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춘삼월인가? 옆집 뒤뜰에 심어진 매화나무 꽃봉오리가 열리기 시작하는 게 맞나보다. 유난히도 폭설이 잦았던 겨울의 잔상이 아직 남아있지만 벌써 꽃이 피기 시작하는걸 보니 춘삼월이 맞다. 한중FTA협상, TPP, WTO각료회의 타결 소식 등으로 농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엄동설한 한겨울이지만, 서서히 농민들에게도 올 한해 농사준비를 시작하는 삼월이기도 하다. 여성농민은 현재 농가인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농산물 시장개방등으로 영농의 형태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식량작물의 면적과 생산량은 감소하고 채소, 과수, 화훼,시설작물 등 복합 영농형태로의 변화는 여성농민의 노동이 다양화 되고 노동력이 집중 투입되어야 하는 조건으로 변화되어 왔다. 내가 사는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결혼할 당시만 하더라
농민들의 이야기 중 “정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망하고, 반대로 하면 이익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경제학의 기초 중의 기초인 수요공급이론에 의해 정부의 정책을 따라가는 많은 농민을 피하여 반대로 가면, 공급이 부족한 품목을 재배하게 되어 가격이 올라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 정책에 순응하여 생산했지만 정부는 판매방법을 알려주거나 최저가격을 보장해주는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도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정책이 농업·농촌의 현실과 거리가 멀고 지역이나 품목의 특성에 부합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또는 실적 위주의 면피성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날로 쌓여가고 있다. 특히 농민의 의사에 반하는 각종 농산물개방정책과 이
갑오년, 제15기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 대망의 항해를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갑오년, 새로이 출범한 전농 지도부는 그 어느 때와는 다른 각별하면서도 막중한 역사적 책무를 양 어깨에 걸머지고 있다. 120년 전 민족사의 명운을 건 위대한 갑오농민혁명,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기치는 무엇인가? 척양척왜, 두말 할 필요도 없는 반외세자주화의 기치이다. 보국안민, 나라를 바로 잡아 백성을 평안케 한다. 나라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부패한 권력집단을 청산하는 것이다. 외세를 등에 업고 나라를 좀먹는 친미·친일 독재세력의 청산, 다름 아닌 반독재민주화의 기치이다. 반외세자주화와 반독재민주화는 우리 앞에 의연히 살아 숨쉬는 시대적 기치이다. 농민운동가에게 있어 120년 묵은 농민혁명군의 염원을 기필코 실현해내
이번 겨울에 이탈리아와 일본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새로운 지역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길 원하고, 그 중 많은 부분은 그 지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집을 가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물을 선물로 사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탈리아의 고속도로 휴게소는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휴게소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와 나가는 출구가 하나씩 밖에 없어서 엄격하게 출입이 관리되고 있는데, 입구에서부터 건물 내부를 거쳐서 출구까지 나가는 통로 역시 하나밖에 없다. 다시 말해, 건물 내부의 여러 상점과 코너들을 반드시 한번은 지나가야 한다.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상술이 아니겠냐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그 통로의 중앙부 쯤에는 반드시 그 지역(주 차
왜 이다지도 우리 시대는 쌀의 가치를 인식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반성으로 지난해 본란의 농정춘추(2013. 11.18)에 ‘농업문명을 바꿔야 쌀이 보인다’ 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이번 기고는 그 두 번째인 셈이다. 쌀은 누가 뭐라해도 민족의 뿌리요 식량주권의 핵심이다. 최근 식생활의 다양화로 쌀 생산량이 과거보다는 줄어들었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의 식문화에서 밥이 빠질 수는 없다. 민족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수천년, 아니 수만년이 지나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 식문화이고, 그 중심에는 당연히 밥이 있음은 불문가지이다. 그럼에도 왜 우리시대에 쌀이 이렇게 외면 받고 있을까. 우리 시대는 한마디로 돈에 눈이 먼 패역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구를 온통 휘감고 있는 우리시대의 신자유주
올해 9월 말에 강원도 평창에서는 제7차 바이오안전성의정서 당사국총회가 개최된다. 이 총회가 끝나고 나면 곧장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도 개최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협약이나 바이오안전성의정서는 대표적인 환경관련 국제조약이지만 농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협약이기도 하다. 농업이야말로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를 인간이 어떻게 활용해 왔는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종자의 문제는 이 두 조약과 가장 밀접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에서 말하는 다양성은 생물종의 다양성과 생태계의 다양성 두 가지를 말하는데 생물종의 다양성은 세계 각지에서 농민들이 해오던 자가채종의 관행을 무시하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또한 바이오안전성의정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생물자원을
어느덧 통일이란 단어가 언론매체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동안 통일이나 북한과의 소통을 부르짖는 측은 진보 쪽의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내외신 회견 자리에서 통일시대를 준비하자는 발언과 함께 통일은 대박이란 표현마저 등장했다. 물론 이것이 국가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한, 민주헌정을 흔드는 치명적인 현 국내 정세에 대한 관심 돌리기에 불과할지는 몰라도, 분명히 통일이란 우리민족에게 가장 근본적인 해결과제임엔 틀림없다. 해방이후 분단의 역사는 반세기가 넘도록 우리민족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동안 독일이나 베트남의 사례에서 보듯이 분단 상태와 통일된 모습의 국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비록 그 과정에서 치러야할 대가는 결코 작지 않지만, 집안싸움 하면서 자신들이 챙겨야 할 몫 자체
고려대에서 한 대학생에 의해 시작된 대자보 제목 ‘안녕들 하십니까?’가 우리 사회에 몰고온 파장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2일 대규모 경찰병력을 동원한 역사상 초유의 민주노총 사무실 강제진압이 이루어졌다. 마치 유신의 망령을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농민들은 안녕들 하십니까를 묻지 않는다. 20년 전 우루과이농산물 수입개방 투쟁이 한창일 때가 생각난다. 마을마다 돌아다니면서 쌀개방과 우루과이에 대해 대자보를 붙이고 전지에 궤도를 만들어 그림으로 마을강의를 하러 다녔다. 우리가 결코 안녕하지 않다고 열심히 농민들에게 호소하던 시절이었다. 그때의 열정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제 우리는 농민들을 향해 안녕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시민 학생들도 우리들의 안녕에 대해 관심이 약해지고
“많은 문제들로 아파하고 힘겨운 세상이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뿌듯한 자랑이 있다면, 우리가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을 위해 학교급식에서 작은 성공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바로 친환경 무상급식이다.”지난 10년간 시민사회와 농민 진영이 만들어 온 친환경무상급식 이야기를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와 희망먹거리네트워크(구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가 함께 책으로 펴낸 『친환경 무상급식을 넘어 엄마들이 꿈꾸는 모두가 행복한 밥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학교급식운동이 시작된 지 10년의 역사는,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행복한 밥상을 차려주기 위해, 눈칫밥이 아니라 모두가 평등한 밥을 주기 위해,‘아이들에게 건강을, 농민들에게 희망을!’주기 위해 달려온 시간이었다. 마침내 학교급식법 개정을 이루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친환
“농민은 자신의 땅과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프로젝트, 프로그램 및 정책에 대해서 정책구상, 의사결정, 이행 및 모니터링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이것은 2012년 2월, UN 인권이사회를 통과한 ‘농민과 농촌지역에서 일하는 여타 사람들의 권리에 관한 선언’(Declaration on the rights of peasants and other people working in rural areas, 이하 농민인권선언)의 2조 4항이다.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골프장과 최근 밀양의 원자력발전소 송전탑 건설로 인해 싸우고 있는 농민들은 이러한 권리에서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있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9차 WTO 각료회의를 통해 이른바 발리 패키지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2001년 이
충청남도에서 도 차원의 광역학교급식지원센터(이하 ‘광역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1년여의 기간 동안 우여곡절을 거쳐 결정됐는데, 이는 민과 관의 합의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도 광역지자체 단위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설치한 것은 전국에서 유례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 광역센터는 우선 충남의 학교급식에 관한 정책개발과 의사결정기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출발하기로 했다. 광역센터는 궁극적으로 로컬푸드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농업과 연계된 식생활교육을 추진하며 시군 학교급식지원센터 간 네트워크도 만들어갈 계획이다. 광역센터의 운영위원회는 생산자조직 및 단체, 학부모단체, 영양교사, 시민사회단체, 시군 학교급식지원센터, 학계 및 연구계, 교육청 및 도청 등 17명으로 구성되었다. 광역센터 설치과정에서
11월 22일,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1만여 농민들의 투쟁이 서울 도심을 울렸다. 농민들은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쌀시장 전면개방 반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한중 FTA 중단 등을 핵심으로 한 농업회생 10대 과제를 제출했다. 이 중에서도 당면한 긴급 현안은 쌀 목표가격 현실화에 대한 문제이다. 쌀 목표가격 현실화에 대한 요구는 무엇보다 지난 8년간 단 한차례도 인상된 적이 없었던 데서 출발한다. 세상 모든 물가가 오르고 생산비가 폭등하는 가운데 오직 쌀값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만이 뒷걸음질치고 폭락을 거듭했다. 그 결과 농민들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져 지난 10년간 무려 100만에 이르는 농민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정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단돈 4천원 인상안으로 향후
가을의 풍성한 시간을 뒤로 하고 초겨울의 스산함으로 주변이 채워져 간다. 볏짚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만들거나 볍씨를 선별해 다음 해 농사를 준비하던 과거와 달리 농촌도 비닐하우스 채소 재배 등으로 한가한 것도 아니다. 돌이켜보면 기계화나 자동화 등으로 필요한 농촌 일손이 줄었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그다지 시간이 더 많아지고 여유로워진 것도 아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농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상황이기도 하다. 다양한 공약이 난무하고 마치 사회의 머리 아픈 일들은 모두 해결되어 금방 살기 좋은 상황이 될 것 같았던 대선 선거철이 겨우 1년 전인데, 당시의 많은 공약은 그야말로 빈 약속이 되어 이제 희망과 기대를 접어야 한다. 그 공약들은 단지 유권자의 표를 유혹하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구조
최근 쌀 목표가격인상문제와 관련하여 더 이상 못올리겠다는 정부의 외고집을 보면서 두가지가 머리에 떠오른다. 하나는 이 머리좋은 사람들이 쌀목표가격이 좀 오른다 해도 쌀 생산량이 무조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터인데 왠일일까 하는 점과, 또하나는 모든 농민들과 여야 국회의원 수십명이 소위 아우성을 치는데도 꼼작도 하지 않는 정부의 속셈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박근혜정부의 농정철학의 빈곤함과 식량주권에 대한 몰이해, 그리고 농업문명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가치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몰역사성의 발로이다. 인류가 산업혁명 이후 21세기 현재까지 경제성장과 고도의 물질문명을 발전시켜온 것은 사실이나 20세기부터 만연한 신자유주의는 경쟁력지상주의와 물신주의에
장면 하나. 우정사업본부가 전국의 면 단위 우체국들을 통폐합하겠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인력에 비해 일거리가 없는 우체국들을 계속 두기에는 적자가 계속 커져서 어렵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대부분 우려의 목소리를 보이는 댓글을 달았다. 적자의 구실을 엉뚱한데서 찾는다는 비판도 있고, 농촌지역의 현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있었다. 이제 택배 하나 보내는 일도 농촌에서는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거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실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도시에서는 너무 많아서 이젠 문을 닫는 곳이 더 많은 병원들이 농촌에서는 눈씻고 하나 찾아보기도 어려울 정도다. 산부인과나 치과 하나 없는 농촌지역이 훨씬 더 많다. 농촌학교의 통폐합 추세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인구가 적
요즘 농업 농촌의 희망을 얘기하는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이른바 70년대 녹색혁명으로 일컫던 증산정책에서, 8~90년대 수입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내걸던 농산물 가격통제 정책의 결과 농어촌의 공동화 심화와 농가경제의 피폐화로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자 6차 산업으로서 농업에 주목하는 정책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정책이다. 물론 6차 산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의미는 정권마다 다 다르다. 어쨌든 지금 농업농촌의 희망 패러다임은 농업+농식품 제조업+관광문화산업이라는 패러다임이 포함된 그야말로 융복합 산업의 전형을 말하고 있다. 6차 산업. 농민들에게는 참으로 생소한 말이면서 멍에 같은 말이다. 농사만 짓기도 힘든데 가공해서 판매까지 하라니 농민이 무슨 만능엔터테인먼
얼마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적어도 그동안 집권여당이 농업에 대해 보여준 태도를 생각하면 이는 실로 놀라운 사건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작년 10월 김선동 의원의 발의로 국회에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이 제안되었다. 이 법안은 기초농산물국가수매제(이하 국가수매제)를 실현하기 위한 법안이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이 법안은 상임위의 심사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 법안을 가장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은 바로 이 문제를 책임져야 할 농식품부이다. 이 법안에 서명한 의원이 통합진보당 의원 모두와 민주당 의원 4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추어볼 때 농식품부의 반대는 이 법안의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 것이며 지금 현재 그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누구나 여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문득
2015년 이후 쌀시장개방 문제와 관련해 현상유지(standing still)가 주목을 받고 있다. 당초 정부의 선택지에 현상유지는 들어있지 않았다. 관세화로 전면 개방하는 방안과 현재와 같은 부분 개방을 유지하되 추가로 의무수입 물량을 늘리는 방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정부는 주장해 왔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부분 개방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의무수입 물량을 추가로 더 늘리지 않아도 되는 현상유지가 최선의 선택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현상유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실제로 세 가지 선택지를 서로 비교해 보면 현상유지가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은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점은 지난 14일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농식품부 장관도 답변
국민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렵다. 그런데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정치세력 간 타협과 조정의 정치 복원을 주도해야 할 대통령이 소통 통합에 실패만 하고 있다.집권 7개월 동안 연이은 공직 후보자 인사파동, 세법 개정안 파동, 고교 무상교육·대학 반값 등록금 공약 후퇴, 기득권층 증세 없는 복지공약 후퇴와 대선의 핵심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의 실종, 검찰총장·장관 사퇴 파동과 남북관계 경색 등 국정의 난맥상만 드러나고 있다. 국민이 바라는 민생정치와 소통 통합의 민주주의 복원과는 멀어도 한참 멀어지고 있다. 후보자 시절 그렇게 다짐했던 ‘신뢰와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신뢰와 원칙’의 문제는 우리 농정 분야에서 가히 압권이다. ‘약속을 지키는 민생대통령’, ‘농민과 소통하는 정부, 농업을 직접 챙기는 대통
지난 9월 12일, 농림축산식품부 조직이 일부 개편되었다. 그 중의 새로운 소식 하나는 그 동안 여성농민정책을 맡아오던 농촌사회과의 명칭이 ‘농촌복지여성과’로 개편된 것이다. 여성농민들은 그 동안 전담부서가 설치될 수 있기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여성농민들의 끈질긴 요구로 지난 1998년 여성정책담당관실이라는 전담부서가 설치된 이후 여성농업인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와 전담인력은 지속적으로 축소되어왔다. 급기야 ‘과’ 명칭에서 ‘여성’이 삭제되고 농촌사회과 내에 여성농민 관련 사업을 다른 사업과 병행하여 담당하는 인력만으로 운영되었던 것이다. 이에 4개의 여성농업인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다시금 여성농민 전담부서를 설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여성농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에 대한 의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