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부터 초가을에 비가 잦아 가을농사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그 궂은 지난 계절의 날씨와는 달리 깊은 가을 날씨는 연일 맑아서 고맙다고나 할까요? 짧은 기간에 가을 파종을 하려하니 곁눈질 한번 못하고 내리 일해야 했습니다. 귀촌한 지 4년째 접어든 이웃도 농사의 양을 조금 늘렸습니다. 풍경 좋은 바닷가 펜션 마을에 이사를 했더라면 필경 펜션 일을 했을 분들이, 공기 좋다고 우리 마을로 이사 온 바람에 농사꾼 이웃과 더불어 살며 텃밭농사를 조금 늘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거의 전업농 수준으로 거듭났습니다.새내기 농사꾼 부부는 갑자기
지리산에서 실상사가 갖는 의미는 아주 각별하다. 지리산 생명 평화 운동의 시작점이자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엄숙 진지함보다는 마을 가운데 자리하고는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웃 같은 절집으로 느껴지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지리산이 위태로울 땐 저항의 구심점이 되어 지리산의 사람들이 모이게 하는 역할을 자임해 온 것도 실상사였다.이 가을날, 지리산 운동의 심장 그 실상사가 지리산프로젝트란 이름을 달고 울타리 없는 미술관이 되었다. 그림, 사진, 설치미술 등등 다양한 모습으로 실상사 곳곳을 장식하면서
숨을 고른 두 사람이 허리를 펼 즈음 문수산성에 포를 쏘던 함선이 뒤로 빠지고 병사를 실은 화선이 염하를 질러갔다. 갑곶진과 문수산성이 적병을 틀어막지 못하면 한강이 봉쇄되어 한양은 밀봉한 호리병처럼 답답해지는데 갑곶진이 떨어졌으니 팔 하나는 절단 난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곶진을 수중에 넣은 프랑스군이 이번에는 염하를 건너 문수산성을 정벌하기 위해 배를 띄운 것 같았다.기선에서 쏟아진 프랑스 병사가 뭍에 오르자 조선군이 총포를 쏘는지 염하에서 크고 작은 물기둥이 솟았다. 해변의 프랑스군 진영에서도 응사를 하느라고 목화꽃 같은 연기가
[한국농정신문 윤정원 기자] 지난 21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 해운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궁평2리 마을주민과 토종농부들이 준비한 토종축제가 열렸다. 화성토종작물연구회 궁평분과 소속 토종농부 10여명과 궁평2리 마을주민들, 화성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화성마을넷) 서부권 활동가들이 함께 연 이날 행사에는 화성시의회 의장, 화성마을넷 대표와 활동가 등 200여명이 참여해 토종을 맛보고,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겼다.‘궁평토종농부, 토종의 맛에 취하다!’라는 이름의 이날 축제에서는 마을 토종농부들이 생산한 토종농산물로 쥐이빨옥수수 팝콘, 빈대떡 만들
자신이 생산하는 품목에 직접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대표적인 사람, 바로 농민이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판매하는 품목 일부분을 제외한 대다수의 농산물은 시장에서 가격이 매겨진다. 농민들은 스스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한 채 경매 또는 상인이 정해준 가격에 따른다. 가격결정권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적 권리를 정당히 주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생산비가 아무리 올라도 판매가는 오르지 못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원재료 상승에 따른 일정부분의 가격반영은커녕 저가의 수입농산물과 비교되기 일쑤다. 빚에 허덕이는 농민은 안중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국민 전체의 대표자로 선출된 국회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직무 중 하나는 국정의 심의다. 가을마다 열리는 국회 각 상임위의 국정감사는 그 본연의 임무를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무대다. 뿐만 아니라 행정부를 상대로 국민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연간 단 한 번의 기회이기도 하다.의 취재기자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국정감사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농민들이 만족할 만한 속 시원한 질의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민생, 즉 ‘농민 생존권’에 온연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가을걷이의 끝 무렵, 일단의 농민들이 장터에 나타났다. 같은 색 조끼를 맞춰 입은 이들의 손에 들린 큼지막한 팻말과 유인물엔 “윤석열정권 퇴진”,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 “TRQ(저율관세할당) 농산물 수입 중단” 등이 적혀 있다. 한적한 시골 장터에 등장한 범상치 않은 이들의 정체는 춘천농민회(회장 김덕수) 농민들이다.춘천농민회가 속한 전국농민회총연맹 강원도연맹(의장 오용석, 전농 강원도연맹)과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위원장 김설훈) 등 15명은 지난 24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10월 하순으로 접어들며 농촌 들녘마다 막바지 가을걷이가 한창인 가운데 지난 25일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 들녘에서 추수에 나선 한 농민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나락을 적재함에 쏟아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언론이 김장철 배추 가격 상승 우려에 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여름배추 수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발생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또 농식품부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2.6% 증가한 가을배추가 본격 출하되는 10월 하순부터는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 밝히면서도 신속한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비축 등 가용물량 2,900톤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전했는데, 이와 같은 배추 방출 결정은 지난 22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서도 재차 확정됐다.가을배추 수
[한국농정신문 이다영 기자]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시장 정명근)가 주최한 ‘황금들녘 논 운동회’ 행사가 화성시 장안면 장안리의 논에서 진행됐다. 행사엔 화성시 소재 어린이집의 아이들과 학부모, 교직원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아이들은 낫과 가위로 벼베기를 하고 탈곡을 한 뒤 기계로 도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수확한 벼가 쌀이 되는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이외에도 떡메치기, 즉석 사진 찍기, 곤충 관찰, 지푸라기 갖고 놀기 등 흥미로운 활동들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점심식사로 가을꽃 비빔밥을 먹으며 논 운동회를 마무리했다.황금들녘
강원도의 도청소재지인 춘천보다 커져 이제는 어엿하게 대도시 같은 면모를 갖춘 원주를 만나고 왔다. 나 어릴 때 교과서에도 언급된 군사도시 원주는 이미 사라진 유물 같은 것이었다. 직업군인 아버지를 둔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들락거리던 군부대 담장과 군인극장 등이 있던 원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추억에 잠길 수는 없어서 서글프기도 했지만 새벽시장에 도착해서는 어느 사이 다 잊고 시장 분위기에 동화되어 야단스레 좋아하는 나를 보았다.원주 새벽시장은 4월 14일(금)부터 12월 10일(일)까지 매일, 새벽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동안
[한국농정신문 장수경 기자] 사단법인 간장협회(대표 우춘홍) 회원의날 행사가 지난 14일 경기 양평에 위치한 전통장 생산업체 ‘가을향기(대표 박애경)’에서 열렸다. 간장협회는 전통장 생산자와 소비자, 식생활교육자가 함께 전통장 계승과 전통식문화 확산을 위해 모인 단체로서 이날 행사는 다양한 성격의 구성원이 함께 모인 첫 자리였다.음식의 간을 하는 가장 기본적인 양념으로서 전통장 중에서도 대표주자로 꼽히는 게 간장이다. 이날 행사엔 각 전통장 생산업체의 간장이 한자리에 집결했다. 가을향기와 아미산쑥티된장을 비롯해 건강선생이종숙·해담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이번 국정감사 기간에 다소 황당한 지적이 나왔다.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소속 주요 농민단체(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으면서도 정권 퇴진운동에 참여하는 등 ‘좌편향’된 움직임을 보여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단 얘기였다.우선 시민단체의 정권퇴진 운동 참여를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가삼권과 언론을 감시하며 필요한 경우 자율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위해 운동하고 행동하는 건 민주주의 국가 속 시민단체 어느 곳이든 수행해 마땅한 본분이다.더욱이 ‘편향’을 가르는 기준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경상북도소방본부(본부장 이영팔, 본부)가 농민들에게 감속 운전, 음주운전 금지 등 안전 수칙을 지키라고 당부했다. 수확 철이 한창인 가운데 농기계 안전사고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 8일 경북 경주시 건천읍 한 농로에서 이동 중인 경운기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경운기를 몰던 80대 A씨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이에 본부는 △작업 전후 농기계 안전 점검 △경사로·좁은 길·커브길 운전 시 주변 안전 확보 및 감속 운전 △음주운전 금지 등 교통법규 준수 △작업에 적합한 보호장구 착용 및 농기계에 반사판 등 등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관리위원장 손세희, 한돈자조금)가 ‘2023 한돈데이’를 맞아 오는 25일까지 열흘 간 전국 주요 한돈인증점에서 ‘우리돼지 한돈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한돈자조금은 우리돼지 한돈의 맛과 우수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돼지코 모양(1001)을 연상시키는 10월 1일을 한돈데이로 지정하고 매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왔다. 올해는 추석부터 한글날까지 이어진 긴 연휴를 고려,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소비 촉진과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가을 행락철을 겨냥해 10월 중순부터 행사를 펼친다.행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맑고 완연한 가을 날씨를 선보인 지난 10일 충남 공주시 소학동 들녘에서 농민들이 도리깨로 들깨 타작을 하고 있다. 이날 들깨 작업에 나선 농민은 “올여름 침수 피해를 입어 참깨를 갈아엎고 그 자리에 들깨를 심다보니 타작이 좀 빠르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막바지 가을걷이가 한창인 민간인통제구역의 들판,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내포리 ‘평화의 논’에서 꽹과리와 징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북과 장구 소리도 이어졌고, 잘 벼린 낫을 든 사람들이 벼를 베기 시작했다. 사물놀이 소리에 놀라 날아오른 기러기 떼가 벼 베는 사람들을 지나 북쪽으로 날아갔다.철원군농민회(회장 위재호)의 ‘2023년 통일쌀 벼베기’ 행사가 지난 7일 평화의 논에서 열렸다. 철책 너머 멀리 파란 하늘 아래 김일성 고지가 선명했고, 한 농민이 한 마디 했다.“새들도 가는데 우리만 못 가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3월 8일 치른 전국 동시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초선·재선 여부와 관계없이 전국 지역 농·축협이 운영을 재정비하는 기점이 되고 있다. 본지는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농·축협 여덟 곳을 격주로 소개함으로써 전국 농·축협 임직원·조합원들이 각자 조합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지리산청학농협(조합장 오흥석)은 경남 하동군 횡천면·청암면 전체와 옥종면 일부를 관할하는 농협이다. 관할지역이 3개 면에 걸쳐 있어 제법 넓은 것 같아도, 막상 지도를 보면 사방이 빼곡이 산으로 둘러싸
어제는 텃밭을 정리하느라 온몸이 땀으로 흥건했는데 오늘은 들에 나오니 겉옷 하나를 더 입고 싶은 날씨다. 가을이라는 계절이 펼쳐진 모양이다. 농사꾼은 봄에 바빠야 가을에 볼일이 있다는데 올해의 봄과 여름은 정말 혹독한 시련을 줬다. 봄에는 갑자기 따뜻했다가 다시 추워져서 과실수의 꽃눈이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게 했다. 여름에는 몇 번의 폭우,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다 쓸어버리고 말겠다는 다짐이라도 한 듯 앙갚음을 품은 빗줄기였다. 덕분에 배 터지게 애를 썼지만 계산상으로 별 볼 일 없는 농사꾼의 가을이다.이곳의 밭작물은 대파 일색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지난달 22일 양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구군 방산면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시내버스라지만 차종은 10여년 전 출시된 자일대우버스의 소형버스 ‘레스타’. 지난 2021년 자일대우버스가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사실상 단종됐지만, 도로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차종이자 초창기 마을버스의 모습이다. 이미 마을버스도 대형화했고 저상, 전기버스 등 다양하지만, 이날 탄 버스는 10여년 전에 멈춰 있는 듯했다. 아니 그보다 더 먼 시절, 서울 시내버스에 맨 처음 냉방장치가 설치됐다는 1986년 이전이 맞겠다.추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