머니도 그 중 한 명.“5월 단오가 되면 인근 산에 가서 떡취(취나물의 일종)를 뜯으러 다녔어요. 당시엔 기계도 없다 보니 집에서 불 때서 찹쌀과 떡취 섞은 걸 시루로 찌고 떡메를 친 다음에 각 농가에서 기른 토종벌로부터 만들어낸 밀랍을 섞었었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밀랍떡은 지난 2015년 ‘맛의 방주’에 등재된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유산이다. 맛의 방주는 특정 공동체·문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고 생산력이나 상업적인 발달 가능성이 있음에도 멸종 위기에 처한 전세계 소규모 먹을거리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1996년 이탈리아 투린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갯방풍을 등재시키면서 100가지의 음식과 식재료를 맛의 방주에 등록했다. 우리에게 친근한 식혜, 율무부터 제주 푸른콩장, 전통주인 감홍로 등 사뭇 생소한 음식과 식재료도 있다.맛의 방주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슬로푸드는 쉽게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식탁에서부터 서두르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운동으로 1986년 이탈리아의 브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좋은 음식과 맛을 통해 얻는 즐거움, 느린 삶을 지향하고 지키는 것에 집중했으나 점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그 과정에서 슬로푸드운동은 미식이 정치·농업·환경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이는 슬로푸드운동이 세계 농업 및 환경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곧 전통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권순창·한우준·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사례발표1 - 독일] 프리츠 울프 ‘슈베비쉬할 농민생산자조합(BESH)’ 컨설턴트농업의 사회적가치 농민에 환원, 농촌의 미래를 열다슈베비쉬할 농민생산자조합(BESH)은 농민농업의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 인근인 호헨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50년 동안 농업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농장이 매년 2.5%씩 줄어들었다. 산업적으로 점점 잠식당한 것이다.BESH는 농민들에게 미래를 선사하자는 차원해서 출발한 운동으로 1988
‘오늘날, 21세기의 여명이 밝아오는 지금, 인류 역사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았던 적은 없다.’「새로운 농민」의 저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와게닝겐대학 농촌사회학부 명예교수는 “농민들이 사라져간다고 확신하는 듯한 이 세계에서, 농민의 존재 그 자체를 의심하는 이 세계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라고 전한다. 이어 “농민층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자명하며, 농민과 농민농업의 구성요소는 농민층의 존재이유 그 자체로부터 규정된다”고 설명한다.농민농업. 우리에겐 다소 낯선 용어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소농이나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 네덜란드의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교수는 그의 저서 ‘새로운 농민’에서 “인류역사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면서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도 약 5억에서 5억6,000만개의 농민농장이 있다고 보는데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농민이 줄어들고 농촌이 공동화돼 가는 우리 현실에서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아니 농민이라는 단어조차 농업인으로 대체돼 사그라지고 있지 않은가.1990년대 전면적 농산물 개방에 맞춰 우리 농업에선 경쟁력 강화가 농정 최고의 목표가 됐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바이오가스 생산을 통한 지역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려면 지속가능한 경제성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가축분뇨법,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REC) 가중치 기준 등 제도개선과 더불어 바이오가스 생산과 농촌환경개선을 연계한 시범사업을 통해 1석 2조 이상의 결과를 만드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이용하는 시설은 90개소로 총 생산량은 3억429만㎥ 정도다. 통상 바이오가스 1만㎥는 1㎿의 발전용량으로 간주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음식물·가축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분뇨처리가 아니라 에너지 생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완주 농어업정책포럼 바이오에너지분과위원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김 위원의 이런 구상이 잘 담긴 곳이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다. 이 센터에선 축분과 음식물, 각종 부산물을 원료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1일 7,740㎾ 가량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 센터에서 근무하던 김 위원은 바이오가스 사업 전파자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농촌이 이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핵심 이유를 꼽는다면?농촌은 전반적으로 생활환경이 열악하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가축분뇨는 최근 비료를 벗어나 바이오가스로의 자원화를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농촌주민들의 생활과 복지에 있어 비료보다는 주민들의 피부에 더욱 와 닿는다는 점에서 가축분뇨로 만든 바이오가스의 가치는 눈여겨봄직하다.강원도 홍천군에는 ‘똥마을’로 불리던 곳이 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있던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피시설’이 있는 냄새나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벗고 ‘자원을 만드는 에너지시설’을 갖춘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변신에 성공했다.지난 2014년 환경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에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가축분뇨가 재생에너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06년 제정됐지만 지금까지 가축분뇨의 활용은 퇴·액비 생산으로 한정돼 있다. 비료화만을 통한 가축분뇨 문제 해결은 난망하다. 농업현장에서 가축분뇨 퇴·액비의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비료가 남으니 새로운 비료의 생산은 더뎌지고, 결국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수거에도 차질이 생긴다. 때문에 여전히 축사가 있는 농촌마을에서는 악취를 둘러싼 갈등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영암농협 ‘유채·메밀 경관단지 조성 사업’은 참여 농가 대부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소득이 관행 벼농사보다 많은 것을 제하더라도 노동력이 훨씬 적게 소요될뿐더러 농협이 자체적으로 전용 농기계를 임대·운용해 농작업을 일괄 대행하기 때문이다.관련해 6ha 규모로 사업에 참여 중인 오선화 용흥2리 이장(65)은 “평소 같으면 요새 일하느라 워낙 바빠 비쩍 마른 해골 몰골이다. 벼농사 지을 땐 그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다. 그런데 농협이 경관조성 사업이라고 논에 유채랑 메밀을 심자 해서 참여했더니 약도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