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필자가 살고있는 충남 부여군에 폭우가 쏟아져 또다시 논과 밭이 침수됐다. 키우던 수박과 토마토, 딸기는 벌써 3번째 잠겼다. 2022년 홍수 피해에 이어 올해만도 3번째 호우 피해다. 기후변화가 심상치 않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이른 봄 이상고온으로 개화 시기가 빨라져 많은 과수나무의 꽃이 일제히 폈고 서리와 동해로 꽃이 얼어 과일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 또한 5월에는 우박으로 그나마 수정이 됐던 과일들과 노지 채소들이 피해를 봤다. 6월과 7월, 8월을 거치며 전국의 13개 지자체가 특
공직자 청문회 때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여러 이슈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농지다. 이번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역시 과거 공직자들처럼 부적절한 농지 소유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다.이 후보자는 1987년경 부산 동래구 명장동 인근의 지목이 ‘답(논)’인 토지를 공유지분으로 구매했다. 만약 당시 이 후보자가 논을 살 자격이 되지 않거나 농사를 짓지 않으면 현재의 농지법과 같은 당시 법률인 농지개혁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 이 토지의 현황이 농지가 아니라 잡종지였기 때문에 농지 관련 법령 위반은 없었다’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3년 7월 1∼23일 지구 표면의 평균 온도가 16.95℃로, 역사상 가장 뜨거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는 끝났고 지구열대화 시대”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 처음 등장한 ‘지구온난화’라는 개념이 지구가 ‘지글지글’ 끓고 있는 시대를 설명하는 용어로 더이상 적절하지 않게 된 것이다.세계 곳곳의 많은 아이들이 등교를 거부한 채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Our House is on Fire)”고 절박하게 거리행진을 했
지난 8월 23일 서울에 호우주의보가 예보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800여명의 여성농민들이 하얀 소복을 입고 거리에 나섰다.코로나19 이후 몇 년 만에 열리는 여성농민대회였기에 폭염과 폭우로 가을작물을 시작하는 바쁜 시기임에도 여성농민들은 서울시청 주변을 하얀 소복으로 물들였다.“농업·농민 말살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여성농민 법적지위 보장하고 농업경영체법 개정하라!”“일본은 핵오염수 방출 중단하라! 일본 핵오염수 방출 묵인한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농민들 다 죽이는 무차별 농산물 수입 중단하라!”“반복되는 기후재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나,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식의 책 제목을 나는 반기지 않는다. 오히려 ‘오직 사람만이 절망’이라던 어느 철학자의 글귀에 공감한다. 섣불리 ‘희망’을 입에 올리는 건, 엄중한 현실을 모르는 자의 유치한 낭만이거나, 발본적인 비판의 칼날을 무디게 만드는 알리바이에 불과하리라고 의심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이 절망이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다. 수상쩍고 위험한 젊은이들이 꽉 막힌 농업·농촌의 현실을 어긋내며 탈출로를 만들어 온 내력을 되짚어보면 알 수 있다.50여년 전, 충남 홍성군에서 젊은 농민
농촌지역은 고령화율이 높은 반면 젊은 인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연적인 인구감소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공급의 제약이 많아 전입자보다는 전출자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전출자, 특히 젊은 사람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자녀교육문제가 항상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돼 왔다. 자녀교육을 위해 주민이 농촌을 떠나면 지역 내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가 늘어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 남아 있던 학생과 학부모도 떠나게 될 뿐만 아니라 학령기 아동을 둔 젊은이의 지역 전입을 차단함으로써 지역인구 감소를 촉진하는 악순
한우 수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인천항에서 말레이시아로 10마리 분량의 한우고기를 수출하는 선적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수출 이후로 3개월간 75마리 분량의 한우고기를 말레이시아로 추가 수출할 예정이며, 앞으로 3년간 7,500마리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부풀어 있다. 아울러 홍콩으로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한우 수출 추진 배경에는 연간 한우 도축 마릿수가 80만두 수준에서 2024년에는 100만두 이상으로 늘어나, 국내 소비만으로는 한우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자연재해로 집과 시설물이 허물어지고 벼, 콩, 복숭아, 수박, 멜론 등 많은 농작물이 물에 잠기고 휩쓸려 사라졌다.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게 된 농민들은 눈앞이 캄캄함에도 불구하고 온 힘을 다해 피해복구에 매달리고 있다. 하지만 피해 농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너무나 미흡한 실정이다.이러한 상황에 더 가슴이 아픈 것은 정부의 수입의존 정책이다. 집을 잃고, 비닐하우스를 잃고, 키우던 가축도 폐사하고, 심어놓은 농작물도 폐작이 돼 망연자실해 있는 농민들에게 정
정부는 지난 19일 호우 피해를 입은 세종시, 충북 청주시·괴산군, 충남 논산시·공주시·청양군·부여군,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경북 봉화군·영주시·문경시 등 13개 지방자치단체에 우선적으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우선 선포는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고 피해조사를 통해 특별재난지역 기준이 되면 추가 선포할 방침이라고 한다.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자체엔 해당 지자체의 복구비 중 지방비 부담액의 일부를 국비로 추가 지원해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재난지원금(특별재난지역 관계없이 동일 지원
풍경 하나.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새로 임명된 차관들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 “헌법 정신을 무너뜨리는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달라”, “민주사회를 외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전체주의와 사회주의이고, 내부에서 무너뜨리는 것은 부패한 카르텔”이라고 발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서 정치나 경제 분야로 대표되는 곳의 이권 카르텔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의지라면 가장 먼저 정부 및 이와 관련된 단체들 사이의 이권 카르텔이 제거돼야 할 것이다.풍경 둘
찰리 채플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모던타임스’는 공장 조립라인에서 노동자 역시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하게 된 현대사회의 노동소외 문제를 고발하는 영화로 유명하다. 이 영화는 생산공정을 최대한 단순하게 쪼개고, 필요한 동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해 최대의 이윤을 뽑아내는 자본주의 원리이자 ‘효율성’의 비참한 단면을 풍자하고 있다.또 경제학자 제러미 러프킨은 효율성이 현대성으로 호환되고 성과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 돼버린 세태에 대해 “결함을 갖고 있는 효율성이 ‘신성’이자 ‘복음’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질타한다.‘효율성’은 최
얼마 전 1명의 농민이 과거 26명의 국민 먹거리를 생산했다면 현재는 155명의 먹거리를 생산 중이고 2050년엔 265명의 먹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통계를 봤다. 그만큼 현재 대한민국의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과연 농민들은 언제까지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30년 전 내가 농촌에 들어올 때만 해도 농민에게는 여유도 있었고 농한기도 있었다. 금전적인 부분을 차치하고 농한기가 있으니 삶의 여유가 있었다는 뜻이다. 함께 제삿밥도 나눠 먹고 비가 오면 전도 부쳐 먹고 그야말로 농촌은 살아있는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