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뉴욕에서 전여농 박점옥 회장이 세계식량주권상을 수상했다.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인 올리비에 드 슈터 박사(우리에게 라는 사회과학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장 지글러 박사의 특별보고관 후임)가 사회를 보는 뜻깊은 자리였다. 국내 언론들은 그 의미를 거의 무시했지만,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류언론에서도 다루었다. 이 상의 주된 주체는 미국의 지역사회먹거리보장연대(CFSC)라고, 지역에서 먹거리운동을 하는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연대체인데, 현재는 미국 전체의 농장-학교 직거래 프로그램(팜투스쿨)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에 필자는 CFSC가 개최하는 연례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그냥 지역사회먹거리보장과 로컬푸드 운동을 하는 단
노벨상 시절이 되었나 보다. 언론매체에서 어느 나라의 누가 노벨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여전히 과학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한국으로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원인에 대한 이런저런 분석도 등장한다. 과학자들이 과학을 연구하는 것이 노벨상 받기 위한 것도 아니요, 또 모든 평가의 기준이 노벨상인 것도 아님은 분명한데 역시 이렇게 시끄러운 것을 보면 그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들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갖기 쉬운 일종의 미련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 2010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G20 국가 가운데 노벨과학상을 수상 못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6개국밖에 되지 않는다”라는 말 한마디에 정부는 그냥 장래성 있는 젊은 과학자에 대한 지원이라고 하면 될
추수의 계절이지만, 농촌은 어수선하고 농민들의 마음은 무겁다. 호남지방 벼 농사의 백수현상이나 과일의 낙과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재해의 피해가 매우 큼에도 농작물 피해보상은 턱없이 적다. 농민들이 더 걱정하는 것은 올해에 이어 앞으로도 기상이변 등으로 인한 재앙이 계속될 것에 대해서다. 농민들이 처한 현실에 비하면, 정부의 농정은 매우 뒤처져 있다. 지구온난화와 기상이변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매우 빈약하다. 정부는 여전히 우리나라 농업현실에 맞지 않는 규모의 경제와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농업부문에 정부의 재정이 많이 지출이 되고 있음에도 농업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부분의 농민들은 마지못해 농사를 짓고 있으며, 농업에서 꿈과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난 1996년부터 난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 2001년부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유전자조작농산물의 위험과 먹을거리에 대한 강의를 했다. 얘기하는 내용은 달랐지만 처음 남들 앞에 섰을 때의 마음가짐은 두 경우 모두 나름 내가 아는 것을 되도록 많이 알리기 위해 진지했고 혹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나오면 어찌할 것인가 긴장했다. 2011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제정된 후 많은 단체에서 식생활 교육강사를 양성하기 위한 강좌가 진행 중이다. 물론 상당수의 직거래 단체, 예컨대 생협과 한살림 등에서는 훨씬 전부터 이 역할을 맡아 왔다. 그런 강사교육 가운데 상당히 많은 곳에서 나도 유전자조작농산물에 대한 강의를 해왔음은 물론이다. 수강생들은 다른 어떤 곳의 수강생보다 진지하고 또 열정적이다. 하나라도 더
한국 농업에 미래가 있는가? 미래는 사람이 만든다. 그러나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면 미래는 없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농촌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주고, 농사에 미래를 걸려고 하는 신규 귀농 2040세대들에게 희망을 보장하는 것. 내년 새 정부의 농정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 전체를 수렁으로 모는 위기가 눈앞에 그러면 백약이 무효가 되는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할 핵심 처방은 무엇인가. 중병을 앓는 현실에서 구해야 한다. 두 가지 현실을 보자. 먼저 농가인구는 지난해 296만5,000명으로 2001년 400만명선이 붕괴된 이후 10년만에 100만명이 줄었다. 그런데 문제는 후계세대 부재 문제. 농가인구에서 65세 이상은 36.2%이며, 농업경영주에서는 50%에 달한다. 더욱이 후
국가 신용등급이 AA-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높아지고,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는 기사를 보고서 옆 사람에게 물었다. “그래서 살림살이 펴지셨습니까?” 깔깔대고 웃다가 허탈해진다. 물가는 폭등이고 에그플레이션이니 어쩌니 하면서 과자값, 라면값은 슬금 슬금 오르고 전기세는 그야말로 폭탄이다. 또 농촌지역은 수해피해로 시름만 쌓여있다. 그나마 농작물 재해보상보험이라도 들어 둔 곳은 다행이다. 추석이 와도 별로 기쁨이 없다. 오늘 아침 추석선물을 구매하라는 이메일 1통을 받았다. 생활협동조합 메일이었다. “아. 그래. 맞다. 추석이구나. 그런데 왜…” 문득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배를 사라고 이메일을 보내던 후배와 동료들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니 올해는 한 명도 이메일을 보내지 않는다. 이번 태풍이 휩쓸고
팔순이신 나의 어머니는 지금도 전화통화에서 “밥은 먹었냐?” 라는 질문을 하신다. ‘곳간에서 인심난다.’ ‘금강산도 식후경.’ 먹거리의 중요성이 생활에 배어 있는 말들이다. 이것은 우리만의 일이 아니고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말이다. 최근 국회에서 농식품부장관은 “토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의 특성상 식량자급률은 한계가 있다. (중략) 해외에서 들여오는 것도 자급률에 포함시키는 자주율의 개념이 필요하다. (중략) 당초 미국 항만에 곡물 엘리베이터(곡물의 저장, 가공, 운송시설)를 설치하려 했으나, 곡물가격이 폭등하자 곡물엘리베이터도 프리미엄이 붙어 가격이 급등해 싼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한국농정신문) 라고 했다. 곳간은 부엌 옆에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먹거리 곳간이 우리 부엌 옆에 있어야 한
국가 차원의 식량자급률을 제고하면서도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접근성을 증진하는 큰 그림 나와야전세계적으로 다시금 식량위기의 징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여러 요인들을 종합해볼 때 20세기 중후반의 먹거리 대량생산-풍요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이제 먹거리가 다시 부족해지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2007~8년 전세계적인 식량위기 이후에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국가적 차원의 식량안보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그 중 프랑스나 호주 같은 나라들은 좀 더 포괄적이고 창의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식량안보 차원에서의 식량수급계획을 넘어서, 국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양적으로 질적으로 좋은 먹거리를 공급함으로써 요즘 많이 언급되는 비만이나 당뇨 같은 식원성 질
최근 미국등의 주요 농산물 생산국에서의 가뭄으로 국제 농산물 가격의 급등이 예상되고 있음이 뉴스에 오른다. 정부도 올해 농수산물 가격안정기금을 증액해 2조3500억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곡물 수입 관련 금융 지원 규모도 32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린다고 한다. 물론 이런 임시 조치는 장기적 대책이 아니다. 미래의 기후변화, 국제 곡물시장의 유동적 흐름, 그리고 국제곡물시장의 주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의 다국적 식량회사 등을 고려할 때 장차 있을 식량전쟁에 대비해 한국은 장기적이고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 사람 식량과 더불어 사료 공급에도 연계되어 국가 간의 총체적 종속관계 형성에 작용할 것이기에 이것이 지니고 있는 폭발력은 결코 작지 않다.그런 점에서 일본만 해도 국제적으로 지적을 당해도 비싼 비
2000년 미국에서 공부할 당시 기말고사 기간인 5월에 우박이 쏟아졌다. 적어도 내 기억 속에서 우박을 처음 본 나는 학교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다. 몇 발자국 걷다가 건물에 숨기를 반복하며 10분 거리를 약 30분이 걸려 학교에 도착했다. 약 1시간 가까이 쏟아진 우박으로 인해 보험회사가 난리가 났다. 길에 세워둔 차들이 우박으로 모두 패어버린 것이다. 이 차들이 모두 원상복구를 위한 보험을 청구했고 며칠 그 청구를 받아주던 보험회사는 결국 열흘 만에 모든 보험금 지급을 동결하고 원상복구가 아닌 정액지급으로 방침을 전환했다. 당시 일찍 서두른 이들은 제대로 보상받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복구에 못 미치는 금액을 받고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그냥 패인 채로 몰고 다니는 경우도 꽤 있었
대선정국의 해. 다음 정권을 누가 맡아 어떤 비전을 내걸고 무슨 정책공약을 펼칠 것인지에 국민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런데 내후년 있을 지방선거나 지역정치, 주민자치,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 이런 의제들은 우리 주민들의 일상을 좌우하는 핵심 사안들임에도 큰 주목을 못 받고 있다. 대선정국의 와중에도 2014년 6.4지방선거를 대비, 벌써부터 발빠르게 준비하는 ‘꾼’들만 부산을 떤다.‘2.5할 자치’의 현실, 지방재정위기 해결올해로 민선지방자치 22년을 맞이했다. 그러면 우리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조세총액 240조 중 79%가 국세, 21%가 지방세로 재정자치는 ‘2할 자치’. 4만3천여개 사무 중 국가사무 71%, 자치사무 29%로 자치사무 ‘3할 자치’. 딱 ‘2.5할 자치’로서 절름발이도 못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가정 양립은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이고, 고령화-저출산이 국가적 대책이 된지 오래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저출산만이 아니라 젊은 인력자체가 없기 때문에 귀농이 새로운 정책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책의 추진 프로세스를 보면 사업에 대해 중앙과 지방의 매칭사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에서 사업의 과제로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급을 다투는 핵심적이고 중요한 사업이 아닌 경우 지방정부 단독으로 예산을 수립하여 집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의 지역여성관련 사업의 경우 예산이 늘어나지도 사업이 눈에 띄게 변화하기도 어려운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역여성정책을 분석해 보면 지역내 농산업의 비중상 여성농업인 관련 정책이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