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타는 듯한 가뭄과 폭염, 하늘이 뚫린 것처럼 쏟아붓는 폭우, 태풍과 우박 등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피해는 날이 갈수록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농민들은 최일선에서 이러한 기후위기를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다.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서 열린 국제농민연대체 비아캄페시나 8차 총회에선 ‘기후위기는 농업과 식량의 위기다’라는 공감대 아래 전 세계 농민들이 체감 중인 기후위기 사례와 이를 타개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세계 각국 농민들이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해 ‘논콩’ 재배 농민들은 기후위기의 직격타를 맞았다. 쌀값 하락의 원인에 ‘과잉 생산’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적정 쌀 생산’을 목표로 내걸며 논에 쌀 대신 밭작물인 콩을 심게 한 정부의 책임이 무엇보다 가장 크지만, 나날이 그 강도를 더해가는 이상기후의 여파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피해는 논콩 재배면적이 가장 컸던 전라북도에 단연 집중됐다. 지난해 12월 전북 정읍시에서 만난 황양택 정읍시농민회장은 “논콩 5필지 중 2필지는 경작불능으로 중간에 갈아엎었고, 나머지 3필지에서도 평균의 20~30%밖에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이상기후 상시화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각지에서 저온, 호우, 태풍, 폭염 등 다양한 이상기후현상이 발생했고 그 피해는 농업이 고스란히 감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은 닥쳐올 기후위기에 대비해 ‘예측’, ‘적응’, ‘대응’, ‘완화’ 4가지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가장 먼저 ‘예측’ 분야에서 국가고유계수 개발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을 실시한다. 또한 기후변화 실태조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작물 예측모형도 개발한다고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새해지만 희망보단 불안한 기색이 앞섰다. 지난여름 혹독했던 수해 흔적도 여전했다. 기후재해가 언제 또 닥칠지 알 수도 없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다시 농사 준비에 나서고 있었다. 농민들의 새해 바람은 하나 같이 ‘좋은 날씨’. 이를 ‘살 수만 있다면 사고 싶다’는 농민들의 간절함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답해야 할까. 지난해 12월 25일 전북 익산시 용동면과 충남 논산시 연무읍의 시설농가들을 찾아갔다. 두 지역 농민 6명(용동면: 김기태·김종원·이석근씨, 연무읍: 박동규·배형택·최호길씨)을 만나 기후위기 시대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올해 상반기는 양곡관리법 정국이었다. 정부·여당과 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국회 처리 단계마다 팽팽하게 맞섰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신곡 수요량보다 쌀 생산량이 많을 경우 정부가 초과분을 의무매입 해 시중 쌀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이다.하지만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한 뒤 정부 이송 닷새 만에 소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거부권은 국회에서 이송된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경우 국회로 되돌
올해도 날씨는 농민 편이 아니었다.‘이상한 날씨’가 관행으로 이어져 온 농사 질서를 모두 혼란에 빠트렸다. 농작물 피해는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노지농사건 시설농사건 극심한 병해충에 온전한 수확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었다. 덩달아 비료·농약 사용량도 급증해 환경에 대한 부담이 커졌을 뿐 아니라 당장 생산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전쟁 같은 1년 농사를 지었을 농민들에게 올해 농업정책이 어땠는지 묻는 것조차 미안할 지경이었다. 농민들은 “평가할 농업정책이 어딨냐”고 이구동성 반문했다. `빈 깡통 농정'이라고도 표현했다.경남에서 딸기농사를 짓
2023년 올 한 해도 대한민국의 친환경농업은 위태로웠다.지난 9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도 친환경농업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821억200만원이었던 정부 친환경농업 예산은 내년엔 705억7,700만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지원사업 예산은 올해 280억원에서 내년 228억원으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 예산은 54억5,000만원에서 50억2,000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한편 지난 6월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3 유기농데이 대축제’ 당시, 김인중 전 농식품부 차관은 ‘친환경농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수출 기반 새로 다진 한우업계... 내년엔 괄목할 성과 낼수 있을까생산비 상승의 여파로 모든 농가들이 어려웠던 한 해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가장 고심이 깊은 이들은 역시 한우농가들일 것이다. 생산비 상승·홍수 출하 이중고로 인한 고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한우업계는 수출활성화에 본격적으로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가격 파동이 기정사실화돼가던 지난해 전국한우협회는 이미 홍콩시장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내수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수급 조절의 한계가 명확하단 점은 그간 여러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매년 반복되는 양상이지만, 올해는 유독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인한 농민들의 원성이 거셌다. ‘소비자 물가 안정’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운 채 강제·반복된 저율관세할당물량(TRQ)·무관세 농산물 수입 때문이다.특히 수입 물량으로 수급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는 마늘·양파 재배 농민들은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와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를 필두로 올해 초부터 윤석열정부의 TRQ 수입 중심 농산물 수급정책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지난 2월 두 협회는 성명을 통해 “윤석열정부는 135% 관세를 10%로 낮추며 지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과 관련된 개혁 의제와 기타 생산적 논의는 2022년 이후 완전한 정지 상태다.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 논란에 모든 공력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희 현 농협중앙회장의 이권이 중심이 된 이 국지적이고 소모적인 의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농협 관련 의제를 통째로 집어삼켜버렸다.문제의 셀프연임법안(「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은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연임제로 전환하고 ‘현직 회장부터’ 소급적용하려는 법안이다. 연임제 자체도 농협개혁의 역사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현직 소급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벽두부터 양곡관리법 개정 반대를 분명히 밝히면서 농민들은 올해를 대통령 규탄으로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합동 업무보고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무조건 정부가 매입해 주는 식”, “무제한 수매”라며 ‘농민과 농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주요 농민단체들은 ‘대통령의 농정 무지’, ‘주식인 쌀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저버린 대통령’이라고 규탄했다.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여야 대치 속에서 결국 애초 법안보다 정부의 쌀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5월 1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20개의 「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을 하나로 묶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로 올려보냈다. 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 법안은 법사위에 계류돼 있다.쟁점은 단연 ‘셀프연임’이다. 단임제로 개정해 잉크도 마르지 않은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를 연임제로 되돌리면서, 이를 ‘현직 회장부터’ 소급적용하자는 조항이다. 의원들의 자발적 입법발의라 해도 논란이 있을 내용인데 심지어 농협중앙회의 대국회 입법로비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기까지 했다.반대 목소리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협중앙회장 연임법안은 단임제의 성과를 채 확인해볼 기회도 없이 곧바로 연임제로 회귀한다는 점에서 이미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그보다 더 노골적인 문제는 ‘현직 소급’ 조항이다. 4년 총급여 40억원에 이르는 농협중앙회장 자리에 현직 회장의 연임길을 터주는 법안. “전두환도 이렇게까진 안 했다”는 냉소가 등장하는 이유다.대한민국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제안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 논란 막판에 이 법안의 처리를 전면에 나서 호소한 건 지역농협 조합장들이었다. 지난달 20일 전현직 조합장 200여명이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법안 처리 촉구 집회를 연 데 이어, 법사위 전체회의 이틀 전이었던 지난 5일엔 일단의 조합장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심의를 유보하고 있는 법사위원들을 향해 “월권·직무유기다”, “저의가 뭐냐”는 등의 비난까지 쏟아가며 심의를 재촉했다. 법안에 담긴 중요한 농협개혁 조항들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는 호소였다.지역농협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협중앙회장 선거 도래로 최종 국면에 접어든「농업협동조합법」개정안. 1년여를 끌어온 논란은 어떤 결과를 맺게 될까.일단 문제의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 조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농협중앙회 측의 열의는 지난 7일 국회 법사위 상정에 실패한 이후 크게 가라앉은 분위기다. 오는 20일과 28일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20일은 예산안에 집중할 전망이며 28일 논의 물망에 올라 있는 법안 중에도 농협법은 빠져 있다.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일은 내년 1월 25일, 후보자 등록일은 1월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어딘가엔 있어야겠지만 여기에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지난 4일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있는 A업체(골재채취업) 정문 앞에서 곽상수 쌍림산업폐기물소각장 고령군 대책위원장(우곡면 포2리 이장)이 말했다. 흙먼지가 가라앉을 틈도 없이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이 오가는 중에 A업체 관계자들은 취재진이 회사 앞 도로에 서 있는 것조차 경계했다. 마을 환경에 큰 영향을 주는 사업장이라 주민감시가 필요해도 민간기업은 접근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2014년 설립된 이 업체는 지난해 현 채석장 옆에 산업폐기물소각장(3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고령군에는 산업·의료폐기물 처리시설 반대 활동을 하는 읍·면 단위 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6개 있다. 1개 읍, 7개 면이 있는 고령군 행정구역을 감안하면, 군 전체가 폐기물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현재 운영 중인 지정폐기물(의료폐기물 포함) 처리 업체만도 5개 읍면에 7개소가 있다. 이들 업체는 폐산·폐유·공정오니·납 함유 광물 찌꺼기 등 각종 유해 물질을 처리한다. 최근엔 지역 민간 업체들이 신설에 뛰어들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령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북·대구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조사료도 긁어모으고 일용직도 해보지만…전남 구례군 구례읍에서 한우 40두를 키우는 김일순씨는 한우 사육농민이자 감나무 재배농민이며, 또한 트럭에 장비를 싣고 다니며 트랙터 바퀴를 출장 정비하는 수리기사이기도 하다. 이날도 김씨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에 정비를 나갔다 땅거미가 지고서야 집으로 돌아온 뒤 랜턴 불빛 아래서 사료를 급이하고 있었다.여기에 요즘은 조사료 값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틈만 나면 여기저기 남의 논까지 찾아다니느라 김씨는 요새 말 그대로 ‘눈코 뜰 새’가 없다. 김씨의 우사 곳곳에선 흔히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작성한 ‘지역별 전년 대비 한우사육동향’을 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년간 7,180가구의 한우 농가가 사육업에서 이탈했다. 대부분은 한우 소농으로 87.2%가 20두 미만, 8.7%가 20~49두의 사육규모였다.남은 농가들도 사육두수를 줄여 나가고 있다. 지난 1년간 20두 미만을 기르는 농가들 가운데선 65%, 20~49두를 기르는 농가 집단에선 약 51%가 사육두수를 줄이거나 현상 유지했다. 이탈 농가들의 규모까지 합해 이들로 인해 줄어든 사육두수는 총 11만8,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기후·환경위기 대응을 위해 유통 과정에서도 플라스틱·비닐 등 처치 곤란 쓰레기의 대량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시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국내 현행법 중 무엇도 농산물 유통 과정의 포장재 감축을 강제하지 못한다. 정부가 사실상 농산물 포장재 감축 과제를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온갖 ‘예외조항’에 강제성 없는 가이드라인 … 머나먼 포장재 감축 제도화현행 법제도 중 농산물 포장문제를 다루는 법률은「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