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농산업에서 유통·식품으로 담당 지면을 바꾼 후 처음으로 가락시장 경매 현장엘 다녀왔다. 배추 하차거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지난달 19일 늦은 밤 11시 경매시간에 맞춰 가락동으로 향하는 길은 주차장과 다름없는 평소와 다르게 이질적일 만큼 뻥 뚫려 있었고, 수원서 1시간 30분 남짓 소요되던 가락시장까지의 여정은 5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허전한 도로를 떨리는 마음으로 내달린 결과 시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는데, 시장과 가까워질수록 대형 화물차들이 즐비해 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 경매 첫 관람을 목도
‘몇만원짜리 정액이 KPN950으로 둔갑하는 게 현실, 출생신고도 2~3개월씩 속이는 분들 많다.’‘감정사는 보면 알 텐데 하도 많으니 넘어간다.’‘올초 26마리에서 모근 채취했는데 5마리만 친자확인. 따지니 검사기관과 축협은 서로 책임전가하고 있다.’‘직원들이 무서워서 대의원, 이사들 소 털 뽑을 수 있을까?’‘우리 축협은 귀표 달 때 아예 꼬리털을 뽑아간다.’지난해 말, 유명 한우 사육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우 혈통정보 신뢰성 문제를 개선하자는 내용으로 올라온 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잘못된 이력을 신뢰하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최근 본사 입사 이래 7년간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겪었다. 중앙 주요언론 기자들은 일상다반사로 겪는 일이나 본 기자는 딱히 겪을 일이 없었던 상황. 바로 ‘취재경쟁’이다.취재경쟁의 원인은 유전자조작체(GMO) 쥬키니호박 발견사태였다. 정부의 출하정지 조치 해제 뒤 쥬키니호박의 ‘홍수출하’로 10kg 쥬키니호박 한 상자당 가격이 최하 500원까지 떨어지던 지난 4일, 본 기자도 수많은 언론이 오가고 있던 경남 진주시 금곡면 농가를 방문 중이었다. 열심히 피해 농민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던 중, 농민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전협노)이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를 규탄하면서 이에 대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농업·농민을 대표하는 가장 큰 주체라는 농협중앙회가 최대 농업 이슈에 수수방관인 모습이 썩 이상하긴 하다.추측건대, 이성희 회장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농민들에게 힘이 되는 법 개정인 만큼 찬성 의사를 표하려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더욱이 상황을 인식하는 이 회장의 관점은 애당초 농민들의 관점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지난해 쌀값 폭락의 원인을 “
장면 하나.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두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사자후를 토하듯 호소하는 목소리엔 분노와 설움이 뒤섞였다. 이마엔 ‘농업인력확보하라’ 여덟 글자가 새겨진 붉은 머리띠를 질끈 동여맨 채였다.장면 둘. 검은 비닐을 씌운 밭 두둑 위로 씨감자를 쏟아붓는다. 씨감자엔 손가락 한두 마디 크기로 싹이 돋아나고 뿌리까지 여러 갈래로 자라 있다. 며칠째 감자를 심고 있는 농민은 “이대로 심어 (상품성이) 좋은 감자가 나올지 모르겠다”며 혀를 찼다. 농업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파종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생긴 일이었다.‘부지깽이도 일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지난 22일 전주MBC가 2023 국회의원 재선거 전주시을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진보당을 공식 지지하는 농민회는 환호와 동시에 놀라워했다. 진보당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여온 이들은 보람과 함께 원내 진입에 대한 한층 더 높은 기대감을 얻었다. 그간 진보정당이 걸어온 열악한 현실을 떠올리면 이번 조사 결과는 진보 집권 실현에 대한 희망을 더더욱 놓을 수 없게 한다.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습관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면서도 ‘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윤석열정부가 내놓은, 말도 안 되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과 ‘주당 최대 69시간 노동’을 골자로 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 등은 ‘소통’을 앞세워 집무실을 옮긴 대통령 자신의 발언이 무색하게 정부와 국민 사이의 벽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다. 이권을 가진 이들이 갖게 될 이익과 이권만을 우선 따진 뒤 일단 질러버리고 추후 당사자 의견을 취합하겠다는 식의 말 안 되는 행보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다. 아무래도 대선 전 소통을 중시한 대통령은 대선 후 철옹성 같은 집무실 벽에 갇혀 국민적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산물 가격 불안정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심각해지는 농업계의 오랜 숙제다. 최근 물가급등에 따른 소비자 부담과 맞물려 농산물값 자체가 공격을 받으며 유통의 문제도 꽤나 화두에 오르긴 했지만, 농가들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여론의 질타는 여전히 자주 일어난다. 떨어진 산지 가격이 농가를 강타하면 무작정 심고 길러서 그런 것이고, 가격이 높아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면 생산비 절감 노력이 없어서 그렇다고들 한다.생산효율의 증대와 비용감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급조절의 책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서울시가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통해 미약하게나마 이어져 온 도농교류의 끈을 끊고자 한다. 장애인과 이태원 10.29참사 유가족에 이어,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통해 지역산 친환경먹거리를 서울 어린이집에 공급해 온 농민까지 적으로 돌리려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분노가 점점 끓어오르고 있다.사실 오 시장이 이렇게 나오리라는 건 예견됐다. 본지는 오 시장이 다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2021년 초부터, 오 시장 당선 시 결코 도농상생 공공급식 사업을 가만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오 시장은
우리나라 농협에 협동조합 정체성이 부재한 근본 원인으로 ‘조합원 주체의식 부족’을 꼽는 이들이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얘기다. 조합원 스스로가 자기 농협을 협동조합이 아닌 금융기관·관공서 격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의원들조차 회의에서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원을 성추행하거나 노골적으로 자기 이익을 챙긴 조합장이 버젓이 조합장실로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다.농협 조합원은 왜 ‘조합원답지’ 못할까. 관제농협이라는 태생적 한계도 물론 큰 요인이지만, 21세기 현 시점에서 더 중요한 요인은 조합장 선거제다. 위탁선거법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시사상식 OX퀴즈. 쌀과 김치, 두부와 꿀, 고춧가루 등을 농사용전기를 사용하는 농민들의 저온저장고에 보관할 시 전기 사용에 따른 위약금을 물어야 하나?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당연히 답은 ‘아니오’여야 한다. 그러나 공기업 1위, 한국전력공사의 답은 달랐다.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한전 구례지사의 농사용전기 단속에 따른 위약금 부과에 농민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기준도 없이 예고도 없이 진행된 저온저장고 단속에 상당수의 농민들이 전기 부당 사용에 따른 과징금을 물었는데 바로 1차 농산물이 아닌 가공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윤석열정부가 대대적으로 내건 ‘탈원전 폐기’에 그간 방심하다가 한 방 제대로 얻어맞은 느낌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4일 발표한 태양광 이격거리 가이드라인 때문이다. 덧붙여 산자부는 지자체별로 상이한 이격거리 조례가 재생에너지 보급에 주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라고 이격거리 가이드라인 발표 이유를 밝혔다. 풍력은 이번 이격거리 가이드라인에서 빠졌지만, 언제 다시 물밑에서 논의가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 대부분이 농산어촌에 집중되고, 주민이 아닌 외부 업자 주도로 시행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