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가수당에서 농민수당으로, 그 힘겨운 여정2010년대 후반 농민운동 진영은 농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인정하고, 이에 기여하는 농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취해야 한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농민수당 운동에 전력투구했다. 농민들은 농민수당을 아래에서부터 탄탄히,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계획 아래 지방자치법이 규정한 주민발의 청구조례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2018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전국 각지에서 셀 수 없는 숫자의 공론화를 주도한 노력 끝에 얻은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2018년 전남 해남을 시작으로 많은 기초 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올해는 축산자조금의 사업방향을 두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축산단체 간 진통이 계속됐다. 축산업계에선 자조금 사업의 자율성이 뿌리째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농식품부는 올초 축산자조금 사업승인 과정에서 각 자조금마다 수급안정사업에 배정된 예산을 늘리도록 요구했다. 이에 각 축산자조금 관리위원회는 지난해 대의원회에서 확정한 2020년 예산안을 조정해야만 했다.한우자조금의 올해 수급안정사업 예산은 약 51억6,000만원에서 약 100억원으로 늘었으며 한돈자조금은 약 54억원에서 약 115억원까지 증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역자원을 기반으로 한 경축순환사업의 모델이 대략이나마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경축순환이 활성화되면 축산뿐 아니라 경종에서도 변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제도개선과 지역주민 설득이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는 지역단위 경축순환농업 표준모델 개발을 추진하며 내년 상반기엔 경축순환농업 시범지구를 선정해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축산환경관리원(원장 이영희)을 축산환경개선 전담기관으로 지정해 퇴·액비 부숙도 기준 등을 측정하는 기관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했다.축산환경문제의 근본문제는 축산분뇨 처리에 있다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코로나19 대유행은 육류 유통 분야의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이에 생산-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자간 소통을 통해 시장변화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축산업계를 들썩이게 한 주요 돌발변수를 보면 지난해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올해는 단연 코로나19가 손꼽힌다.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는 공급량에 따른 수급전망의 틀을 뒤흔들었다.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올해 축산분야의 화두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조절 해법이 되리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22일 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소농이 지구를 식힌다.’ 국제 농민운동 조직인 비아 캄페시나가 내걸고 있는 이 구호는, 기후위기 시대를 극복할 열쇠를 농민이, 그중에서도 소농이 쥐고 있음을 보여준다. 친환경농업은 소농이 지구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친환경농업은 여전히 정부 농업정책에서 낮은 비중이며, 친환경농업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도 여전히 미진해 보인다. 내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는 제5차 친환경농업 5개년계획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본지는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농업이 나아갈 방향은’ 기획을 통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기후위기를 현장에서 체감 중인 농민들 역시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이견을 갖고 있지 않지만,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축인 태양광 발전이 농민의 농지를 잠식하고 농촌을 무참히 찢어낸다는 점은 대다수가 공감하는 문제다.농촌 태양광의 최근 갈등과 논란은 부실한 제도와 그로 인한 편법·불법 허가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을 하려면 발전사업과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규모에 따라 3MW 이상인 발전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허가를 담당하고, 그 미만의 발전사업 및 개발행위 허가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과 다름없다.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대적인 가입 거부 운동이 언급될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시선이 더욱 곱지 않은 실정이다. 보험 가입자조차 몰랐던 적과 전 보상 삭감(80%→50%)으로 올해 NH농협손해보험은 농민들을 저버렸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1배 이상 높은 493억원을 기록했다. 농업계 일각에선 아예 보험제도를 없애버리자는 얘기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지만 농협손보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손해율에 따른 할증 폭 확대’라는 또 다른 개악에 손을 뻗고 있어 논란은 더욱 가중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시장도매인제 도입’으로 상징되는 도매시장 개혁은 최근 10년 이상을 지루하게 끌어온 농업계의 묵은 과제다. 불합리한 가격결정과 비효율적 유통구조, 도매법인들의 과도한 수익과 이로 인한 공공성 훼손 등 경매제의 숱한 폐단들은 그간 본지를 필두로 한 언론매체들에 의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기득권 도매법인의 저항과 결정권을 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의 완고한 반대로 개혁은 한 발짝도 진행되지 못했다.다만 분위기는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전국양파·배추·마늘생산자협회와 제주도품목별생산자연합회 등 품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민들에게 2020년은 유독 잊기 힘든 한 해였다. 이상하리만치 따뜻했던 겨울 탓에 병해충 발생이 비교적 많았고, 4월엔 이상저온으로 과수나무 꽃눈 대부분이 고사하는 큰 피해를 입었으며 그치지 않는 장마에 3개의 태풍까지 겹쳐 정상적으로 수확·판매할 농작물이 눈을 씻고 찾아도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특히 4월의 이상저온은 과수 농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약관과 보상 기준이 변경된 줄도 모른 채 기한에 쫓기듯 보험에 가입한 대다수의 농민들은 냉해로 인한 피해 보상이 기존 80%에서 50%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감자 파는 도지사’,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와 ‘드라이브 스루’ 등의 풍경으로 대표되듯, 친환경뿐 아니라 일반농산물 유통도 코로나19로 적잖은 차질을 겪었다. 하지만 이는 일부 품목과 유통경로에 해당하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농산물 수급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고질적인 문제를 보였다. 지난해 농산물 전 품목 폭락이라는 재난급 상황을 헤쳐온 농민들이지만 올해 역시 수심이 걷히지 않았다.양파·마늘은 다행히 수난을 면했다. 작년산 저장물량 가격이 올해 초까지 계속 부진했던 데다 햇양파·햇마늘 작황이 좋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2020년은 우리나라 농산물 수급정책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농민 주도형 수급정책’을 표방하는 양파·마늘 의무자조금이 출범했기 때문이다.양파·마늘 의무자조금은 노지채소 첫 의무자조금이다. 홍보·교육에 치중했던 기존 의무자조금들과 달리 개정 자조금법을 활용해 수급조절 역할을 하기 위해 출범했다. 지난해 대통령의 ‘근본적 수급대책 마련’ 지시 이후 농식품부가 중요 사업으로 삼았고 때마침 창립한 전국양파·마늘생산자협회가 그 손을 잡았다.하지만 출범까지의 과정은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올해 농협 개혁은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가 그 중심에 섰다.농특위 좋은농협위원회는 올해 4월 미래 농협의 청사진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을 주요 사업 목표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농협 조직구조 개혁과제’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과 함께 △농·축협 판매사업 활성화 △농협 지주회사 체제 점검 △조합원제도 개선 등을 주제로 한 공개포럼을 통해 농협 개혁 의제화에 나섰다. 더불어 도시농협 판매 활성화 방안 마련, 계통구매사업 개선 등 23개 과제를 종합한 농협중앙회 1, 2차 자체혁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해 12월 공익직불제 시행의 근거법안이 통과되면서, 올해 4월 쌀에 치중하고 면적중심의 복잡한 직불제 체계를 ‘공익직불제’라는 큰 틀로 묶었다. 하지만 너무 성급히 도입하다보니 기본형직불제만 우선 시행하고 농업의 공익성면에서 더 가치가 있는 선택형직불제 방안은 손도 대지 못했다.지난 14일 윤재갑 국회의원·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공동주최한 ‘공익직불제 시행 원년,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토론회에서 강마야 충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익직불제를 완성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근본적인 과제인 농지 문제, 농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제1대 박진도 위원장이 지난 5월, 취임 1주년 인터뷰를 끝으로 전격 사퇴했다. 그 배경에 여러 ‘설’들이 분분하지만, 농정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을 어디서도 끌어올 수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다.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은 “농특위는 권한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농특위가 대통령자문기구로 위상을 갖추려면 최소한 그 뒷심은 청와대가 맡아줘야 한다. 청와대-농특위-농식품부가 농정개혁이란 한배를 타고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도 쉽지 않은 과제를 ‘관심 없는’ 청와대와 ‘복지부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농민들을 괴롭힌 건 코로나19, 이상기후 말고도 ‘농림축산식품부’가 있다. 우리나라 농업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가 현안마다 농민 정서를 외면해서다.쌀 수확량이 급감한 올해 흉년을 대처하는 농식품부의 자세만 봐도 주식의 생산기반 유지 의지가 있는지 물음표가 붙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악의 흉년을 맞는 농민들의 심경을 가장 절절하게 대변한 의원으로 꼽힌다.서삼석 의원은 지난 11월 상임위 회의 때 “지금 농사를 잘 지었다는 분들 모니터링해 보니 20%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구태여 법을 개정한 것은 현실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은 지난 2000년 도매시장 단일 거래제도인 경매제를 보완할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장도매인제는 2004년 강서시장에 일부 도입한 것을 끝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강서시장의 시장도매인이 의미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전국적 영향력이 없는 시장인 만큼 이것이 정상적인 유통개혁으로는 이어질 수 없었다.당연히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악화됐다. 법 개정 후 10년 20년이 흐르는 동안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가락시장 시장도매인제 도입은 전국 농산물 도매시장 도매법인들의 독과점 구조를 허물 도매시장 개혁의 첫 걸음이다. 농안법이 시장도매인제를 허용한 지 20년, 농식품부와 경매 기득권의 반대로 도매시장은 아직 그 첫 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도매인제가 불안정하고 위험한 제도라 주장하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그 실체는 공허하다. 공정경쟁과 자본흐름의 관점에서 오히려 위험한 쪽은 경매제며,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늦어질수록 생산자·소비자의 공익이 크게 훼손되는 구조에 처해 있다.경매제는 공정하지 않다경매제는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오리사육농민들은 오리를 키워도 문제, 안 키워도 문제인 상황에 몰려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올인올아웃제 도입으로 사육회전 수가 줄어든데다 겨울철 사육제한(휴지기)마저 참여하면 1년 3회전 사육이 고작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요구에 따라 축사를 현대화 하고 싶어도 불안한 업계상황을 감안하면 섣불리 융자를 늘릴 수도 없다. 홍경표 한국오리협회 충북도지회장을 만나 현장의 분위기를 들어봤다. 올해 휴지기에 참여했는가?올해 처음 참여했다. 주위에 닭농장도 있고 젖소농장도 있어 사료차량이 많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겨울철 오리 사육제한(오리 휴지기)으로 오리산업의 생태계 사슬이 끊어지고 있다. 종오리·부화장에서 사육-도압-가공-유통에 이르는 모든 산업구조가 위기에 내몰린 모습이다.충북지역에 본사가 있는 A업체는 올해도 계약농가의 상당수가 오리 휴지기에 참석해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 업체는 한 주 동안 입추할 농장이 없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A업체 관계자는 “충북도에서 올해 휴지기는 계열업체와 계약농장이 협의해 참여 여부를 정하라고 지침을 만들었다. 그래서 협의해서 제출했더니 환경평가 등을 문제삼더라”면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2017년부터 지금까지 겨울철 오리 사육제한(오리 휴지기)을 비롯한 각종 방역규제가 오리산업에 집중됐다. 문제는 규제 그 자체가 아니다. 산업구조와 현장에 대한 면밀한 이해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방역의 원래 목적인 오리산업 보호와는 동떨어진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이다.충청북도(도지사 이시종)는 지난달 30일 가축방역심의회 서면심의를 통해 이달 1일부터 고병원성 AI 발생 시·도의 가금 및 가금산물 반입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전북 정읍시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데 따른 방역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