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침에 풀 베는 거, 근로자 일(공공근로) 3시간 하고 바로 나왔제. 비 온다니께 쉬지도 못했어. 여러집 것이여. 다 일하러 가서 아무도 없는디 비 오면 난리잖어. 날씨가 꾸물꾸물하니 비가 올란가 안 올란가 모르겄네. 비 맞으면 깨가 까매져분께. 일주일이나 말렸을까. 이것도 일이 많애. 털고 말렸다가 또 털고. 집에 가선 채로 또 쳐야제. 깨만 나오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아침부터 비 좀 오길래 로터리 치려했더니 먼지만 많이 나고…. 땅이 말라서 로터리발이 박히지도 않아. (밭이) 갈라질 정도로 말라서 돌보다 딱딱혀. 비가 웬만큼 와선 해결도 안 돼. 물을 끌어올 수가 없으니 하늘만 보는 겨. 무 심어야 되는 디 땅이 물러져야 심지 안 그럼 힘들어. 태풍이 온다니께 비 좀 몰고 오겠지. 근디 비만 내리고 조용히 갔으면 좋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늘도 새벽 4시에 나가서 비어서 왔어. 어두워도 달이 밝아서 일할만 혀. 원래 다발로 묶어서 쭉 세워놔야 하는데 소나기가 온다잖어. 그래서 하우스에 널어놓는 거여. 여기도 차광막이 있으니까 일하지 아님 더워서 못 혀. 최고 더울 때 아녀. 근디 참깨가 별로인 것 같어. 두드려봐야 알겠지만 날이 계속 뜨거우니깐 깨가 겉말라서 제대로 영글지 않았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동네 젊은 사람이 들깨 심는다고 일 좀 해달라는데 안 할 수가 있어야지. 이거 심는 것도 다 때가 있는데. 날 덥다고 미룰 수도 없잖어. 그래도 시원할 때 하려고 아침 6시 반에 나왔어. 친구랑 둘이서 왔는데 이제 다 심어가. 우리야 잘 심어주면 되지만 앞으로 관리하는 게 일이지. 젊은 사람이 고생하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날이 뜨거워도 너무 뜨거워요. 처음 심은 (비트) 모종은 거의 다 버리다시피 했어요. 밭이 바짝 말라서 (스프링클러로) 물을 줘도 그 때뿐이라 모종이 그냥 타버려요. 어제도 심었지만 군데군데 마른 게 있어서 다시 심는 중이에요. 올핸 비트값도 별론데…. 비라도 좀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어요. 물 주는 것도 일이지만 매일 다시 심는 것도 만만치 않아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확할 때나 돼야 (농사가) 잘 됐는지 알지. 지금까진 그럭저럭 괜찮아. 저 위에 저수지가 있어서 물 걱정은 안 해. 다행이지. 약 치는 데 시원할 때 해야지 날 뜨거우면 움직이지도 못 해. 하도 더워서. 참깨는 조금밖에 안하고 복숭아 키워. 한 5,000평 돼. 아들하고 둘이서 하니깐 하지 혼자선 못 혀. 봉지 싸거나 무르기 전에 따려면 일손이 필요한데 마을에 사람이 없어. 노인들 밖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오이 줄기를 유인해 주는겨. 덩굴이 있어도 타고 올라가질 못해. 일일이 집어줘야 돼. 심은지 한 달 정도 됐어. 이제 곧 첫물 따. 첫물 수확하면 그 때부턴 정신없어. 매일같이 수확해야 되니깐. 줄기도 계속 집어줘야 하고. 그래서 품이 많이 들어. 가락시장으로 나가는데 선별해서 (오이작목반) 집하장에 갖다 놓으면 한 차로 올라가. 아무래도 시세가 좋아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지 뭐.”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남의 집 머슴살이만 19년이라. 그 때는 참말로 살기 어려웠지. 못 배운 게 한이라. 가진 게 하도 없어서 월남도 가고 중동도 가고 그랬어. 애들 고생 안 시키려고 이일 저일 가리지 않고 다 했지. 올해는 (논) 60마지기 정도 짓는데 이것도 다 내 논이 아니라. 내 거는 얼마 안 돼. 그래도 애들 다 잘 크고 우리 먹고 사니 된 거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인건비 비싸서 일손 쓰기가 힘들어. 최소 8만원인데 가격이 좋으면 모를까 아니면 매실 따서 그냥 그대로 갖다 주는 겨. 오늘도 휴일이라고 애들이 내려와서 일 도우니까 그나마 낫지. 몇 년 전부터 가격이 영 안 좋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TV에 나와서 매실이 좋다 안 좋다 말 한 뒤로는 더 그래. 그 사람들은 말하고 나면 끝이지만 우리는 생존이 걸렸어. 정말 말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겨.”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가 좀 오더니만 아래 인삼밭으로 물이 넘쳤어. 남의 농사 망치겠다 싶어서. 장마도 오는데 미리 준비하는 겨. 물 넘치지 않게 두둑 하나 더 만들어서 들깨도 심고 하려고. 저 양반이 (두둑) 만들면 내가 이거(비닐) 씌우고. 쉬엄쉬엄 하니깐 그나마 둘이서 하지. 나이 들어서 이젠 농사도 얼마 못 져. 임대 주고 우리 먹을 거나 조금 하는 거여.”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고구마 순을 심은 뒤에 비닐을 덮어요. 그럼 흙 속에 있는 수분만 가지고도 뿌리가 나요. 이렇게 하면 약한 순도 살릴 수 있어요. 날씨가 더울 땐 고구마 순이 그냥 말라버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심고 5일 정도 지나서 (비닐 위로) 끄집어 올리면 돼요. 호박고구마하고 베니하루카심어요. 요샌 주로 구워서 먹다 보니깐 작은 고구마를 많이 선호해요. 그러다보니 촘촘히 심으려고 하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애들이 쉬는 날이라고 와서 어제 심고 갔는데 좀 남았어. 두 고랑 정도 심으면 다 심어. 메주콩이여. 어제는 시원하더니 오늘은 뜨겁네. 날이 더워졌어. 다 심으면 들깨도 좀 하려고. 농사지은 지 한 65년 됐나. 애들은 이제 그만하라고 하는데 땅을 가만히 놀릴 수 있나. 아직은 괜찮은데 다리가 아파서 병이여. 무릎이 문제지 뭐.”