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농민회에 발을 들일 때 생각이 난다. 농사란 것을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호기롭게 활동을 하였다. 제주 제2공항 반대 투쟁이 한창이었고 그 안에 농민회도 함께 있었다. 농민회는 제주 제2공항 부지내에 농지가 50만평이 포함되어 있어 농지 사수를 외치며 싸우고 있었다.그러던 중 하루는 회원 몇 사람과 술자리를 하며 농지 임차에 대해 논쟁을 하였다. 그때까지 알지 못한 사실. 우리 회원 중 다수가 임차농이며 임대차계약서도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 농민 대다수가 그런 실정에 놓여있다고 하였다. 필자는 불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3일 취임한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40년간 오직 쌀농사만 지어 온 베테랑 농민이자 농민운동가다. 고향인 전남 장흥서 농사에 전념하며 농민회 활동을 지속하다 쌀협회 출범과 함께 장흥군지회장을 맡았고 최근 3년 동안은 전남본부장으로서 굵직한 쌀 관련 투쟁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김명기 신임 회장을 지난 16일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만났다. 쌀농사와 농민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농촌에서 살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잡초 한 포기 베어 본 적 없었다. 오히려 서울
지난달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2022 대통령선거 농정공약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최덕천 교수는 탈근대적 문명 전환기에 농업·농촌·농민이 직면한 문제로 첫째 농촌소멸문제, 둘째 사회경제구조의 양극화 심화 문제, 셋째 식량주권 문제, 넷째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문제, 다섯째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팜 기술 확대문제 등을 언급했다.이러한 진단의 배경에는 그동안 신자유주의 개방 농정으로 인한 불안정한 농산물가격과 농가소득 양극화 심화, 농업노동력의 고령화와 농업인력의 부족, 농촌의 사회문화적 및 복지의 소외, 농촌소멸
[한국농정신문 원재정·김한결 기자] [발제] 현장에서 제안한 농정공약 다양하게 수용한 건 ‘진일보’ 최덕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업개혁위원장대통령의 농정공약은 매우 중요하다. 농정은 농민은 물론이고 농식품을 소비하는 모든 국민들의 식량권·생명권, 국민경제의 자주권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이번 대선 후보들의 공약은 그간 시민·농민단체들이 논의해 제안한 공약들을 다양하게 수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하다.구체적으로 대선 후보들의 농정공약을 농업·농촌·농민 영역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세분화해 비교해 봤다. 먼저 농업 영역 농가소득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가 지난달 27일 농지법 위반 사항 신고포상금 운영성과 평가 체계 도입과 농지 임대차 표준계약서 마련 등을 주된 내용으로 담은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2020년 5월에도 동일한 내용의 개정안을 이미 한 차례 입법 예고한 바 있으나, 1년이 경과하도록 법제처 심사가 지연됨에 따라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다시 입법 예고한 것으로 파악된다.입법 예고된 개정안 중 신고포상금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환류체계를 마련하는 것은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사항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은 2개월여 동안의 지역별 민회를 거쳐 지난 19일 농업·농촌의 희망과 국민 행복을 위한 정책제안 ‘3강 6략’을 발표했다. 3강이란 거시적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3대 강령(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어촌, 먹을거리위기에 대응하는 농어촌, 지역위기에 대응하는 농어촌)이며 6략이란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6대 방략을 말한다. 본문에선 6대 방략과 그 세부과제를 간단하게 설명한다.1. 공익적 직접지불 확대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인정한 공익직불제가 출발했지만 아직 제도의 취지가 제대
코로나 방역지침 때문에 마을총회는 열었지만 음식을 나누지 못하는 바람에 곰탕과 떡국떡을 집집마다 돌렸다. 음식 양을 맞추고자 마을 가구 수와 주민 숫자를 셌다. 해마다 연말이면 으레 헤아리는 숫자지만 올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새 많이들 떠났다. 농촌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문구는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진리마냥 부지불식간에 각인돼 있지만, 셈법으로 따져 살갗으로 느낄 때면 심각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마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늘 익숙하면서도, 갑작스럽고 생경하다.인구감소 문제가 비단 농촌에 국한된 사회문제는 아니지만, 농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가운데 농업·농촌문제를 전 국민적 관심사로, 국가 정책의 중요한 의제로 끌어올리는 마중물 격 대담이 새해 농업계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농산어촌개벽대행진의 대장정을 마친 도올 김용옥 선생과 박진도 지역재단 상임고문 그리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농업·농촌을 주제로 대담하며 ‘농업·농촌을 파괴한 기존 농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도올 선생은 농업·농촌문제는 결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국정 책임자들의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번
2021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일 년을 뒤돌아보고 내년을 설계해야 할 농민들의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다. 산지 쌀값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데 당연히 해야 할 ‘쌀 시장격리’를 정부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10.7%가 늘었다. 내년 신곡 수요량의 8%가 초과 생산된 셈이다.양곡관리법을 적용하면 당연히 시장격리를 해야 하지만 정부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당 대표도 공히 27만톤 시장격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고 있다. 그 사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농지투기’였다. 혹자는 1949년 농지개혁 이후 지금처럼 농지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하긴 처음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농지투기사태로 농지문제가 촉발됐지만 그 심각성은 농민들에겐 이미 오래된 이슈였다. 다만 공론화하기엔 권력층까지 건드려야 하는 사회적 파장, 사유재산이라는 방어막에 ‘농지상속’ 문제까지 얽혀있어, 임차농이 절반을 넘어설 때까지 손을 대지 못했을 뿐이다.정부가 지난 3월 말 ‘농지투기 방지를 위한 농지관리 개선방안’을
202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하면서 연말의 들뜬 분위기는 실종됐다. 농촌현장에서는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기쁨을 만끽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계속되는 쌀값 하락으로 오늘도 농민들은 아스팔트 위에 서야만 했다. 들녘이 아닌 아스팔트 위에 설 수밖에 없는 농민들의 현실은 올해에도 여전히 나아진 것이 없었다.지금 현장은 쌀값 하락세에 긴장하고 있다. 쌀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부족하게 되면 시행해야 할 시장격리 조치가 미뤄지면서 쌀값이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져
콩·팥과 같은 열매에서부터 지상부가 시든 약용작물의 뿌리까지 갈무리로 손 가는 일이 지천에 널린 수확의 계절을 보내고 있지만, 내 통장은 여전히 조용하다. 씨앗 한 알이 거두어들인 것을 보면 늘 경이롭고 고마운 마음이지만, 올해는 유독 8월 늦장마가 길었고 난데없이 10월 중순에 영하로 뚝 떨어지는 통에 예상보다 상품으로 낼 만한 것들이 적은 편이었고, 그중에 좋은 씨앗을 선별하는 일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마음속으로 참을 인(忍)자를 새기지만, 생계를 생각하면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농사의 효율에 차라리 놉을 나가야 하나 싶을 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