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3차례에 걸친 최저가입찰 시장격리로 쌀값은 더 폭락했다. 윤석열정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쌀값 폭락을 방조하고 인건비·기름값 등 생산비 폭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을 더욱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잇달았다. 정부에 기댈 곳이 없는 농민들은 지난 17일 국회로 와 호소했다.“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하라!”, “자동시장격리제 법적으로 보장하라!” 일군의 농민들이 국회의사당 본청 앞 계단에 섰다. 목청껏 외쳤다. 국회 방호과 직원들이 몰려들어 기자회견을 막았다. 마이크 소리가 울리는 앰프를 빼앗으려,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공급한 대구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됐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환경부가 즉각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지난 2일 대구·부산·경남 정수장 5곳에서 정화된 수돗물을 분석한 결과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1일 환경단체들이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다.환경부는 환경단체 의뢰로 진행된 이승준 부경대 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사용된 효소 면역측정법(ELIS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이 시대 농민들은 농업·농촌에 도무지 관심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농촌 현실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무감각하고, 농민들의 목소리도 딱 그만큼 배제되고 외면당한다.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생산량은 줄어들고 물가는 폭등하지만 농가소득이 줄었다는 얘기는 없다. 농민들의 생산 원가는 두 배씩 급등하고 있는데 소비자물가동향만 중요하고, 농산물 유통·경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리는 생략된다.이런 언론들을 의식한 탓인지, ‘수급 및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6월부터 야심차게 운영해온 농식품 수급상황실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공약집에 ‘제왕적 대통령’이 궁궐식 청와대 구조의 산물이라며 청와대를 해체한 뒤 대통령실을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권력자의 ‘폐쇄적 공간’이라는 청와대는 국민에게 개방됐지만, 새 대통령실은 결국 청와대만큼이나 철옹성 같은 용산 국방부 자리에 들어섰다. ‘소통’을 내세운 대통령실 이전이 무속인의 입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의구심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다.지난 12일 전국 농민 약 5,000여명이 집결한 가운데 서울역 앞에서 ‘농어업홀대 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정부가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개념 자체를 모르고 있다. 지난해 유가공협회장은 600원에 팔아줘도 비싸서 못 쓴다고 했는데, 유업체가 쓸 수 있는 가격이 400원이라고 하면 정부가 자기 예산에서 500원을 보태주는 게 맞는 거다.”얼마 전 열린 한국낙농육우협회의 기자간담회에서 배정식 협회 상무가 답답함과 함께 토로한 이야기다. 낙농가들이 지역투쟁을 결의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지난 11일 충남도청 앞 항의행동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집회에선 정부와 함께 밀어붙이고 있는 유가공협회장 및 유업체들을
대중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지금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원재료 가격과 노동임금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재고증가·수요감소 요인이 겹치고 겹쳐 거래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생산업체는 도저히 생산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며, 유통업체는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죄다 도산 위기에 처했다.위기의 조짐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업체들의 자구능력을 넘어선, 재난에 가까운 변수인 만큼 정부의 손길이 필요했지만 정부는 노골적으로 반도체 가격하락을 조장했다. 가뜩이나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만으로도 피곤한 농민들을 더 피곤하게 만들 사안이 다가온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라는, 실체조차 알 수 없는 ‘괴물’이다.그래서 더 공포스럽다. 왜냐고? 한국농업에 있어 사실상 ‘최종보스(게임에서 마지막으로 물리쳐야 하는, 소위 끝판왕이라 불리우는 존재)’마냥 군림 중인 미국이 연관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미국 측은 IPEF에서 직접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의제 중 하나로 다루겠다고 표방했다.CPTPP는 우리 농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이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중략).’22년 전 오늘(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뜻에 따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그리고 6.15 남북공동선언은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으로 계승·발전됐다.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전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문재인정부 당시 농민단체들은 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의 ‘불통’ 행정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지난 3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공청회에서 보여준 정부의 태도는 농민들을 분노케 하기에 충분했다.이날 공청회 개최는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조약법)’에 따라 정부가 CPTPP에 가입 신청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였다. 농민단체들은 정부가 피해당사자인 농민들과 소통 없이 공청회를 강행한다며 반발했고, 이에 2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람이 일을 하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만큼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당연한 것은 모두에게 공평하달 만큼 지켜지지 않고 있다.농민은 재배하는 작물에 따라 길게는 1년 가까이 일한 대가를, 수확기 이후 농산물 판매가격으로 받아들게 된다. 그간 일한 시간과 들인 노력에 값을 매겨 수중에 고스란히 전해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저 당해 연도의 전체 수확량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약 1년의 인건비를 정산받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농민들 손에 들어가는 농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면접도 가기 전에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 ‘안될 곳’은 애초 걸러버리는 요즘 우리 또래들의 습성(이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은 요즘 취업 시장을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모순된 세계로 만들었다. 존중받지 못하는 일에 투신했다 몸과 마음을 망칠 바에는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을 하고 말겠다는 이 새로운 발상은, 지난해 단순노무직 취업자가 40만명을 넘겼다는 점만 봐도 충분히 드러난다. 이점을 놓고 보았을 때 지금의 농촌은 바깥 청년들이 갈 이유를 거의 찾을 수 없는 공간이다. 노동환경, 소득, 사회적 인식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양파·마늘 수확철을 맞아 남도에 들를 일이 많았다. 농민을 만나러 가는 길에 본 황금색 보리밭이 장관이었다. 적당한 날씨와 따사로운 햇살, 먼지 없는 파란 하늘과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목적지에 내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농촌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찰나 농민들의 가슴앓이가 시작됐다. 요지는 적기에 비가 오지 않아 마늘 작황이 매우 안 좋은 상태이고,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어도 이대로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해남에 다녀온 직후 서울에 비가 왔다. 예보 없이 등장한 비였다. 출근길 빗속을 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정권이 교체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나던 순간,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하던 순간을 지켜보며 머릿속이 복잡했다.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며 남긴 말은 “저는 해방됐다”였다. 지난 5년간 대통령으로서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 무게감으로부터 해방됐다는 뜻일 테다. 문 전 대통령은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냐”면서 해방감을 만끽했다.맞다. 문 전 대통령은 해방됐다. 5년 전 촛불항쟁 당시 온 국민이 한겨울에 촛불 들고 외쳤던 ‘적폐청산’
우리나라 농협에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어째서 농협은 농업의 미래를 건 농민들의 투쟁에 함께하지 않는 걸까.농민들의 상경투쟁은 이제 한 해에 몇 차례씩 연례행사가 됐다. 툭하면 몇 시간을 달려와 길바닥에서 먼지바람을 맞는 일이 그들이라고 어찌 기껍겠는가만은, 꼬리를 물고 폭락하는 농산물과 농업·농촌을 짓누르는 가혹한 정치가 농민들을 계속 아스팔트로 내몰고 있다.투쟁 현장엔 농민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농민단체 직원들에서부터 학자·연구자·정당인·법조인, 심지어 몇몇 언론인들까지 취재가 아닌 ‘농업 관계자’ 자격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 인도는 늘 인산인해다. 사회 각계각층,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이 북새통을 이루며 30분 단위로, 혹은 한 시간 단위로 계속 이어진다.잠깐만 지켜보더라도 오는 5월 출범하는 윤석열정부가 해결해야 할 각종 사회, 경제 이슈가 총 망라된 채 이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절절하게 울려 퍼진다. 비정규직 노동자, 중증장애인, 여성계, 의료계, 교육계 인사들이 인수위가 내놓는 설익은 정책을 규탄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관련 정책을 재설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그렇다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지난 4일, 전국 각지의 농어민들이 서울 여의도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이른바 초대형 FTA로 불리는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다.이날 취재를 위해 집회현장을 찾은 나는 자리를 잡고 수천 명의 참가자 면면을 살폈다. 시선은 이내 또래로 보이는 청년들에서 멈췄다. 나이 지긋한 농어민들 사이에서 그들이 들고 있는 만장(죽은 이를 애도하는 마음을 비단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에는 ‘농촌에서 농사지으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농업전문지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 가끔 몇몇 질문을 마주한다. 농민들이 왜 재난지원금을 받아야 하느냐, 대체에너지가 필요한데 농지 태양광은 왜 안 되냐, CPTPP 하면 싸게 먹고 좋은 거 아니냐 따위의 질문들이다.바로 옆에서 이런 말들을 들을 때면 보통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사를 탐독해볼 것을 권하지만, 딸기 농사지어서 돈 쓸어담겠다는 말엔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몇 마디 보태고 말았다.딸기나 마늘 가격이 괜찮아도 농민들이 웃지 못하는 이유는 이상하리만치 단순하고 또 명확하다. 현재 유통 구조상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20대 대통령 선거로 당선인이 결정된 이후 벌써 3주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다. 여전히 뉴스 가판대는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써 내린 기사들로만 가득하다.의 사무실은 국방부 출입문으로부터 15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청와대 사랑채 앞을 향했던 경험을 버무려 되돌아봤을 때 당선인이 용산으로 가겠다며 꺼내든 ‘소통’이라는 명분은 허울 좋은 구실에 불과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현재 국방부 부지는 외부인이 보기에 청와대 못지않은 철옹성이다. 규모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선 결과가 발표되고, 풍력과 태양광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농산어촌 주민들의 관심은 자연히 당선인의 입에서 나온 에너지 관련 공약에 쏠렸다. 당선인의 공약이 앞으로의 5년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농산어촌 주민들은 그간 줄곧 신재생에너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방식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펼쳐왔다. 일부 격앙된 경우 원전을 유지해서라도 지금의 마구잡이식 농산어촌파괴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필요성 자체에는
정치인·학자·공무원들이 농민들 앞에서 절대 해선 안되는 금기 문구가 있다. “저도 농민의 자식입니다.” 얼마나 식상한 말이며 얼마나 뒤통수를 많이 맞아 봤는지, 각종 공개석상에서 이 말이 등장하는 순간 여기저기서 “아…”하는 농민들의 탄식이 터져나온다. 딴에는 농민들의 호감을 얻으려는 발언이겠지만 사실은 시작부터 비호감을 사는 주문이다.대통령들에게도 금기 문구가 생길 판이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습니다.” 박근혜가 그랬고 문재인이 그랬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결국엔 농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