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가온누리 회의장에서 이개호·서삼석·윤재갑·이원택 의원 주최, 본지 주관으로 ‘농촌인력 부족,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창궐 이래 다방면으로 전개돼온 농촌 인력문제 논의 중에서도 가장 공개적이고 체계적인 자리라 평가할 수 있다.이날 다양한 토론자들의 입으로 현장의 상황, 타국의 정책, 농협·지자체·정부의 고민을 들어볼 수 있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농업 노동시장 구조에 대한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각각의 분야에 세분화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농업소득이 유독 불안정
[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정부의 청년농민 육성 정책은 대부분 정착 초기에 집중돼 사업 종료 후 청년농민의 안정적 정착으로 이어지는 지원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청년농민이 경제적, 생활적 어려움 등으로 농업·농촌에 완전하게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청년들의 탈농업 현상을 분석하고 개선하기 위한 통계나 자료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지난 3월 개최된 ‘2021년도 제1차 미래농협포럼’에서도 청년농민 정책을 단계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청년농민은 생활비와 소득 측면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사업지원을 받기 위해 비슷한 교육을 중복해서 들어야 할 때가 더러 있다.”청년창업농과정의 자문을 맡았던 김후주 주원농원 대표와 청년농사관학교를 졸업한 이현호 A급농부 대표는 각자 참여했던 청년농 육성 교육의 개선해야 할 점을 짚었다. 교육들이 초기 창업농민에게 분명 도움이 됐지만 필요로 하지 않는 교육을 중복수강하거나 필요한 혜택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아쉽다는 것이 이들의 중론이다.영농 초기 소득이 불안정한 청년농민에게 청년농 육성과정은 좋은 발판이 된다. 다수의 청년농 육성과정은 농업 경영,
[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청년들이 농·축협 조합원 가입 시 느끼는 납입출자금 부담을 고려해 청년조합원 유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농·축협의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농자재 구입, 신용사업 이용, 출자금 및 이용고 배당 등에 있어 혜택이 있다. 그러나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청년 농업인 육성 및 조합원」관련 청년농업인 인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전체 청년농민 485명 중 64%만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청년농민은 농·축협 가입 시 ‘납입출자’를 큰 장벽으로 느낀다. 설문조사에서 청년농민은 농·축협 조합원에
[한국농정신문 박정연 기자]“청년농 부족과 농가 고령화로 전체 조합원 수가 계속 줄다 보니 농협의 지속가능성이 걱정되죠”.고령화가 심각한 지역농협의 경우 일손부족, 경제·신용사업 둔화 등으로 경영에 골머리를 앓는다. 한 지역농협본부의 관계자는 “조합원 감소는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가야 할 사업인 농자재 공급, 농약 공급 등을 위축시킨다”고 말했다.청년농민 부족과 농가 고령화 현상은 비단 농협의 문제만이 아니다. 인구감소로 인한 농촌 공동화의 우려로 농어업·농어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문재인정부는 출범하면서 젊은층이 농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대형 육계 계열업체가 신규 도계가공장을 짓고자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제대로 된 소통도 없이 밀어붙이는 계열업체의 오만에 치를 떠는 분위기다.지난 25일 전북 고창군 고수면 취성마을 회관에서 만난 할머니들은 한결같이 짧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이 할머니들은 지난 3월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마을 앞 ㈜동우팜투테이블(대표이사 이계창, 동우팜) 도계가공장의 입주를 반대하는 뜻을 담아 삭발을 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할머니는 자신의 나이가 여든여덟이라며 “문 앞에 닭공장이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농림축산식품부의 책임 회피 속에 육계 계열업체의 불법적인 닭고기 의무자조금 거출 거부가 계속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당사자끼리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3년 가까이 파행을 지켜본 건 사실상 육계 대기업 봐주기일 수밖에 없다.육계 계열업체들은 지난 2018년 하반기 무렵부터 닭고기자조금 거출을 거부하고 있다. 그동안 관리위원장 해임, 닭고기자조금 폐지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이 무산되기도 했다.육계 계열업체들의 요구사항들은 대부분 축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축산자조금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받아들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육계 계열업체들이 여전히 육계농가들에게 제대로 전기요금 특례할인 금액을 환원하지 않는 걸로 드러났다. 애초 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안긴 것부터 문제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국회 여·야·정 협의체는 지난 2014년 11월, 영연방(호주·뉴질랜드·캐나다) FTA 체결 대책으로 축산농가 지원을 위해 도축장 전기요금을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동안 20%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특례 대상엔 도축장뿐 아니라 도계장, 도압장도 포함됐다.전기요금 특례할인은 각 사업장이 혜택을 받은만큼 축산농가에 환원하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문재인정부는 초반부터 가금부문 계열화사업의 불공정 문제 해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2017년 무렵,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거듭 육계 계열업체와 사육농가 간 불공정거래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며 분위기를 주도했다.이같은 움직임은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일정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18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동법 개정안을 보면 불공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고 계열화계약에 대해선 거래관계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안정적인 국산밀 자급을 위해 업계에선 그간 △밀산업 육성법 제정 △정부 수매 비축 부활 △공공급식 확대 △자급률 목표 책임 이행 등을 요구해왔다. 2019년 밀산업 육성법이 제정됐고 정부 수매 비축 역시 1984년 이후 35년만에 재개됐지만 업계 관계자 대다수는 자급률 목표 달성을 위해선 구체적인 유통·소비 대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제1차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aT)는 올해 1만톤을 시작으로 △202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정부는 이전에도 몇 번이나 국산밀 자급률을 높여보겠다고 나선 전적이 있지만 농가와 업체에 생채기만 잔뜩 남겼다. 지난해부터 밀산업 육성법과 5개년 기본계획이 각각 시행되고 마련됐다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건 여전하다. 농가에서는 이러이러한 것들이 필요하고 당장 이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 같은데 괴리감 넘치고 뜬구름 잡는 것들뿐이다. 정말 자급률을 높이고 싶다면 현장 목소리부터 들어야 한다.”지난 18일 전라남도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 일원에서 만난 안선권 햇살농축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아침을 먹지 않는 기자는 지난 한 달 30일의 식사, 즉 60끼 중 밀 음식을 약 26끼 먹었다. 한 달간의 카드 사용 내역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등을 통해 어림잡은 결과다. 짐작은 했지만 따지고 보니 충격적이다. 식사를 제외한 빵·과자 등의 간식까지 포함하면 기자의 밀 소비는 어쩌면 쌀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라 짐작된다.밀은 ‘제2의 주곡’이라 불릴 정도로 국민들이 많이 소비하는 곡물이다. 농림축산식품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1.6kg으로, 같은 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도시농업 운동에 참여하는 전국 시민단체들의 연합체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의 김진덕 대표는 도시를 경작하며 위기를 극복한 쿠바 ‘아바나’시의 사례를 접한 것을 계기로 전국 최초로 인천에서 도시농업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007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를 만들고 지금껏 ‘다원적 가치’ 중심의 도시농업 확산에 기여하고 있는 김 대표에게 기후위기 시대 ‘도시농부’의 중요성 그리고 그 양성에 필요한 과제를 물었다.기후위기 시대 ‘도시농부’, 왜 중요한가.인류는 100년이 넘는 동안 화석연료에 의존해 고도성장과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강선일 기자]‘순환’ 실천하는 도시농부 공동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지난 8일 인천광역시 송도경제자유구역 한 부지에서 정식으로 개장식을 연 ‘인천 생태순환 이음텃밭’은 2020년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제안된 공간이다. 인천광역시가 예산을, 도시개발회사가 부지를 제공했으며, 오랜 기간 도시농업 운동을 이끌었던 시민단체가 운영을 맡았다.이 텃밭은 사실 도시의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를, 유휴지를 이용해 조성된 임시 공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가가 높은 송도신도시의 한 켠을 일시적으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네덜란드의 농촌사회학자 얀 다우 판 더르 플루흐 교수는 그의 저서 에서 “어떤 곳에서는 기술적·물질적 실천으로서 농업이 더욱 농민답게 이뤄지고 있는 반면, 다른 곳에서는 (자본 투여에 의해) 농민적 성격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시대의 변화를 분석하며 이를 각각 ‘재농민화’와 ‘탈농민화’로 정의했다.그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 농업 역시 두 가지 변화를 동시에 겪고 있는 중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과 동시에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결정한 우리 농정은 이윽고 규모화된 경영체와 기업형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환을 하려면 농민이 최소한 지속가능하게 농사짓고 살 여건은 보장돼야 하지 않나. 그러지 않고 전환하라고만 하면 농민은 굶어죽는다.”지난 3월 28일 경북 상주시 외서면 언니네텃밭 봉강공동체에서 열린 대산농촌재단 농업실용연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지역 농민공동체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농업 실험 및 조사 연구’ 관련 초벌회의에 참석한 한 상주 친환경농민이 한 말이다. 이는 이날 참석한 농민 대다수의 의견이었다.달리 말하면, 한국판 뉴딜로 대변되는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농정이 농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지 않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문재인정부는 주요 정책구호로 ‘한국판 뉴딜’, 그리고 그중 기후위기 대응계획으로 ‘그린뉴딜’을 이야기한다. 말하자면 ‘녹색대변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열린 기후적응 정상회의에서도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디지털 혁신과 결합한 그린뉴딜을 추진하는 한편, 그 경험과 성과를 세계 각국과 공유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대통령부터 강조하고 있으니 새삼 그린뉴딜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그린뉴딜은 어떤 내용을 담았는가? 정말 ‘녹색대변혁’이라 불릴만한가? 아니면 과거 이명박정부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상북도 상주시 외서면 농민 김상환(48)씨는 2012년 귀농한 이래 10년 남짓 유기농 인증 토마토·생강·고추 등의 작물을 재배해 왔다.김씨에게 지난 10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기후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세월이었다. 그런 김씨에게도 지난해 기후는 최악이었다. 4월 중순에 서리가 내렸다. 여름엔 두 달 동안 계속 비가 왔다. 연이어 폭염이 찾아왔다. 중간이 없었다.고추 재배농민에게 원수와도 같은 파밤나방, 담배나방이 김씨의 고추를 파먹었다. 8월엔 가뭄으로 땅이 굳어 삽도 안 들어갔다. 생강도 바짝 말랐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인구가 많고 다양한 업종과 공동체가 발달한 경기도는 협동조합 운동이 특히 왕성한 지역이다. 때문에 국내 2호 이종협동조합연합회가 수원에서 만들어진 건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수원시이종협동조합연합회는 전국적으로 주목할 만한 의미 있는 모델인데, 생협·신협이 모두 참여한 이종협동조합연합회의 ‘완전체’이기 때문이다.수원시협동조합협의회(연합회 이전의 임의단체)가 결성된 건 2014년의 일이다. 교육·먹거리·공연·디자인·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일반협동조합 및 사회적협동조합들이 모여 지금까지 꾸준히 연대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