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람이 일을 하면,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 당연한 일이다. 당연한 만큼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그 당연한 것은 모두에게 공평하달 만큼 지켜지지 않고 있다.농민은 재배하는 작물에 따라 길게는 1년 가까이 일한 대가를, 수확기 이후 농산물 판매가격으로 받아들게 된다. 그간 일한 시간과 들인 노력에 값을 매겨 수중에 고스란히 전해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저 당해 연도의 전체 수확량과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약 1년의 인건비를 정산받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농민들 손에 들어가는 농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면접도 가기 전에 사전에 정보를 파악해 ‘안될 곳’은 애초 걸러버리는 요즘 우리 또래들의 습성(이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은 요즘 취업 시장을 구인난과 구직난이 공존하는 모순된 세계로 만들었다. 존중받지 못하는 일에 투신했다 몸과 마음을 망칠 바에는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을 하고 말겠다는 이 새로운 발상은, 지난해 단순노무직 취업자가 40만명을 넘겼다는 점만 봐도 충분히 드러난다. 이점을 놓고 보았을 때 지금의 농촌은 바깥 청년들이 갈 이유를 거의 찾을 수 없는 공간이다. 노동환경, 소득, 사회적 인식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와 방역 조치 완화로 우리 사회는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직격탄을 맞았던 산업이었던 여행업계도 다시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며 관광산업에 다시 활기가 도는 등 분주해졌다. 인원 제한으로 축소하거나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대규모의 다양한 행사들도 본격적으로 개최될 전망이다.관광산업이면서 농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가 농촌관광이다. 농촌관광은 농촌주민들과의 교류를 바탕으로 농촌지역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농촌의 자연, 역사와 문화 등을 경
지난 23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 방문으로 인천에 있는 제분공장과 식용유 공장을 방문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13일 만에 이뤄진 정황근 장관의 첫 현장 방문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우선 ‘농식품부 장관이 대통령 행세를 하고 다니냐?’라는 비아냥이다. 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통상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해 정부의 의지를 밝혀왔다. 그런데 물가 주무장관도 아닌 농식품부 장관이 기자들을 모아 하는 물가 행보가 의아하다는 것이다.한편 최근 인도의 밀 수출 중단 등으로
청년세대가 없는 농촌.송아지가 없는 축사.무엇을 심어야 할지 모르는 농민.후계자도 없고 계획도 세울 수 없는 농촌의 미래.미래는 현재의 계획이거나 현재의 시행착오로 만들어진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 농민들은 농사만 지으라고 강요받아 왔다.하지만 농민이 피와 땀과 정성을 담아 농사를 지어도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적고, 농산물은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고 요구받고 있다.아무리 몸에 좋은 농산물을 만들어 내도 우리 농민들은 그 가치를 가격에 담을 수 없고 가격을 제안할 권리조차 없다.빵을 만드는 사람도, 과자를 만든 사람도
한국은 GDP대비 사회복지지출 비용인 SOCX가 11.1%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알려져 있다.우리사회의 위협요인인 고령화·실직·보건·장애 등 각종 사회적위험에 대한 정부의 사회정책 지출 종합지표라 할 수 있는 이 지표는 그나마 박근혜정부(10.2%)에 비해 상당히 상승했지만 OECD평균인 20.1%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폐해인 불평등과 양극화에 더하여 고령화와 저출생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농업·농촌에 대안으로 지역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운동이 마을공동체 운동인데, 농업활동을 중심으로 두고 시
[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양파·마늘 수확철을 맞아 남도에 들를 일이 많았다. 농민을 만나러 가는 길에 본 황금색 보리밭이 장관이었다. 적당한 날씨와 따사로운 햇살, 먼지 없는 파란 하늘과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목적지에 내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농촌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찰나 농민들의 가슴앓이가 시작됐다. 요지는 적기에 비가 오지 않아 마늘 작황이 매우 안 좋은 상태이고,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어도 이대로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해남에 다녀온 직후 서울에 비가 왔다. 예보 없이 등장한 비였다. 출근길 빗속을 가
필자는 제주에서 1,200평의 밀감농사와 함께 여기저기 다른 밭을 임차해서 복합영농을 한다. 주위에서 농민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대뜸 하는 말이 “어이구 부자시네요”라고 한다. 내가 과연 부자일까? 투기꾼들에 의해 제주 땅값은 계속 오르고 있으니 갖고 있는 자산을 처리하면 부자일 수도 있겠다. 빚만 없으면.3년 전에 읽은 책 제목이 생각난다. . 농민에 관한 책을 찾다가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해봤다. 왜 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가난이란 단어는 현재 농민에게 항상 붙어 다니고 있기 때문
급기야 코로나19 위기가 북쪽에도 찾아왔다.지난 1월 16일 재개됐던 북중 간 열차운행이 중국 단동에서의 코로나19 발병으로 4월 25일 이후 중단되더니 이번에는 북쪽에 코로나19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회의체계와 공식매체를 통해 발표됐다.2020년 1월 31일 코로나19가 발병하자 국경봉쇄 조치로 대응했던 북쪽이 조금씩 봉쇄조치를 해제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발생한 이 위기는 올해 계획했던 생산, 사업, 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에 보건위생 분야의 증액을 했지만 기존의 국경봉쇄 수준에서의 예산 대응과 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고 첫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대통령 후보 시절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600만원 지원이 담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추경이다. 59조4,000억원이라는 거대규모 예산이 추가로 편성됐지만 농업예산은 도리어 삭감돼 새 정부의 첫 시작부터 농민들에게 상처를 남겼다.참으로 우려스러운 출발이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시행하는 이번 추경은 새 정부 들어서 야심차게 내놓은 첫 작품이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고통받았던 소상공인에 대한 온전한 손실보상과 물가상승을 최소화하겠다는 배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3개월 만에 치러지다 보니 일 년 가까이 지속된 대통령선거 열기, 새로운 대통령 취임 등 국가적 대사 뒤에 가려져 어느 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적은 듯하다.그런데 지방선거는 실질적으로 주민들의 삶을 좌우하는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선출하는 중요한 권리행사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가 국가 운영을 좌우하는 선거라면 지방선거는 내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거다. 그래서 지방선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59조4,000억원 대 3,000억원’ 윤석열정부의 첫 추경예산안 편성액과 농업부문 지원예산액이 너무나 대조적이다. 전체 예산액에서 농업분야 지원액은 고작 0.5% 정도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각해진 세계적인 식량위기, 인도의 밀 수출금지 조치 등 식량안보의 위협이 눈앞에 펼쳐져 있는 시기에 편성된 예산안이 맞나 의구심이 든다.한술 더 떠 지난 3월 정부가 약속했던 비료값 인상분 지원액마저 정부와 지자체 분담비율을 50%에서 20%로 줄이고, 농협 분담비율을 30%에서 60% 높여 정부지원액 1,800억원을 삭감한 예산안을 제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정권이 교체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나던 순간,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취임하던 순간을 지켜보며 머릿속이 복잡했다.문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하며 남긴 말은 “저는 해방됐다”였다. 지난 5년간 대통령으로서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 무게감으로부터 해방됐다는 뜻일 테다. 문 전 대통령은 “뉴스 안 보는 것만 해도 어디냐”면서 해방감을 만끽했다.맞다. 문 전 대통령은 해방됐다. 5년 전 촛불항쟁 당시 온 국민이 한겨울에 촛불 들고 외쳤던 ‘적폐청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오랜 시간 지역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해왔다. 그간의 활동을 정리해 말해 달라.농사를 시작하고 생협 활동을 하다가 2006년부터 마을사업을 시작했다(인터뷰 장소인 ‘승곡체험마을’은 도농교류와 사회적경제를 실천하는 전국적 우수사례로 꼽힌다). 2009년부터 민간 최초로 귀농귀촌정보센터를 만들어 센터장직을 맡았고 이는 현재 귀농인 유치·지원과 서울과의 상생사업 등을 아우르는 ‘상주다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6년부터는 로컬푸드를 준비해 상주 로컬푸드 매장 ‘상주생각’을 개장하기도 했다. 초국적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서울대 출신 농민’이라는 이력도 특이하거니와, 지역에서 상당히 신망이 두터운 리더다.처음 귀농했을 때 마을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마을발전기금 협상이 막바지 단계였다. 그런데 협상안을 보니 너무 어처구니없는 수준이라 그 자리에서 협상을 파기하고 3년 투쟁을 시작했다. 결국 당초 3억원이었던 마을발전기금을 6억원 가까이로 올리고 상수도 지원 등 총 16억원 상당의 보상을 받아냈다. 당시 마을별로 나눠져 있던 대책위를 합치고 정보를 공유하며 투쟁을 이끈 경험이 내 지역기반을 다지는 자산이 됐다. 이후 농민회
새 대통령 취임날 아침,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비라도 왔으면 좋을 날씨, 당분간 비 예보조차 없이 봄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들로 나서는 길에 육묘장 측창을 열고 나가야 하건만 해가 뜨지 않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한참을 멀거니 섰다.결국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했다. 원튼 원치 않든 오고야 말았다. 지난 두 달은 사라진 기억으로만 남고 싶을 만큼 끔찍하고 잔인했다. 우선 텔레비전과 뉴스를 멀리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일도 흔치 않았다. 만난다 한들 대화 속에 좀체 나랏일을 주제삼지 않았다. 시인 도종환의 표현처럼, ‘더 깊고 캄
2016년 1월 저농약인증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친환경인증은 유기, 무농약으로 단순화됐다. 하지만 결과 중심의 친환경 인증제도 방식은 시대의 변화 속에 그 흐름을 따르지 못하면서 친환경농업의 생태환경 보전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인증제도로 변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농가가 지속가능하게 생태농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할 행정기관들은 변화되는 시대적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1998년 국가 친환경인증제도가 시행된 이후 결과 중심의 인증제도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키며 한계를 드러냈
지난 10일 윤석열정부가 출범했다. 현대 민주 국가에서 선거를 통한 새 정부의 출범은 곧 새로운 질서의 재편을 의미한다. 특히 정권 교체는 더욱 그렇다. 선거는 당시 정부에 대한 평가이며 아울러 새로운 권력에 대한 기대를 담은 것이다. 이제 국민은 새로운 정권을 통해 새로운 질서가 정립되길 기대하며, 새로운 질서에서 국민의 삶이 좀 더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이미 선거 국면에서 공약을 발표했지만, 대다수 국민은 선거 때 발표한 공약이 전부 지켜질 것이라 믿지 않는다. 그래서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발표하는 국정과제에 대한 주목도가 높
입하(立夏)가 지났다. 농산촌에서는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비로소 농막(農幕)의 시간이 돌아왔다. 농막은 어린 시절 원두막에 대한 추억을 가진 많은 도시민들에게 마음의 고향과 같은 존재다. 한여름 농사철에 햇빛과 바람을 피하며, 정중동의 자연 풍류를 즐기던 곳이 원두막이었다. 농막은 바로 그 원두막의 현대판이다.도시 고도화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도시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다. 그래서 많은 도시민들이 농산촌 어메니티가 훌륭한 곳을 찾아 오토캠핑을 하거나, 펜션에서 주말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가 있는 젊은 층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세 번째 출마, 소감을 듣고 싶다.첫 출마는 비례였고, 지역구 출마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18년 지역구 첫 출마를 통해 선거가 ‘만만치 않다’라는 걸 깨달았고, 낙선했음에도 최우선 공약이던 농민수당 실현을 위한 활동에 나선 결과 주민·농민과 함께 결국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또 그간 지역 내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한 활동을 했는데, 그 과정 중 주민을 대신해 목소리 내는 의원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역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그 목소리를 의회에서 받아줄 한 명이 없다는 사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