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이 8% 이상 인상됐다. 단순히 밀가루 값의 인상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모든 식품의 값이 덩달아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것은 단 한 가지이다. 우리 스스로 생산하지 못하면 국제 곡물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의 생존을 점점 벼랑으로 내몰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운동 당시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친필서명을 남겼다. 박 당선자가 내세운 농어촌 공약을 가만히 읽고 있자면 이 모든 것을 ‘직접’ 어떻게 챙길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말하는 농업이 우리가 꿈꾸는 농업과 상당히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농사짓는 후배는 ‘좋은 말은 다 모아다 공약을
대선 잔치가 끝났다. 51.6%를 얻은 박근혜 후보가 108만486표차로 48.0%를 얻은 문재인 후보를 이기고 새 정부를 맡게 됐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 ‘약속을 지키는 민생대통령’을 내건 당선자는 지난 11월 19일 ‘한농연 대선후보 농정 대토론회’에 참석해 “농업인과 소통하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바 있다. 승자독식의 일방통행 농정이 아니라 100% 국민의 대통령으로서 진실로 ‘농민과 소통하는 정부,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령’으로 성공하기 바란다.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소통’이며 ‘직접 챙기기’인가. 당선자가 새 정부의 농정 비전과 전략과제로서 인수위 단계서부터 실천해야 할 5대 과제를 제언한다. 먼저 농민의 농정 주체화다. 진정한 소통은 새 정부의 농정 비전이나 정책에 농민
어느 군수의 말이 생각난다. “새로운 농정을 시행하려고 하면, 공무원들은 그 농정이 안 되는 이유로 100가지를 말한다.” 이것이 비단 지역농정 뿐이랴. 우리가 지난 5년 동안 겪었던 농정 당국자의 행태이다. 소통이 아닌, 불통, 먹통·····농민들에게 윽박지르기.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사례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워온 바 있다. 왕권 이양을 미루면서 또 권력을 큰 아들이 아닌 작은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자식들을 죽인 왕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물며 권력도, 로비를 위한 재력도 가지지 않은 농민단체와 권력을 나누어 가진다? 엘리트 공무원들에게는 어려운 일일 것이다.거버넌스는 농정의 결정권과 추진권을 나누어 가지는 민·관 협력체계이다. 정부와 농민과의 갈등은 이러한 거버넌스가 갖
이제 대선이다. 앞으로 5년간 우리의 운명을 맡길 대통령을 뽑는 날이 왔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투표해야 하는 의무, 책임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의 중요성은 생각을 같이 할 것이다. 문제는 선거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면서도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거 때마다 인물의 됨됨이, 공약의 허실, 소속 정당의 성격, 행태를 곰곰이 생각하면서도 막상 투표할 때는 혈연, 학연, 지연, ‘돈연’에 따라 투표하고서, 곧 후회를 반복한다. 그리고서 정치인 욕하고, 정당을 탓한다. 제 잘못은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고 책임을 지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런 잘못을 이제는 청산해야 성숙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다. 자신의 운명만이 아니라 공동체, 국가의 미래를 맡기는 사람 뽑는 사
이제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다. 대학교때부터 농업을 사회의 공익재로써, 농촌을 자본주의 사회의 대안으로써 인식해 온 터라 선거 때면 관련 공약들을 항상 주의깊게 살펴보곤 한다. 공약의 평가기준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배부르고,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냐이다. 필자의 부족함에도 이러한 잣대로 주요 후보들의 농정 공약을 간략히 검토해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농업·농촌의 방향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농정 공약은 문제인식에 비해 구체성이 부족한데, 특히, 농기계사업단을 통한 농작업 대행면적 확대 및 첨단과학기술 접목 등의 공약은 중소 가족농 보호가 아닌 농업규모화 및 자본화에 중점을 둔 것으로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고
날이 추워지고 있다. 초겨울의 입구가 되었다. 우리사회는 대선을 앞두고 말 많던 야권 단일화도 마무리되고 이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선거의 주역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했던 문재인과 현 정권의 이명박 대통령을 잇는 박근혜다. 각자의 관점은 달라도 그들의 진정성을 의심할 필요는 없으며, 또한 두 사람 모두 국가와 국민을 위한 마음이 있기에 힘든 선거전을 치르는 것으로 믿는다. 양측 모두 국민을 위하고, 근로자와 함께 하고 농촌을 사랑한다고 힘주어 외친다. 단 한 사람의 마음이라도 얻어야 자신의 표로 이어지기 때문이겠지만, 이들의 감언이설을 듣고 있노라면 오히려 그동안 우리 기억 속에 잊혀진 것이 새삼 고개를 든다. 선거철이 될 때마다 언제나 찾아오는 이 망할 망각의 시대에 우리가 다시 생각해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어느 날 학교를 갔다와선 폭탄선언을 했다. “엄마, 나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께 내일부터 급식 안하겠다고 말씀드렸어. 그러니 내일부터 도시락 싸줘.” 그 때 들었던 첫 생각은 “이런, 집에 햄이고 소시지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쩌지?”였다. 아마도 70년대 학교를 다녔을 사람들이 항상 느꼈던 ‘나도 햄, 소시지 반찬 먹고 싶다’는 소망 아닌 소망이 내 뇌리 속 어딘가 깊은 곳에 뿌리깊게 박혀있다 그 순간 문득 떠올랐던 탓이리라. 그러나 이미 되도록 가공식품 대신 원료농산물 위주의 밥상을 차리기로 결심한 지 5년째, 그 결심을 딸의 도시락 때문에 포기할 순 없었다. 그 기간 동안 반찬으로 싼 가공식품은 두부가 유일할 정도로 난 완강히 나의 원칙을 지키려 애를 썼다. 그 후 학년이 바
식량자급률 22.6%, 쌀자급률 83%, 국민 1인당 식품 수입량 468kg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1위(OECD, 선진국·중진국 등 세계 34개 주요국들 가입), 도농간 소득격차 59.1%, 농업경영주 중 후계확보 농가 4%, 소작농지 비율 47.9%, 농지 부재지주 소유비율 60%! 오늘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객관적 모순의 심화 정도가 이 이상 나쁠 수 있는가. 선거국면은 이러한 객관적 모순의 해결을 위한 농민진영의 요구를 정책화하여 공론화하고 대중적 동의를 얻어 구체적 해결을 도모해나가는 합법적 공간이자 대중 조직화의 과정이다. 하지만 딱 한 달 남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먹거리와 농민·농업을 둘러싼 객관적 모순의 해결에 관한 정책의제가 농민 속에서, 국민 속에서 공론화되지 않고, 선두에서 각축
며칠 후면 쌀개방 소식에 음독자살을 한 경북 故 오 추옥 여성농민의 7주기이다. 기가 막히고 가슴 무너진 그날을 생각하면 먹먹해지는 마음뿐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농민들은 길바닥에 나락적재 투쟁을 하고 있다. 그 동안 여러명의 농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던져 투쟁을 했지만 우리 농민들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올해 12월 앞으로 5년 동안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대통령을 뽑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몇해 전 농민운동을 하다가 군의회 의원이 되신 농민회 회장님이 중국에 다녀오고 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우리 농민들 이제 정말 큰일났구나 싶습디다. 만약 중국과 FTA 시작되면 우리는 끝입니다.” 중국 벌판을 보시면서 중국시장이
2006년을 정점으로 농가소득의 감소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2007년에 호당 농가소득이 3천 2백만 원이었는데 2011년에는 3천 1십만 원으로 떨어졌다. 물가는 오르는데 소득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2011년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은 5천 1백만 원으로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 소득의 59% 정도 밖에 안 되게 된 것이다. 2007년에는 73% 정도였는데 4년 만에 14%나 더 차이가 나게 되었다. 농업·농가소득 모두 줄어 농가는 농산물을 판매하여 얻은 수입으로 농가가 필요로 하는 공산품을 구입한다. 그런데 공산품의 가격지수가 농산물의 가격지수보다 더 높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기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농산물가격을 물가상승의 주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끝없이 추락해 양돈농가들의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초 돼지고기 지육 도매가격은 2,675원으로, 올해 초(최고가 5,879원)보다 절반 가까이 폭락했다. 하지만 이처럼 돼지 가격이 10년전 가격으로 내렸는데도 소비자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불합리한 유통관행이 악순환을 낳고, 가격 폭락의 어려움은 농가에게만 가중되고 있다.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돈가에 비육돈 한 마리를 팔수록 손해다. 특히 FMD(구제역) 피해농가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해 폐업 일보직전까지 몰린 절박한 상황이다. 수급 불균형, 돼지값 폭락원인 돼지값이 폭락한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 불균형이다. 구제역 이후 양돈농가의 노력으로 구제역 이전으로 사육두수를 회복해 공급은 늘었는데 불황 여파로 소비는 부진한
지난 10일 뉴욕에서 전여농 박점옥 회장이 세계식량주권상을 수상했다. 유엔 식량권 특별보고관인 올리비에 드 슈터 박사(우리에게 라는 사회과학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장 지글러 박사의 특별보고관 후임)가 사회를 보는 뜻깊은 자리였다. 국내 언론들은 그 의미를 거의 무시했지만, 미국에서는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류언론에서도 다루었다. 이 상의 주된 주체는 미국의 지역사회먹거리보장연대(CFSC)라고, 지역에서 먹거리운동을 하는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이 모여서 만든 연대체인데, 현재는 미국 전체의 농장-학교 직거래 프로그램(팜투스쿨)을 관리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에 필자는 CFSC가 개최하는 연례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그냥 지역사회먹거리보장과 로컬푸드 운동을 하는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