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산농촌재단으로부터 원고 부탁을 받았는데, 1990년대 이후 2000년대까지 약 30여년 간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이 어떻게 변화했고 미래는 어떨 것인지에 대해 꽤 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써 보겠다고는 했는데 뭘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다가 지난주 말에야 겨우 완성해 보냈다.그 원고를 쓰면서 느낀 것은, 우리의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농업·농촌·농민 부문은 늘 외세의 간섭과 국가 권력에 의해 왜곡돼 온 질곡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할 수 있었다. 1910년 일제강점기 하에서의 농업은 일제의 전쟁을 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자료 국립축산과학원] Q. 고온에 약한 돼지·닭, 폭염 대비 어떻게 해야할까요?A.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땐 보통 돈사·계사에 설치된 냉풍기, 냉각판 등을 가동해 환경온도를 낮추는데요, 축사 지붕에 단열 처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가동 효율이 낮아지므로 지붕 위에 그늘막을 설치하거나, 자동 물뿌리개를 가동하는 것이 좋습니다.땀샘이 없고 지방층이 두터운 돼지는 체열을 조절하는 능력이 낮습니다. 돼지의 체감 온도를 낮추려 차가운 물을 돼지 몸에 떨어뜨리기도 하는데, 이 때 페트병에 물을 담아 얼리고 작은 구멍을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Q. 더운 여름철, 비닐하우스 안 농작업 시 유의할 점은 뭘까요?A. 고온다습하고 바람마저 없는 여름 날씨엔 하우스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하우스 안은 바깥과 온도 차이가 나고 한밤중이나 새벽엔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우스 안 작업은 허리와 어깨통증 같은 일반적인 질환 외에도 심할 경우 현기증과 구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올 수 있습니다.비닐하우스 안팎의 온도 차를 줄이기 위한 중간 휴식 공간은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하는데, 공간 마련이 어렵다면 하우스에 온도계를 달아 작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농활’이 여태까지 ‘농촌봉사활동’의 줄임말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농민학생연대활동’의 줄임말이었네요? 왜 농촌봉사활동이 아니라 ‘농민학생연대활동’이라고 표현하는 건가요?A. 농활에 앞서 일제강점기 ‘브나로드 운동’으로 대표되는 농촌계몽운동이 있었고, 오늘날에도 다양한 단체들이 농가 일손을 돕자는 취지로 농촌봉사활동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농촌계몽운동은 ‘계몽’이란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농민을 ‘가르칠 대상’으로 격하시키는 운동이었고, 농촌봉사활동은 단발성 봉사활동으로 그치기에 ‘지속적 교류’
매년 4월이면 친환경인증센터에서 문자가 온다. 인증 기간 1년이 만료돼가니 재인증 심사서류를 두 달 전까지는 접수하라는 내용이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받았다. ‘아이고, 또 1년이 지나갔구나’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 동시에 친환경 농사를 8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데 이걸 일 년에 한 번씩 인증을 받아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똑같은 땅에서, 똑같은 사과 농사를, 똑같은 방법으로, 한두 해도 아니고 8년여를 지어 오고 있는데 뭘 그리도 매년 심사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다.무농약 3년, 유기농 전환기 3년
Q. 논에 심긴 벼를 보면, 한 마지기라 해봤자 농사지은 농민 혼자 일 년 먹기에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던데요. 논 한 마지기에서 쌀은 얼마나 나오나요?A. 한 칸 한 칸 구획돼 있는 논의 단위를 마지기라고 하죠. 지역에 따라 300평 또는 150평인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 마지기는 200평입니다.2022년 통계청 집계를 보면 전국 벼 재배면적은 72만7,054ha, 생산량은 정곡(도정한 쌀) 기준 376만3,700톤입니다. 단위를 환산해 보면 200평 한 마지기당 약 342kg의 쌀이 생산되는 셈이네요. 물론 지역
사과 농장의 5월은 매우 중요하고 바쁜 시기이다. 이제야 겨우 깨달은 사실이지만 1년 사과농사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시기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많은 과수농가들이 그렇듯, 3~4월의 냉해와 꿀벌 개체 수 감소에 따른 부실한 수정으로 노심초사 그 자체다. 다행히 이곳 영동지역은 냉해는 별로 없어 보인다. 꽃피고 수정이 될 즈음 다른 지역만큼 그다지 춥지는 않았다. 그 대신 벌들이 잘 보이질 않아 애태웠으나 그런대로 수정도 무난한 것 같다.이제 수정이 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적화(꽃솎기)작업을 하게 된다. 한 측지(가지)에 실제로 키우려는
Q : 수확이 끝난 것 같은데, 밭에 남아있는 마늘들은 뭔가요?A :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 수확 후 ‘건조’ 중인 마늘을 보셨군요.주요 양념채소인 마늘과 양파는 가을에 파종·정식해 이듬해 4~7월 수확하는데요, 수확 후 산지에서 곧바로 소비지로 출하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이듬해 햇 물량이 수확되기 전까지 오랜 기간 저장·유통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연중공급을 위해 저장 중 부패 등으로 인한 품질 손실을 억제해야 하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수확 후 건조인 것입니다.마늘·양파 건조 방법은 크게 자연건조와 강제건조(큐어링)으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자료 농촌진흥청]Q. 남부지방에 비가 너무 많이 와 마늘·양파도 습해가 걱정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A. 지난 호우의 수준으로 미뤄보건대 마늘과 양파 재배지에도 녹병이나 잎마름병의 습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습니다. 특히 양파의 경우 4월 이후에 발생하는 2차 노균병 여부를 유심히 관찰하며 병든 작물은 바로 뽑아내고, 등록된 약제를 살포해 병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양파에서 2차 노균병이 발생하면 감염 초기에는 잎이 작고 하얀 얼룩 반점이 나타나다가 점차 담황색의 크고 긴 타원형으로 변하는데, 노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Q. 농민이 가장 많이 앓는 근골격계질환, 어떻게 예방할까요?A. 농민에게 가장 흔한 질병은 근골격계질환입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 고령일수록 유병률이 높습니다. 근골격계질환은 힘이 많이 들어가거나 반복된 작업으로 목, 허리, 무릎, 팔, 손목, 손가락 등에 나타나는 만성적 건강장해를 말합니다.통증, 따끔거림, 감각마비, 경련, 뻣뻣함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논밭에서 무거운 것을 들고 운반하거나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 등 장시간 몸을 쓰게 되면, 허리 디스크, 염좌, 무릎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경험하게
은퇴 후 지역에 내려온 지도 벌써 8년 차에 접어들었다. 당연히 나이도 여덟 살 더 먹었다. 내가 사는 농촌지역에서 자주 뵙는 주민분들이나 농민분들도 내가 그분들을 안 지 8년이 지났으니 그들 또한 여덟 살씩 나이가 더 들었다. 당연하다. 8년여 동안 내 주변 사람들엔 큰 변동이 없고 새로운 사람들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으니, 농촌지역은 있는 그 상태에서 점점 늙어가고 나는 그 현실을 체감하고 있다.한 국가가 유지·발전되기 위해서는 정치도 잘해야 하고 외교도 잘해야 하고 정책도 잘 해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고 근본이 되는 것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듣자 하니 1940년대에도 ‘전농’이라는 농민운동 조직이 있었더라고요? 이 전농과 지금의 전농은 동일한 조직인지, 아니라면 어떤 조직인지 궁금합니다.A. 1940년대의 전농이라면 1945년 12월 8일에 결성된 ‘전국농민조합총연맹’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1940년대의 전농은 일제강점기부터 농민조합 활동을 벌이며 일제 식민지배 타도에 앞장섰던 전국 농민들이 1945년 해방 이후 새 나라 건설에 나서며 만든 조직으로, 지금의 ‘전국농민회총연맹’과는 별개의 조직입니다. 1945년 11월 말 기준으로 전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