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원재정·강찬구 기자] 대통령이 지난 2003년 농업인의 날 이후 17년 만에 행사에 참석한 것이 뉴스가 됐다. 대통령이 자축한 농업인의 날, 진짜 주인공인 농민들은 씁쓸함을 삼켰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장마, 그에 따른 수해가 만든 최악의 흉년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화려한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11일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에서 치러졌다. 지난 2003년 이후 17년 만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중앙무대에는 ‘국민의 생명 농업’이라는 글자가 큼직하게 자리했고, 대통령 내외와 김현수
[한국농정신문 강찬구 기자]‘농도’ 전라북도(도지사 송하진)의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 ‘삼락농정’을 도정 성과로 내세워 온 도지사가 참석치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도지사가 이번 행사에 불참한 것은, 농민들이 ‘농민 모두에게 농민수당을 지급하라’며 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음에도 도의회가 ‘농민수당 주민청구 조례안’을 원안 폐기시키는 등 ‘불통’ 행보에 이어진 것이라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11일인 농업인의 날을 이틀 앞두고 9일 오전 전주시의 한 예식장에서 ‘2020 전북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송지용
가을걷이가 일찍 끝났습니다. 가을비는 떡비, 봄비는 일비라고, 가을비가 내리면 모든 일을 멈추고 떡을 해 먹으며 쉰다는데, 세 차례의 연이은 태풍 이후에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은 통에 단 한 차례의 휴일도 없이 일하게 돼 가을일이 일찍 끝나게 된 것입니다.일이 일찍 끝나서 좋기는 하나, 월동작물이 또 걱정입니다. 가을에 작물을 좀 키워놓아야 뿌리가 튼실해져 겨울에 동해를 덜 입게 되는데 한 달 넘도록 비가 안 내리니 올 겨울은 또 어떻게 넘길지 걱정입니다. 걱정, 걱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또 양면성이 있습니다. 걱정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 년 농사의 결실을 맺는 가을걷이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는 가운데 지난 20일 강원도 홍천군 서면 굴업리의 한 들녘에서 박수안(74)씨가 콤바인으로 나락을 수확하고 있다. 박씨는 “지난 장마와 태풍에도 쓰러짐 피해가 없어 그럭저럭 농사가 잘 됐다”면서도 “올해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쌀값은 여전히 싸다. 80kg 한 가마에 30만원은 돼야 하지 않겠냐”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수해와 유실지뢰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 철원의 농민들이 2차 상경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추수 전 지뢰 전수조사와 제거’ 요구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농민들은 지뢰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가을걷이를 하고 있다. 우려했던 사고는 지금까지는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으나 불안에 떨며 일해야 하는 상황이다.김종연 이길리 마을 이장은 “논이고 밭이고 지뢰 터질까봐 무서워 들어가지 못한다”라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해결을 위해 1인 시위를 했던 최종수 농민은 “지뢰가 발견된 논이어서인지 제거했는데도 모두 들어가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54일,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를 버텨냈다. 제8호 ‘바비’,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 등 연달아 닥친 세 번의 태풍 또한 이겨냈다. 쉬이 병들지 않았고 허무하게 쓰러지지 않았다. 농민의 바람처럼 꼿꼿이 벼 이삭을 밀어 올렸고 잘 여물어 고개를 숙였다. 서산으로 기우는 햇볕엔 영락없이 황금들녘으로 빛났다. 수확의 계절, 청명하고 완연한 가을날이었던 지난 6일 이동복(44, 전남 강진군 작천면 갈동리)씨가 본격적인 추수에 나섰다.퇴동마을 안쪽,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계단식 논에서 콤바인을 부지런히
올해 태풍 피해도 무척 크고 일조량이 적어서 북녘 농사가 걱정되던 차였다. 북은 올해 ‘자력갱생, 정면돌파’를 국가적 목표로 내세우고, 그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타격 전선을 ‘식량생산’에 뒀다. 안 그래도 남녘에서는 북 식량 사정을 늘 궁금해 하는데, 아마 올해 농사의 향방이 앞으로 북녘 인민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주게 될 것 같아서 더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그러던 차에 추석날 김정은 위원장이 강원도 김화군 수해 지역 복구현황을 둘러보면서 “최고 수확 연도에 못지않은 알곡 소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 것이 눈에 확 들어왔
참으로 긴 장마였습니다. 그리고 또 두 차례의 태풍. 웃자람과 잎도열병, 목도열병.가을걷이가 시작된 들판에는 제대로 여문 것도, 제대로 서 있는 것도 없다시피 합니다. 마르지 않은 논에서는 쓰러진 벼를 베는 콤바인마저 힘겨워 보이고, 억지로 털어간 수매장에선 등외도 못 받고 개인 건조기로 향하는 농부의 트럭이 처량합니다. 조합장도, 담당직원도, 농부도. 뭐라 할 말이 없는.2020년 착잡한 가을입니다.가을걷이가 시작되기 전 여주농민회는 연례행사처럼 수매가 투쟁을 합니다. 통합RPC가 출범한 뒤 10년 동안 이어온 투쟁입니다. 쌀값동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청명한 날씨를 선보인 지난 21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구사리 들녘에서 농민들이 가을걷이에 나서고 있다. 콤바인에서 쏟아내는 나락을 트럭 적재함에 담고 있던 이학규(59)씨는 “장마, 태풍이 겹치면서 올해가 흉년이라고 하는데 농사꾼이니 심어서 수확하는 건 숙명이 아닐까 싶다”면서도 “정부에서 볏값이라도 좀 올려서 책정해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추석 연휴를 10여일 앞두고 청명한 날씨를 선보인 지난 21일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구사리 들녘에서 농민들이 가을걷이에 나서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8월 호우로 강원도 철원군 민통선 내 마을에서 지뢰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경작지에도 지뢰가 흘러들었을 확률이 높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가운데 수확기가 시작되자 일부 농민들은 수확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강원도와 철원군 등 관할 지자체는 임시방편으로 대형 농기계를 구비하고 임대를 지원하는 것으로 안전을 도모할 계획이지만, 지뢰가 있을지도 모르는 논에 농민들이 들어가야 하는 현실은 여전히 그대로다.접경지에서의 수확기 지뢰 피해에 대한 대책 요구가 높아지자 강원도와 철원군
지난 2014년 방북일정 당시 황해북도 가을걷이 추수작업과 황해남도 신천군을 비롯한 평야·곡창지대를 둘러봤다. 평양 시가지를 빠져 나가며 력포구역을 중심으로 펼쳐진 평양평야를 둘러봤고, 룡성구역과 만경대구역, 강남군 일대 등을 통과하며 창밖을 바라보니 벼농사와 각종 채소, 과수 등의 농경지로 변모해 이미 평양시의 주요 농산물 공급원이 된 지 오래돼 보였다. 이윽고 황해북도에 진입하니 차창 밖에는 풍요로운 가을 들녘에서 서너 명씩 분조단위로 평화롭게 벼베기 작업을 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내가 평소에 품고 있던 북의 식량문제에 대
그동안 나는 북녘의 종교 실태에 큰 관심을 갖고 집중해왔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가 노동과 농업분야였다. 특히 그동안 시행된 농업개혁조치라든가 농업정책 등은 물론 농업과 임업, 축산업 그리고 새롭게 시도하는 혼농에 이르기까지 북측의 다양한 농업관련 분야를 관심있게 지켜보며 참관해왔다. 특히 이천군, 평강군, 세포군에 조성된 세포등판(목장)은 최첨단 복합영농의 총체적 결정체이자 세기적인 걸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에 필자는 농작물생산농장으로 첨단 관리시스템을 도입한 청산리협동농장과 황해도 사리원의 미곡협동농장,
올해는 하얀 쥐의 해라 합니다. 원래 쥐라는 동물이 호감형은 아니지만 나라를 국밥처럼 말아드신 전직 대통령 덕에 이미지를 한층 망쳐버린 것 같습니다. 해마다 설날 즈음엔 온갖 방송에서 ‘소의 우직함’이니 ‘영리한 토끼’니 하면서 새해의 덕담으로 호들갑을 떨기 마련인데 올해는 좀 덜한 듯합니다.쥐는 부지런한 동물입니다. 영리해서 자연의 위험을 미리 인지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모아두기도 잘 하고 가족끼리 나눠먹기도 잘합니다. 생존력이 강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노동(?)을 합니다. 이러한 특성들이 인간의 소망과 만나 십이간지
추수가 끝나고 농협에 수매한 대금이 입금되면 소작쟁이의 장부정리가 시작됩니다. 농협과 농약가게 외상값, 주유소 기름값, 농기계 수리비를 돌리고 나면 통장은 다시 마이너스를 타기 시작합니다.외상이 정리되면 다시 도지를 보내야 합니다. 지주에 따라 현금이나 쌀을 보내야 하는데 조금 오른 쌀값에 소작쟁이들 눈치작전이 벌어집니다. 도지를 현금으로 줄 때 쌀 80kg 한가마의 가격을 얼마로 할지 소작인과 지주의 셈법이 다르기 마련입니다. 지주는 많이 오른 마트 소비자가격을 바라고 소작쟁이는 우리가 주로 내는 벼값으로 주기를 바라지만 지역에서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농업개발사업을 잇달아 추진해왔다. 그 기세는 거침이 없다. 이 사업을 통해 농장의 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농장원의 주택까지 새롭게 건축한다는 측면에서 ‘농업농촌종합개발’에 가깝다. 이는 김정은 시대의 ‘따라앞서기’·‘따라배우기’ 사업이라 하겠다. 다만 ‘필요조건’이 취약하다는 게 아쉽다.농업부문의 대표적인 개발사업으로는 대규모 과수종합농장, 축산기지, 온실농장, 종합식품공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양덕온천관광지구 주변의 산촌개발 사례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런 사업은 북한의 주요 거점별로 배치되는 특징을 보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도국 조건에서 쓸 수 있는 ‘농업보조금’을 불과 15.5%만 집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04년 쌀 수매제 폐지 이후 정부가 집행한 농업보조금 총액은 급감했다. 쌀 수매제 폐지와 이후 보조금 급감이 겹쳐 결과적으로 농민들은 손해가 가중된 것이다. 지난달 25일 정부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발표에 따라, 보조금 상황은 더 열악해질 전망이다.WTO의 보조금은 크게 무역왜곡효과로 감축의무가 있는 보조금(무역왜곡보조)과 허용보조금으로 나뉜다. 무역왜곡보
지난겨울 친구 영득이가 “논 5평만 구해줘, 토종벼 좀 심어보게” 하는 말에 “내랑 같이 해보자. 우리 신랑이 벼농사 짓는데 좀 도와주면 안 낫겠나?” 그렇게 토종벼를 심어보겠다는 일은 시작됐다. 토종벼 채종포 120평이 확보되고, 이왕 하는 것 채종포는 먹을 양도 안 될 터이니 맛이라도 보기 위해 150평 농사를 지어보기로 했고, 둘은 다섯이 되어 벼꽃모임이 됐다.황사가 뒤엉켜 먼지를 날리던 봄날, 그전에 구입하거나 증식용으로 얻은 나락 한 톨을 놓치지 않고 모판에 손으로 뿌리고, 섞이지 않도록 이름을 쓰고, 옮기고 하는 작업이
산등성이로부터 시작된 단풍이 서리 한번 맞지 않은 덕에 빨갛게 노랗게 마을 안까지 선명하게 물이 들어온다. 안개 자욱한 아침을 지내면 높고 파란 하늘이 열린다. 가을이 가고 있는 것이다.막바지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 덕에 한가했던 시골길이 차들로 그득하다. 길 건너에 논밭이라도 있는 사람들에겐 여간 고역이 아니다. 양편의 차들을 다 보내야 하니 마음만 급해진다. 덕분에 단풍이라도 눈망울 가득 넣어볼 수 있는 잠깐의 쉼의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지겹도록 내리던 비가 한 달 여가 지나도록 내리지 않는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가을걷이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4일 오후 경북 의성군 단북면 이연리 들녘에서 안병기(65)씨가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고 있다. 4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안씨는 “단북 들녘이 의성에서도 쌀로는 내로라하는 곳”이라며 “다행히 태풍 피해도 없어서 농사가 잘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