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리산 둘레길 21개 구간 290㎞가 완전히 개통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다. 지난주엔 지리산 둘레길 곳곳에서 완전 개통 10주년 행사가 다채롭게 열렸다. 2019년 세계 최장 야생화길로 인정받아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된 지리산 둘레길은 지난해엔 산림청이 지정한 ‘국가숲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레길과 함께 우리나라 걷기 열풍을 주도해온 지리산 둘레길은 명실상부한 생명과 평화의 길임이 분명하다.필자도 ‘숲샘과 함께 걷는 지리산 초록걸음’이란 이름으로 지리산 둘레길을 11년째 길동무들과 함께 걷고 있다. 산악열차나 케이블카
갑오년 9월(음력) 마침내 농민군이 다시 일어섰다. 전봉준은 각지의 관아에 재기병을 알리는 통문(양력 10월 8일)을 보내 농민군 재기병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에 착수했다.“일본군을 쳐 물리치고 그 거류민을 국외로 구축할 마음으로 다시 기병하자”는 취지의 격문을 받아 든 각처의 농민군은 군현의 무기고를 헐어 무장을 갖추고 삼례와 남원을 거점으로 한 전봉준, 김개남 휘하로 모여들었다.한편 최시형 교주는 청산에 각 포 접주들을 불러 모아 전봉준과 협조하도록 당부(양력 10월 16일)하고, 궐기하라는 통문을 내렸다. 이로써 동학농민군의 9
필자는 4년 전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국민총행복전환포럼’을 창립하여,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경제성장에서 국민총행복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왜 ‘경제성장에서 국민총행복으로의 전환’인가?50년 전 가 예측한 지구의 미래1972년 로마클럽이 발표한 (The Limits to Growth)가 올해로 발간 50주년을 맞이했다. 는 ‘성장으로부터 지구 균형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에서 미국 MIT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월드3)을 이용해 인구, 식량생산, 산업화,
백일동안 붉은 꽃을 피운다는 배롱나무. 꽃 한 송이 한 송이보다는 모여 핀 꽃과 수형이 아름다워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배롱나무는 7월부터 꽃을 피워 가을로 접어드는 9월 말까지 꽃을 매달고 있으니 결코 여름꽃이라고만 할 수가 없다. 본격적 가을로 접어들 때 비로소 그 붉은 꽃들을 모두 떨구어 내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그토록 정열적으로 꽃을 피웠던 지리산의 배롱나무들을 떠올리며 언제나 단명인 가을을 예감해 본다.
청일전쟁 발발 후 조선 민중의 반일항쟁은 마른 풀에 불이 붙듯 전국 각지로 확산되었다. 공주와 이인, 보은에서 무장한 농민군이 출현하고 공주 부근에 집결한 농민군 1만여 명이 충청 감영군과 대치하였다. 천안에서는 농민들이 일본인을 처단하는 사건도 벌어졌다.영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북상하는 일본군 병참부에 대한 습격과 서울 부산을 연결하는 통신선을 절단하는 일이 거의 매일같이 전개되고 있었다. 상주, 안동, 김천, 예천 등지에서 농민군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이 밖에 영동 지역에서도 농민군들이 출현했고, 호서와 가까운
지난해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국제곡물 및 식품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하자 전 세계적으로 식량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8월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윤석열정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온 식량자급률을 반등시켜 ‘외부 충격에도 굳건한 식량주권을 확보’하는 첫 정부가 되겠다”고 했다.이에 대통령은 “식량자급률을 50% 이상으로 확보하고 안정적인 국제 공급망을 구축하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도 식량주권 확보와 식량안보를 위한 농지확보와 농지관리를 공약했다. 그동안
그 품이 넓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지리산은 아흔아홉의 골짜기가 있다고 한다. 그 골짜기마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즐비하다. 그중엔 ‘지리십경’에 포함된 불일폭포처럼 이름난 폭포도 있지만, 폭우가 내린 뒤에만 나타난다는 제주의 엉또폭포처럼 지리산 아흔아홉골에도 온 산을 적시는 비 내린 다음엔 이름 없는 폭포들이 나 보란 듯 숱하게 나타난다.수직 낙하하는 물줄기들은 죽비가 되어 우리들의 어깨를 때리고는 섬진강이 되고 엄천강이 되고 덕천강이 되어 바다로 바다로 향한다. 지난여름 우리들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던 지리산의 폭포들을 떠올리며
전주화약이 성립된 6월로부터 재봉기하게 되는 10월에 이르기까지 농민군의 활동은 집강소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이 시기 전봉준은 전라도 모든 군현에 집강소를 설치함은 물론 이를 합법적이고 체계화된 통치체계로 세우기 위해 끈질긴 노력을 쏟아부었다.전봉준은 각 고을을 직접 순회하며 이를 추동하는 한편 관찰사 김학진을 집요하게 압박하고 재촉하여 집강소를 공인된 통치 기관으로 만들어나갔다. 전봉준은 김학진과 협조하여 합법적인 방식으로 폐정을 개혁하면서 전라도 전역을 손안에 거머쥐고자 했던 것이다.8월 초 관찰사 김학진은 전봉준에게 “도인을
최근 쌀값이 폭락하고 있다. 45년 만의 대폭락이라고 한다. 쌀값은 지난 1년 사이 전국적으로 평균 20%가량 폭락했고 유명 쌀 산지에서는 30% 가까이 폭락한 곳도 있다. 세 차례의 쌀 시장격리에도 쌀값 하락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풍년으로 저온 창고에 쌓여있는 재고도 역대 최대 규모다.지난해 수확한 벼 보관에도 창고가 부족한 상황이니 올해 벼를 수확하게 되면 보관 문제부터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밀가루값이 급등해도, 쌀값은 하락하고 소비는 늘지 않는다. 우선 당장 쌀 재고를 처리하는 게 급선
인디언식으론 ‘열매가 빛을 저장하는 달’인 7월, 지리산의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며 무더위를 식혀 보았다. 하지만 지리산의 계곡들은 둘레길이든 자락길이든 숲길을 걸으며 땀 흘리고 난 다음에 만나야 더 짜릿하고 계곡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아흔아홉골 지리산엔 그만큼의 크고 작은 계곡들이 있어 지리산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록 역대급 가뭄이었지만 그래도 지리산의 계곡들은 결코 마르는 일은 없다. 계곡의 물은 쉼 없이 흘러 엄천강이 되고 경호강이 되고 덕천강이 되고 섬진강이 되어 바다로 바다로 향한다.올여름, 여
전주화약 이후 전라도 각 고을에 집강소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전주성에서 물러났으되 무장을 풀지 않은 농민군이 주체가 되어 폐정을 개혁하는 사업에 착수한 것이다. 집강소의 폐정개혁 12개 조항은 백성들에게 천지가 개벽하는 것과 같은 환희와 축복으로 받아들여졌다. 자신들이 내건 폐정개혁안을 스스로의 힘으로 실현시켜 나가는 가운데 집강소와 농민군의 위세는 비약적으로 증강되었다.“동학에 물든 지 오래되었지만 겁을 먹고 엎드려 관망하던 자들이 일시에 함께 일어나…총과 칼을 잡고 무리를 이루고 진을 결성하여 산과 들에 가득했다…이들은 마치 찢
“우리 동네에서 새로 태어난 아기 울음소리를 들은 게 언젠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벌써 칠십이 넘었는데, 동네에서 막내다”, “지금 살고 있는 70~80대가 죽으면 10~20년 내로 우리 동네가 없어질 것 같다.” 시골 마을에 가면 흔히 듣는 말이다. 시골 마을의 저출생 고령화가 심각하다. 경북 U군 S면의 김씨는 ‘자기 마을이 언젠가는 없어지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막연한 불안은 현실이 되는가 보다. 우리 동네가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찍혔다. 우리 동네뿐 아니라 군(郡) 전체가 소멸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