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발표대로라면 7월 29일부터는 유열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마지막 완쾌자가 보고된 때로부터도 7일이 지나 비상방역투쟁의 목표가 달성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이날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등급을 낮추겠다고 했다. 발표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나름대로 현재의 상황을 충분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이어진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이다. 김여정
북은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인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윤석열정부’의 대북 구상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 정부 출범 후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이뤄졌던 대남비난의 기조를 벗어나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이날 김 위원장은 작심한 듯 ‘윤석열정부’에 대해 “미국의 대조선 적대 정책에 앞장서는 남조선 보수정권”으로 규정하고 “동족대결 정책과 사대매국 행위에 매달려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윤 대통령이 언급했던 대북 선제타격 등을 겨냥해서는 “위험한 시도에 나설 경우 절멸
며칠 전 국회미래연구원에서 주최하는 ‘한반도 중장기 미래전략: 연합적 거버넌스’라는 제하의 세미나를 다녀왔다. 해당 세미나는 각각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와 ‘유럽연합 연합적 거버넌스’로 나뉘어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에서는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SDGs), 보건의료, 법률, 교통, 해양, 기후위기, 언어,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논의가 있었다. 필자가 맡은 분야는 개성공단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개성공단 경제협력 거버넌스 평가와 모색’ 이었다.세미나를 마치고 나서 생각해 보니
한반도에 장마철이 시작됐다. 오랜 가뭄 언저리에 큰 장맛비가 갑작스레 맞닿고 있다. 해갈을 기뻐할 새 없이 홍수와 강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재해성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바싹 다다른 형국이다.북의 ‘기상수문국’은 지난달 26일 평안도와 황해북도, 강원도 지역에 폭우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고, 용천과 사리원시에는 직경 15~30mm 우박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까지 황해도와 강원 내륙 일부와 개성엔 250~350㎜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하면서 ‘폭우, 많은 비 중급경보’를 발령했다. 서해안의 여러 지역과 용천, 온천
6월 그리고 25일. 우리에게는 ‘호국보훈의 달’이고 ‘6.25 전쟁일’. 어린 시절 봤던 상이용사분들의 모습은 잊혀진지 오래지만 전쟁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골목에서 놀다가도 갈코리 손과 목발을 하셨던 그분들이 나타나시면 왠지 무서움에 자리를 피했던 우리네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지금의 20~30대는 모르겠지만 우리 연배의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는 기억들이다. 전쟁의 상처와 공포는 그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의 주변에 있었다.그리고 다시 6월이다. 북한의 전략전술무기 시험은 지난해 이후 지속되고 있고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은
올 봄 북녘이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듯하다. 심한 가뭄은 두벌농사에 차질을 빚게 했다. 이 가뭄은 모내기철 내내 해갈되지 않고 있다. 북녘을 휩쓴 코로나19 감염사태도 심각하다. 올해는 유난히 세계적 식량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농사를 통해 이를 타개해야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부닥친 모양새다.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에는 북녘에서 9만6,000여명의 신규 발열 환자가 발생하고, 10만1,000여명이 완쾌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15일 39만2,000여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약 20만명 수준을 유지하
급기야 코로나19 위기가 북쪽에도 찾아왔다.지난 1월 16일 재개됐던 북중 간 열차운행이 중국 단동에서의 코로나19 발병으로 4월 25일 이후 중단되더니 이번에는 북쪽에 코로나19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회의체계와 공식매체를 통해 발표됐다.2020년 1월 31일 코로나19가 발병하자 국경봉쇄 조치로 대응했던 북쪽이 조금씩 봉쇄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발생한 이 위기는 올해 계획했던 생산, 사업, 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에 보건위생 분야의 증액을 했지만 기존의 국경봉쇄 수준에서의 예산 대응과 실
북한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 지난달 25일 군 창건 90주년 행사의 열병식을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7형 ICBM)을 비롯해 잠수함 발사형 미사일(SLBM)과 극초음미사일, 순항미사일, 초대형 방사포 등 새로운 무기체계를 드러냈다. 나아가 핵무력의 군사적 용도 및 정치적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그동안 북한이 ‘군사강국의 면모’를 드러내려 한 적은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번처럼 대놓고 무력시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남한의 새
4월이 되면 항상 T.S. 엘리엇의 시 ‘황무지’가 생각난다.“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기억과 욕망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따뜻했었다/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렸다//”이 시에서의 4월이 시기적으로 4월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상징적인 은유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우리 현대사의 여러 사건들, 예를 들어 제주 4.3 사건, 4.19 의거, 4.16 세월호 참사 등과 맞물려 ‘잔인한’ 느낌이 투영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 ‘
농사철을 맞은 북녘은 바쁘고 분주하며, 다소 요란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북의 매체는 함경남도 함흥시에서 100대의 트랙터와 연결차, 밀·보리 파종기 등을 정비했다고 보도했다. 또 황해도에선 청년동맹위원회를 주축으로 170km에 달하는 물길확장 공사와 20km 길이의 하천 정비를 비롯해 제방 보수 공사를 했다는 관련 보도를 이어 갔다.지난해 연말 북녘의 최고지도자는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농업부문에 관한 ‘특별한 보고’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들어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또 지난달에는 ‘농촌건설중앙지휘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시작된 지 어느덧 20일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국제사회가 우려해 왔던 신냉전의 한 부분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반도와 접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과의 사이에서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던 용암이 우크라이나에서 먼저 폭발하는 모양새다.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가 급기야 전쟁을 일으켰다. 중국도 오랜 기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한 일대일로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만 독립’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도 2018년에
최근 북의 매체는 ‘서해곡창 열두삼천리벌이 약동하고 있다’는 탐방기사를 게재했다. 현장의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알곡생산고지라는 목표에 매달렸던 지난해와는 달리 그들은 이제 열두삼천리벌의 희망과 열정을 전하려 하고 있다.북녘의 탐방 보도는 우리의 것과는 많이 다르다. 대개의 경우 빼어난 글솜씨나 맛깔스런 문장을 드러내지 않는다. 기사는 투박하며, 목적 지향적이다. 탐방 보도는 이렇게 시작한다.“열두삼천리벌 한복판으로 내뻗은 큰길가에 나서니 약동하는 전야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둑판처럼 자를 대고 그은 듯한 논두렁들과
북한이 지난해 말 제8기 제4차 당 전원회의를 소집해 2022년 사업방향을 결정한 이후 어느덧 2개월이 지났다. 지난 6~7일에는 제14기 제6차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2021년 사업평가와 2022년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확보, 법제 정비를 진행했다.큰 흐름에서 보자면 북한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이라고 하는 큰 흐름 속에서 경제와 국방의 ‘병진노선’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과 2019년 흔들렸던 모습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앞으로는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결의로도 보인다.경제의 경우
지난 연말 닷새 동안 열린 북의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농업·농촌문제에 대해 별도의 형식을 빌어 ‘특별한 보고’를 직접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의 최고지도자는 이 ‘특별한 보고’를 통해 북의 농업부문에서 그간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는 자평과 함께 향후 10년간 북의 농업·농촌에 대한 진로와 청사진을 제시했다.또 지난 26일에는 농업성을 ‘농업위원회’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역할과 권한을 크게 확대한 후속 조치를 이어간 셈이다. 발표의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이전과는 확연히 구별됐고, 그들의 열망과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됐던 북쪽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잇는 북중 간 철도가 언제쯤 연결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단절됐으니 어느덧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북중 철도연결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들어 다양한 전망들이 나왔다. 사실 그 전망이라는 것이 공식적인 보도의 결과물이기보다는 대북 소식통이나 중국 측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어서 정확한 정보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일부는 우리 정부 관계자의 발표를 통해 확인된 것들도 있었다.일부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지난해 9월에는 단동 철로
북녘의 농업이 새 전기를 맞는 듯하다. 북의 매체는 그동안의 가시적 성과에 힘입어 새로운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서 중장기적 육성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전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외부의 진단에는 엇박자가 있는 듯하다. 이는 남북농업협력 방안과도 맞닿아 있다.북의 매체에 따르면 북은 당 중앙위 8기 5차 정치국회의를 통해 농업부문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한 데 이어 지난해 연말 당 중앙위 8기 4차 전원회의에서는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갖는 역사적 보고’가 뒤따른 것으로 알려졌다.북의 매체는 또 김정은 총비서가
연말이 되면 한해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 버렸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소회는 북쪽의 정책결정권자들도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북쪽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첫해인 올해,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성과독려의 모습은 올해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 개회사에서 최고지도자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전례 없는 실패를 인정한 직후여서인지 다양하게 전개돼 왔다. 2020년의 경우 코로나19와 여름철 수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겹
북에선 올해 가을걷이와 함께 두벌농사가 크게 늘었다. 보리와 밀 중심의 이모작을 확대한 것이다. 평야지에서는 전년보다 절반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북이 두벌농사에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북은 올해 과학농사를 크게 강조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농사기술을 적극 도입, 적용했다. 종자개량, 적지적작, 토양개량과 지력증진, 비배관리 개선, 기상재해 경감 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편으로는 ‘새땅찾기’에 나서 3만ha 이상의 경작지를 새롭게 확충하기도 했다. 지금 북은
우리가 통상 북쪽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가 주요 근거 법률이 ‘미비’ 하거나 있는 법률마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형식화’ 돼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법제화에 대한 평가는 북쪽을 ‘불안정한 국가’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즉 ‘법에 의한 통치’가 아닌 ‘사람에 의한 통치’가 만연한 국가로 인식하게 한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의 집권 이후부터 북쪽에서는 모든 기관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당-국가 체제의 특성에 맞게 조선노동당의 각종 회의와 결정을 통한 통치가 정상화 되고 있고 그와 더불어 최
지금 북녘은 가을걷이 전투 중이다. 북의 매체는 지난달 26일 볏단운반 실적이 90%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볏단운반이란 추수 후 들판에서 건조한 볏단을 탈곡장으로 옮겨오는 작업을 말한다. 지난달 16일 황해도와 평안도를 비롯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볏단운반을 마쳤다는 소식을 전한데 이어 이번에 전국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마지막 독려에 나선 셈이다.볏단운반 실적은 ‘수확 후 손실’과 품질저하에 직결되는 일이다. 수확 후 들판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건조되거나 덜 건조되면 품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제 시기에 탈곡하는 것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