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이 충만하다. 분얼을 마친 벼 포기에서는 좁쌀만 한 이삭이 만들어지고 있다. 무엇이라도 심을 수 있는 작은 땅뙈기마다 참깨가 꽃을 피워대면서 여물어가고 콩이며 들깨도 영역을 넓혀서 빈 땅을 채웠다.밭농사로 대파가 많은 이곳은 고추를 심은 농가를 제외하면 비교적 느슨한 시기이다. 가을농사, 겨울배추 파종하기 전 틈새인 셈이다.해마다 작목반에서 피서를 가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각 가정의 온 식구가 다 모였다. 바닷가에서 물놀이도 하고 씨름이나 사람 업고 달리기 시합 같은 경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많이 웃곤 했다. 올해는 다리 밑에
성준, 성욱이와 토마토 하우스 차광망 씌우고, 단호박밭 정리 후 들깨 심습니다. 아들들과 함께 일을 하니 억대농부 부럽지 않습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폭염도 같이 시작되더니, 늘어지는 장마 덕에 살인적인 더위는 주춤합니다. 그 사이 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산불까지 나서, 생활 자체가 어렵다고들 합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연중 고른 날씨와 고른 강수량을 자랑하는 지역인만큼 모든 생활이 거기에 익숙해져 있겠지요. 심지어 에어컨이 없는 가정이 대부분이라는데, 40도가 넘는 폭염에 어찌 견뎌내는지 먼 나라에서도 염려스럽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의 날씨는 4계절이 뚜렷하고, 계절따라 강수량의 차이가 커서 또 거기에 따른 삶의 방편들이 많습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배추씨앗이여. 이 속에 씨앗이 몇 알씩 들었어. 이렇게 베서 놔뒀다가 누렇게 마르면 들깨처럼 털면 돼. (종묘)회사랑 계약재배했지. 한 500kg은 나와야 좋은디 봄에 가물어서…. 이게 잘 보면 암수가 구별돼. 키가 큰 건 모계, 작은 건 부계여. 그래서 심을 때도 한 줄은 부계, 한 줄은 모계 이런 식으로 심어. 탈곡도 따로따로 해서 섞이면 안 돼. 잘 마르면 만지기만 해도 씨앗이 떨어져서 탈곡은 쉬워.”
두 달 만에 비가 왔다. 비가 그치기 전에 들깨를 심으러 밭에 가는데 어떤 이는 밭두둑에 또 어떤 이는 논둑에 엎드려 있다. 앞에 가서 확인을 하지 않아도 콩을 심는지 들깨를 심는지 알 수 있었다. 허리춤에 뭔가 두른 모습이면 콩을 파종하는 것이고 고무대야 같은 무언가를 끌고 다니면 들깨를 심는 것이다. 뭘 심느라 고개를 숙였다 들었다 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비를 내려줘서 고맙다고 하늘에 연신 절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콩이나 들깨 그리고 참깨를 비경제작물로 키우는 곳은 자투리땅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물 시설이 안 되어 있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한살림 식생활센터(센터장 박소현)가 지난달 20일 새 책 을 펴냈다.은 시민들의 지속가능한 식생활 실천을 위해 △제철살림밥상 △전통살림밥상 △토박이씨앗살림밥상 등의 세 편으로 나눠 요리법을 정리한 책이다. ‘제철살림밥상’ 편은 각 계절별로 농촌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통한 요리법 소개편으로, 해당 편에선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밥상과 농업, 생명을 살리기 위해 꼭 실천해야 할 제철살림 요리법을 엮었다”는 것이 한살림 식생활센터의 설명이다. 제철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국산 양곡은 전국 농협 조직을 중심으로 굵직굵직한 유통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RPC나 쌀 이외 잡곡 유통 등에 생각보다 많은 사각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농협중앙회의 양곡전문 자회사 농협양곡㈜(대표이사 나병만)는 그 스스로 전국 4개소의 대형 통합RPC를 운영하는 회사지만, 한편으로 양곡 유통의 수많은 빈틈을 메우기 위해 분전하고 있다.양곡시장에서 농협양곡의 경쟁력은 전국 농협RPC와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산지·품종의 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장점은 다양성을 요하는 온라인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봄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만한 단비가 내린 지난 15일 강원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 들녘에서 한 농민 부부가 직접 육묘한 들깨 모종을 밭에 옮겨심고 있다. 우비도 입지 않고 밭일에 여념이 없던 남편은 “모종 심기에 딱 적당할 만큼 어젯밤부터 비가 왔다”며 “이게 정말 단비”라고 흡족해했다.
지난주 농사일기에 가뭄이 한 달 이상 지속돼 걱정이라고 썼는데, 이번주 농사일기는 영동지방에 단비가 내려 해갈이 다소 해결됐다고 쓰게 됐다.학수고대하던 단비가 사흘 내내 적당한 속도로 내렸다. 이슬비보다는 조금 굵은, 가느다란 비가 알맞게 꾸준히 내렸다.소낙비같이 굵은 비가 단시간에 쏟아지는 것보다는 이런 촉촉한 비가 오래 내리는 것이 훨씬 메마른 땅에 잘 스며들게 되고 해갈에 도움이 된다. 적어도 우리 지역 밭농사는 어느 정도 해갈이 된 듯하다.비가 멈춘 지난 화요일 아침 일찍 밭에 나와 호미로 과수원 밭을 파 보았다. 그렇게 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사? 한 60년 넘었지. 옥수수, 참깨, 들깨, 고추… 여러 가지 다 하는데 오늘은 땅콩 심으려고 나왔어. 몇 고랑에만 심고 다른 것도 해야지. 작년에 종자로 쓰려고 수확한 거 이제 심는겨. 싹이 안 날 수도 있어서 한 번 심을 때 두세 개씩 넣어. 지금 심으면 음력 8월에 수확해.”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전라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가 1인 가구, 온라인 쇼핑 증가 등 변화하는 소비추세에 맞춰 총 10억원(생산시설 구축 9억원·신제품 개발 1억원)을 들여 농식품 분야 가정간편식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고 밝혔다.실제로 최근 가정간편식 시장은 연평균 16%씩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이에 따라 전남도는 도내 9개 가정간편식 제조·가공업체에 생산시설 설비 등 구축·개보수 비용을 업체당 1억원씩 총 9억원을 지
매년 4월 엄나무순을 채취할 때쯤이면 팔순을 훨씬 넘긴 두 분의 어르신을 윗골에서 뵐 수 있었다. 아버님 한 분은 지난해에도 아랫마을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끔 올라와 순을 채취해 가셨는데 금년 봄에는 뵐 수가 없었다. 웬일인가 싶었는데 엊그제 아드님께 여쭤보니 부친께서 건강이 몹시 안 좋으시다는 전언이었다. 이제 또 한 분의 어르신이 농부의 자리에서 물러나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착잡했다.또 다른 한 분은 내가 처음 윗골에 왔을 때, 그러니까 7년 전 나의 앞 밭에서 들깨 농사를 지으시던 어르신이다. 어르신께서는 그 다음해에 하늘
봄이 되면 윗골 사람들은 다시 분주해진다. 가지치기도 하고 감자를 심기 위해서 밭도 간다. 내가 농사짓는 곳이 윗골인데,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강선리에서도 조금 윗쪽에 있는 야산 골자기를 윗골이라 말한다. 500평 내외의 작은 밭들이 작은 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이다. 이들 중 너덧 분은 자기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고, 또 서너 분 정도는 남의 농지에서 농사를 짓는다. 농막도 서너 개가 있다.나는 사과나무, 윗집은 감나무, 제일 끝 집은 복숭아 과수원인데 모두 조그맣다. 그외 대부분은 감자, 들깨, 고추, 엄나무 등을 주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전남 강진군 다산초당과 백련사 기슭에 자리한 늦봄문익환학교(늦봄학교)는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 통일과 평화를 꿈꾸는 전교생 50여명의 비인가대안학교다. 생명·생태교육을 중심으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이틀 전 퇴비를 뿌려놓은 밭이 보였다. 퇴비와 흙을 뒤섞고 밭을 간 후 들깨를 심을 예정이다. 들깨를 수확한 후엔 가을배추가 심겨질 곳이기도 하다. 늦봄학교의 농사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밭도 일일이 손으로 가는 자연농법으로 이뤄진다.학생들은 직접 기른 작물로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충청북도 농산사업소(소장 황규석)는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농민의 소득향상을 위해 벼, 콩, 팥, 참깨, 들깨, 땅콩 등 우량종자 5만2,800kg을 농가에 공급한다고 밝혔다.농업의 근간이 되는 종자를 생산하는 농산사업소에서는 지난해 원종 31.4톤(벼·콩·보리)과 보급종 52.8톤(벼·콩·팥·참깨·들깨·땅콩)을 생산했다.이 중 원종(31.4톤)은 지난달 22일 국립종자원 충북지원에 이관했고, 보급종(52.8톤)은 신청을 받아 도내 농민들에게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이번에 공급되는 보급종 종자는 벼 종자
Q. 나물 무침 등에 사용하는 참기름과 들기름의 효능과 용도가 궁금해요. A. 잘 아시겠지만, 참기름과 들기름은 각각 참깨와 들깨를 볶은 뒤 압착해 짜낸 기름입니다. 최근에는 영양 손실을 줄이기 위한 저온압착 참기름·들기름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우선 참기름과 들기름 두 종류 모두 대부분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으나, 성분 조성에 따라 기능에 차이가 있습니다. 참기름의 지방산은 리놀렌산(오메가-6 계열) 40%와 올레산(오메가-9 계열) 40%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량(80%)의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참기름은 혈액 내
끝이 보인다. 나락타작을 마치자마자 보리갈이를 해서 싹이 나온 후부터는 일감이 느슨해졌다. 언제까지고 나를 쫓아다니며 닦달할 것만 같았는데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메주를 쑬 시기이고 그럴 짬이 생겼다.장날 메주콩을 사러 갔다. 소매상 앞에 펼쳐 놓은 콩을 보니 세상에! 깨끗하게도 손질했네 싶었다. 소매상한테 콩을 판 사람이라면 분명 나와 처지가 비슷한 농사꾼이리라. 세수시켜 놓은 아이의 얼굴같이 해맑은 콩을 팔려고 몇 날 밤을 TV 앞에 엎드려서 콩을 골랐을까?베어 놓은 콩이 많을 경우 콩 타작 기계를 기술센터에서 빌려서 활용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원래 주업은 나무 키우는 사람이었어. 농사지은 지 좀 됐지. 논농사도 먹을 만큼 짓고. 팥(농사)도 좀 있어. 이렇게 천을 쳐 놓고 타작하면 (들깨가) 여기저기 안 나가고 모으기 쉬워. 향이 구수하지. 참깨는 고소하고. 기름 짜면 우리도 먹고 팔기도 하고 그래. 몇 병이나 나올진 털어봐야 알지. 이걸 빨리 털고 끝내야 후작으로 마늘이랑 양파가 들어가. 그래서 요새 일이 바빠.”
지난 15일 통계청은 2021년 쌀 수확량이 전년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정부와 농민단체는 지난해 쌀 목표가격과 변동직불금을 폐지하며 ‘자동시장격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양곡관리법 시행규칙에 자동격리의 요건을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정부는 수요량 대비 31만톤 가량의 쌀이 더 생산된다는 통계청 결과가 발표됐음에도 물가안정 때문에 쌀값을 낮춰야 한다는 정도의 언급만 언론에 흘리고 있다. 법에 명시된 어떤 대책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그러는 사이 농촌 현장에서는 벼 가격이 매일 떨어지고 있다. 아마도 정부 의지대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고백한다. 농업전문지로서 농민들의 이야기는 부족하나마 계속 다뤘으나, 학교급식의 또 다른 주체들인 영양교사, 조리노동자 등 학교현장의 이야기는 거의 다루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영양교사들에 대해, 때로는 학교급식에 납품되는 친환경농산물의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악역’처럼 다룬 적도 없지 않음을 고백한다.아울러 적지 않은 학교급식 조리노동자들이 건강의 위협을 받으며 아이들 먹거리를 만들어 온 점에 무관심했음을 고백한다. 학교급식 현장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 한, 농민과 상생하는 학교급식, 나아가 공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