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14기 7차 회의 2일차 회의에서 북쪽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를 법령으로 채택했다. 이 법령은 2013년 채택됐던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를 대체한 것이었다. 북쪽은 이 법령에 대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불가역화’ 했다는 의의를 부여하고 있다.이번 법령은 전문, 사명, 지휘통제, 사용원칙, 사용조건 등 11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사명으로는 전쟁억제를 기본사명으로 하되 전쟁억제가 실패할 경우 적대세력을 격퇴하고 승리를 달성하기 위함이라고 한다.지
새 정부가 대북정책기조를 담아 광복절에 발표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은 처음부터 냉소적인 반응으로 일관했다. 사실상 더이상 우리 정부를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가깝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는 더욱 엇나가는 모양새다.지난달 22일부터 ‘을지프리덤실드’이라 불리는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됐다. 그동안 한미군사훈련은 매번 남북관계를 경색시켜온 빌미가 됐다. 이번에도 북은 “합동군사연습들은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참을 수 없는 도발”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어 “동북아시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중국의 논평까지 인용하며 이번
북쪽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발표대로라면 7월 29일부터는 유열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마지막 완쾌자가 보고된 때로부터도 7일이 지나 비상방역투쟁의 목표가 달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이날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등급을 낮추겠다고 했다.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이어진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이다. 김여정
북은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윤석열정부’의 대북 구상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 정부 출범 후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이뤄졌던 대남비난의 기조를 벗어나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이날 김 위원장은 작심한 듯 ‘윤석열정부’에 대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 정책에 앞장서는 남조선 보수정권”으로 규정하고 “동족대결 정책과 사대매국 행위에 매달려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언급했던 대북 선제타격 등을 겨냥해서는 “위험한 시도에 나설 경우 절멸
며칠 전 국회미래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한반도 중장기 미래전략: 연합적 거버넌스’라는 제하의 세미나를 다녀왔다. 해당 세미나는 각각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와 ‘유럽연합 연합적 거버넌스’로 나뉘어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에서는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보건의료, 법률, 교통, 해양, 기후위기, 언어,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있었다. 필자가 맡은 분야는 개성공단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개성공단 경제협력 거버넌스 평가와 모색’ 이었다.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한반도에 장마철이 시작됐다. 오랜 가뭄 언저리에 큰 장맛비가 갑작스레 맞닿고 있다. 해갈을 기뻐할 새 없이 홍수와 강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재해성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바싹 다다른 형국이다.북의 ‘기상수문국’은 지난달 26일 평안도와 황해북도, 강원도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고, 용천과 사리원시에는 직경 15~30mm 우박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까지 황해도와 강원 내륙 일부와 개성엔 250~35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하면서 ‘폭우, 많은 비 중급경보’를 발령했다. 서해안의 여러 지역과 용천, 온천
6월 그리고 25일. 우리에게는 ‘호국보훈의 달’이고 ‘6.25 전쟁일’. 어린 시절 봤던 상이용사분들의 모습은 잊혀진지 오래지만 전쟁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골목에서 놀다가도 갈코리 손과 목발을 하셨던 그분들이 나타나시면 왠지 무서움에 자리를 피했던 우리네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의 20~30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연배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들이다. 전쟁의 상처와 공포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의 주변에 있었다.그리고 다시 6월이다. 북한의 전략전술무기 시험은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고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은
올 봄 북녘이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듯하다. 심한 가뭄은 두벌농사에 차질을 빚게 했다. 이 가뭄은 모내기철 내내 해갈되지 않고 있다. 북녘을 휩쓴 코로나19 감염사태도 심각하다. 올해는 유난히 세계적 식량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농사를 통해 이를 타개해야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친 모양새다.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에는 북녘에서 9만6,000여명의 신규 발열 환자가 발생하고, 10만1,000여명이 완쾌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15일 39만2,000여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약 20만명 수준을 유지하
급기야 코로나19 위기가 북쪽에도 찾아왔다.지난 1월 16일 재개됐던 북중 간 열차운행이 중국 단동에서의 코로나19 발병으로 4월 25일 이후 중단되더니 이번에는 북쪽에 코로나19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회의체계와 공식매체를 통해 발표됐다.2020년 1월 31일 코로나19가 발병하자 국경봉쇄 조치로 대응했던 북쪽이 조금씩 봉쇄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발생한 이 위기는 올해 계획했던 생산, 사업, 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에 보건위생 분야의 증액을 했지만 기존의 국경봉쇄 수준에서의 예산 대응과 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지난달 25일 군 창건 90주년 행사의 열병식을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7형 ICBM)을 비롯해 잠수함 발사형 미사일(SLBM)과 극초음미사일, 순항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새로운 무기체계를 드러냈다. 나아가 핵무력의 군사적 용도 및 정치적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그동안 북한이 ‘군사강국의 면모’를 드러내려 한 적은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대놓고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남한의 새
4월이 되면 항상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생각난다.“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기억과 욕망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따뜻했었다/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렸다//”이 시에서의 4월이 시기적으로 4월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징적인 은유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의 여러 사건들, 예를 들어 제주 4.3 사건, 4.19 의거, 4.16 세월호 참사 등과 맞물려 ‘잔인한’ 느낌이 투영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 ‘
농사철을 맞은 북녘은 바쁘고 분주하며, 다소 요란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북의 매체는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100대의 트랙터와 연결차, 밀·보리 파종기 등을 정비했다고 보도했다. 또 황해도에선 청년동맹위원회를 주축으로 170km에 달하는 물길확장 공사와 20km 길이의 하천 정비를 비롯해 제방 보수 공사를 했다는 관련 보도를 이어 갔다.지난해 연말 북녘의 최고지도자는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농업부문에 관한 ‘특별한 보고’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또 지난달에는 ‘농촌건설중앙지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