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갯소리로 세상에는 많은 뻔한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 받은 어르신들이 하는 말 “에구…괜찮은데”, 아파트 신규 분양 광고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간호사 “이 주사 하나도 안 아파요” 등. 아는 사람 중에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나면 처음에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당황스럽거나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화가 났으나 요즘은 대부분 헛웃음으로 날린다. 왜냐하면 뻔한 거짓말이나 들으면 바로 탄로 나는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허언증이라는 병도 있다니 그 병에 걸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잊어버린다.허언증이라는 병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나 자신의 부족함을 은폐하기 위해서
생협운동과 학교급식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먹거리운동은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먹고 자랐다고 해도 사실 과한 표현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중국산 먹거리 파동과 급식 식중독 사고, 2008년 광우병 사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을 겪으면서, 안전한 친환경 우리 먹거리를 대안으로 내세운 급식운동과 생협운동도 사회적으로 커다란 공감대를 얻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친환경농업이라는 토대가 있었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그런데 최근 들어 친환경농업이 정말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농약은 과학이다’ 사건과 ‘농약급식’ 논란이 그랬고, 친환경농
경남의 무상급식 포기로 해묵은 급식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부자 아이들에게 주는 급식예산으로 가난한 학생들을 공부시키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자 아이들에게 주는 공짜 책도 다 빼앗고, 학비도 소득비례로 걷어야 맞다. 어른답지 못하다. 애고 어른이고 먹어야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한다. 먹는 것 가지고 학교에서 눈치보고 기죽는 가난한 학생들이 공부인들 맘 편히 잘 되겠는가?학교급식은 교육활동이다.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전통 식문화와 식습관을 계승 발전시키는 식생활교육의 일환인 것이다. 먹거리는 피와 살, 근육과 뼈 등 인간의 건강한 신체를 구성해 주는 근원이다. 영양교사들은 밥은 보약이요, 아침밥은 명약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육류의 과도한 섭취, 트랜스 지방과 불건전한 화학첨가제
아무리 생각해도 계산이 안 나오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다. 분명 식량자급률이 22% 남짓이고 그나마 쌀을 빼면 5%정도라고 정부는 말한다. 그럼 우리는 약 78%를 수입농산물에 의존해서 산다는 이야기다. 그게 사실이라면 올해 내내 농민들이 갈아엎거나 수확을 포기한 농작물들은 도대체 어디에 해당하는가 말이다. 계산이 안나오기는 쌀도 마찬가지다. 작년 우리 쌀 생산량은 423만톤, 1인당 밥쌀 소비량은 67kg이다. 이걸 환산하면 전국민이 밥쌀로 소비한 양은 약 300만톤이다. 그런데 쌀 자급률은 87%이고 작년 쌀 수입이 58만톤이다. 의무수입량인 40만톤을 훌쩍 뛰어넘은 양이다.이유야 수천, 수만 가지 있을 수 있겠다. 그 중 가장 심각한 이유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가공산업 육
미국, 중국은 물론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거나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는 이들 국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가장 치명적으로 타격을 받는 분야는 농축산 산업분야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더욱이 유전자조작농산물에 대한 태도가 주변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관대한 한국정부의 입장과 함께 생각해 볼 때 현 상황에 직면해야 하는 농축산인의 마음은 무겁다 못해 당장 생업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다. 또한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이 정치인들과 관계 부처가 마치 선심 쓰듯이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은 하나 같이 대기업에게 유리한 내용들뿐이다.결국 앞으로 불 보듯이 뻔한 국제간 식량전쟁에 있어서 최소한의 식량주권마저 포기한 우리나라의 모습이지만, 누구도 귀 기울여
전농·한농연 등 주요 농민단체와 한살림·아이쿱·행복중심생협연합회 등 생협단체, 경실련·참여연대·한국YMCA 등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고,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가 오는 4일 출범한다. 내년 3월 11일 전국 1,360곳에서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에 즈음하여 ‘매니페스토 운동’ 등의 농협개혁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다.전국운동본부는 이번 선거에서 조합장 후보자들이 농협개혁을 위해 좋은 정책을 공약하도록 하고, 조합원이 이를 잘 평가하여 올바로 투표하도록 하며, 선거 이후에도 당선인의 공약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이번 선거는 진정한 농협개혁 운동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그동안 선거는 혼탁한 ‘돈 선
요즘 예산을 둘러싸고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논란이 뜨겁다. 기초노령연금을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 무상급식을 폐지해야 한다. 무상보육을 축소해야 한다. 노인과 어린이 청소년, 유아를 둘러싼 재정부담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 돌봄에 해당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즉 국민의 기초적 복지에 대해서 조차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세대간 갈등으로 치닫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국가의 장래가 걱정된다.복지를 생각하면 농어촌 지역은 걱정이 커진다. 노령화가 이제 우리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다. 그것도 1인 독거세대의 고령화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가 농어촌을 비켜갈 리가 없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은 11.4%인 반면 농가인구의 고령화는 33.7%로 3배나 높다. 당연히
종이를 아껴 쓰기 위해 이면지를 사용하곤 한다. 이미 쓴 종이 뒷면에 써야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나 격식이 필요한 글은 올리지 않는다. 그저 메모용으로 활용하거나 사소한 문서 복사에 사용한다. 그래서 이면지 내용은 보잘 것이 없다.그러나 글로벌 세계에서는 이면지의 기능은 국내와 정반대의 효과를 가진다.이른바 이면합의에는 정식협의보다 알짜배기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차마 국민들의 눈이 무섭고, 협정문에 올리기에 부끄러운 내용이기 때문에 이면합의를 활용하는 것이다.2004년 WTO 쌀 협상 때 이면합의에 대한 국정조사를 열어 쌀 이외 다른 품목도 개방해준 사실이 알려졌다. 2007년에 서명한 한-미 FTA 협상도 2011년 위키리크스에 의해 이면합의 사실이 폭로되었고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면서 513%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쌀이 전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각종 언론과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쌀시장 개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강력한 논거이다. 그럴 듯 해 보인다.그러나 과연 그럴까. 물론 어느 누구도 쌀시장이 개방 후 513%의 관세하에서 쌀이 얼마만큼 들어 올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각종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쌀 가격, 수입 쌀 가격, 환율, 부정유통, 허위수입가격통보, 일부 소비자들의 선호 등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513%로 관세를 부과하기만 하면 쌀이 수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정부의 논리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
정부가 내년부터 쌀 시장을 관세화로 전면개방하기로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함에 따라 쌀 개방 대책의 핵심은 높은 관세율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율의 쌀 관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TPP)에서 쌀을 반드시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의 주식인 밥쌀용 쌀을 우리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밖에 없는데, 하필이면 우리나라는 이 두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WTO 농업협정문에 따라 513% 수준의 관세율을 확보하더라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나라에게라도 쌀의 관세율을 철폐하거나 대폭 낮춰줄 경우에 고율관세는 유명무실한 빈
요즘 우리 동네는 벼 수확이 한창이다. 그저께 서리가 내린 후 부쩍 일손이 빨라진 것 같다. 그러나 콤바인의 차르락 차르락 벼 베는 소리도 덮을 만큼의 그 왁자지껄한 사람 소리는 없어졌다. 이젠 동네사람들이 어울려 타작하던 시대는 끝나고 기계가 벼 베기를 대신하는 시대다. 사람들의 일하는 소리 대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판을 뒤덮고 있다.그래도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벼 수확하는 들판에는 사람들 소리가 났다. 콤바인 작업이야 콤바인을 운전하는 사람, 탈곡한 나락을 받고 나를 화물차 운전수 정도가 필요하지만 그 주위에는 언제나 술과 함께 사람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 일 하다가 목이 컬컬해 일부러 들르는 사람, 술이 한 잔 들어가니 생각나 부르는 사람 등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들판이 들썩였다.
내년 3월 11일 농·축협 1,149곳 등 전국 1,360곳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가 사상 최초로 실시된다. 이번 동시 선거가 농민과 국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 우리 먹거리·농업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한 농협 개혁의 원년이 될 것인가.쌀 관세화 개방 등 개방농정의 전면화가 농민과 국민과의 협의·동의 없이 강행되고 있어 농민분해·농업해체·농촌파괴의 파국이 우려되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지역 농협이 제구실을 다하여 우리 먹거리와 농업 문제의 해결자가 되길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우리 지역 농협은 ‘조합원이 아니라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다’ ‘농민·농업 살리는 경제사업은 뒷전이고 돈 장사만 한다’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지역 농협들이 과연 조합원의,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인가 그 정체
쌀 관세화로 농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반만년 우리 민족의 생명을 지켜온 쌀 시장을 너무 쉽고 조용하게(?) 내줘버린 탓일까? 협상의 의지를 가지고 협상의 여지를 찾아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10년 전 혹은 20년 전의 회의결과만을 가지고 미리 포기한 처사에 대해 많은 농민들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농업의 생존이 걸린 사안에 대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등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켜 시끌벅적하게 진행했어야 한다. 또 이것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최대한 활용했어야 한다. 이런 과거형의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울화통이 터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지난 9월 30일 WTO에 양허표 수정안을 최종 통보함으로써, 이제는 쌀 개방의 여파가 우리 농업·농촌·농민의 어디에까지 미치어 또 얼마나 피해
9월 29일부터 3주간 계속되는 바이오안전성의정서 당사국총회와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환경과 생태계에 관한 국제협약 당사국총회 가운데서는 세계 최대규모다. ‘세계최’로 시작하는 단어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정부의 수준으로 봐서는 이 세계 최대규모의 당사국총회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물론 20세기 말부터 전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된 환경과 생태계의 위기를 생각하면 무시되어서도 안 되는 것이다.그러나 처음 이 대회 개최장소를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로 정했을 때부터 우려했던 문제가 있었다. 일단 접근성의 문제였다. 그러나 성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먼길도 달려올 것이라는 믿음을 생각한다면 이런 접근성은 참고 넘어갈 수도 있다. 게다가 이번 당사국 총회로 지난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결의된 책
한국 사회에 치맥, 즉 치킨에 맥주를 먹는 일이 열풍처럼 소개되고 있다. 한류의 중요한 아이템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 치맥이 소개되고, 언론에서도 다양한 치킨 프랜차이즈와 치킨 맛집들을 소개하기 바쁘다. 농촌사회학자 정은정의 「대한민국 치킨전」이 출간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치킨의 희비극에 초점을 맞춘 기사나 다큐가 줄을 잇고 있다. 해마다 8억마리의 닭을 먹는 한국에서 먹고 사는 일은 닭을 키우거나, 아니면 닭을 튀기는 일 밖에 없다는 자조가 터져나온다. 치킨 프랜차이즈에도 계급이 있고 그 속에서 전국의 치킨집 사장님들은 오늘도 분투하고 있다. 농촌에서 농민들에게도 치킨은 이제 그리 낯선 음식은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하지만 치킨과 치맥열풍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들에서도 정작 치
쌀 시장 전면개방이 시작됨에 따라 그다지 유효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정부 대책과 함께 수입쌀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513%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관세율은 이달 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되어 3개월간 다른 회원국의 검증을 받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런 상황은 정부의 적극적 FTA 확산 의지와 더불어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흐름 속에서 우리 미래의 식량주권 내지 식량안보와 관련되어 암담한 현실이다.한편 이번 달 29일에 시작해서 3주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 12)에 대한 뉴스가 보인다. 정부의 소극적 홍보 탓에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것 같지 않지만, 한국을 포함한 194개국의 협약 당사국 대
최근 해남 간척지에서 풀무치떼 출현을 둘러싸고 웃지 못할 아이러니가 벌어졌다. 친환경 농업이 마치 병해충을 불러오는 것 같은 논쟁과 더불어 기회는 이때다 싶게 천성산 지율스님에 대한 비난 기사가 신문에 오르내린다. 마치 환경생태주의자들이 생떼쓰기나 묻지마 반대로 심각하게 국가의 이익을 저해하는 집단처럼 호도한다.천성산 지율스님이 도롱뇽 지킨다고 터널 뚫는 걸 반대했는데 공사 이후 오히려 생태계는 더 좋아졌다고 하면서 환경생태주의자를 공략하는 말을 한다. 이른바 해남의 메뚜기 문제를 보는 시각도 그렇다. 농약을 안치니까 메뚜기가 부화해서 농사를 망친다는데 여전히 친환경 타령이냐는 식이다.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우리는 중요한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한다. 그렇다면 친환경을 주장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인가?
농민들 사이에서 ‘논 팔아먹는 놈’은 문제 있는 사람으로 취급된다. 도박에 빠지거나 주색잡기에 빠지면 논 팔아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자식 대학 등록금 등 딱한 사정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돈 함부로 쓰다가 막장으로 가면 논을 팔아 연명한다.논은 단순한 재산가치가 아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고,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 주어야할 장손과 같은 존재이다. 그런 논을 팔아치우는 것은 대가 끊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농민은 농지를 소중히 관리하는 것을 무엇보다 귀중히 여겼고, 국가도 마찬가지다. 헌법 121조에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를 명시해서 정부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농지를 보호하도록 법제화하고 있다.그러나 자식들 중에 논을
나라를 팔아먹은 자는 매국노이고, 농업을 팔아먹은 자는 매농노라 할 수 있다. 2014년은 매농노들이 우리의 쌀을 팔아먹은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반만년 동안 민족과 함께 해온 쌀을 해외 자본과 시장에 전면 개방한다는 것은 아무리 시대적 여건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 없는 사건이다. 민족의 뿌리요 문화의 기반인 쌀을 온갖 핑계와 미사여구로 포장하여 개방한다는 것은 외세의 침략이라는 물리적인 폭력보다도 거대한 폭거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본질적 문제인식과 대책도 없이 쌀 시장을 개방한 것은 역사의 오류로 기록될 것이다.자유무역과 성장만이 능사인 양 온 사회 전체가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성장은 지체되어 있고 소득 계층간, 세대간 갈등은 커져만 가고 있다. 위정자들의 도덕성이나 청렴성은 땅
정부는 쌀시장을 전면개방 하더라도 의무수입물량 이외에 쌀이 추가로 수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핵심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정문에 따라 300〜500% 고율관세를 확보하고, 둘째, 향후 그 어떤 FTA/TPP에서도 반드시 쌀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며, 셋째, 이 부분에 관한 정부의 의지를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정부는 농민과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WTO 농업협정문에 따른 고율관세는 기본적으로 WTO 회원국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관세율이다. 그러나 FTA/TPP를 통해 특정 국가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즉 FTA/TPP 등을 통해 미국산 쌀이나 중국산 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