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크리가 가고 나니 두 배 더 강한 할롱이 온다고 한다. 안 그래도 바람 많은 제주는 몇 년씩 되풀이되는 강한 태풍이 불어와 피해를 겪고 있다. 가뭄이 들어 난리가 나고, 태풍 피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사 피해는 손을 쓸 방법도 없다. 자연재해로 인한 정부의 농업 피해 대책이 부족하다고 수십 년을 외쳤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이 안정적으로 농사지을 환경과 조건을 보장해 주지 않는 정부, 생산비가 보장되는 농산물 가격, 지속가능한 농사가 보장되는 정책은 언제쯤 이루어질 것인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서 몰려오는 이번 태풍에도 맘 졸이기는 매한가지다.순식간에 강한 바람과 비를 몰고 오는 태풍처럼 정부는 쌀 개방을 무차별적으로 밀어붙였다.
지난 18일 정부의 ‘쌀 관세화 전면개방’ 발표는 정권 출범 후 연이은 ‘인사 참사’와 무능 무대책의 끝을 보여준 ‘세월호 참사’에 이어 ‘주권 포기 참사’일 수밖에 없다. 만일 국민과 농민의 반대와 저항을 누르고 강행한다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는 재앙이 되기 때문이다.‘헌법 제1조 ①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주권과 관련된 정책결정은 국민의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 바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의 제 1 원칙이다. 또한 국가·국민이 특정 집권세력·기득권층의 사유물이 아니라 공공성이 실현되는, 바로 함께 인간답게 사는 공화주의 국가의 제 1 원칙이다. 그래서 우리 헌법은 우리나라를 국민이 주인이며, 함께 인간답게 사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자체장 중에서 거버넌스 체계로 지방정부를 이끌어가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민선5기 때부터 일부 정책분야에 거버넌스를 도입하여 지자체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일이 지자체의 불가침 고유영역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역주민과 시민사회, 기업 등도 정책주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중앙정부의 농정추진체계는 2004년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권위주의적이고 상위하달식의 체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 같다. 중요한 농정이슈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하고 합의를 도출 하려는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각종 위원회도 통과의례의 형식적인 회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해당사자도 공감하지 못하는 결론이 많다. 지자체의 정책 추진체계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쌀개방문제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토론회 내내 부끄러웠다. 그리고 끝날 즈음 한 농민의 발언은 부끄러운 정도가 아니라 비참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그것은 이 나라 국민이라는 것, 내가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법을 전공했다는 것 모두가 나를 부끄럽고 비참하게 했다.언젠가 쓴 적이 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국의 농업을 지키는 것을 아주 옛날부터 아주 어릴 때부터 교육을 한다.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국가 행정을 맡으면 당연히 농업을 포기하지 않기 위한 정책이 나온다. 물론 그 정책이 농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농기계, 농화학, 농자재, 종자 등 농업을 둘러싼 각종 산업이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의 19주년을 맞이하여 이제는 성인이 된 당시 희생자의 아들이 불법증축과 경영진의 위험신호 무시 등 세월호 사건과의 유사성을 말하면서, 과연 지난 20년간 한국사회가 발전한 것인지를 묻는 모습이 뉴스에 있었다. 그 질문에 당당하게 그렇다고 말 할 수 있는 기성세대가 과연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강산이 변해도 몇 번 변했을 시간이 흐르면서 분명 우리사회의 기술력은 높아졌고, 경제 수준이나 해외에서의 한류 열풍등 그동안의 변화는 눈부시다. 그러나 그 젊은이의 말처럼 과연 한국사회는 발전했는가라는 질문이 가슴 아프게 다시 던져져야 한다는 것은 눈부신 외형적 발전의 우리사회에서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으며 사회성장에 따라 채워져야 할 부분이 여전히 결핍된 채 부족함으로 남아 있음을 말해준
그동안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만 하지 않았을 뿐 쌀 시장을 관세화로 전면 개방하기로 사실상 내부 입장을 확정한 상태였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문제는 쌀 개방에 대한 국민적 합의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전면 개방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직접 당사자인 농민들과 충분한 대화 및 합의 과정조차 무시하고 있다. 그저 설명회니, 공청회니, 간담회니 하면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한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상은 정부가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여 온 과정이었다. 쌀 개방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리고 직접 당사자인 농민의 입장을 수렴하는 과정 보다는 정부 입장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데 그치고 말았다.그러다보니 쌀농사를 짓는 농민들조차 정부 주장
올해는 UN이 지정한 가족농업의 해이다. 가족농에 관한 정책은 여성농민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가족농의 유지가 여성농민의 지위와 어떤 관계로 정립되어야 하는지 아직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가족농 유지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라는 중심화두와 연계되어 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에는 항상 대안성이 따라다닌다. 그렇다면 왜 가족농이 지속가능한 농업의 대안적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논농사는 95% 이상 기계화가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밭농사의 경우 기계화율은 40%를 넘지 않고 있다. 특히 밭농사의 대부분의 작업은 모종이식이나 전정단계, 수확 이후 선별이나 가공단계에서 투여되는 농작업 과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대부분 개별노동력, 특히 여성노동력에 의존하여 이루어진다. 따라
6.4지방선거가 끝났다. 여야 모두에게 경고장을 날린 선거로 평가되고 있다. 농촌에서도 지난 총선과 대선처럼 일방적으로 여당을 편들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전국농민회총연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광석 전 의장을 비롯한 40여명의 전농후보를 출마시켰다. 그러나 결과는 당선율이 10%에 불과했다. 너무나 실망스럽고 가슴 아픈 결과이다. 밭직불금을 만들어낸 여성농민의 대변자인 오은미 도의원이 낙선했고, 충북 농민의 일꾼 김도경 의원, 전남의 농민 도의원 3명이 모두 낙선했다. 전북도지사로 출마한 이광석 후보가 10%를 넘었고, 통합진보당 광역비례 1명과 경남과 전남에서 각각 1명씩의 기초의원이 당선된 것이 성과라 할 수 있다.선거결과로 보면 참패이다. 그러나 선거를 진보운동의 과정에서 바라본다면 지방선거의 성
지금 온라인상에서는 ‘세월호의 비극’과 2006년에 발표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기승전결이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는 내용의 글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영화 ‘괴물’은 미군에 의해 배출된 독극물질로 인하여 오염된 한강에서 돌연변이에 의한 괴물이 등장하여 수많은 시민을 죽이는 장면, 돌연변이에 의한 괴물보다는 바이러스에 의한 죽음으로 몰아가는 정부와 언론, 합동분향소의 설치, 주인공 딸이 실종된 후 살아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정부와 언론의 오만과 무능 등이 그것이다.철저하게 봉쇄된 사건의 본질과 가족의 처절함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도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세월호 비극의 뿌리는 무엇이고, 과연 괴물은 무엇이고 누구일까. 아마도 그것은
‘농약급식’ 논쟁이 서울시장 선거 막판에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급히 발표되었고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발표가 하루만에 번복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현재의 ‘농약급식’ 논쟁은 박원순 시장 시절에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공급한 친환경농산물 중에서 농약이 검출된 농산물이 학교급식으로 공급되었느냐는 팩트를 두고서 벌어지고 있다. 설령 일부 팩트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책임은 서울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농식품부에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할 지점은 그 팩트가 아니라 다른 지점이다. 즉, 누가 친환경급식을 추진하고 있고, 누가 친환경급식을 반대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친환경농업과 급식을 고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됐다. 너도나도 가장 낮은 곳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농민을 이야기한다. ‘농촌을 살리겠다, 농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 하지만 농번기에 손발 걷어 붙이고 밭으로 집으로 일하며 오가는 여성농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정책은 없다. 십년도 넘었지만 지방선거 때마다 여성농민들의 요구는 한결같다. 아무리 얘기해도 바뀐 것이 없으니 매번 같은 정책을 되풀이할 수밖에.올 초 마늘과 양파 값 폭락에 시름을 앓았다. 지금은? 나아진 게 없다. 정부가 쌀 시장을 개방한다는 소식은 청천벽력과 같았다. TPP에 가입하려면 미국 기업들의 입맛에 맞도록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했다는 오바마 대통령. 그 앞에 선 무력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무능력한 정부의 대처에 세월호의 실종자는 아직도 다
세월호 참사는 인재·관재다. 자본의 사리사욕 도구로 전락한 국가라는 제도·시스템의 침몰이며, 인간수탈·자연수탈에 혈안이 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수탈을 당하는 책임의식·양심의 침몰이다.침몰 앞에 국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모두 비통함과 황망함을 가눌 길 없어 하고 자녀들에게 한없이 부끄럽고 미안해 한다. 그러나 그로 인해 내상은 입지 말아야 한다. 슬픔을 딛고 분연히 떨쳐 일어나야 한다. 침몰하는 제도·시스템과 윤리·양심을 다시 세우기 위해 위정자들을, 사회를 감시하고 질책하고 바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요구하고 행동해야 한다.우리 헌법은 누구에게나 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와 인간으로서의 존엄·가치·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생존권적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
또 다시 선거철이 돌아왔다. 지역농정 공약은 사람, 제도, 예산 등 세 가지 기준에 따라 제시돼야 한다. 이것은 지방선거 뿐 아니라 모든 선거의 모든 공약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어떤 부문이든, 정책은 자본이 아닌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잘 먹고 잘 사는 정책이어야 한다. 행복이란 사람이 느끼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사람은 간 곳이 없고 돈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사람의 귀한 생명이 위협받는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다.정책은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사람들이 법과 조례 등을 제정하자고 요구하는 이유이다. 덧붙여 이러한 정책의 시행을 위해 예산은 필수조건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개인적으로 글을 쓰면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사실에 근거해서 쓰느냐는 것이다. 사실 내가 소설을 쓰는 사람이 아니니 나의 상상력에 기초한 글이 활자화되었을 때 혹 실수로 과장된 표현을 쓰지는 않았는지 항상 확인해 보곤 한다. 처음 농정춘추에 썼던 글이 바로 그 연장선에 있었던 글이다. 그 당시 갑작스레 인터넷에 돌기 시작한 새만금에 유전자조작농산물(GMO)이 재배되고 있다는 글로 인해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다시금 떠오른 것은 이번 한미유기가공식품동등성협상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이 협상에서 논란이 된 것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유기가공식품이 어떤 방식으로 수입될 것이냐의 문제다. 즉, 미국에서 유기가공식품으로 표시가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유기가공식품이라고 표시를
해상사고 소식에서 전원 구출이란 반가운 소식이 사라지고, 많은 인원이 실종된 상황이라는 소식에 쓰려던 글을 접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이 글이 인쇄되어 나갈 때는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을지 모르지만, 진정 마음 아픈 일이다. 사태가 종료되면 남은 가족들의 눈물과 함께 많은 가슴 아픈 이야기와 안타까운 상황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비루한 인간 모습과 영웅들의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숨진 이들은 누군가의 어린 자식이자 가장이거나 가족 구성원 중의 한 사람일진대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될, 가슴 아픈 일이 생긴 셈이다.한편, 쓰던 글을 접고 새롭게 이 글을 쓰게 한 직접적인 이유는 저녁 식사를 위해 간 식당에서 옆 자리에 있던 40대로 보이는 두 사람의 대화였다. 마침 식당 TV 화면에 나오는 해
발렌타인데이에 연인들이 선물하는 초콜릿이 사실은 서아프리카 아이들의 노예노동 속에서 흘리는 눈물이 밴 ‘나쁜’ 초콜릿이었다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아프리카의 카카오 생산 소농들이 제값을 받는 공정무역 초콜릿이 ‘착한’ 초콜릿이라는 인식이 이제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다.최근 유럽에서는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필수품인 장미가 아프리카 케냐의 호숫물을 독점 사용하는 거대 화훼농장에서 생산되어 비행기로 수송되고, 물이 고갈되고 오염되면서 원래 농사짓고 고기잡던 원주민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는 인식이 커져가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지리학과 수업시간에도 많이 언급하는 두 가지 에피소드다. 멀리 떨어져 있어보이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물건을 통해 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그런데,
벌써 봄꽃이 진다. 농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꽃구경도 여성농민들에게는 먼나라 얘기다. 꽃구경은커녕 허리 피고 쉴 틈도 없이 바빠지는 계절이다. 어쩌면 농민들에게는 4월은 잔인한 계절이란 말이 맞을 것이다.얼마전 귀농자들이 사는 영암의 작은 마을에 다녀왔다. 모두 다 50대 미만의 젊은 사람들이라서 마을이 생동감이 있었다. 이 마을은 고령화 마을이 아니다. 그리고 귀농한 세대들은 서로 힘을 합쳐 마을에 커뮤니티센터(마을회관)를 짓고 농사정보를 교환하면서 생활한다. 소득을 높이기 위한 경영수업에도 제법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마을이 농어촌에 몇 개나 될까?전남처럼 도서벽지가 많은 곳은 농어촌 과소학급으로 인한 폐교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고, 다문화가족 아이들이 3
2008년 4월 어느날 늦은 밤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수입쌀 실은 트럭이 어느 곳으로 가고 있다는 제보였습니다. 가까운 농민회원들을 깨워 주변지역을 뒤진 끝에 으슥한 양계장 창고에서 물건을 내리고 있는 5톤 트럭을 찾아냈습니다. 트럭에는 중국산 쌀이 가득실려 있었고 창고에는 국산쌀이 쌓여 있었습니다. 창고주변에 중국산 쌀포대가 널려 있는 것을 통해 이곳이 바로 ‘포대갈이’ 현장임을 알아 차렸습니다.미곡상인이 양계장을 빌려 포대갈이를 꾸준히 해온 것이고 그 미곡상은 우리 지역 사람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수입쌀 포대갈이를 가까운 사람이 가까운 곳에서 해오고 있다는 사실에 농민들도 놀랐습니다.이 사건을 통해 수입쌀은 꾸준히 들어오는 데 외국산 밥을 먹어본 사람을 찾기 어려운 이유를 찾은 것입니다. 수
최근 농식품부 산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EPIS)에서 주관하고 한 민간연구단체가 주최하는 농업협상 포럼에 느닷없이 참석해 달라는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내용인 즉 주제는 “TPP 협상동향 및 농업분야 대응방안”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주제의 발제가 대표적인 FTA 찬성론자요 시장론자인 I 대학의 J 박사라는 것이다. 그는 통상경제학자일 뿐이며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고민하고 연구하는 연구자도 아니다. 농산물 시장개방에 앞장섰던 사람이다. 이런 그가 농업분야 대응방안을 발제한다니 농정당국은 감지덕지 했던 모양이다. 더욱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것은 민간연구단체를 내세워 이런 포럼을 주관한 곳이 우리의 정부기관 중에서도 농식품부 산하기관이라는 사실이다. 예컨대 기획재정부나 타 경제기관에서
아직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작년 9월 인도의 국민식량보장법(national food security act) 제정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인도 정부와 집권 여당이 앞장서서 제정한 국민식량보장법은 인도 국민의 약 68%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무료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낮은 가격으로 기본적인 식량을 공급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쌀과 밀 등 공급에 필요한 식량은 인도 정부가 농민들로부터 최저지지가격에 수매하는 방식으로 확보하도록 되어 있고, 수매에 필요한 자금 연간 약 190억 달러(약 20조3,000억원 수준)는 인도 정부가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이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식량주권(food sovereign ty) 혹은 먹거리 기본권(food rig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