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올 한 해를 달군 이슈 품목으로 양파·마늘·배추·무와 함께 아로니아를 빼놓을 수 없다. 소규모 작목으로서 쟁쟁한 주요 농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건 그만큼 더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었다는 뜻이다.아로니아는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소득이 양호한 작목이었다. 그러나 지자체·컨설턴트들의 무분별한 재배유도와 수요 감소로 점차 생산이 과잉되기 시작했다. 특히 한-EU FTA 이후 유럽산 분말 수입이 폭증하면서 국산 아로니아는 아예 입지를 잃어버렸다.형편없는 가격에 수확 자체를 할 수 없어진 상황에서 아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도매시장의 시장도매인제는 출하자가 구매자와 가격을 조율해 거래할 수 있는, 경매제의 대안체제다. 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 찬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어느 때보다 도입 요구가 거셌던 올해도 결국은 제자리걸음에 그쳤다.올해 동화청과·대아청과 등 가락시장 도매법인 매각 뉴스를 통해 대중은 경매제의 폐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법인 매각으로 인한 수백억원의 차익은 농민들의 돈이 어떻게 새나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고, 대기업이 장악한 도매시장과 그 독점적 수익구조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여기다 경매제
끝없는 확산세, 그러나 예정된 ‘벽’‘농민수당’은 이제 농업을 하는 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 됐다. 농민수당 추진운동은 2018년 12월 21일 전남 해남군의회가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 지급 조례를 의결하는 성과를 내며 가능성을 품었다. 농민수당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원년이 바로 지난해였다면, 올해는 그 당위성을 다져 하나의 농업정책으로 만들어보려는 시도가 시작된 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농민들은 농민운동이 활발한 특정 지역에서 거둔 국지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이를 국가 농정으로 만들고자 했다. 광역 지방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전북 완주군에선 환경오염 문제로 불거진 양돈장 반대 여론이 점차 대기업의 축산사업 진출에 대한 문제제기로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양돈장 인근 마을에 국한됐던 반대여론도 시간이 갈수록 확산돼 지역사회 전반으로 번지는 추세다.이지바이오그룹 관계사 중 하나인 ㈜부여육종은 지난 2015년 완주군 비봉면의 한 양돈장을 인수했다. 그러나 인근 마을 주민들이 돼지사육을 반대하며 완주군-부여육종-지역주민 간 협상이 진행됐다. 인근 6개마을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돼지 입식을 저지했으며 전북지역농민단체연합회, 전국한우협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기업자본의 축산 진출은 전후방산업뿐 아니라 직접 사육까지 손길이 뻗쳐져 있다. 적합한 투자는 축산 발전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으나 자칫 축산농민들의 존립기반을 흔들 수 있어 상생의 묘를 찾아야 될 상황이다.㈜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은 지난 2017년 10월 경기도 안성시에 축산식품복합 일반산업단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뒤 대규모 축산패커 건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진은 거세지는 수입 축산물의 공세와 축산을 둘러싼 대내외적 변화를 대규모 패커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선진 관계자는 “수입육이 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육계분야는 기업의 수직계열화 참여율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육계사육농민 대다수는 기업의 위탁농으로 고착화된 갑을관계를 감수하고 있다.육계에 이어 한돈과 한우에서도 기업의 수직계열화사업 진출은 노골적이다. 이윤 앞에 축산농민과 직접 경쟁하는 농장 운영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를 지켜보는 대다수 축산농민들은 기꺼워하지 않는 내색이 역력하다.기업의 축산 진출은 관련 축종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대규모 투자로 최신 시설과 선진화된 시스템이 들어서면서 여러모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진 않을까?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도축장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한경선, 반대위)는 200일 넘게 도축장 조성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시위 참가자 대다수는 부지로 예정된 양성면 주민으로, 도축장 조성 계획을 규탄하며 안성시와 선진 등에 반대 의사를 전하는 상황이다.지난 2017년 선진(총괄사장 이범권)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석화리 산4-1번지 일원에 2,500억원을 들여 ‘축산식품복합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했다. 하루 도축물량만 돼지 4,000두·소 400두에 달할 만큼 대규모 시설인데다 가공·유통으로까지 손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업에 도전하는 많은 청년농민들이 기성 농민들의 그것과는 다른 ‘자신만의 농사’를 찾아 나서고 있다. 기반이나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평범한 작물이나 일반적인 농사법만을 가지곤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정책적으로 농민이 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고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청년농민들은 안팎에서 곧장 ‘창업농’으로 불리곤 한다.‘창업’하니 떠오르는 시절이 있다. 2010년대 중반, ‘창조경제’라는 개념이 모든 분야를 휩쓸고 있었던 그 시기 우리나라엔 대대적인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청년과 함께 미래 농업의 씨앗을 뿌리고 함께 거두겠다.”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열린 귀농·귀촌 행사에 보낸 축전 내용이다. 이 축전에서도 알 수 있듯 문재인정부는 산적한 농업·농촌 문제 해결의 주요 대책으로 청년 농민 육성을 적극 추진했다.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청년 농민 육성 정책으로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지원(214억원) △경영실습임대농장(45억원) △스마트팜 청년보육센터(122억원) △임대형 스마트팜(164억원) △청년창업농 육성 장학금(22억5,000만원) △청년 농촌보금자리 조성(64억원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농업 컨설팅 받기 잘했다. 농업 컨설팅 좋았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청년농업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김후주 청년농업인연합회 정책연구소장이 했던 말이다. 김 소장 이외에도 연락해 본 청년농은 모두 농업 컨설팅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청년농이 직접 농업 컨설팅을 받으며 느낀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각자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박진영씨는 철저하게 검증된 업체가 농가 컨설팅을 맡아야 하며 컨설팅 업무가 끝나고 나서도 성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청년농의 정착을 지원하는 컨설팅 사업은 꼭 필요한 사업 중 하나다. 청년농을 육성하기 위해 국가예산을 쏟고 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다. 컨설팅 사업에 대한 사후관리와 진행 업체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되기 때문이다. 금전적 피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농업에 꿈을 안고 들어온 청년농민들의 열정과 마음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컨설팅 업체와 재판까지ㄱ씨와 동생 ㄴ씨는 농업에 희망을 갖고 2017년에 귀농을 결심했다. 그러나 부실 컨설팅은 자매에게 약 2년간 고통을 겪게 했으며 그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유기과수농가들이 품목을 넘어 전국적인 조직화에 나서고 있다. 생산자들이 함께 친환경 학교급식이 지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다.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영재, 친농연)는 오는 9일 유기과수위원회(가칭)의 구성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 계획이다. 유기과수위는 농가간 기술교류와 소비자 인식변화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박종서 친농연 사무총장은 “과수위 안에 품목별 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라며 “일단 과수에서 시작해 채소, 쌀 등 다른 품목에서도 논의를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유기과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의 품위기준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재설계는 학교급식을 만드는 이들인 농민과 영양교사, 행정·교육당국 등이 모여 논의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농업환경에 맞는 품위기준 필요현재의 학교급식 품위기준은 기존 도매시장 품위기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농산물 상태와 크기에 따라 특상품·상품·중품·하품으로 농산물을 분류하고, 그 기준대로 파레트에 담는 식의 품위기준이 도매시장에서 통용돼 왔다. 이러한 품위기준이 친환경 학교급식 시스템으로 넘어왔는데, 그 과정에서 친환경농업 자체의 특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친환경농민들, 특히 과수농가와 채소농가들은 오늘도 온갖 병해충에 시달리면서도 ‘생태보전’과 ‘건강한 먹거리 공급’을 목적으로 친환경농사를 짓는다. 그 과정에서 학교급식에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성취도 이뤘으나, 아직 학교당국에선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다 되진 않은 상태다. 때로는 반품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농가에서 먼저 ‘자기검열’을 해야 한다. 학교급식 공급 친환경농가들의 고충을 소개한다. 유기농민들의 숙명, 병해충“유기농사 지으면서 병해충 피해는 피할 수 없습니다.”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에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친환경 학교급식은 교육이다.” 이 말에 공감 안 할 사람들은 적으리라.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식생활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과정이란 뜻이다. 그중 일부 전문가들은 “친환경 학교급식을 통해 먹거리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그리고 농업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자, 그렇다면 친환경 학교급식은 정말 농업을 가르치는 ‘교육과정’으로서 기능 중인가? 아니다. 작금의 친환경 학교급식은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장도 못 될뿐더러, 농업의 중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영화 이 우리 사회에 무거운 고민거리를 던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갖은 차별과 강요된 역할, 보이지 않는 폭력 속에서 성장해온 여성들은 결혼·출산과 동시에 사회 진출 기회 자체를 차단당하고 엄마·아내·며느리로 규정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중세시대나 5공화국 시절이 아니라 21세기 지금 한국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다. 세상 사람 절반의 관점에서 나머지 절반을 차별하고 도외시하는 우리 사회가 과연 정의롭고 평등하다 할 수 있을까.농촌에도 김지영은 있다. 정확히 말하면, 도시 기준으
지난 8월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에 개방직으로 채용된 오미란 과장은 여성농민단체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는, 농촌 성평등 운동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여성농민 문제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 한계를 극복하려 한 농식품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농촌 여성정책을 최전선에서 설계하고 있는 오 과장을 만나 여성농민들이 처한 현실과 정책적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상식적으로만 생각해도 농민의 절반은 여성농민이다. 농촌에서 실제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논농사는 95% 기계화됐지만 밭은 사람 손이 필요하다. 그걸
[한국농정신문 장희수 기자]베스트셀러 은 또 다른 미디어로 재생산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가부장제 속 독박육아‧경력단절‧성차별 등을 겪는 평범한 도시 여성의 삶을 솔직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다루기 때문이다. 도시보다 가부장제가 강한 농촌사회에 살고 있는 여성농민의 삶은 어떨까. 열악하긴 매한가지겠지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이 부족한 농촌의 여성농민에겐 경력단절 대신 해야 할 일거리가 산더미이다. 도시의 김지영과 비슷한 듯 다른 여성농민 우지은(37)씨의 하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정부는 지난해부터 농촌고용인력지원사업을 통해 농업 인력수급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현장은 예산부족과 가중된 업무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확대 등 개선책이 요구된다.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고용인력지원사업으로 농협중앙회와 지역농협을 대상으로 3년 동안 농촌인력중개센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인력지원센터는 지역 내 영농작업반을 구성해 현장실습교육, 농작업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일손이 필요한 농민에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농작업자들에겐 교통·수송·숙박비를 지원해 농민의 부담도 덜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해 5월 1일 저녁 즈음, 전남 영암군 신북면 어느 도로에서 미니버스가 전복해 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버스엔 밭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할머니 14명이 타고 있었다. 농업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미친 사고였지만 비극은 그치지 않았다.올해 7월엔 강원도 삼척시에서 승합차가 전복해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승합차는 충남 홍성지역에서 농작업자들을 태워 경북 봉화군 쪽파 파종 현장으로 가던 길이었다. 홍성에서 새벽에 출발한 승합차는 오전 7시 33분 즈음에 사고를 맞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