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가장자리에 위치한 산골마을 산음리. 해발 480미터의 소리산 기슭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마을엔 자랑거리가 있으니, 이름하여 ‘밀랍떡’이다. 산음리 주민들은 어린 시절부터 이 밀랍떡을 접하며 살아왔다. 산음리에 50년째 살고 있는 이연순(77) 할머니도 그 중 한 명.“5월 단오가 되면 인근 산에 가서 떡취(취나물의 일종)를 뜯으러 다녔어요. 당시엔 기계도 없다 보니 집에서 불 때서 찹쌀과 떡취 섞은 걸 시루로 찌고 떡메를 친 다음에 각 농가에서 기른 토종벌로부터 만들어낸 밀랍을 섞었었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밀랍떡은 지난 2015년 ‘맛의 방주’에 등재된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유산이다. 맛의 방주는 특정 공동체·문화와 밀접한 관계에 있고 생산력이나 상업적인 발달 가능성이 있음에도 멸종 위기에 처한 전세계 소규모 먹을거리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1996년 이탈리아 투린에서 시작됐다.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갯방풍을 등재시키면서 100가지의 음식과 식재료를 맛의 방주에 등록했다. 우리에게 친근한 식혜, 율무부터 제주 푸른콩장, 전통주인 감홍로 등 사뭇 생소한 음식과 식재료도 있다.맛의 방주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슬로푸드는 쉽게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식탁에서부터 서두르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운동으로 1986년 이탈리아의 브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다. 초기에는 좋은 음식과 맛을 통해 얻는 즐거움, 느린 삶을 지향하고 지키는 것에 집중했으나 점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준으로 발전했다.그 과정에서 슬로푸드운동은 미식이 정치·농업·환경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이는 슬로푸드운동이 세계 농업 및 환경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곧 전통적이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권순창·한우준·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사례발표1 - 독일] 프리츠 울프 ‘슈베비쉬할 농민생산자조합(BESH)’ 컨설턴트농업의 사회적가치 농민에 환원, 농촌의 미래를 열다슈베비쉬할 농민생산자조합(BESH)은 농민농업의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 인근인 호헨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 50년 동안 농업으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농장이 매년 2.5%씩 줄어들었다. 산업적으로 점점 잠식당한 것이다.BESH는 농민들에게 미래를 선사하자는 차원해서 출발한 운동으로 1988
‘오늘날, 21세기의 여명이 밝아오는 지금, 인류 역사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았던 적은 없다.’「새로운 농민」의 저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와게닝겐대학 농촌사회학부 명예교수는 “농민들이 사라져간다고 확신하는 듯한 이 세계에서, 농민의 존재 그 자체를 의심하는 이 세계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이라고 전한다. 이어 “농민층의 존재는 그 무엇보다 자명하며, 농민과 농민농업의 구성요소는 농민층의 존재이유 그 자체로부터 규정된다”고 설명한다.농민농업. 우리에겐 다소 낯선 용어일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소농이나
[한국농정신문 심증식 편집국장] 네덜란드의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교수는 그의 저서 ‘새로운 농민’에서 “인류역사에서 이처럼 농민이 많았던 적이 없었다”면서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도 약 5억에서 5억6,000만개의 농민농장이 있다고 보는데 그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농민이 줄어들고 농촌이 공동화돼 가는 우리 현실에서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아니 농민이라는 단어조차 농업인으로 대체돼 사그라지고 있지 않은가.1990년대 전면적 농산물 개방에 맞춰 우리 농업에선 경쟁력 강화가 농정 최고의 목표가 됐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바이오가스 생산을 통한 지역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려면 지속가능한 경제성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가축분뇨법,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REC) 가중치 기준 등 제도개선과 더불어 바이오가스 생산과 농촌환경개선을 연계한 시범사업을 통해 1석 2조 이상의 결과를 만드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말 기준으로 바이오가스를 생산·이용하는 시설은 90개소로 총 생산량은 3억429만㎥ 정도다. 통상 바이오가스 1만㎥는 1㎿의 발전용량으로 간주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음식물·가축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분뇨처리가 아니라 에너지 생산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완주 농어업정책포럼 바이오에너지분과위원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다. 김 위원의 이런 구상이 잘 담긴 곳이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다. 이 센터에선 축분과 음식물, 각종 부산물을 원료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해 1일 7,740㎾ 가량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 센터에서 근무하던 김 위원은 바이오가스 사업 전파자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농촌이 이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핵심 이유를 꼽는다면?농촌은 전반적으로 생활환경이 열악하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가축분뇨는 최근 비료를 벗어나 바이오가스로의 자원화를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농촌주민들의 생활과 복지에 있어 비료보다는 주민들의 피부에 더욱 와 닿는다는 점에서 가축분뇨로 만든 바이오가스의 가치는 눈여겨봄직하다.강원도 홍천군에는 ‘똥마을’로 불리던 곳이 있다. 가축분뇨 처리시설이 있던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피시설’이 있는 냄새나는 마을이라는 오명을 벗고 ‘자원을 만드는 에너지시설’을 갖춘 친환경에너지타운으로 변신에 성공했다.지난 2014년 환경부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시범사업’에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가축분뇨가 재생에너지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는「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지난 2006년 제정됐지만 지금까지 가축분뇨의 활용은 퇴·액비 생산으로 한정돼 있다. 비료화만을 통한 가축분뇨 문제 해결은 난망하다. 농업현장에서 가축분뇨 퇴·액비의 수요처를 확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비료가 남으니 새로운 비료의 생산은 더뎌지고, 결국 축산농가의 가축분뇨 수거에도 차질이 생긴다. 때문에 여전히 축사가 있는 농촌마을에서는 악취를 둘러싼 갈등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영암농협 ‘유채·메밀 경관단지 조성 사업’은 참여 농가 대부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소득이 관행 벼농사보다 많은 것을 제하더라도 노동력이 훨씬 적게 소요될뿐더러 농협이 자체적으로 전용 농기계를 임대·운용해 농작업을 일괄 대행하기 때문이다.관련해 6ha 규모로 사업에 참여 중인 오선화 용흥2리 이장(65)은 “평소 같으면 요새 일하느라 워낙 바빠 비쩍 마른 해골 몰골이다. 벼농사 지을 땐 그 정도로 눈코 뜰 새 없다. 그런데 농협이 경관조성 사업이라고 논에 유채랑 메밀을 심자 해서 참여했더니 약도 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영암농협이 경제사업 활성화로 △농가소득 향상 △논 타작물 재배 확대 △농촌 경관단지 조성 등의 목표를 내보인 ‘유채·메밀 경관단지 조성 사업’이 3년 차에 접어들었다.경관단지 조성 사업은 쉽게 말해 월출산 국립공원 인근 논에 밭작물이자 경관작물인 유채와 메밀을 심어 수확하는 것이다. 지난 2017년 25ha 규모로 시범을 보인 사업은 지난해 112ha로 면적을 늘려 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기준으로 105 농가가 참여중인 사업은 지난달 26일부터 3일간 ‘제1회 월출산 경관단지 유채꽃 축제’를 치르며 농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박도상 영암농협 조합장은 직원 출신 재선 조합장이다. 농협에서 24년을 근무한 그는 농업·농촌의 발전이나 농민조합원 소득 증대 등 농협이 할 일은 무궁무진하지만 직원으로서 한계가 있어 조합장에 나서게 됐다고 한다. 박 조합장이 농협 운영에 있어 무엇보다 중심에 둔 건 지역경제 활성화 등 협동조합 목적에 맞는 사업이다. 유채·메밀 경관단지 조성 사업도 그 중 하나다. 지난 7일 영암농협에서 박 조합장을 만나 사업 배경을 확인했다. - 사업 배경이 궁금하다.현재 농촌은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가 피부로 느낄 정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경제사업은 등한시한 채 신용사업에만 열을 올리는 지역농협의 모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제사업이란 게 하루이틀 해서 성과를 보기도 어렵고 곧바로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라서다. 그만큼 어렵다보니 오히려 경제사업에서 적자가 나면 신용사업 수익으로 메우는 게 지역농협의 일반적 운영 형태다. 하지만 농협의 경제사업은 본연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고 농민조합원의 소득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이런 가운데 전남 영암군에 위치한 한 지역농협이 경제사업에서 발상의 전환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업계에선 문재인정부가 과거의 농정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자 실망감이 역력한 모습이다. 새로운 농정의 청사진이 흐릿한데다 이를 실천할 의지마저 실종됐다는 평가다. 남은 3년 동안 이전 농정과 차별성을 보이려면 현장농민들의 적극적인 농정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문재인정부는 농정의 기본틀을 바꾸겠다며 지속발전이 가능한 농업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집권 2년 동안 보여준 모습은 농정홀대와 기존 농정의 재탕뿐이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농업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니 개선의 여지가 없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시 국회의사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며 실시된 대통령선거였기에 9일 선거에 당선되자마자 인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성대한 취임식은 아니었지만 촛불의 열망을 담은 대통령이 될 것이란 국민들의 기대는 높았다.농림축산식품부는 대통령 취임일인 10일, 계란가격 폭등에 대응하겠다며 계란 수입 운송비를 지원하고 수입국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AI 확산의 여파로 일어난 일시적인 가격상승을 참지 못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해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대규모 수행단이 꾸려져 함께 방북했다. 아이돌 가수도 가고, 마술사도 가고, 박근혜의 국정농단 공범이었던 대기업 총수도 갔다. 그러나 이 수행단엔 김재현 산림청장을 제외하면 그 어떤 농업계 관계자, 심지어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포함되지 않았다.이는 현 정부의 ‘농업홀대’를 명백히 증명하던 장면이다. 문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하는 남북교류 강화에 있어, 농업분야 교류 재개는 결코 간과돼선 안 된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뭘 한 게 있어야 점수를 매길 거 아입니꺼?” 문재인정부의 2년 농정에 몇 점을 매기고 싶냐는 우문(愚問)에 대한 조병옥 함안군농민회장(전 전농 사무총장)의 현답(賢答)이었다.조 회장은 ‘백남기 정신 계승’을 구호로 걸고 2016~2017년 촛불항쟁의 최선두에서 박근혜정권 퇴진을 위해 공헌했다. 촛불항쟁의 주역 중 한 명이자 문재인정부의 첫 2년을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고민이 많다. 지난달 30일 함안에서 조 회장을 만났다.2017년 박근혜가 탄핵당하고 문재인정권이 들어설 때 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충북 단양의 한연수씨는 2007년 유기농 사과 재배를 위해 20년 기한으로 농지를 임차했다. 경지정리를 조건으로 12년 무상, 8년 유상임대 계약을 맺었는데 간신히 생산기반을 닦아 놓은 10년째에 지주가 농지를 매각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필사적으로 항변해 봤지만 결국 한씨는 10년 공들인 나무와 땅을 뺏겨야 했다.경기 김포의 조종대씨는 같은 2007년 지주의 직불금 부당수령 문제를 용기있게 고발했다. 국정감사에 출석하며 사회적 이슈를 이끌어냈지만 결국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도리어 본인은 농사짓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