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개 사료값만도 못한 쌀값’이란 말과 2022년 ‘요소수만도 못한 농업’이라는 말, 어딘가 참 많이 닮은 모습이다.지난해 말엔 사람의 입에 매일 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이 매일 매시간 언론을 꽉 채웠다. 요소 대란은 마치 세상의 이동과 물류가 중단될 듯이 떠들썩했다. 정치권과 대통령은 긴급한 대책을 내놓기 바빴다. 응급 처방과 중장기적 대책이 쏟아졌다.단기적 과제는 다른 나라에서 비싸게라도 수입하는 것이었으며, 중기적 과제는 적정가격에 다양한 수입 다변화를 하겠다는 것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내생산 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주형로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이 지난달 4일 한국친환경농업협회·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총회에서 자조금관리위원장에 재선출됐다. 주 위원장은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청년·학생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주 위원장의 1기 평가 및 2기 활동계획을 들어봤다.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서 첫 임기(2020~2022)를 평가한다면?넉넉지 않은 예산으로 여러 가지를 하려니 쉽지 않았다. 그래도 가능한 여건 내에서 친환경농산물 수급조절을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양파와 고구마의 판로 확보가 어려웠어서, 이 두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달 4일 한국친환경농업협회·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총회에서 강용 신임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이 선출됐다. 강 회장은 지난 2016~2020년 초대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을 역임하며 친환경농업 발전에 이바지한 바 있다. 2년 만에 다시 친환경농업계의 전면에 복귀한 강 회장을 만나 그의 포부를 들었다.협회장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친환경농업협회장이라는 자리는 다양한 부분에서 현장 친환경농민들을 아울러야 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신임 회장으로서 생각하는 친환경농업 확대 방안은?기후위기에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에 농민의길 상임대표를 맡게 됐다.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복잡하고 무거운 심경이다.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이전 4개 소속단체가 순차적으로 맡아 왔는데, 올해 전여농 순서가 됐다.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에 농민들은 항상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왔는데, 올해는 어느 때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농민의길 소속 단체가 현재 8개로 늘었다. 향후 2개 단체가 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시기 소속 단체까지 늘어가니 상임대표 자리가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제20대 대통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선택됐다. 국민의힘은 5년만에 야당에서 여당으로 자리가 바뀌었다. 새정부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원회가 꾸려졌고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겸손, 소통, 책임을 기본정신으로 내걸었다. 대통령 당선인이 농업현장과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한다면 인수위 단계부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후보 시절 약속했던 공약 이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가 균형발전,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의 기조 아래 농산어촌 발전을 약속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균형발전은 중요한 국정과제였다. 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
2012년 농가인구는 291만2,000명에서 2021년 231만4,000명으로 25.8%가 감소했다. 전체인구에서 농민이 차지하는 비율은 5.8%에서 4.5%로 줄었다. 농가인구 중 60세 이상은 35.6%에서 42.3%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농촌은 이미 초고령화 수준을 넘어서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농가소득을 4,697만원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이 중 농업소득은 1,299만원이다. 농가소득에서 농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7.7%에 불과하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불가능한 상
지난 2월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20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우려해 왔던 신냉전의 한 부분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반도와 접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사이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던 용암이 우크라이나에서 먼저 폭발하는 모양새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급기야 전쟁을 일으켰다. 중국도 오랜 기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한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만 독립’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도 2018년에
경칩이 지나고 봄비가 내리는 오늘 아침에도 들길을 걷는다. 아침 들길은 어머니 손길처럼 따뜻하고 평화롭다. 필자는 도시민이면서 농촌지역으로 이사 와서 14년째 살고 있다. 집에서 시청까지는 승용차로 5분, 시외 쪽으로 5분만 가면 격오지 농촌이 있는, 그 경계에 사는 농촌사람이다. 지난 5년 동안도 들길, 산모퉁이길을 거닐며 나태주 시인의 ‘들길을 거닐며’라는 시를 읽기도 하고, 동네 농민들에게 기후위기나 농정에 대한 생각을 묻기도 한다. 오늘도 길가의 들풀에게, 땅에게, 논밭에게 식량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대통령
처음 농민회에 발을 들일 때 생각이 난다. 농사란 것을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호기롭게 활동을 하였다. 제주 제2공항 반대 투쟁이 한창이었고 그 안에 농민회도 함께 있었다. 농민회는 제주 제2공항 부지내에 농지가 50만평이 포함되어 있어 농지 사수를 외치며 싸우고 있었다.그러던 중 하루는 회원 몇 사람과 술자리를 하며 농지 임차에 대해 논쟁을 하였다. 그때까지 알지 못한 사실. 우리 회원 중 다수가 임차농이며 임대차계약서도 없이 농사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주도 농민 대다수가 그런 실정에 놓여있다고 하였다. 필자는 불법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3일 취임한 김명기 (사)전국쌀생산자협회장은 40년간 오직 쌀농사만 지어 온 베테랑 농민이자 농민운동가다. 고향인 전남 장흥서 농사에 전념하며 농민회 활동을 지속하다 쌀협회 출범과 함께 장흥군지회장을 맡았고 최근 3년 동안은 전남본부장으로서 굵직한 쌀 관련 투쟁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입지를 다졌다. 김명기 신임 회장을 지난 16일 서울시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만났다. 쌀농사와 농민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농촌에서 살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잡초 한 포기 베어 본 적 없었다. 오히려 서울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대선 결과가 발표되고, 풍력과 태양광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농산어촌 주민들의 관심은 자연히 당선인의 입에서 나온 에너지 관련 공약에 쏠렸다. 당선인의 공약이 앞으로의 5년을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농산어촌 주민들은 그간 줄곧 신재생에너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닌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방식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펼쳐왔다. 일부 격앙된 경우 원전을 유지해서라도 지금의 마구잡이식 농산어촌파괴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했으나, 근본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필요성 자체에는
정치인·학자·공무원들이 농민들 앞에서 절대 해선 안되는 금기 문구가 있다. “저도 농민의 자식입니다.” 얼마나 식상한 말이며 얼마나 뒤통수를 많이 맞아 봤는지, 각종 공개석상에서 이 말이 등장하는 순간 여기저기서 “아…”하는 농민들의 탄식이 터져나온다. 딴에는 농민들의 호감을 얻으려는 발언이겠지만 사실은 시작부터 비호감을 사는 주문이다.대통령들에게도 금기 문구가 생길 판이다. “농업을 직접 챙기겠습니다.” 박근혜가 그랬고 문재인이 그랬지만,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결국엔 농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안 하느니만 못한’ 말이 돼버렸다.
오래전 학교 다닐 적이다. 학생회를 같이 하던 후배 녀석의 느닷없는 입영 통보에 나름 심각한 표정으로 한마디 했다. 조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에 놓여 있거늘 군입대가 무슨 말이더냐. 툭하면 관용어구처럼 되놰서일까. 내 말엔 어떤 권위나 감동은 이미 상당히 퇴색되었던지라 후배 놈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그놈의 조국은 허구한 날 백척간둡니까?” 그리곤 며칠을 같이 술을 마셔댔고 후배는 결국 군입대를 1년 미뤘다. 항상 위기였고 항상 고비였지만, 매 순간 결정적 시기이자 기념비적 원년을 앞두고 있었던 나날이었다. 일상과 삶에 천착하지 못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문재형 GMO반대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GMO 관련 현안이 있을 때마다 발 벗고 앞장서는 청년활동가다. 한살림연합 식생활센터 활동가로서 시민 먹거리 기본권 문제에 천착해 온 문 집행위원장 입장에서, GMO 규제완화는 건강한 먹거리를 이용할 시민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다. 문 집행위원장을 만나 GMO반대전국행동이 GMO법 개정안에 맞서 싸우는 이유 및 향후 활동계획과 고민을 들어봤다.지난해 5월 산업통상자원부의「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GMO법)」개정안은 시민사회 입장에서
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GMO법) 개정안이 5월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2022년 정부입법계획에 포함된 산업통상자원부의 개정안 2건 중 하나가 바로 GMO법이다. 시민사회단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GMO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선포다. Non-GMO 학교급식 실현과 GMO 표시제를 강화하겠다 공약했던 문재인정부는 GMO에 대한 문제를 악화시키는 길을 선택했다.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안정적인 의식주는 필수 요소이며 그중에서 먹거리는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식을
국제곡물가격이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주된 원인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가로 전 세계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이상기후로 인해 남부지역 농작물 작황 부진이 겹치면서 국제 곡물 시세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국제 곡물시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추세로 가다가는 조만간 곡물 가격이 두 배 오를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밀의 경우 지난 2008년 세계식량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곡물 수입의존도가 높은
지난달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2022 대통령선거 농정공약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한 최덕천 교수는 탈근대적 문명 전환기에 농업·농촌·농민이 직면한 문제로 첫째 농촌소멸문제, 둘째 사회경제구조의 양극화 심화 문제, 셋째 식량주권 문제, 넷째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문제, 다섯째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 팜 기술 확대문제 등을 언급했다.이러한 진단의 배경에는 그동안 신자유주의 개방 농정으로 인한 불안정한 농산물가격과 농가소득 양극화 심화, 농업노동력의 고령화와 농업인력의 부족, 농촌의 사회문화적 및 복지의 소외, 농촌소멸
대통령 선거가 목전이다.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의 아수라장에 빠져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보지 않고 외면할래야 도리가 없는 시절을 살며 연일 쏟아져 나오는 정보나 소식은 역대의 어느 선거보다 피로도가 높고 분노까지 일게 한다. 대선 후보나 선거운동원인 정치인들, 지지자들의 입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공약과 약속, 유세, 사회관계망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나도는 내용을 보며 이렇게 무력해지고 허공이 뱅글뱅글 도는 어지럼증까지 느껴지는 것은 또 처음이다 싶다.민생은 어디로 간 것일까? 저들에게 진정성이 있는 것인가? 이슈 하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달 26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2차 주말 집중촛불’이 열린 서울 청계광장엔 비바람이 몰아쳤다. 그럼에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소속 택배노동자들, 그들과 연대하러 온 시민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우비를 입은 게 소용없을 정도로 거센 비바람에 그들의 몸과 옷이 흠뻑 젖었음에도.그날 오전,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 끝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지난 5년간 23명의 택배노동자가 일하다가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더는 노동자가 죽지 않게 하려고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무기질비료값이 최대 3배까지 오르자 정부와 농협 지자체에서는 농민들의 부담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농민들이 사용할 비료 전량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농협에서 구매한 3년치 비료 평균 물량의 95%에 대해 비종별 인상차액의 80%만을 보조하기로 했다. 그리고 원예용과 농협 이외 대리점에서 구매한 비료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 정부와 농협에서 나름대로 비료값 폭등에 따른 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농민들의 우려와 비판이 제기됐다.농협에서는 개별 농가마다 3년간 농협에서 구매한 물량의 95%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