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짐들 일하기 편하게 씨마늘 나르는 겨. 한 덩이씩 갖다 놔야 아짐들이 두 번 일 안하제. 일부러 날 잡은 것도 아닌디 비가 내리는구먼. 여그가 논 매립한 데라 밭이 질어. 질어서 딴데 보다 심는 것도 늦었제. 이제 심으면 (내년) 5월이나 수확하지. 풋마늘은 3월이면 캐고. 여그가 100평에 한 마지기니깐 여덟 마지기나 될 것이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달(9월) 초부터 한 달 가량 수확하는 겨. 오전엔 따고 오후엔 포장해서 택배 보내지. 지난 주말엔 오미자 축제도 열렸어. 사람들도 꽤 왔지. 여기가 고랭지라서 오미자가 괜찮아. 맛도 좋고 품질도 좋고. 올핸 폭염 때문에 고생 많이 했지. 수확량도 좀 준 것 같고. 그래서인가. 작년엔 1만원(1kg) 정도 했는데 올해는 1만2,000원까지 올랐어. 그래도 축제 땐 많이들 사가시라고 1만원에 팔았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옥수수를 갈고 심어야 하는데 몸이 아파서 기계를 못 썼어. 밭이 작아서 남에게 부탁하기도 그렇고 그냥 (배추와 무) 심었지. 한 열흘 됐어. 이따 거름 주려고 준비하는 겨. 이제 동네엔 농사짓는 사람도 별로 없어. 손꼽을 정도여.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펜션이나 민박하려고 하지 농사 안 해. 먹고 살아야 하는데 농사지어선 타산이 안 맞으니깐. 남의 땅 얻어서 하려면 더 힘들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11년에 시설 짓고 시작할 땐 괜찮았어. 지금보다 (토마토) 가격도 좋았지. 그래서 시설도 조금 늘리고 시스템도 갖추고 했는데…. 기업들이 대규모로 최첨단 농사짓겠다고 해버리니 우리 같은 소농은 힘 많이 잃었지. 수출한다고 하지만 수출길 막히면 다 국내로 들어오는 거 아녀. 가격이 안 떨어질 수가 있냐고. 스마트팜 밸리도 말이 안 돼. 우리가 볼 땐 기가 막힌 거여. 1조가 넘는 돈으로 농장 만드는 게 말이 되냐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침에 풀 베는 거, 근로자 일(공공근로) 3시간 하고 바로 나왔제. 비 온다니께 쉬지도 못했어. 여러집 것이여. 다 일하러 가서 아무도 없는디 비 오면 난리잖어. 날씨가 꾸물꾸물하니 비가 올란가 안 올란가 모르겄네. 비 맞으면 깨가 까매져분께. 일주일이나 말렸을까. 이것도 일이 많애. 털고 말렸다가 또 털고. 집에 가선 채로 또 쳐야제. 깨만 나오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침부터 비 좀 오길래 로터리 치려했더니 먼지만 많이 나고…. 땅이 말라서 로터리발이 박히지도 않아. (밭이) 갈라질 정도로 말라서 돌보다 딱딱혀. 비가 웬만큼 와선 해결도 안 돼. 물을 끌어올 수가 없으니 하늘만 보는 겨. 무 심어야 되는 디 땅이 물러져야 심지 안 그럼 힘들어. 태풍이 온다니께 비 좀 몰고 오겠지. 근디 비만 내리고 조용히 갔으면 좋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도 새벽 4시에 나가서 비어서 왔어. 어두워도 달이 밝아서 일할만 혀. 원래 다발로 묶어서 쭉 세워놔야 하는데 소나기가 온다잖어. 그래서 하우스에 널어놓는 거여. 여기도 차광막이 있으니까 일하지 아님 더워서 못 혀. 최고 더울 때 아녀. 근디 참깨가 별로인 것 같어. 두드려봐야 알겠지만 날이 계속 뜨거우니깐 깨가 겉말라서 제대로 영글지 않았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동네 젊은 사람이 들깨 심는다고 일 좀 해달라는데 안 할 수가 있어야지. 이거 심는 것도 다 때가 있는데. 날 덥다고 미룰 수도 없잖어. 그래도 시원할 때 하려고 아침 6시 반에 나왔어. 친구랑 둘이서 왔는데 이제 다 심어가. 우리야 잘 심어주면 되지만 앞으로 관리하는 게 일이지. 젊은 사람이 고생하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날이 뜨거워도 너무 뜨거워요. 처음 심은 (비트) 모종은 거의 다 버리다시피 했어요. 밭이 바짝 말라서 (스프링클러로) 물을 줘도 그 때뿐이라 모종이 그냥 타버려요. 어제도 심었지만 군데군데 마른 게 있어서 다시 심는 중이에요. 올핸 비트값도 별론데…. 비라도 좀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어요. 물 주는 것도 일이지만 매일 다시 심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확할 때나 돼야 (농사가) 잘 됐는지 알지. 지금까진 그럭저럭 괜찮아. 저 위에 저수지가 있어서 물 걱정은 안 해. 다행이지. 약 치는 데 시원할 때 해야지 날 뜨거우면 움직이지도 못 해. 하도 더워서. 참깨는 조금밖에 안하고 복숭아 키워. 한 5,000평 돼. 아들하고 둘이서 하니깐 하지 혼자선 못 혀. 봉지 싸거나 무르기 전에 따려면 일손이 필요한데 마을에 사람이 없어. 노인들 밖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이 줄기를 유인해 주는겨. 덩굴이 있어도 타고 올라가질 못해. 일일이 집어줘야 돼. 심은지 한 달 정도 됐어. 이제 곧 첫물 따. 첫물 수확하면 그 때부턴 정신없어. 매일같이 수확해야 되니깐. 줄기도 계속 집어줘야 하고. 그래서 품이 많이 들어. 가락시장으로 나가는데 선별해서 (오이작목반) 집하장에 갖다 놓으면 한 차로 올라가. 아무래도 시세가 좋아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남의 집 머슴살이만 19년이라. 그 때는 참말로 살기 어려웠지. 못 배운 게 한이라. 가진 게 하도 없어서 월남도 가고 중동도 가고 그랬어. 애들 고생 안 시키려고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다 했지. 올해는 (논) 60마지기 정도 짓는데 이것도 다 내 논이 아니라. 내 거는 얼마 안 돼. 그래도 애들 다 잘 크고 우리 먹고 사니 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