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운 정부 출범이 마냥 기대되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의 실망감 때문이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정부는 끝까지 농민과 농업을 외면했고 그 실태는 현 정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정부는 농민의 마지막 자존심인 쌀을 가지고 ‘최저가입찰’이라는 방식으로 농민을 우롱했다. 쌀값은 농민값이라는 표현은 한국농업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을 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농민값을 짓밟아버렸다.문재인정부가 농정 성과로 자랑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지난 정부에서 터무니없이 낮았던 쌀값을 안정
최근 북의 매체는 ‘서해곡창 열두삼천리벌이 약동하고 있다’는 탐방기사를 게재했다. 현장의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알곡생산고지라는 목표에 매달렸던 지난해와는 달리 그들은 이제 열두삼천리벌의 희망과 열정을 전하려 하고 있다.북녘의 탐방 보도는 우리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대개의 경우 빼어난 글솜씨나 맛깔스런 문장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사는 투박하며, 목적 지향적이다. 탐방 보도는 이렇게 시작한다.“열두삼천리벌 한복판으로 내뻗은 큰길가에 나서니 약동하는 전야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둑판처럼 자를 대고 그은 듯한 논두렁들과
농업·농촌을 살린다는 명분 하에 존재하는 정부 및 공공 조직(기관)은 다수 존재한다. A 국회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가나다순으로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국제식물검역인증원,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기술실용화재단(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촌진흥청, 농업협동조합중앙회(NH농협), 산림조합중앙회, 산림청,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환경관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수목원관리원,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한국임업진흥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지난 1월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으로 당선된 하원오(65) 의장은 2000년 부산시농민회 부회장으로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2007년 부산시농민회 회장을 거쳐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전농 부산경남연맹 의장으로 활동했다. 2016년부터는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로서 중형조선소 정상화, 비정규직 철폐 등 노동운동에 앞장섰다. 지난해에는 경남 도내 시민·노동·농민·여성단체, 진보정당 등 20개 단체로 구성된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하는 경남연대(경남연대)’에서 상임대표를 맡아 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2019년 10월 연천에서 첫 야생 멧돼지 발병이 확인된 이후 백두대간을 타고 남쪽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 경북 상주와 울진에서도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확인되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 정부는 지난 1월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입법예고 하였다. ASF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점관리지구 외 일반지구의 돼지사육업자에 대한 방역기준 보완에 대한 내용인데, 8대 방역시설로 불리우는 전실·외부울타리·내부울타리·방역실 및 물품반입시설 등 강화된 기준에 따른 관련 시설 설치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대 대통령 선거를 꼭 2주 앞둔 날이었다. ‘1kg 700원, 양파 최저생산비 보장!’ 붉은 깃발을 매단 다수의 트랙터가 겨우내 양분을 머금고 그 몸집을 불려가던 조생양파를 짓이겼다. 양파밭을 갈아엎던 트랙터로 인해 흙먼지가 일어날 때마다 농민들은 담배를 꺼내 물거나 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양파의 줄기로 파릇파릇했던 밭이 한순간에 황무지로 변했다.농민들은 밭을 갈아엎기에 앞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온 국민이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 관심이 가 있는 동안 국가가 농업, 농촌, 농민을
최근 전남 고흥, 제주 등에서는 애써 키운 양파밭을 갈아엎는 투쟁이 있었다. 농민들이 가장 가슴 아파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몇 달 동안 농사지은 농작물을 수확하지도 못하고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저생산비라도 보장받기 위한 양파생산자들의 절박한 마음은 대국민 호소문에 담겨 전국에 뿌려졌다.이토록 절박한 상황까지 내몰린 배경에는 정부의 잘못된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저장양파에 대한 시장격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채소가격안정제 등과 같은 수급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그 피해는 당장 조생양파를 출하하는 농민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다음달 9일은 대통령선거일이다. 새로 선출될 대통령의 임기는 선거 2개월 후인 5월 9일부터 시작된다. 문재인정부의 역할이 끝나가고 있다. 그런데 무역과 통상에서 중대한 변화가 나타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을 대통령선거 직후 가입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남기 부총리는 CPTPP 가입 시점을 2022년 4월로 공식화했다. 그렇다면 CPTPP 가입이 앞으로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CPTPP는 농축산수산업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해당사자인 농축수산 관계자들의
기후위기, 농업위기 시대를 극복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를 짊어질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다음 주에 실시된다. 어릴 적 어른들의 질문이나, 학교에서 자기소개할 때 반드시 나오는 것이 ‘커서 꿈이 뭐냐’ 였다. 최근에는 공무원, 요리사, 프로게이머 등 현실적이고 다양한 직업이 나오지만, 필자가 초등학교 다녔던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반에는 대부분 선생님, 과학자, 주부 등이 일반적이었고, 그 와중에 성격이 활달한 꿈이 큰 친구들의 많은 대답은 대통령이나 장군이었다. 유신정권 말기의 박정희와 신군부의 전두환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당선 가능성이 있다는 두 후보는 박빙이라 그런지 뭐든지 오케이하는 분위기다. 후보들은 당선만 되면 다 해주겠다는 듯, 아니 내가 더 많이 해줄 수 있다고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당선이 되고 나면 현실을 고려한다면서 남발했던 공약들의 순서가 뒤바뀌고 사라지기도 한다.나는 농민이라 농업 관련 공약을 더 들여다보는 게 당연지사다. 대표 공약으로 100만원 이내 농어촌기본소득, 농업직불금 2배, 농어민 월 30만원 기본소득, 농민기본법 제정을 통한 국가책임농정과 매월 150만원 농민수당 등. 농업
지난 15일부터 20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오는 3월 9일 투표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현대사회에서 선거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권력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선거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투표행태는 원칙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능력과 실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진영논리에 포위되어 내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는 모두 옳지 않다고 규정한다. 이는 유권자들의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진영논리로 이익을 추구하려는 수구 정치 세력과 언론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병폐이다
얼마 전 농식품부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역농산물 우선구매 조치를 규제개선과제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165개 지자체에 제정돼 있는 학교급식 관련 조례를 경쟁제한적 조례·규칙에서 제외한 당연한 조치이다.이번 공정위의 조치는 애초에 잘못 판단했던 것을 바로 잡는 일이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단체의 경쟁제한적 조례·규칙 등에 대한 운영실태 파악’ 연구용역 결과로 672건의 개선과제를 발표했는데 엉뚱하게도 지역농산물 우선구매 조례가 사업자차별 사례로 포함된 것이다. 시장경쟁의 촉진이라는 목적을 앞세워 해당 조례가 제정된 배경이
북한이 지난해 말 제8기 제4차 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2022년 사업방향을 결정한 이후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지난 6~7일에는 제14기 제6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2021년 사업평가와 2022년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확보, 법제 정비를 진행했다.큰 흐름에서 보자면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라고 하는 큰 흐름 속에서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흔들렸던 모습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앞으로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결의로도 보인다.경제의 경우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는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 이후 28년에 이른다. 그동안 배추 파동, 양파 파동, 김치 파동, 계란 파동 등 기후변화에 따른 수급 불안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생산조절기능 및 유통기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저렴한 외국 농산물의 수입이 급증해 국내산의 가격파괴를 가속화시켰고, 이로써 생산 포기 농가가 속출하면서 수급조절의 예측 가능성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었다.그 대책으로 정부는 도매시장을 통한 대량유통구조를 근간으로 하면서 소규모 생산농가를 위한 농산물 직거래의 활성화를 권장해 왔다. 농
2021년 시장격리곡 입찰이 지난 8일 끝났다. 예상했던 대로 농민들에게는 혼란과 불신만 심어주게 됐다. 입찰 결과를 보면 평균 낙찰가는 조곡 40kg 한 가마에 6만3,763원으로 산지 가격보다 한참 낮은 가격이었다. 그리고 정부가 계획했던 20만톤을 채우지 못한 14만5,280톤으로 72.6%밖에 낙찰되지 않았다. 결국 27% 이상 대규모 유찰된 것이다.역공매 방식이라는, 농민들에게는 생소한 방법으로 시장격리를 해 시작부터 농민들의 우려와 반대가 있었다. 낙찰되려면 정부가 정해 놓은 입찰예정가격 이하로 낙찰가를 써내야 하고, 그
공영도매시장은 농산물 유통의 거점시장으로 그 역할이 크다. 중앙정부 및 지자체가 평가, 관리 감독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공영도매시장은 기본적으로 출하자와 소비자를 위한 기능 강화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 하지만 지난 세월 줄기차게 도매시장 개혁이 요구돼왔지만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고 지금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조정자가 돼 지난해부터 이어온 공영도매시장의 공공성 강화 방안 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공영도매시장은 그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처럼 출하자는 제값을 받
선거다. 엄청난 약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그 약속들을 믿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제 선거에서의 공약들은 아무 말 대잔치 같은 느낌이다. 과거의 대통령선거에서는 어떤 약속들이 있었을까? 기억에 의존하면 다음과 같다.필자가 농사를 시작한 지 3년 차에 접어들었을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눌한 경상도 말투로 ‘대통령직을 걸고서라도 쌀은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지금도 그 어투를 흉내 낼 수 있을 정도로 또렷이 기억한다. 김영삼 대통령 임기 시절, 우리나라에도 남아돌던 쌀이 개방됐다. 김영삼 대통령이 특별히 농민들에게
가끔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한 시간은 언제였을까, 스스로 묻고 답을 구할 때가 있다. 물론 단 한 시간만 고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점심시간이 행복한 모습으로 자주 떠오른다. 한 학년을 모두 합쳐 겨우 스무 명 남짓했던 시골 학교 남자 아이들은 점심을 먹기가 무섭게 운동장으로 달려나가 축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집이 학교에서 가까웠던 나는 도시락을 싸는 대신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와야 했다. 아무리 빨리 집에 달려가서 급하게 밥을 먹고 오더라도 도시락을 싸오는 친구들과 내가 동시에 축구를 시작하는 건 불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정을 오래 겪은 베테랑 농민일수록 농정당국이 ‘스스로 내놓는 대체제’에 큰 거부감을 품는 걸 종종 본다. 그 대체제라는 것이 기존의 핵심장치를 제대로 대체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능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한 탓이다. 보통은 이때 발생하는 저항의 세기와 농정당국의 대응을 통해 그것이 단순한 실정인지, 의도적 노림수인지 판단하기 어렵지 않다.최근 지켜본 ‘원유가격 생산비 연동제’에 대한 공격과 정부의 대안은 후자로 보인다. 자연스레 떠오르는 최근의 선례도 있다. 농가 소득을 보호하는 확실한 안전장치를
[한국농정신문 기고_안주용 진보당 공동대표(농민당 대표)] ‘농민기본법 제정에 관한 5만 국민동의청원’이 지난 18일, 28일 만에 성사됐다. 한 달 반이 넘는 기간을 농민들은 ‘농민기본법 청원운동’에 매진했다.농민들은 2인 1조로 마을 영농교육 현장, 농협, 농약사, 면사무소, 마트, 소방대 등 농촌 현장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핸드폰 문자 인증을 청원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시장도매인제 청와대 청원 인원이 8,000명에 그친 아픈 기억도 있었다.하지만 세상은 바뀌어 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